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ttp://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panic&no=45872&s_no=45872&page=2</p><p><br></p> 위의 글에 이어 두번째 글 입니다.<div><br></div><div>그 뒤에 고3 여름 방학때의 일 입니다. 이 일은 아직까지 선명하게 기억 나네요.</div><div>당시에 입시 준비를 하느라 실기 시험도 중요 했었기 때문에 시골집에 혼자 내려가 공부를 하고 있었어요.</div><div>12시에 잠들어서 새벽 4시에 일어나 공부 및 연습만 했던 시절인데</div><div><br></div><div><br></div><div>시골집에 내려간지 아마 5일쯤 지난 뒤 였을겁니다.</div><div>그때가 저녁 9시 정도 였던걸로 기억 하는데 갑자기 공부에 집중이 안되고 산만해 지더라구요.</div><div>해서 마당에 나가 바깥 공기나 마시면서 산책을 하려 했었는데 집 옆쪽 뒷산으로 이어지는 길에서 인기척이 나는 것 같았습니다.</div><div><br></div><div>그날은 날이 흐렸는지 달이 뜨질 않았는지 깜깜한 밤 이었는데 야생동물도 많고 하던 때라 집 기둥에 걸어둔 랜턴을 가지고</div><div>그 쪽으로 가서 불빛을 비춰 보았어요. 그런데 멀리 한 20 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하얀 물체가 보였습니다. </div><div>순간 랜턴을 위쪽으로 비추자 하얀색 한복을 입은 무언가가 산 위로 걸어가고 있었어요. 아주 천천히.</div><div><br></div><div>놀라서 "어 누구세요?" 하고 소리를 질렀는데 왠 할머니 께서 천천히 뒤를 돌아 보시더군요. 전혀 귀신같지 않아 보였습니다.</div><div>가까이 다가갈 수록 선명해 지는 모습이 정말 귀신이 아니라 어떤 할머니 였어요.</div><div><br></div><div>'이 깜깜한 밤에 산길을 향해 걸어 가시다니?' 뭔가 이상하단 생각이 들더군요. 할머니께 가서 "할머니 이 시간에 어딜 가시려구요?" 하고 여쭤봤더니</div><div>뭔가 알아 듣기 힘든 목소리로 딸네 집에 간다고 말씀 하시더군요. 동네에서 뵌 적이 없는 어르신이고 너무 위험한 상황인것 같아서</div><div>일단 할머니 따님을 모셔다 드리겠다고 설득하고 제 집으로 모셨습니다. 아무리 여름 이라지만 산속이라 저녁때는 기온이 떨어져 꽤 쌀쌀하거든요. </div><div><br></div><div>일단 중간 방에 이부자리를 깔아 드리고 이불을 덮어 드린 다음에 "할머니 따님 모셔올 테니까 어디 가시지 말고 조금만 주무세요." 하고</div><div>랜턴을 들고 부리나게 한 300미터 정도 떨어진 이장 아저씨네로 달려 갔습니다.</div><div><br></div><div>상황을 말씀 드리고 이장 아저씨와 같이 집에 왔습니다만 이장님도 모르시는 분 이더라구요. 하루 재워 드리고 아침에 보내라고 하시길래</div><div>그러면 안된다고 더 알아봐 달라고 말씀 드렸는데 이장님이 이것저것 여쭤보니 치매가 있으셔도 자식들 이름은 선명하게 기억 하시더군요.</div><div>이름을 곰곰히 듣던 아저씨가 혹시 어디 마을에 누구 아니냐고 했는데 맞다고 하시더군요.</div><div><br></div><div>알고보니 집에서 산 아랫길로 한 30분 정도 거리에 있는 다른 마을에 사셨던 분의 성함이라 이장님이 오토바이를 타고 그쪽 마을분을 모시고</div><div>다시 우리집으로 오셔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여쭤 보셨는데 아랫 마을 아저씨께서 한다리 건너 아는 분의 어머님 이셨더라구요.</div><div>이장님의 집으로 가셔서 전화로 수소문을 해서 가족분과 연락이 되어 새벽 한시쯤 인가 자고 있을때 가족분이 차를 끌고 찾아 오셨습니다.</div><div><br></div><div>이장님 및 아랫마을 아저씨도 같이 오셔서 정황을 들었는데 사연은 다음과 같습니다.</div><div>할머니께선 아랫 마을에 사시던 분인데 아들이 가까운 도시로 할머니와 함께 이사를 가셨고 따님은 출가를 하신 뒤에 돌아 가셨답니다.</div><div>돌아가신 따님은 이전 글에 언급한 집에서 20여 미터 정도 떨어진 그 산소에 모신거구요.</div><div>평소에 많이 귀여워 하시던 막내따님이라 할머니께서 마음의 상처가 크셨었나 봅니다. 아드님을 따라 객지에 가셔서 사니는 동안</div><div>성묘는 거의 오지 않으셨다고 하네요. </div><div><br></div><div>나중에 할머니께서 치매에 걸리셨는데 자꾸만 시집간 딸이 잘 있나 보고 싶으시다고 집을 나가시는 일이 잦아져서 가족들이</div><div>모두 주의하고 있었는데 잠시 가족들이 아침에 자리를 비운 틈에 집을 나가셨답니다.</div><div>아침에 나가셔서 제가 저녁 9시경에 발견 했으니 그 구부정한 허리로 천천히 하루종일 걸어 오신건지 버스를 타고 오셔서</div><div>계속 헤메고 다니신 건지 기억을 못하셔서 알 방법은 없었습니다. 마음이 너무 짠 하더라구요.</div><div><br></div><div>늙은 아드님과 손자분이 함께 오셨는데 아마 손자분이 운전을 하셨던 걸로 기억 합니다.</div><div>아무튼 그쪽에서도 급하게 오신다고 사례의 표시로 담배를 두보루 사 들고 오셨는데 그건 이장님과 아랫동네 아저씨께 드리고</div><div>서둘러 할머니를 모셔 가시려다 산소가 바로 옆이고 길도 위험하지 않다고 말씀 드려서 새벽에 할머니를 양쪽으로 부축하고 가시는 동안</div><div>저는 서둘러 부얶 찬장에 있던 술 한병과 잔을 챙겨들고 따라가 새벽의 성묘를 지켜 봤습니다.</div><div><br></div><div>할머니 께선 계속 딸네집엔 언제 갈거냐고 하시는데 마음이 너무 아프더라구요.</div><div>아드님과 손자분이 정말 효자분이셨습니다. 전화연락을 받을 때 까지 온가족이 미친듯이 할머니를 찾아 다니셨다는군요.</div><div><br></div><div>아무튼 서로 고맙다는 인사를 나누고 할머니 손도 붙잡고 "할머니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세요." 라고 말씀 드리니 할머니 께서 갑자기</div><div>옷자락 속의 주머니를 주섬주섬 꺼내시더니 꼬깃꼬깃한 지폐 몇장과 사탕을 몇알 저에게 주셨어요.</div><div>처음에 사양 하려다가 할머니께서 "내 살아 더 못볼낀데 니 쓰거라." 하시는 말에 얼른 받아들고 웃으며 "할머니 고맙습니다." 라고 했어요.</div><div><br></div><div>그렇게 차를 타고 가시고 전 다음날 읍내에 나가 과일 몇개와 북어포, 정종을 한병 사와서 집에 있는 낫을 들고 그 산소로 가서</div><div>벌초도 나름 깨끗하게 하고 과일과 포를 놓고 술을 따른 다음에 절도 하고 "아줌마 할머니 건강하시게 잘 도와드리세요." 라고 말하고</div><div>전에 이야기한 중학교때 할아버지 혼령을 보았던 뒷마당에 있는 산소에 가서도 마찬가지로 벌초와 음식을 놓고 절을 했습니다.</div><div><br></div><div>그때까진 이런 남의 무덤에 각자 그런 사연들이 있을거라곤 생각하지 못했어요. </div><div>이래저래 하루가 다 가버렸지만 그 날부터 편한 마음으로 공부와 연습을 할 수 있었고 다시 서울로 올라갔습니다.</div><div><br></div><div>그렇게 한참을 정신없이 보내고 그 해 겨울이 될 무렵에 꿈을 꾸었어요.</div><div>꿈에 그 할머니 께서 나오셨는데 처음 뵙는 아주머니와 함께 계시더군요. 할머니께서 "고맙데이. 잘 다녀오그라" 라고 하시며</div><div>저에게 쌀이랑 금돈 같은걸 아주머니와 함께 같이 저에게 던지시는데 잠에서 깨 버렸습니다.</div><div>잠에서 깨어 할머니께서 돌아가셨나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재수없게 살아계신 분 한테 그런 생각을 하는게 아니다 싶어 별 신경 쓰지 않았어요.</div><div><br></div><div>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시험도 잘 치르고 모든일이 순탄하게 잘 풀릴 무렵 시골에 다녀오신 어머니께서</div><div>집 옆의 묘를 사람들이 이장 해 갔다고 하시더군요. 할머니께서 돌아가셔서 같은 장소에 모신다고요..</div><div>아 그때 꿈이 그런거였구나 하고 느꼈습니다.</div><div><br></div><div>그리고 또 이년 정도 뒤에 정신없이 공부하며 살다가 몸이 너무 안좋아지고 체중이 줄어서 여름 방학때 어머니와 함께 시골집에 다시 가게 되었어요.</div><div>매일 세끼씩 어머니가 해 주시는 밥을 챙겨 먹으며 지내던 어느날, 밤에 마당에 산책을 나가서 걷다가 좀 떨어진 곳에서</div><div>그 할머니가 세 계신 것을 보았어요. 놀랐다기 보다는 어 이러고 말을 못하고 있었는데 할머니 얼굴을 보니 화가 잔뜩 나신 표정으로</div><div>저를 혼내듯이 쳐다 보시더군요. 뭐가 잘못 되었다 싶어서 부얶에 계신 어머니께 달려갔는데 어머니는 설거지 등을 하시다 절 보셨고</div><div>제가 불안해서 여기저기 살펴보니 어머니 옆쪽 구석 어두운 틈에 시골에서 까치독사라 부르던 검정색 독사가 또아리를 틀고 들어와 있더군요.</div><div><br></div><div>일단 어머니를 밖으로 나가시게 하고 싸리 빗자루와 작대기를 들고 집어서 밖으로 내 보내려고 했는데</div><div>시골에 살면서 뱀이 사람을 피해 잽싸게 도망 다니는 것만 보았지 사람을 공격 하려고 들이 대는건 그때 처음 보았습니다.</div><div>위험하다 싶어서 어쩔 수 없이 작대기로 뱀을 때려서 죽이고 산쪽 풀밭에 버린 다음 다음날 어머니와 읍내에 내려가서</div><div>백반과 담배가루를 사와(그때까지만 해도 제 시골엔 담배 가루를 팔던 시절입니다.) 집 주위에 잔뜩 뿌려놨어요.</div><div><br></div><div>쌀쌀해서 들어온건지는 모르겠지만 자칫하면 어머니가 물릴 수도 있는 상황 이었고 집이 외진 산속에 있어서 뱀에게 물리기라도 하면</div><div>다음날 까지 기다려 읍내 보건소로 가야되기 때문에 자칫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던 일입니다.</div><div><br></div><div>그 이후로 그 할머니의 모습을 본 적은 없습니다.</div><div>하지만 시험도 잘 치를 수 있게 도와주시고 어머니께 사고가 생길뻔 한 일을 막아 주신듯 해서 아직까지 감사할 따름 입니다.</div><div><br></div><div>기억을 더듬어 가며 일 하는 틈틈히 쓴거라 어느새 세시간이 훌쩍 지나 버렸네요.</div><div>이전 글에서도 말씀 드렸다시피 이 이야기들은 1퍼센트의 거짓도 없는 실화 입니다. 오래전 일이라 다소 오차는 있겠네요.</div><div><br></div><div>다음에 기회가 되면 또 글을 남기도록 하겠습니다.</div><div>부모님 속 많이 상하게 하지말고 살아계실때 효도하세요.</div><p><br></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