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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658153
    작성자 : 비비스케
    추천 : 56
    조회수 : 7326
    IP : 123.109.***.170
    댓글 : 7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3/04/11 11:45:32
    원글작성시간 : 2013/04/11 06:25:32
    http://todayhumor.com/?humorbest_658153 모바일
    [2ch][번역] 들키지마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작년 11월 쯤의 일이었다. 그 날도 학교 수업 끝나고 바로 아르바이트를 하러 갔었다. </SPAN></P> <P><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평소처럼 일을 하는데 가게 밖으로 이상한 형체가 지나갔다. </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흰색에 가까운 회색이었고 머리, 몸통, 팔, 다리는 얼추 나뉘어져 있지만 그 밖의 굴곡이랄 것이 전혀 없이 평평했다.</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옷도 안입었는데 색깔이 그래서인지 나체라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이러한 기묘한 형체가 가게앞을 지나가고 있었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아직 손님도 없을 시간이고 해서 나는 가게 밖으로 따라나가보았다. </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역시나 인간의 형상은 하고있지만 저건 사람이 아니었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나는 바로 옆에서 스쳐지나가면서 얼굴도 확인해보았다. </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눈코입 할것 없이 평평하고 머리카락도 없었다.</SPAN></P> <P> </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 </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나는 서둘러 가게로 돌아가 점장님을 끌고 나와서 그 형체를 보라고 호들갑을 떨었다. </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하지만 아무래도 점장님에게는 보이지 않는 모양으로, 나를 의아한 눈으로 쳐다볼 뿐이었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하긴 그러고 보면 저런 이상한 형체가 길거리를 돌아다니면 응당 눈길을 끌 법도 한데 놀라고 있는 건 나 뿐이었다. 아무래도 나 이외의 그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는 것 같다.</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다른 아르바이트 직원들에게도 물어봤지만 아무도 그 형체를 아는 사람은 없었다.</SPAN></P> <P><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너...요새 레포트 쓰느라 바쁘다더니 괜찮은거냐? 자른다는 말 아니니까 며칠 정도 쉬도록 해."</SPAN></P> <P><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아무래도 이런 내가 위험해 보였는지 점장님은 말했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이러다가는 다들 날 미쳤다고 생각할 지경이었다.</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 </SPAN></P> <P><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사실 아까 그 형체도 보아하니 무슨 해를 끼칠것 같진 않았고 인간세계에 간섭을 하려는것 같지도 않았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어쩌면 정말 내가 헛것을 봤을 수도 있다. </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일단은 보여도 안보이는 척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사람들에게도 장난이었다며 대충 둘러대고 그 자리를 일단 모면했다.</SPAN></P> <P> </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 </SPAN></P> <P> </P> <P> </P> <P> </P> <P><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그 후 며칠 간 그 일은 입밖에도 꺼내지 않고 아르바이트를 했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이 가게 같은 아르바이트 생 중 고등학생인 A가 있었는데, 어느 날 일이 끝나고 A가 나에게 와서 물었다.</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SPAN> </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OO상. 이상한 형체 봤다면서요? 구체적으로 어떤 모양이었어요?"</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아 그거 농담이었어.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지는 마."</SPAN></P> <P><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내가 쓴 웃음을 지으며 대답하자 A는 심각한 얼굴로 말했다.</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SPAN> </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사실은요, 다들 미쳤다고 생각할까봐 입다물고 있었는데....저도 며칠 전부터 이상한 사람같은게 보여요..."</SPAN></P> <P> </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거짓말을 하는 기색도 없고 이야기를 일단 들어보니 디테일까지 내가 봤던 그 형체랑 같았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게다가 A의 말에 따르면 형체들은 단지 길을 걷고 있는게 아니라 어떤 사람을 따라다닌다는 것이었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그리고 몰랐지만 그 형체는 매 시간마다 한두명씩 꼭 가게 앞을 지나간다고 한다. </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끽해야 하루에 한두명일 것이라고 생각 했는데 상당한 숫자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형체의 정체가 궁금해진 우리 둘은, 하루 날을 잡아 학교와 아르바이트 둘다 빠지고 형체 뒤를 추적해보기로 했다.</SPAN></P> <P> </P> <P> </P> <P> </P> <P> </P> <P> </P> <P><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드디어 디데이. </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우리는 아르바이트 하던 가게 근처 골목에서 만났다. 의외로 금방 그 형체들을 찾을 수 있었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지금 발견한 형체는 20대 후반정도로 보이는 어떤 여성의 뒤를 쫓아다니고 있었다. </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그런데 이 형체는 항상 보던 그들과는 모습이 조금 달랐다.</SPAN></P> <P> </P> <P><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우리가 늘 보던 형체는 흰색에 가까운 회색빛에 사람의 형체를 하고있었는데, </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오늘 발견한 이 형체는 확연히 어두운 색깔을 띄었고 몸의 일부가 파손되어 있었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정확히 말하면 오른쪽 어깨에서 배까지 원형으로 도려내져 있었다. </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사람으로 따지면 즉사했을 부상.</SPAN></P> <P><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징그러워....OO상 이제까지 저런거 본적 있어요?"</SPAN></P> <P><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A는 그 형체에 바싹 붙어 따라가며 나에게 말을 건넸다.</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SPAN> </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아니. 나도 허여멀건 한 것 밖에 본 적 없어." </SPAN></P> <P><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불길한 예감이 들었지만 기분탓이려니 그 형체의 뒤를 쫓았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 </SPAN></P> <P><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10분쯤 따라갔을까. 우리는 한 장소에 도착했다. </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그곳은 모 방송국 건물이었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여자는 형체와 함께 건물 안에 들어갔지만 나와 A는 그 건물을 보고 아연실색 하고 말았다. </SPAN></P> <P><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건물 주변에는 엄청난 숫자들의 형체들이 둘러싸고 있었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열명 스무명 수준이 아니었다. </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언뜻 봐도 삼사백명은 넘어 보였다.</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하루에도 몇명씩 지나갔으니 한명이 아닐줄이야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나 많이 있을거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A또한 나처럼 입을 다물지 못했다.</SPAN></P> <P> </P> <P><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 </SPAN></P> <P> </P> <P> </P> <P> </P> <P> </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우리 둘은 한동안 그들을 지켜보며 여러가지를 알게 되었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그 형체는 백색에 가까운 것이 있는가 하면 흑백에 가까운 것도 있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파손된 부분도 갖가지로, 아까 여자를 따라다니던 형체처럼 몸의 반 이상이 없는가 하면 머리의1/3만 남아있는것, 외팔인 것, 외다리인 것, 상반신이 아예 날아가고 없는 것 등 여러가지로 다양했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물론 우리가 늘 가게앞에서 보던 것처럼 파손이 없는 온전한 형체도 많았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흰빛을 띌수록 파손이 심하다거나 검은 빛을 띌수록 파손이 심하다거나 하는 식으로, 색깔이나 파손도는 딱히 관련성이 없어보였다.</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 </SPAN></P> <P><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그리고 흥미로웠던 것은 사람을 따라다니는 형체들은 말고 아직 따라다니는 사람이 없는 형체들이었다. </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독자적으로 움직이는 형체들은 방송국 건물앞이나 지하 주차장에서 무작정 대기하다가 건물에서 나오는 사람들을 골라 따라붙었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원칙적으로는 한명당 형체 하나가 따라붙었다. </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그렇다고 건물에서 나오는 사람마다 다 따라다니는 것도 아니었다. </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하지만 형체가 따라다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의 공통점이나 차이점은 전혀 알수 없었다.</SPAN></P> <P><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자가용이나 택시를 타고 나가는 사람의 경우, 탑승하는 순간 형체도 함께 빨려드는 듯이 같이 탔고, 타겟이 내리는 순간 형체도 연기처럼 나타났다.</SPAN></P> <P> </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A와 나는 이런 광경은 일찌기 본적이 없었다. </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원인을 알 수 없는 이상 광경이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한참동안 형체들을 관찰하는데, 갑자기 아무런 기척없이 A의 뒤에 불쑥 형체가 나타났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너무나도 놀라 A에게 뭐라 말하려는 순간,</SPAN></P> <P> </P> <P> </P> <P> </P> <P> </P> <P> </P> <P><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너희들 우리가 보이는거지?"</SPAN></P> <P> </P> <P> </P> <P> </P> <P> </P> <P> </P> <P> </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형체가 우리에게 말을 걸었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그 목소리는 너무나도 기괴했다. </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남자인지 여자인지 구분조차 가지 않았고, 한마디 한마디 할 때마다 마치 전파수신상태가 불량스러운 라디오를 듣는 것처럼 지지직 하는 잡음이 섞여있었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소스라치게 놀라며 뒤돌아보려는 A를 서둘러 붙잡았다. </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팔을 붙잡고 그를 조금 끌어당겨 뒤에 있는 형체에게서 살짝 거리를 두고, 들리지 않도록 소리를 죽여 말했다.</SPAN></P> <P><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저 말에 대답하지마. 쳐다도보지 말고. 이제부터는 문자로 하자."</SPAN></P> <P> </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그 때 어째서 이런 판단을 내린건지 나 자신도 잘 모르겠다. </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하지만 우리가 그들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을 들켜서는 안된다는 생각만이 나를 지배했다.</SPAN></P> <P> </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 </SPAN></P> <P><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일단 무조건 모르는 척해. 우리가 그들을 못본다는 걸 형체들이 확실히 인식할때까지 연기해.]</SPAN></P> <P> </P> <P> </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A에게 문자로 지시한 뒤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척 밥을 먹으러 가자며 부산을 떨어 그 자리를 떴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어쨌거나 일단 그 곳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부자연스럽지 않도록 대충 아무 대화나 주고 받으며 우리는 한동안 걸었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할말이 없는 법.....</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할말을 만드려고 마구잡이로 아무 말이나 꺼냈다 금방 대화가 끊겨 정적이 흐르기를 반복했다. </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그 사이에도 형체는 우리를 계속 따라오고 있었다.</SPAN></P> <P> </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너희들 보이는거 맞지? 우리가 여기 있는거 실은 알잖아? 무시하지마. 보이는거 다알아."</SPAN></P> <P> </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건널목에서 신호등이 바뀌기를 기다리는 우리들 앞에서 형체는 얼굴을 바짝 들이밀고 우리의 표정을 살피며 끈덕지게 말을 걸었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친절한 듯 하지만 묘하게 악의가 담긴 말투에, 얼굴은 눈코입 없이 평평해서 표정이 보이지 않는게 꽤나 공포스러웠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나는 여기서 조금 떨어진 곳에 맛집이 있던걸 기억해내고 A에게 말을 꺼냈다.</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SPAN> </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여기서 조금 먼데 맛있는 집이 있어. 거기 갈래?"</SPAN></P> <P> </P> <P> </P> <P> </P> <P> </P> <P> </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 </SPAN></P> <P> </P> <P> </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우리는 전차를 타고 30분 이상 걸려서 목적지에 도착했다. </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개찰구를 나서는데 A에게서 문자가 왔다. </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SPAN> </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따라오는 형체들이 늘어났어요..]</SPAN></P> <P><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깜짝 놀라 올려다본 A의 얼굴은 심하게 동요하고 있었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전차안에서도 한명밖에 못본 것 같은데 대체 언제 늘어난거지...</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나는 건널목에서 신호를 기다리면서 눈치껏 부자연스럽지 않도록 뒤쪽을 살며시 체크했다.</SPAN></P> <P> </P> <P> </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10명도 넘는 숫자.....</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늘어났다기에 두세명이겠거니 했는데 예상 밖의 사태다. </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겁이 났다.</SPAN></P> <P><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불안정한 마음을 필사적으로 숨기며 일단 목적했던 맛집으로 들어가 나는 카레를 주문했다. </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머리속은 공포와 불안으로 가득했다. </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그들을 볼 수 있다는 것을 형체들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우리는 필사적이었다. </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결국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모르게 식사를 마쳤다.</SPAN></P> <P> </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누가 봐도 맛집에서 밥먹는 사람으로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애시당초 열 몇명의 형체들이 우리가 앉아있는 테이블을 빙 둘러싸고 주문이라도 외우는 듯 "우리 보이는거 맞지?" "우리 보이는거 맞지?"  라는 말을 반복해대는 상황에서 맛을 음미할 마음의 여유따윈 없었다. </SPAN></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그 후로도 우리는 맛집에서 나와 차례로 쇼핑에, 오락실에, 평범하게 놀러다니는 시늉을 하면서 형체가 보이지 않는 척 연기를 지속했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하루종일 노력한 보람이 있어 저녁때 쯤 되니 형체들도 하나 둘 줄어, 결과적으로 두명이 남았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하지만 남은 그 두명이 도무지 사라질 생각을 하질 않았다.</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SPAN> </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오늘은 일단 집에가자. 그 많던 형체들도 다 사라졌으니 쟤네들도 조만간 없어질거야. 조금만 더 버티자.]</SPAN></P> <P><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어쩔수없이 A에게 문자를 보내고 각자 집으로 향했다.</SPAN></P> <P> </P> <P><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나와 A가 각자의 집으로 향하자 약속이라도 한 듯 두명의 형체들도 각각 한명씩 우리 뒤를 따라왔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집에 도착해서도 형체는 방안까지 따라와서 나를 감시했다.</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SPAN> </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솔직히 말해. 나 보이잖아?" </SPAN></P> <P><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솔직히 이쯤되니 무서운걸 넘어서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하지만 그렇다고 반응을 보였다간 무슨일이 일어날지 몰라서 잠자코 있었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형체도 점점 인내심이 바닥이 났는지 그의 언성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SPAN> </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야!!!!!!너 빨리 대답 안해?!!!!!???!보이잖아!!!!"</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SPAN> </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잘려고 준비할 즈음에는 말거는 빈도도 잦아지고 말투도 더더욱 거칠어졌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그러거나 말거나 무시하고 나는 불을 끄고 침대에 누웠다. </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그러자 드디어 형체도 포기했는지 "진짜 안보이나....?" 한마디를 남기고 사라졌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한시름 놓고 있노라니 A에게서 전화가 왔다.</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SPAN> </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드디어 사라졌어요!!!!!!"</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SPAN> </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전화를 받으니 형체가 없어졌다며 울음섞인 A의 목소리가 들렸다. </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안심이 된 나머지 울고있는 듯 했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하지만 나는 그렇게까지 끈질기던 형체들이 그렇게 단번에 포기하고 사라졌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SPAN> </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A군 진정해. 아직 확실히 모르는거야. 좀더 상황을 지켜보자고."</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이제 괜찮다니까요!!! 그런데 그 형체말이에요..사라지기전에 이상한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너희가 만일 눈치를 챘더라면 너희를....."</SPAN></P> <P><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A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전화기 너머로 엇!!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그대로 전화가 끊기고말았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걱정이 되어 몇번을 전화해 봤지만 A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사는 곳을 몰라 찾아갈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A에 대한 걱정과, 형체들이 보고있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결국 잠이들지 못하고 아침까지 게임을 하면서 밤을 지샜다.</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 </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 </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 </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SPAN> </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SPAN> </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SPAN> </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 </SPAN></P> <P> </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날이 밝자마자 학교 가기전에 아르바이트 하는 가게에 들렀다. </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A의 주소를 알아내기 위해서였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점장님에게 A의 주소를 묻자 점장님은 뜻밖의 말을 했다.</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SPAN> </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어제 A말야 집에서 책장이 쓰러지는 바람에 다쳤다는가봐. 목숨엔 이상이 없다고는 했는데 입원했는 모양이더라고. 아까 A어머니께서 전화주셨어. 입원해서 한동안 일하러 못나올 것 같다네."</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SPAN> </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일단 점장님께 A의 병원주소를 받은 뒤 그날 저녁, 나는 수업이 끝나자마자 A의 병원으로 문병을 갔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다행히도 머리를 부딪쳤지만 큰 이상은 없는 듯 며칠간의 검사가 끝나면 퇴원할거라며 A는 말했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어제밤의 정황을 듣고싶었지만 A군의 어머니 말씀에 따르면 머리에 강한 충격을 받은 탓에 단기성 기억상실증에 걸려 어제 하루를 아예 기억하지 못한다고 했다.</SPAN></P> <P> </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하지만 내가 보기엔 단지 어제의 기억만을 잃은 것은 아닌것 같았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형체에 대한 이야기 해도 A는 그 어떤 것도 기억을 하지 못했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어제의 기억만 사라졌다기보다는, 형체와 관련된 기억 모두가 송두리채 사라졌다고 해야할까.</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하지만 그 외에는 평소의 A와 다를바 없었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A는 사흘간의 입원 후에 퇴원했고, 아르바이트도 정상적으로 나온다. 현재까지 이상한 점은 없다.</SPAN></P> <P> </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나는 그 이후로도 한동안은 그 형체가 보였지만 언젠가부터 눈에 띄는 일이 없어졌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나를 끈질기게 괴롭히던 형체의 그 목소리도 그날 밤 이후로 들리지 않는다.</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 </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 </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 </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하지만 단 한가지 아직까지 신경이 쓰이는 것은, 그날 방송국 앞에 모여있던 몇백명의 형체들이었다. </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그들의 목적은 무엇일까. 어째서 그 앞에 밀집해 있었던 것일까.</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파손되어있는 형체들의 의미는 무엇이었을까.</SPA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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