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p>엄청난 콜로세움이 개장되었네요..</p><p>그런데 중간중간 정말 상식 이하의 발언을 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서요..</p><p>포용과 배척, 옳고 그름의 가치판단 이런 거 다 떠나서 상식과 비상식의 싸움이 요즘 대세네요..</p><p><br></p><p>일단 말씀드리자면 저는 2년간 교회에 다닌 경력이 있는 남자 동성애자입니다.</p><p>한참 인생의 방황을 하던 시기에 아는 사람의 권유로 가서 성경공부도 해보고, 진지한 토론에도 임해보았습니다.</p><p>처음 들어가던 때에 미리 제가 동성애자라고 확실히 밝혀 두었습니다. 숨기면 나중에 더 힘들어질까봐..</p><p>교회 생활하면서 타인과 아무리 의견이 부딪쳐도 참고 또 참으려고 했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포장하고 아닌 척 해도 제 눈에는 </p><p>그들(대다수)이 저를 회유하는 태도의 밑바닥에는 저를 '교화시킬 대상'으로 밖에 보지 않는다는 사실이 훤히 보였습니다.</p><p>언젠간 '고침'받을 수 있을거라면서.. 언젠간 '죄'를 사함 받고 '사랑'받게 될 날이 올거라고..</p><p><br></p><p>전 이렇게 물어보았습니다. "저를 창조하신 주께서 저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왜 받아들이시지 못하는지 궁금합니다."</p><p>그러자 목사님은 이렇게 대답했죠. "지금 형제의 모습은 주께서 형제님을 창조하신 모습 그대로가 아닙니다. 형제께선</p><p>지금 사탄과 마귀의 노림수에 놀아나고 있는 겁니다. 어서 회개하고 구원받아 영생의 천국길로 들어서야 합니다!"</p><p>'하나님은 선하다 -> 하나님의 말씀은 진리이다 -> 성경은 진리이다 -> 성경의 말씀만이 우리 삶의 지표이다.'</p><p>이런 고정된 패턴의 논리가 주구장창 반복되면서 절대 빠져나올 수 없는 닫힌 회로 속으로 존재 자체가 밀폐되어갑니다. </p><p>결국 저는 2년정도 버티다가 절대로 평생 합의점을 찾을 수 없음을 깨닫고 나오게 되었습니다..</p><p><br></p><p>자.. 여기서 한 번 살펴보시죠. 기독교를 완벽히 신봉하는 독실한 신자들과 토론을 한다는 거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것을..</p><p>기본 바탕 논리부터가 다릅니다.. 그들에겐 성경과 하나님이 전부이고, 인생의 중심이요 목적입니다.</p><p>그 것을 벗어난 행위나 생각들은 이미 애초에 '틀렸다고' 전제를 깔고 모든 것을 시작하는 겁니다..</p><p>여기에는 절대로 타협의 여지가 없습니다.. 성경에서 그르다고 가르치는 것들(목사의 해석을 통해 전해지는)은 무조건 그들에겐</p><p>'틀린' 것이며 '다른' 것이 아닙니다. '다름'을 인정하고 포용하는 순간 그들이 철썩같이 믿는 근본 교리가 와르르 무너질테니까요..</p><p>그들에게 '다름'을 인정하라는 행위는 '종교 자체', '인생의 삶과 목적' 자체를 포기하라는 말과 진배없습니다.</p><p>기독교 자체가 매우 배타적이고 폐쇄적인 독단성의 초석 위에 세워졌기 때문입니다..(한국 기독교가 유독 심하죠.)</p><p>물론 예수님께서는 사랑과 이해의 복음을 널리 전파하라고 했지만 후세로 전해지면서 문자 그대로만 성경을 해석하려드는 </p><p>근본주의자들의 입김이 강해져 소통보다는 교리에만 충실하려 하는 교조주의적인 성향이 너무나 짙어진 것이 사실입니다.</p><p><br></p><p>아무튼 제가 교회 다니면서 숱하게 토론을 해봤지만 결국 마지막엔 한 가지로 귀결되더군요.. '상식이 안 통한다는 것'...</p><p>다양성 자체를 인정하는 것이 타인과 사회, 나아가 세계를 이해하고 자신의 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밑거름이 될텐데,</p><p>어떻게 보면 성경이란 자물쇠에 인생을 집어넣어버리고 평생 거기에 스스로를 가두려고 하는 그들이 불쌍하기도 합니다.</p><p>요즘 세상에 섹슈얼리티에 우열이 어디 있으며, 직업에 귀천이 어딨습니까.</p><p>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는 것이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함께 어울려 공동체 속에서 살아가는 태도의 출발점이 아닌가요.</p><p>우리 사회 구성원 대다수가 동의하고 약속한 그 '상식'이란 것이 요약하자면</p><p>'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의 다양성은 인정하자'는 것 아닌가요?</p><p>그런데 교회에서 주로 말하는 '상식'이란 '다양성'보단 '성경의 권위'인 것 같습니다.</p><p>그러므로 교회에서 말하는 가치관은 매우 특수한 것이며 상식을 무시하며 때로는 상식을 엎어버리기까지 합니다.</p><p>이런 판국에 싸워봤자 절대 끝 안 납니다. 예전 진중권 씨가 TV에 나오셔서 목사랑 싸울 때처럼 말이죠.</p><p>"말을 해도 도대체 알아먹질 못하니 도저히 이길 자신이 없다." 라는 말이 왜 나왔는지 이쯤이면 누구나 이해가 가시죠?</p><p><br></p><p>동성애자가 잘못된 것이라고 하는 분들께선 동성애자에게 혹시 직접 피해를 입은 분들이신가요?</p><p>정신병이라고 하시는 분들은 몇 년 전 동성애가 '정신병 목록'에서 완전히 제거되었다는 사실을 모르시는 건가요?</p><p>각종 난잡함, 성관련 질병의 온상이라고 하시는 분들은 너무 언론과 대중에서 말하는 이미지에만 치중하지 않으셨는지요?</p><p>AIDS는 남녀관의 관계를 통해서도 전염이 되며, 동성애자가 에이즈를 옮길 확률이 높다는 루머는 이미 거짓으로 판명났습니다.</p><p>대부분의 동성애자들도 Safe sex를 무척이나 중시하며 아무하고나 잠자리를 하려고 하지 않습니다.</p><p>혹시 직접 한번이라도 동성애자를 만나 인간 대 인간으로 관심을 갖고 얘기라도 나눠본 적이 있으신가요?</p><p>그저 카더라통신으로 줏어들은 나쁜 얘기들만 모아뒀다가 동성애 관련 글에 투척하시는 건 아니신가요?</p><p><br></p><p>남녀간의 사랑처럼 남남끼리, 여여끼리 불꽃이 튀고 사랑을 하고 자시고는 자기네들의 몫입니다.</p><p>그건 우리가 개입할 일도, 판단할 일도 아닌 본인들 스스로의 결정에 의한 것입니다.</p><p>그리고 그들이 어떠한 정신적, 육체적 피해를 입히지 않는 이상 존중받을 권리도 다른 사람과 똑같이 지니고 있습니다.</p><p>오히려 다양성을 인정하지 못하고 '다른 것(different)'을 '틀린 것(wrong)'으로 착각하여 말로 그들을 상처입히는 호모포비아 </p><p>당신들이 가해자입니다. 먼저 상처 준 건 그들이 아니라 당신들이란 말입니다. 왜 그걸 모르세요? 이건 상식의 문제 아닌가요?</p><p><br></p><p>도대체 누가 동성애자들을 불쌍히 여기고 동정을 해주라고 했나요.. </p><p>아니면 그들의 생활방식을 반드시 이해해야만 한다고 했나요?</p><p>일단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는 것은 차치하더라도 함부로 남에게 언어폭력을 가하는 것은 원래부터 잘못된 것 아닌가요?</p><p>다수의 기독교도와 호모포비아들이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는 것'까진 괜찮다고 칩시다. </p><p>하지만 그걸 말로 내뱉고 표현할 땐 좀 더 신중해야 하는 게 상식 아닙니까? 상식 말이예요 상식.. </p><p><br></p><p>저의 결론은, </p><p>나얼 씨의 그 발언은 명백히 배타적인 것이었고 게다가 그걸 누구나 볼 수 있는 인터넷공간에 게재했다는 점에서</p><p>확실히 잘못된 것이라고 봅니다. 자기 생각을 속에 담아두느냐와 그걸 표현하느냐 사이엔 엄청난 차이가 존재하죠.</p><p>그리고 표현을 하더라도 그 표현 방식에 따라 전달되는 의미가 천차만별이고요..</p><p><br></p><p>나얼 씨가 음악과 그림에 재능이 있고 대중에게 감동을 선사하는 것에 대해선 전혀 이의가 없습니다.</p><p>하지만 저러한 행동은 상식을 벗어난 것일 뿐만 아니라 이 땅의 많은 동성애자들의 가슴에 비수를 꽂는 언어적 가해 행위입니다.</p><p>설마 이 행위를 옹호하시는 분은 이제는 없으시겠죠.. </p><p>또 혹자는 이렇게 말하겠죠.. "나얼도 자기 생각이 있는데 그걸 존중 못해주는 것도 다양성을 인정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냐?"</p><p>허나 제가 분명히 밝혔듯이 남에게 일단 육체적으로나 언어적으로 '피해'를 준 이상 그는 이미 가해자의 입장입니다.</p><p>가해자의 인권부터 운운하는 대한민국 법이 딱 떠오르네요.. 어떻게 피해자 입장보다 가해자 입장을 고려할 수가 있지?</p><p>남에게 먼저 피해를 준 사람이 어떻게 피해 입은 사람보다 먼저 고려될 수가 있지? 완전히 상식 밖이 아닌가요?</p><p>그렇기 때문에 간혹 가다 뜨는 성범죄자 처벌 관련 기사가 뜨면 함께 분개하는 것 아닌가요?</p><p>천인공노할 범죄를 저지른 놈한테 인권부터 챙겨주고 피해자에 대한 보상처리와 가해자의 처벌은 뒷전이니 말이예요.</p><p><br></p><p>저는 상식을 존중합니다. 그런데 요즘 세상에는 상식을 저버리고 자기만의 논리로 남을 공격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네요.</p><p>여러분의 생각도 듣고 싶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힙니다.</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