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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전까지 진찰실에는 통곡이 울렸다.
아마 그녀, 이제 막 스물한 살 즘이던가.
나는 그녀에 의해 직업관이 흔들리고 말았다.
그녀는 진찰실 바닥을 기듯 무너져 내려 외쳤다.
“원래대로 돌려놔주세요. 제가 잘못했어요.”
믿을 수 없었다. 나는 그녀에게 정상인과 같은 삶을 약속했는데.
그녀는 턱이 돌출 된 기형적 특성을 선천적으로 타고난 사람이었다.
턱이 조금 앞으로 튀어 나온 정도라면, 그럭저럭 이라 생각할지 모르나,
그녀의 턱은 성인 남성의 중지 두 마디 가량이 반 타원형을 그리며 나와 있었고,
그 턱을 따라서 오른쪽의 뺨도 조금 휘어있는 보이는 물방울 모양을 그리고 있었다.
“밥을 먹을 때도, 턱이 아프다고 고생을 해요.”
그녀의 어머니가 했던 말이다.
그녀처럼 해괴하리만치 턱이 휘고 돌출 된 사람이라면 그럴 법 했다.
오히려 설명을 듣는 것 자체가 불필요하게 느껴졌을 정도였다.
어머니의 말을 듣고 있던 그녀가 말했었다.
“나는 괜찮은데, 그냥 이대로도 괜찮아요. 엄마.”
나는 말을 가로막아가며 그녀를 설득했다.
당신의 삶을 돌려드리겠습니다.
평범한 사람들이 느끼는 기분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당신도 여느 여대생들과 같이 추억 가득한 대학생활을 즐길 수 있게 해드릴게요.
“선생님! 제가 잘못했어요! 제 얼굴 좀 원래대로 돌려놔주세요!”
누구누구 연예인처럼, 턱을 더 뾰족하게, 코를 더 오뚝하게, 눈을 더 크게.
난 그런 시술에 지쳤다고 생각했다. 그녀를 돕는 것이 내 인생에 있어
최고의 의술 행위가 되리라 생각했다.
갸름해진 턱선에 실밥 흉터를 지우고 나자, 그녀는 진정 또래의 여성들과 다를 바 없는
생기가 보였다. 총명해 보이는 눈이 또랑또랑 별이라도 박힌 듯 예뻐만 보였다.
일생일대의 만족감을 이었다.
얼굴을 고치는 게 아니라, 삶을 치유해 줬다고 믿었는데.
그녀는 친구를 잃어버렸다고 하소연했다.
이름도 모르는 사람들이 아는 척을 해 와요.
심지어 그들은 뒤에서 저를 헐뜯는 데 정신이 없는 사람들이에요.
낯선 남자들이 말을 붙여 와요.
선생님, 저는 그 사람들이 무섭습니다.
그 사람들의 눈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보이지가 않아요.
제 주위로 한둘 씩 사람들이 몰리자, 오랜 친구가 소외감을 느꼈는지
저에게 “변했다.” 라고 말을 했어요. 친구는 이제 전화 한 통 받아주지 않습니다.
저는 다른 친구를 사귀고 싶은 마음 따위 눈꼽 만큼도 없었어요.
저는 평생 그 친구 하나로 족했습니다.
같은 취향을 같고 같이 책을 읽어주거나,
같은 영화를 보고 비슷한 감상을 주고받는 게 좋았어요.
같은 음악을 듣고 같은 감동을 느껴주는 게 그녀와 저의 소소한 삶의 일상이었다구요.
길을 쏘다니며, 쇼핑이다, 맛집이다, 돈을 물 쓰듯 하는 것은 저에게 아무런 가치가 없어요.
저는 남들과 같은 외모를 갖게 되었다, 자랑 할 사람을 잃어버렸습니다.
억만금이라도 지불 하겠습니다.
평범했던 삶을 돌려주세요.
그녀의 말은 논리적이었던가, 모르겠다.
나는 얼굴에 보형물이 짐처럼 쌓이게 될 거라는 설명을 해야 했다.
살점을 이식하고, 살이 깔끔하게 아물기까지 아주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술비는 필요치 않아요. 제가 빼앗은 삶, 그대로 돌려 드리겠습니다.”
그녀는 멈추지 않는 눈물을 훔치며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연신 고개를 조아렸다.
그녀가 떠나고, 예약 손님을 모두 거둬야했다.
블라인드를 내린 어두운 진찰실에 앉아 나는 답을 구하는 중이었다.
평범이란 것이 도대체 뭐야?
일반적이란 무엇을 뜻하는 거야?
나는 진정 사람들을 아름답게 만들어 주고 있었던 것인가?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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