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군대 제대한지 까마듯한 옛날 이지만 아직까지 이름도 잊어 먹지 않은 우리 부대 주임원사 </p><p>우리 연대는 물론이고 사단 에서도 하사관 이상은 모르는 사람이 없던 그 양반</p><p>이 양반이 얼마나 대단(?)한 인간인지 한번 썰을 풀어 보겠음</p><p><br></p><p>1.</p><p>자대 배치 받던 그날</p><p>보급품을 주던 고참이 처음 했던말</p><p>"아가야 니 보급품이 모자라면 누굴 찾아가야 한다?"</p><p>"보급계 고참님을...."</p><p>"닥치고 우리 부대 모든 보급품은 주임원사에게 있다 알간"</p><p>이 말의 의미를 깨닫는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음</p><p><br></p><p>2.</p><p>주임원사에게 한마디로 대대안의 모든 보급품은 다 자기꺼였음 가져갈수 있는 모든걸 다 가져가는 사람</p><p>당연히 부식들도 예외가 아니었는데 특히 쌀을 매우 사랑해서 이틀 혹은 삼일에 한가마니 꼴로 들고갔음</p><p>우리부대 짬밥은 맛 없기로 유명해서 매번 정량대로 하면 밥이 남았기 때문에 주임원사는 짬장을 닥달해서 짬을 줄인다는</p><p>명목으로 정량 보다 적게 쓰게했음. 나머지는 가라로 대충해도 넘어갈수 있었고</p><p>원래 쌀은 항상 최소 40~50가마 이상은 비축해 두는게 보통인데 어느달인가 유독 보급이 더디게 되는거였음</p><p><br></p><p>군수 선임하사가 드디어 보급 추진을 하러 간 그날</p><p>쌀은 딱 한끼 분량만 남은 상태였는데 보통 450~500명인 대대에서 쌀은 한끼에 40킬로 기준으로 한가마니 반</p><p>보리가 한 5~6킬로 정도 추가되는 형태였음</p><p><br></p><p>그런대 점심을 해야 하는 그때 주임원사 이 인간이 쌀을 가지러 온것</p><p>짬장이 상황을 설명했지만 주임원사는 군수선임하사가 곧 부식을 가져 온다며 걱정하지 말라고는 하고 그걸 들고 간것</p><p>그런대 군수선임하사가 밥을 해야 하는 그 시간까지 부식 추진이 않되서 못오는 상황이 된거임</p><p>별수 없이 짬장은 쌀과 보리의 비율 반대로 해서 시커먼 보리밥을 만들수 밖에 없었음</p><p>식사 시간이 되고 모든 병사들이 시커먼 밥을 보고 아연실색 했지만 주임원사 라는 한마디에 다른 설명이 필요없었음</p><p>때마침 지원장교(군수장교)인 대위가 취사장에 뛰어 들어와 짬장 멱살을 잡고 밥 꼬라지가 뭐냐 당장 영창을 보내겠다</p><p>소리를 질렀는대 짬장은 정말 짜증 난다는 투로 그 팔을 거세게 뿌리치고는(정말 거세게) </p><p>"그럼 지원장교님이 어떻게 해보십시요 주임원사가 가져갔는데 저 보고 어쩌라는 겁니까?" 이랬음.</p><p>주임원사란 말에 지원장교도 아무 말 못하다가 조용히 퇴장.</p><p><br></p><p>3.</p><p>본부 중대 병장 하나가 전역하기 직전 사단장에 직통으로 들어가는 소원수리에 주임원사의 비리를 낱낱이 까발려</p><p>적었음. 자기딴에는 군 생활 내내 불의에 침묵했던 자신에게 마지막으로 떳떳해 지겠다는 명분이었음.</p><p>그런대 말년 휴가 출발 당일 갑자기 부대에 사단 주임원사, 우리연대 주임원사, 그리고 우리대대 그 전설의 주임원사</p><p>삼인방이 헌병대 중사 한명을 대동하고 들이닥쳤음.</p><p>소원수리 긁은 그 병장을 끌고 가다니 온갖 욕설과 구타를 하고 난뒤 당장 영창에 보내겠다. 어쩌구 지랄을 떨었음</p><p>본부중대 간부들이 다 나서서 사정사정 한 끝에 말년휴가는 취소되고 전역하는 날 아침까지 완전군장 뺑뺑이를 돌았음</p><p>그 병장이 너무 불쌍해서 말년이면 다 하는 모포말이도 못했고, 소대장은 매일밤 체력 단련실에서 소주를 주며 </p><p>끝내 쪽팔리고 미안했는지 눈물을 흘렸다고 하고, 제대하는 날 소대장 중대장을 비롯한 몇몇 위관들이 돈을 걷어</p><p>금일봉을 전해줬다함.</p><p><br></p><p>4.</p><p>주임원사 집 이삿날 이었음 당연히 이삿짐은 군용 트럭으로 나르고 이삿짐은 사병들이 날랐음</p><p>그리고 그 날 나도 현장에 있었음.</p><p>그런대 그 집 마당에서 기막힌걸 보게 됨.</p><p>군용텐트가 쳐져 있었음. 그리고 그 텐트안은 군 부식창고,보급창고의 축소판이 있었음</p><p>한 마디로 없는게 없었음 치약,칫솔,비누 같은것 부터 맛스타,컵라면,쌀,보리,된장,고추장,간장,식용유 등등</p><p>뭐하나 빠지는게 없었음</p><p>아직도 궁금한게 도대체 군용 식판 몇십장을 짱 박아놓고 뭐에 써먹으려 했는지가 궁금함. 고철로 팔려고 했나?</p><p>하지만 같이 간 고참들은 누구하나 신경도 안쓰고 있었음.</p><p>부대 근처 모든 다방의 쥬스는 맛스타이고 식당의 모든 양념을 대는것도 우리 주임원사라는 말이 왠지 거짓이 아니게</p><p>느껴졌음. 심지어 주임원사 마누라도 팬티 브라자 한장 사본적 없다는 말도 진실로 들렸음.</p><p>더 놀라운건 그날밤 채 정리도 되지 않고 마당에 텐트가 쳐져있는 그 상태에서 연대장에 사단장 사단 참모들이</p><p>그 집에서 회식을 했다는 것. 3번이 가능했던 이유가 여기 있었던듯</p><p><br></p><p>5.</p><p>군 부대에서 체육대회 하는 날에는 돼지 잡는다는거 예비역이면 다 알거임.</p><p>우리 부대에는 돼지 키우는 아저씨가 짬을 수거하러 오고 있었는데 500명이 하루 세끼를 먹는 부대이니 짬 양도 엄청나고</p><p>돼지 50마리 정도는 사료값 하나 안들이고도 키울수 있었음.</p><p>체육대회 하는 날이면 으레 이 아저씨네 돼지를 사서 잡았는데 나중에 알게된 사실은</p><p>부대 운영비에서 돼지값이 만약 80만원 나온다면 주임원사는 돼지값으로 50만원만 주고 30만원은 자기가 삥땅을 쳤음</p><p>그리고 돼지는 제일 실한 놈으로 들고 갔음. 만약 아저씨가 거부하면 당장 짬 수거하는 사람을 바꾼다는 협박을 곁들여.......</p><p><br></p><p>6.</p><p>우리 부대에도 드디어 노래방 기계라는게 들어왔음</p><p>부대 운영비에 장교들이 돈을 조금씩 각출해서 사병 회식때 쓴다는 명목으로 들여온 것.</p><p>그런대 이걸 또 사온 인간이 바로 주임원사</p><p>당연히 정상적인 물건일리가 없었음. 가격은 정상가를 주고 완전 폐급을 들고 온 것.</p><p>수송부 사람 말로는 동네 폐업하는 노래방에서 고철값 주고 사온 기계를 싣고 왔다고 함.</p><p>하지만 대대장 눈치가 있으니 작동은 시켜야지</p><p>때마침 부대에 용산에서 노래방 기계 취급하던 사람이 있었다는걸 알게된 주임원사.</p><p>이 병사에게 딜을 쳤음 휴가를 보내 줄테니 노래방 기계를 고쳐라.</p><p>이 딜은 성사되고 휴가를 간 이 병사는 부품을 잔뜩 가져와서 새것처럼 고쳐놨음.</p><p>물론 당연히 비용은 병사가 댄 것. 휴가와 돈을 맞바꾼 것</p><p><br></p><p>7.</p><p>취사장에 젊은 아주머니 한 명이 오셨음</p><p>상급부대 지침으로 인근 주민들에게 도움을 준다는 명목하에 취사 도우미로 고용한 것.</p><p>사실 할일도 없었음. 주 6일에 토요일은 오전에 퇴근 평일은 아침 10시에 출근해서 저녁 준비 끝나는 오후 4시 전이면 바로 퇴근</p><p>실제 일하는 시간은 두시간도 안되고 그나마 병사들이 큰누나 같고 이모 같은 젊은 아주머니에게</p><p>힘든일을 시킬리도 없었음. 한 마디로 땡보였던 셈.</p><p>당연하게도 이 아주머니 역시 주임원사 소개로 왔음.</p><p>나중에 알게된 건. 이 아주머니가 만약 100만원을 받기로 했다면 실제 받는 금액은 70만원 정도</p><p>당연히 30만원은 주임원사 주머니로 들어갔음. 이걸 몰랐다가 이의 제기한 아주머니는 바로 잘리고 다른 사람으로 교체</p><p><br></p><p>8.</p><p>우리 부대에서 삥땅 치기로 악명높은 인간이 둘 있었는데 한명은 당연히 전설의 주임원사</p><p>다른 한명은 병기관(준위)였음.</p><p>사단 검열 정도야 싸바싸바 우습게 넘어갔지만 군단급 이상으로 올라가면 문제가 달랐음.</p><p>검열 뜰때 되면 본부중대 행정병은 아주 죽어났음.</p><p>그래도 병기관이 해쳐먹은건 하루 밤이면 수습이 가능한대 주임원사가 해쳐먹은건 정말 2박3일 꼬박 새서 모든 짱구를</p><p>굴려야만 겨우 수습이 가능했음.</p><p>그래도 병기관은 일말의 양심이라도 있었는지 이 사단이 지나가고 나면 행정병들 외출 시켜주고 고기라도 사주고 했지만</p><p>주임원사는 그딴거 쥐뿔도 없었음. 그런 주제에 검열에서 트집이라도 잡히면 행정병은 주임원사 한테 아주 죽어났음.</p><p>오죽하면 병기관 왈 "나도 나지만 저 인간은(주임원사) 정말 사람도 아니다"</p><p><br></p><p>9.</p><p>가끔 타 부대 사람들 만나면 중,고딩들이 우리학교 미친개가 누구내 짱이 누구네 배틀 하는것 처럼</p><p>우리 부대 보급관이 얼마나 삥땅을 치네,주임원사가 어떻네 배틀이 붙었는데 그래봐야 우리부대에는 게임이</p><p>안됐음. 몇 가지만 예를 들어줘도 바로 GG선언 나왔음 이건 불패 신화.</p><p><br></p><p>지금까지 말한 것도 빙산의 일각.</p><p>다 나열하면 밤새도 모자람.</p><p><br></p><p>딱 한번 이 인간이 아주 작살이 날 뻔한 적이 있었는데</p><p>가장 추웠던 겨울날 이 인간이 기름을 삥땅치고 보일러 가동 시간을 절반으로 줄이라고 시켰는데</p><p>하필 그 날 밤에 연대 인사장교가 우리 부대에 왔음.</p><p>이 사람도 아주 FM에 깐깐하기로 소문난 중위(대위 진)였는데 싸늘한 내무실 기운을 감지하고 </p><p>보일러병을 붙잡고 닥달해서 별수 없이 보일러병이 사실을 실토했음</p><p>이 양반 바로 주임원사 집으로 쳐들어가서 멱살잡이 까지 하면서 대판 싸웠음.</p><p>당연히 주임원사는 새파란 중위놈이 싸가지 없이 군다고 아주 군생활 못하게 죽여 버린다고 지랄을 떨었다고 함.</p><p>그런대 왠걸 그 다음날 저녁 이 인간이 연대 인사장교를 찾아가 아주 손이 발이 되도록 빌었음</p><p>있지도 않은 중병 걸린 노모 드립까지 쳐 가면서 아주 가관도 아니었다고 함.</p><p><br></p><p>알고보니 이 인사장교가 쓰리스타 조카였던 것.</p><p>진심 우리 부대원 모두가 이 기회에 아주 그 인간이 끝장나기를 간절히 빌었지만 신은 마지막까지 우리편은 아니었음.</p><p>어쨌거나 짬이고 계급이고 나발이고 군대의 왕은 빽 좋은 놈이라는게 현실이라는 걸 깨달았음</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