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여러 차례 목격 되 여기 저기서 목격담이 이어지고 있는 여자 귀신. 그러나 이 귀신을 목격한 사람들은 하나같이 아는 사이도 아니고 아예 살면서 마주친 적도 없는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라고 합니다. 그런데도 여러 공포 카페에서 아직까지 그녀를 봤다는 제보가 끊이질 않고 있다고 합니다..
몇일 전부터 이상한 악몽에 시달리곤 했다. 원래 기가 허약해 가끔씩은 귀신으로 추종되는 희멀건 형체를 볼때도 종종 있었으나 시달릴 정도는 아니었기에 별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런 내게 뜻밖의 일이 나타났다.
오늘도 회사를 퇴근하고 일찍 집으로 들어와 컵라면으로 대충 배를 채우고 오늘따라 이상하게 어깨가 무거운 감도 있고 몸이 이유없이 무게감이 느껴지는 듯 하여, 침대로 기어들어가 일찍 잠에 들었다.
뭔가 이마에서부터 턱까지 일자로 쓸어내리듯이 스치는 부드러운 솜털같은 느낌에 잠에서 한참이나 뒤척거렸다. 이건 꿈인건가, 현실인가 하고 갈등의 기로에 사로잡혔던 나는
손으로 만지는 듯한 감촉이 아닌 실크와 솜털같이 부드러운 무언가의 끄트머리가
내 이마에서부터 턱까지 간신히 닿을랑 말랑 스치는 희미한 느낌에 '이건 꿈이구나.'라고 생각했다.
'스윽. 스윽.'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내 이마에서 턱까지 스윽 거리며 부드러운 끄트머리가 스치는 느낌은 갈수록 더해갔고 스치는 속도는 빨라져갔다. 그 순간 내 눈은 번쩍 하고 떠졌다.
내 얼굴에서부터 턱끝까지 부드럽게 스쳐가는 것을 반복하던 그 것은, 내 얼굴에 닿을듯 말듯한 길고 푸석푸석해보이는 시커먼 머리카락이었다.
바로 눈 등을 대고 누운 채 얼굴을 마주하고 긴 머리를 풀어 헤친 왠 섬뜩한 앞에서 본 것은 천장에 보이는 여자의 시퍼런 얼굴이었다.
순간 소름이 쫘악하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미친듯이 곤두섰다.
몸은 그대로 굳어버렸다. 그녀의 얼굴을 마주한 채 그대로 있어야 했던 나는 천장에 마주보고 매달려 머리카락을 밑으로 길게 풀어해친 채 그 사이로 눈만 내놓고 번뜩 거리며 나를 노려 보는 듯한 그녀의 새하얗게 굴러가는 흰자를 보며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
그때 그녀의 눈은 글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말로 차마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끔찍했다. 비정상적으로 또르륵 굴러가는 흰자는 마치 까뒤집어진 것 같았다.
그 뒤로 나는 잠을 잘 때면 항상 끝까지 자지 못하고 중간에 눈을 떠 천장을 확인하고 다시 잠들곤 한다.
그 날 이후로 잠을 끝까지 이어서 자본 적은 결코 없었다.
꼭 중간마다 눈을 떠보지 않으면, 그녀가 천장에 매달려 흰자를 굴린 채 머리카락을 길게 풀어내린 섬뜩한 모습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을 것만 같다.
그로부터 일주일이 지난 후, 오늘도 어김없이 중간마다 눈을 뜨며 천장을 확인한 후 다시 잠에 들었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전과는 다른 느낌. 왠지 뜨면 안될 것 같은 긴장감속에 손만 덜덜 떨었다. 창문을 열어놓지도 않았는데 밤바람이 차갑다. 어디선가 바람이 서늘하게 불어오고 있었다.
"눈 떠. 이년아."
그때였다. 차갑고 가느다란 여자의 음성이 들려왔다. 떨리는 음성. 시리게 떨리는 음성. 소름이 쫙 끼쳤다. 그때서야 눈이 확 떠졌다. 내 배 위에 올라탄 채 번뜩 거리는 흰자로 나를 내려다보고 있는 그녀와 마주치자 숨이 멎었다. 정말 무서울 땐 비명조차도 나오지 않는다는게 사실이었다. 가까이서 본 그녀의 얼굴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섬뜩하고 끔찍했다.
귀까지 찢어진 입. 그녀의 입은 웃고 있었다. 관자놀이 까지 살을 잘라논것 처럼 쭈욱 찢어진 입. 툭툭거리며 파여지고 늘어진 눈 밑에서 피가 솟구쳐 나와 내 얼굴을 중심으로 사방에 튀었다.
칼로 벅벅 그어져 난도질 된 얼굴. 허옇게 까뒤집어진 하얀 흰자를 굴리며 머리를 좌우 앞뒤로 꺾어대는 그녀는 미친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