<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멘붕게에 올릴까 하다가...</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저랑 비슷하게 멘붕 친 와이프들 있을까 하여 결게에 올려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어제 남편 친구가 놀러와서 제가 저녁해주고 셋이서 즐겁게 하하호호 떠들면서 밥 묵고 있었어요</div> <div>그러다 암 생각 없이 남편이 입고있던 츄리닝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었어요. </div> <div>모르겠어요, 저도 모르게 그냥 들어갔어요.</div> <div>그런데 자잘한 모래들이 집히는 거예요.</div> <div>'어? 웬 모래여. 잘 건져 꺼내서 휴지통에 버려야겠다' 싶어서 주머니 속에서 제 손바닥에 잘 담아서 꺼냈어요.</div> <div>근데 꺼내면서도, 이 츄리닝이 집안에서만 입는 거라, 모래 같은 게 들어있을 리가 없는데... 싶어서 이상했어요.</div> <div>그리고 꺼내서 보니까</div> <div>보니까</div> <div>보니까</div> <div>보니까</div> <div>보니까</div> <div>.............. 노랗고 딱딱한 가루들... 군데군데 회색깔 갈색깔...........</div> <div>누가 봐도................................</div> <div>와 진짜... 그거 손바닥에 쥐고 그냥 얼어붙었어요. 이게 뭐야 ㅅㅂ.........</div> <div>순간적으로 헛구역질도 나고..........</div> <div>너무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이 나고.........</div> <div>등짝을 그냥 스매싱으로 빡!!! 때렸어요</div> <div><br></div> <div>갑자기 맞으니까 어리둥절해서 "왜?????" 이러는데</div> <div>전 너무 놀라서 말도 안 나오고 한 대 더 때렸어요</div> <div>남편이 "아 왜???" 하더니 제 손바닥을 보고 상황파악을 한 거예요. 그러더니 막 웃으면서 도망가요</div> <div>쫓아가서 한 대 더 때렸어요. </div> <div>남편 친구는 눈 똥그래서 "아프겠다" 이러고 쳐다보고 있고....</div> <div>손님이고 뭐고 안 보이더라구요</div> <div><br></div> <div>저: 야!!!!!!!!!</div> <div>남편: 왜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div> <div>저: 너 이게 뭐야!!!!!!</div> <div>남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div> <div>저: (완전 울상돼서) 이게 뭐냐고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div> <div><br></div> <div>전 막 포효하고 있고 남편은 계속 쳐웃고 있고............</div> <div>변명인즉슨.... 두 가지 사항이 있어요.</div> <div>남편이 코랑 귀를 많이 파요.... 파서 그냥 옷에 쓱쓱 문지르고 바닥에 문질러 버리고....</div> <div>심지어 저희 하얀 침대 위에 어쩔 때는 가루, 딱지들이 흩어져있을 때가 있었어요..... 정체모를 하얗고 노랗고 까만 가루들.....</div> <div>제발 그러지 마라 이렇게 빈다, 지금까지도 계속 타이르고 어르고 있어요.</div> <div>그리고 또 한 가지는,</div> <div>저희 집이 작은데 비해 휴지통이 많아서 거실/주방 쪽의 휴지통을 하나로 줄였어요.</div> <div>거실이나 주방이나 그냥 거서 거기거든요. </div> <div>그리고 남편이랑 제가 살이 많이 쪄서 쓰레기 만들면 한 번 더 움직이는 겸 운동이 될 것 같아 주방쪽으로 휴지통을 하나로 줄인 거죠.</div> <div>그거에 불만이 많았어요. 쓰레기 버리기 힘들다, 거실에 다시 하나 만들어달라. </div> <div>그러면 제가 위처럼 잘 설명하고 타일렀죠. 그냥 한 번 더 움직이면서 운동한다 생각해라~~~ 집도 좁은디 휴지통도 많고~~~</div> <div><br></div> <div>...그래서 그랬대요...</div> <div>제가 코파서 바닥에 버리지도 말라 그러고, 휴지통도 너무 멀고 그래서(안 멀어요.. 걸어서 세 발자국..?) </div> <div>파가지고 알뜰하게 잘 한다고 주머니에 넣었대요........</div> <div><br></div> <div>끌고 화장실에 가서 주머니 털어보니까 양쪽에서 코딱지가 우두두두 떨어지더라구요</div> <div>이게 말이 돼요?</div> <div>저 진짜 경악을 했어요.</div> <div>너무 황당해서 말도 안 나오고 더럽고.....</div> <div>그 와중에도 남편은 웃기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러고 있고...</div> <div><br></div> <div>그렇게 폭풍 같은 시간 지나가고 여차저차하고... 남편 친구 보내고 한 번 더 말했어요.</div> <div>나 정말 많이 놀랐다. 사람이 어떻게 이럴 수 있냐. 이건 아니다. 어떻게 주머니에 코딱지를 모으냐.</div> <div>난 세상 태어나서 듣도보도 못한 일이다. 진짜 너무한다.</div> <div>이렇게 말하는데 갑자기 눈물이 막 나더라구요.</div> <div>뭔가 속은 기분이랄까...</div> <div>어쩐지.. 갑자기 말 잘 들을 애가 아닌데, 침대에 우두두 떨어져있던 가루들이 갑자기 없어진 것도 이상했어요.</div> <div>그냥 막 속은 기분이 들어서 막 엉엉 울었어요. </div> <div>어떻게 이럴 수 있냐. 내가 더러워서 못 살겠다. 더러워 죽겠다 이라믄서....</div> <div>그 순간에는 진짜 서럽더라구요... 엄청 울었네요...</div> <div><br></div> <div>남편이 그 전까지는 알았어 안 그럴게 하면서 웃다가 제가 막 우니까 놀라서 내가 정말 안 그럴게, 미안해 하면서 싹싹 빌었어요.</div> <div>설거지 엄청 많았는데 자기가 나서서 싹 다 하구요.</div> <div><br></div> <div>저도 놀란 건 놀란 건데, 알아듣게 말한 것 같고, 친구 앞에서 너무 민망준 것 같아서 계속 그러지는 않았어요.</div> <div><br></div> <div>근데 어제 그 생각만 나면 헛구역질이 나요...</div> <div>한편으로는 웃기면서 너무 더럽고.... 어떻게 보면 귀엽기도 하고 진짜 싫기도 하고 ...... ㅠㅠㅠ........</div> <div><br></div> <div>하........ 진짜 멘붕인 밤이었슴다.......</div> <div>참고로 저 18주차 임산부예요... 별로 안 하던 입덧을 남편 코딱지 보고 하게 생겼네요... 지금도 생각만 하면 구역질이 나요....</div> <div>하............ 남편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div> <div><br></div> <div>이 글 쓰면서 순간순간 웃기다가도 갑자기 또 서럽네요</div> <div>이걸 어떻게 고치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div> <div><br></div> <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