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r></p><p>태어나서 처음으로 음슴체에 도전해 보겠음.</p><p><br></p><p>본인은 토종 광주 사람임 ㅇㅇ 대학가기 전까진 거의 광주에서만 살았음.</p><p><br></p><p>광주에서 살고 있으면 지역감정이라는게 감이 잘 안옴.</p><p><br></p><p>그냥 뭐 '일부' 이상한 사람들이 자기 지역에 자부심이 있다더라. 정도?</p><p><br></p><p>나도 광주 시민으로서 자부심이 있었으니 ㅇㅋㅇㅋ 그럴수도 있지 정도였음.</p><p><br></p><p>문제는 내가 대학도 가고 하면서 다른지역에 왔을때임.</p><p><br></p><p>여러 지방 사람들이 모이다보니 지역감정 이게 좀 체감됐음.</p><p><br></p><p>좀 친해진 친구가 술자리에서 한다는 소리가 "넌 전라도 출신인데도 참 괜찮다."</p><p><br></p><p>헐 이게 칭찬임? 이 말은 내 고향에 있는 가족, 친척, 친구들 몽땅 싸잡아서 욕하는 거임.</p><p><br></p><p>첨엔 잘 이해를 못해서 물어보니까 하는 소리가 아빠 아는 사람이 전라도 사람한테 사기를 당했다는 거임.</p><p><br></p><p>그러면서 막 전라도 출신과는 친해져도 나중에 뒤통수 맞는다는 소리를 들었다는 거임.</p><p><br></p><p>헐 그 사람이 나랑 무슨 상관?</p><p><br></p><p>노갈량 노홍철을 보면 노씨들은 다 사기꾼임?</p><p><br></p><p>그때부터 그 친구랑 이상하게 멀어짐.</p><p><br></p><p>내가 아무리 잘해줘도 색안경끼고 볼거 같음.</p><p><br></p><p>그 친구는 아직도 왜 나랑 안 친하게 된건지도 모르겠지?</p><p><br></p><p>근데 또 이렇게 생각하면 사기치려다 들켜서 도망갔다고 생각할까 걱정됨 마ㅣㄴ어린ㅁ아러ㅣㅏ</p><p><br></p><p><br></p><p>한번은 고등학교 동창들이랑 유럽에 배낭여행 갔는데 파리에서 비슷한 또래의 다른 팀과 한 민박집에 묵게 됐음.</p><p><br></p><p>이틀 밤을 같이 있다 보니까 술도 먹고 이야기도 좀 했음. </p><p><br></p><p>518을 광주 폭동이라고 해서 우리가 아니라고 민주화 운동이라고 정정해준거 말고는 재밌게 놀았음.</p><p><br></p><p>문제는 다음날이었음. </p><p><br></p><p>그 사람들이 먼저 출발했는데 선글라스를 놔두고 왔다고 좀 가져와 줄 수 없냐고 했음.</p><p><br></p><p>우리도 우리 일정이 있으니까 어느 역에서 만나서 주기로 약속잡음.</p><p><br></p><p>근데 역 이름이 헷갈려서 우리가 잘못 찾아간거임.</p><p><br></p><p>서로 엇갈리니까 저쪽에서는 기차 놓친다고 팀내에서 좀 싸움이 있었나봄.</p><p><br></p><p>우리쪽 사람이랑 전화하면서 서로 짜증이 났던지 언성이 좀 올라가니까 갑자기 뜬금없이</p><p><br></p><p>"아 x바, 전라도 새x들이랑 엮이는게 아니었는데." </p><p><br></p><p>헐, 전화하던 친구 바로 멘붕.</p><p><br></p><p>이런 경험이 한두번만이라도 생기면 이게 또 트라우마가 됨.</p><p><br></p><p>한동안은 어디 놀러가서 누가 물어봐도 광주사람이라고 말 못함.</p><p><br></p><p><br></p><p>부산 불꽃축제 갔는데 옆에 부산 사투리가 정겨운 아주머니 아저씨 분들이 엄청 잘해주셨음. </p><p><br></p><p>음식도 서로 나눠먹고 화장실 갈때도 자리 지켜주시고 서로 이야기도 많이하고.</p><p><br></p><p>그러다가 어디서 왔냐고 물어보시는데 광주에서 왔다고 못하겠음.</p><p><br></p><p>혹시나 이분들도 전라도 싫어하면 어쩌나 대답을 듣고 갑자기 말이 없어지면 어쩌나.</p><p><br></p><p>순간 나도 모르게 그냥 대학 다니는 도시 이름 댔음.</p><p><br></p><p>그리고 더 정확한 표준어 구사 ㄱㄱ</p><p><br></p><p>전라도 사람들이 다른데 가면 사투리 빨리 고치고 표준어 빨리 적응한다는데 이유가 있는거 같음.</p><p><br></p><p><br></p><p>그렇다고 내가 지역감정을 평소에 엄청 의식하는 것은 아님. </p><p><br></p><p>개인적으로는 광주 사람인걸 자랑스러워하면서 내가 안그런 모습을 보이면 된다고 믿음.</p><p><br></p><p>근데 가끔 가다가도 이런 일상에서 확 자신이 없어질때가 생기고 또 후회함.</p><p><br></p><p>나중에 결혼하려는데 배우자 집쪽에서 전라도 싫어하면 어떡하나.</p><p><br></p><p>취업하려는데 면접관들이 싫어하면 어떡하나.</p><p><br></p><p>회사에서 계약하려는데 상대 회사에서 싫어하면 어떡하나.</p><p><br></p><p>이 모든 고민이 내가 전라도에서 안태어났으면 쓸데없는 고민임.</p><p><br></p><p>하아...</p><p><br></p><p><br></p><p><br></p><p>그런 의미에서 오유는 참 고마움.</p><p><br></p><p>가끔 광주 사진 올라오고 구 도청 앞에 집회사진 같은거 올리면서 역시 광주 해주면 진짜 헤벌쭉 하고 쳐다봄.</p><p><br></p><p>대학생이었던 울 엄마는 잠깐 타지 갔다가 광주에 돌아왔는데 518이 뙇! </p><p><br></p><p>경찰들이 학생들 그냥 다 잡아가는데 근처 가게에 들어가서 "저 이 가게 직원이라고 해주세요." </p><p><br></p><p>해서 내가 태어날 수 있었음.</p><p><br></p><p>이런 518을 제대로 평가해주면 광주사람으로서 얼마나 감동인지 모름.</p><p><br></p><p><br></p><p><br></p><p>글을 어떻게 끝내야 하는지 잘 모르겠음... 뿅! ㅋㅋ</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