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p><p><embed width="422" height="180" src="http://player.bgmstore.net/5JxtC" wmode="transparent" allowfullscreen="true" allowscriptaccess="always"><br><a target="_blank" href="http://bgmstore.net/view/5JxtC" target="_blank">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5JxtC</a></p><p> </p><p style="text-align: 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304/c9e91e8342e4f3c0444fb8731f773cbe.jpg" class="txc-image" style="clear: none; float: none;" /></p><p style="text-align: left;"> </p><div class="text_exposed_root text_exposed" id="id_517c10971974a9c32984765">시골의사 박경철 <br><br> 저는 우여곡절 끝에 의사가 되었습니다. <br>그런데 아직도 잊을 수 없는 한 환자가 있죠. <br><br><span class="text_exposed_hide">...</span><span class="text_exposed_show"> 40대 초반의 여자였는데 위암이었죠. <br>하지만 이게 전이가 된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했어요. <br><br>CT가 그때만 해도 3cm 단위로 잘라져서 나왔습니다. <br>그래서 암이 작으면 잘 보이지 않죠. 일단 보고를 드려야 했죠. <br> ... <br>아침에 주임과장에게 이런 환자가 있었고 <br> 전이가 확인이 안됩니다 하고 보고를 드렸더니 <br> 배를 먼저 열어보고 전이가 되어있으면 닫고, <br>안 되어 있으면 수술을 하라고 하더군요. <br><br>근데 환자 보호자에게 동의를 받으라고 했습니다. <br><br>이런걸 환자에게 이야기 할 수는 없잖아요. <br>그래서 가족과 보호자를 이야기해봤더니 남편은 죽었고, <br>시댁식구들은 연락이 끊어졌대요. <br><br>그래서 아이들에게 이야기할 수 없어 본인에게 직접 말씀을 드렸습니다. <br><br>그랬더니 하시는 말씀이 <br>‘고등학교 아들과 중학교 딸이 하나 있는데 <br> 내가 죽으면 아이들이 어떡합니까. <br>할 수 있는 일은 뭐든지 해야 합니다’ 하더라고요. <br><br>그래서 수술 날짜를 잡았죠. <br><br>헌데 배를 열고 보니까 저희 예상과는 전혀 다르게 <br> 가슴부터 배까지 서리가 내린 것처럼 하얗게 되어있더군요. <br><br>작은 암세포로 전체가 퍼져있었어요. 너무 심각했던 거죠. <br>바로 닫고 수술실을 나왔습니다. 그런 경우 대개는 급속도로 나빠집니다. <br><br>이걸 어떻게 설명하지 하고 다시 환자에게 가려고 하는데 <br> 저는 그 장면을 아직도 기억합니다. <br><br>창 밖으로는 눈발이 날리고 있었고 <br> 가습기에서 희뿌옇게 수증기가 나왔고 <br> 침대 옆에서 아이 둘이서 검정색 교복을 입고선 <br> 엄마 손 하나를 둘이서 잡고 서 있더군요. <br><br>처연하고도 아름다운 느낌 뭐 그런 거 있지 않습니까. <br>눈이 마주치자 환자가 저를 보시더니 고개를 끄덕끄덕해요. <br><br>환자는 알고 있었던 거죠. <br><br>수술을 했더라면 중환자실에 있었을 텐데 일반 병실이니까 <br> 암이 전이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거죠. <br>하지만 옆에는 지금 애들이 있으니까 <br> 지금은 얘기하지 않겠다는 의미였던 것 같아요. <br><br>아니나 다를까 수술 후 급속도로 나빠져서 <br> 퇴원도 못하고 바로 돌아가셨죠. <br>사망을 앞두고 며칠 동안은 아이들이 학교를 안가고 <br> 병원을 왔는데 항상 그 자세였어요. <br>손을 잡고 아이와 함께 셋이서 서서 있었죠. <br><br>우리 외과 의사들은 보통 회진을 하면 <br> 아침 식사를 몰래 숨어서 하고 그랬거든요. <br>아침 먹었으면 아주 선배들에게 혼났어요. <br>신참 의사를 3신이라고 하거든요. <br><br>잠자는 덴 잠신, 먹는 데는 걸신, <br>일 못하는 데는 병.신. 어쨌든 하는 것도 없다고 <br> 먹는 거 보이면 혼나고 그랬어요. <br>그래서 회진 돌고는 수업 들어가기 전에 컵라면 먹고 그랬죠. <br><br>그때 외과에서 볼 수 있는 일반적인 모습이었죠. <br>그랬던 우리들 중 하나가 돌아가면서 <br> 그 병실에서 아이들을 데려와서 같이 라면을 먹고는 했었어요. <br><br>하지만 이건 사실 특별한 선의는 아니었어요. <br>특별한 선의였다면 <br> 제 시간에 제 돈으로 아이들에게 맛있는걸 사주었겠죠. <br>하지만 제약회사에서 가져온 라면을, <br>인턴이 만들어 놓은 라면을 같이 먹었었죠. <br>후륵 후르륵 먹으면서 <br> 아이들한테 이런 저런 대화를 했었을 거 아닙니까. <br>제가 이렇게 이야기했다고 해요. <br><br>‘아이들에게 대학 2학년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br> 나도 힘들었다’ 뭐 이런 얘기를 했었나 봅니다. <br><br>뭐 그런 거 있잖아요. <br>‘했었나 봅니다’라고 이야기하는 건 제가 사실 기억을 못하고 <br> 있었던 것을 다른 사람에 의해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br><br>결국 아이들의 엄마인 환자는 거의 임종이 다가왔습니다. <br><br>이때 의사가 할 일은 사망 실시간이 임박하면 사망확인하고 <br> 시간 기록하고 진단서 쓰는 게 다입니다. <br><br>간호사한테 정말로 연락이 왔어요. <br><br>돌아가시는걸 지켜보면서 저와 간호사는 서 있었죠. <br>두 세 차례 사인곡선을 그리다가 뚜뚜.. 하면서 심전도가 멈췄는데 <br> 아이들은 또 예의 그 모습으로 어머니의 손을 잡고 있었죠. <br><br>이후의 상황은 대충 머리 속에 그려지지 않습니까. <br>아이들은 울부짖고, 간호사들이 떼어내고, <br>영안실에서 와서 엘리베이터를 통해 지하로 데려가고.. <br><br>저는 속으로 ‘이걸 어떻게 보지?’ <br>하고 있는데 아이들이 울지 않고 가만히 있어요. <br>그래서 아이들이 아직 모르나 보다. <br>그래서 한 잠시 일분 기다렸어요. <br><br>그러다 아이의 어깨를 눌렀더니 엄마 손을 놓고 자리에서 일어나요. <br>봤더니 눈물이 줄줄 흐르는데 옷의 절반이 눈물로 젖어 있더라고요. <br><br>돌아가신 것을 아는 거였더라고요. <br><br>저는 순간적으로 움찔했습니다. <br><br>그리고 서 있는데 그제서야 엄마에게 다가서서 <br> 왼팔로 목을 잡고 오른팔로 어깨를 안아요. <br><br>그리고는 엄마 귀에 대고 뭐라고 말했냐면.. <br><br>엄마 사랑해요.. !’ 하고 얘기하더라고요. <br><br>저는 지금까지 수 많은 죽음을 목격했지만, <br>떠나는 사람에게 그렇게 얘기하는 사람은 처음 봤어요. <br><br>그 '사랑해요..' 라는 말 안에는 떠나는 엄마에 대한 송별사 일수도 있고 <br> 위로일 수도 있고, 남겨진 자의 각오일 수도 있죠. <br><br>저는 많은 죽음을 목격했습니다. <br>어떨 때는 제가 맡았던 환자가 하루에 5명이 돌아가신 적이 있었어요. <br>인간이 마지막 떠나는 순간에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br><br>직위? 돈? 그가 누구든, 그가 무엇을 하는 사람이든, <br>그가 무엇을 가진 사람이든 <br> 가장 필요한 것은 사랑하는 사람의 손입니다. <br>인간이 할 수 있는 마지막에 하는 단어가 바로 ‘손’이라는 겁니다. <br><br>자신의 옆에 있는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진짜 내 마지막 순간에 <br> 내가 간절히 바라는 것은 <br> 내가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옆에서 손을 잡아주는 것이죠. <br>하지만 실제로 어떻습니까. <br><br>내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이 <br> 내일이 될지, 다음 주가 될지, <br>10년 후가 될지 모르지만 <br> 반드시 올 것이 언제 올지 모른다는 이유만으로 <br> 때로는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을 스스럼없이 상처 입히고, <br>더러는 외면하잖아요. <br>정말 무섭지 않습니까? <br><br>가장 위로 받을 수 있고 <br> 마지막에 위로 받을 수 있는 사람이 <br> 누군가를 생각해보면 <br> 집에 있는 가족과 아이들이죠. <br><br>하지만 어떤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그런 것보다도 금배지고, <br>좀 더 필요한 건 공천이고, <br>그보다 지금 빨리 필요한 것은 돈다발입니다. <br><br>어쨌든 이후 저는 안동 신세계 병원에서 의사 생활을 계속 했지요. <br><br>근데 십여 년이 지나서.. <br>간호사가 하루는 신부님이 오셨다고 하시더라고요. <br>그래서 저는 피 흘리는 신부님이 오셨나 보구나 했습니다. <br><br>제가 안동에서는 항문외과의로는 아주 유명해서 <br> 사실 경상도 지역 전체에서 거의 손꼽을 정도거든요. <br><br>신부님들이 보통 손님으로 위장해서 <br> 치료받으러 오시는데 그런 분이신가 하고 <br> 문을 열고 나가니 손님의 얼굴에 아우라가 스쳐 지나갔습니다. <br>사람의 얼굴의 빛깔과 때깔은 다르잖아요? <br><br>때깔은 돼지처럼 먹고, 색조 화장품을 바르면 좋아 집니다. <br>하지만 빛깔은 습관, 태도, 사고, 삶의 방식들이 <br> 지금까지 내 얼굴에 반영되어 반죽으로 나온 겁니다. <br><br>그 사람의 아우라는 사실상 그 사람에게 나쁜 습관, <br>나쁜 태도, 나쁜 성향이 거의 없었다는 얘깁니다. <br>놀라서 제가 ‘누구십니까’ 했더니 <br> 대뜸 ‘저를 모르십니까’ 하더라고요. <br><br>그래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는데 <br>'그때 그 고등학생이 저랍니다’ 하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br>제가 혹시나 잘못한 게 있나 뜨끔 하더라고요. (웃음) <br><br>이래저래 이야기를 나눠보았더니 <br> 여동생은 교대를 가서 선생님이 되었다고 하더라고요. <br>두 오누이가 곱게 잘 자랐죠. <br><br>그러면서 신부님이 이야기를 했습니다. <br><br>‘선생님은 기억 못하시겠지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br> '너희 입장에서는 가혹하고 힘들겠지만 엄마 입장에서 생각하면 <br> 남겨진 아이들이 혹시나 잘못되면 어떡할까 <br> 하고 그런 생각으로 세상을 살아가라..’ <br><br>저는 제가 그렇게 멋있는 말을 했는지도 몰랐어요. <br>그 말씀이 두 오누이가 살아가는데 버팀목이 된 <br> 가장 중요한 말이 되었다고 하더군요. <br>그래서 그 말을 듣는 순간 뒤통수에 벼락이 떨어진 느낌이었어요. <br><br>제가 멋있는 말을 했구나 하는 게 아니에요. <br>저는 무심코 한 말이었는데, <br>무심코 했던 작은 선의가 두 남매의 인생을 바꿨다는 <br> 생각을 했더니, 반대로 누군가를 절벽에서 밀었을 수도 있겠구나 <br>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br><br>우리는 각자 서로에게 일정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습니다. <br>그런데 보통 우리는 그 영향력의 크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br><br>직급은 위로만 올라가야 하고, <br>내가 많은 사람을 휘두를 수 있어야 하고, <br>그 힘은 점점 더 세져야 하죠. <br>하지만 영향력의 크기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br>그 영향력은 반드시 선한 것이어야 한다는 겁니다. <br><br>무심코 한 여배우의 기사를 보고, <br>무심코 그 기사에 댓글을 달았는데, <br>하필 그 여배우가 그 댓글을 볼 수 있잖아요. <br>우리는 알게 모르게 그렇게 보편적인 악의는 <br> 누군가를 절벽으로 밀어낼 수가 있다는 겁니다. <br><br>영향력의 크기가 중요한 게 아니라 선한 것이 중요하다는 겁니다. <br><br>제가 오늘 드리고 싶은 말씀은 이겁니다. <br><br>고객을 기쁘게 해야 하는 것이죠. <br>하지만 고객으로 하여금 진정성을 느끼게 하기 위해서는 <br> 여러분의 웃음이 진심으로 자유에서 나와야 하고, <br>진실로 기뻐서 나와야 하고, <br>선한 영향력을 전달할 수 있어야 합니다. <br><br>무엇에 두근거리십니까? <br><br>집에 놓고 온 아이의 얼굴을 생각하면 두근 두근하고 <br> 사랑하는 와이프, 남편의 이름만 불러도 가슴이 설레십니까? <br><br>이러한 모든 것은 내가 주인이 되는 삶에서만 나올 수 있습니다. <br>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기쁨을 <br> 삶 속에서 계속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br><br>긴 시간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span></div><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