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현 서울시교육감 사건 적용 법률인 공직선거법 제232조 1항 2호, 이른바 '사후후보매수죄' 개정을 위한 학술토론회가 28일 오전 민주통합당사 신관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이 토론회는 '공직선거법 개정안' 발의를 앞두고 그 내용을 검토하려는 목적으로 마련된 것으로, 민주당 산하 법학연구회와 민주주의를 위한 변호사 모임, 최재천 의원실이 주최했다.
토론에 앞서 최재천 의원은 검찰이 곽 교육감 사건에 적용한 법조항 해석을 "선거, 정치라는 이름으로 맘껏 법의 잣대를 들이대는 법의 남용"이라고 비판하며 "이번 토론 자료를 참고해 개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최재천 의원실과 연구회가 토론회에서 제안한 공선법 제232조 1항 2호 개정안은 '후보자 사퇴에 대한 대가를 지급할 목적으로'라는 내용으로 강화해 목적성을 명확히 하는 점이 현행과 다르다.
발제자와 토론자들 모두 지금의 법조항에 오류가 있어 명확한 의미를 갖도록 개정되어야 한다는 취지에 뜻을 모았다. 그러나 개정 내용에 대해서는 이견을 보였다.
발제를 맡은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후매수죄는 정책연합이나 투표연합을 하지 못하도록 가로막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선거가 끝난 뒤 매수할 대상이 존재하지 않는 상태에서의 행위를 처벌하는 것으로, 허상을 처벌하겠다는 것"이라고 시기적인 문제도 꼬집었다.
토론자로는 이재화 변호사, 김종철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정태욱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최정학 방송통신대학교 교수 등이 나섰다.
이재화 변호사는 개정안에 찬성 의견을 밝히며 "(사후후보매수죄는) 헌법의 대원칙인 제헌법정주의의 명확성에 반하는 내용이다. 어떤 국민이 봐도 어떤 행위가 처벌받는지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정확한 조항 내용을 요구했다.
반면 김종철 교수는 "전체적으로 찬성하지만 이 법의 위험성을 차단하기에는 아쉬움이 있다"는 의견으로, 정태욱 교수는 "최소한의 개정으로 가닥을 잡은 것 같은데, 근본적인 문제의식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보완을 요구했다.
최정학 교수 또한 "시점을 기준으로 처벌을 가리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 사전 합의를 처벌의 조건으로 명문화할 필요가 있다"는 다른 시각을 제시했다.
한편 이 토론회에 정식 토론자는 아니었으나 참관차 참석했던 독일 퀼른대학교 남경국 교수는 "사후매수죄에 대해 독일에서 말했더니, 그곳 학자들이 '노스코리아(북한)에서 일어난 일이냐'고 농담으로 물어보더라"라는 말로 현행 법조항이 시대에 맞지 않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