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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526417
    작성자 : 리리로로
    추천 : 107
    조회수 : 9478
    IP : 117.111.***.203
    댓글 : 2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2/09/12 11:08:56
    원글작성시간 : 2012/09/12 01:32:32
    http://todayhumor.com/?humorbest_526417 모바일
    병원
    <P class=바탕글>많이 아팠다.</P> <P class=바탕글>숨을 쉴 때마다 오른쪽 가슴이 아파왔다.</P> <P class=바탕글>이상했다.</P> <P class=바탕글>없는 가슴이 아플 리가 없는데.</P> <P class=바탕글> </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참아보기로 했다.</P> <P class=바탕글>그런데 심상치 않았다.</P> <P class=바탕글>숨쉬는 것이 점점 불편해졌고, 한 마디 내뱉을 때마다 심장을 쪼개서 내뱉는 기분이었다.</P> <P class=바탕글>병원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P> <P class=바탕글>웬만하면 병원에 가지 않는 나이지만</P> <P class=바탕글>이번에는 면역력이고 뭐고, 자가치료고 뭐고</P> <P class=바탕글>그냥 내 발길은 병원을 향하고 있었다.</P> <P class=바탕글> </P> <P class=바탕글> <P class=바탕글>점심시간이 가까워져서인지 병원은 붐볐다.</P> <P class=바탕글>사람들은 저마다 찡그린 얼굴을 하고 자신의 대기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P> <P class=바탕글> </P> <P class=바탕글> <P class=바탕글>전광판에 내가 뽑은 대기표의 불이 들어왔고,</P> <P class=바탕글>나는 몸을 끌다시피하여 초진 접수대로 기어갔다.</P> <P class=바탕글> </P> <P class=바탕글> <P class=바탕글>“어디가 아프신가요?”</P> <P class=바탕글>“가슴이...가슴이...”</P> <P class=바탕글> </P> <P class=바탕글>나는 너무 힘들어서 끝까지 말을 잇지 못했다.</P> <P class=바탕글> </P> <P class=바탕글> <P class=바탕글>“저, 그건 성형외과를 가셔야 합니다. 현대의학으로는 자연확대가 불가능합니다.”</P> <P class=바탕글> <P class=바탕글>그 사람의 말은 단호했다.</P> <P class=바탕글>그것은 마치 우사인볼트가 한국무용 스카웃제의를 받았을 때의 표정과 흡사했다. <P class=바탕글>  <P class=바탕글> <P class=바탕글>하지만 나는 여기서 쓰러질 수 없었다.</P> <P class=바탕글>나는 살아야만 했다.</P> <P class=바탕글> </P> <P class=바탕글> <P class=바탕글>“크기는 포기했고, 가슴이 아파요. 숨을 쉴 때마다 통증이 너무 심해요.”</P> <P class=바탕글> <P class=바탕글>그제야 접수대에 앉은 남자의 표정이 평온해졌다.</P> <P class=바탕글> </P> <P class=바탕글> <P class=바탕글>“내과로 안내해 드릴게요. 잠시만 앉아계세요.”</P> <P class=바탕글> </P> <P class=바탕글> <P class=바탕글>그말에 나는 얼른 내 인적사항을 적은 쪽지를 내밀고 대기소파에 몸을 던졌다.</P> <P class=바탕글>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P> <P class=바탕글>간호사가 진료실에서 나와 차트를 살피며 내 이름을 불렀다.</P> <P class=바탕글> </P> <P class=바탕글> <P class=바탕글>“가슴 없.. 가슴 아픈 한송이 환자?”</P> <P class=바탕글> </P> <P class=바탕글> <P class=바탕글>나는 얼른 일어나 진료실로 들어갔다.</P> <P class=바탕글> </P> <P class=바탕글> <P class=바탕글>“이쪽으로 앉으세요.”</P> <P class=바탕글> <P class=바탕글>의사는 친절했다.</P> <P class=바탕글> <P class=바탕글>“가만 보자, 가슴이 없으시...아프시다구요?”</P> <P class=바탕글>“네”</P> <P class=바탕글>“아니 이지경이 될 때까지 우유를 안드셨나요?”</P> <P class=바탕글> </P> <P class=바탕글> <P class=바탕글>나는 의사의 얼굴에 녹색가래를 발라주고 싶었지만, 내게는 그럴 힘조차 남아있지 않았다.</P> <P class=바탕글> </P> <P class=바탕글> <P class=바탕글>“숨쉬기가 힘들고, 말할 때마다 꾹꾹쑤셔요. 왜이러는거죠?”</P> <P class=바탕글> <P class=바탕글>의사는 조용히 청진기를 귀에 꽂았다.</P> <P class=바탕글> </P> <P class=바탕글> <P class=바탕글>“결국에는 부풀어지진 않겠지만 최대한 가슴을 부풀려서 숨을 들이쉬었다 뱉으세요.”</P> <P class=바탕글> <P class=바탕글>그 말에 나는 진짜로 뱉을까 하다가 지금은 아프니까 참기로 했다.</P> <P class=바탕글> </P> <P class=바탕글> <P class=바탕글>“음, 우선 엑스레이랑 심전도 검사부터 하고 오세요.”</P> <P class=바탕글> </P> <P class=바탕글> <P class=바탕글>나는 진료실을 나와 엑스레이 검사실로 향했다.</P> <P class=바탕글> <P class=바탕글>“가서 속옷 다 탈의하시고, 가운으로 갈아입고 나오세요.”</P> <P class=바탕글> </P> <P class=바탕글> <P class=바탕글>그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나는 커텐뒤로 들어가 옷을 벗었다.</P> <P class=바탕글> <P class=바탕글>“숨을 크게 들이쉬고, 가만히 계세요.”</P> <P class=바탕글> </P> <P class=바탕글> <P class=바탕글>쥐도새도 모르게 엑스레이실의 그 남자는 나의 몸을 찍었다.</P> <P class=바탕글> </P> <P class=바탕글>순간 나는 겁이났다.</P> <P class=바탕글>어느날 갑자기 위디스크나 짱파일에 내 흉부사진이 공유될 것만 같았다.</P> <P class=바탕글> <P class=바탕글>하지만 지금은 그게 중요한게 아니었다.</P> <P class=바탕글> </P> <P class=바탕글> <P class=바탕글>나는 힘든 몸을 이끌고 9층 심전도 검사실로 향했다.</P> <P class=바탕글>하지만 이게 웬걸</P> <P class=바탕글>그곳에 있던 간호사는 내게 더한걸 요구했다.</P> <P class=바탕글> </P> <P class=바탕글> <P class=바탕글>“옷이랑 속옷모두 가슴 위로 올리시고 누우세요.”</P> <P class=바탕글> </P> <P class=바탕글> <P class=바탕글>이런 씨.</P> <P class=바탕글>그 순간 깨달았다.</P> <P class=바탕글>있던 없던 그게 중요한게 아니구나.</P> <P class=바탕글> </P> <P class=바탕글> <P class=바탕글>하지만 이런 나의 마음은 여의사가 들어오고 나서야 진정됐다.</P> <P class=바탕글> <P class=바탕글>어렵사리 검사를 끝낸 나는 결과를 듣기 위해 처음 진료를 받았던 내과 진료실로 향했다.</P> <P class=바탕글> <P class=바탕글>의사의 표정은 생각보다 심각했다.</P> <P class=바탕글> </P> <P class=바탕글> <P class=바탕글>“심전도는 이상이 없는데...”</P> <P class=바탕글>그리고는 말끝을 흐렸다.</P> <P class=바탕글> </P> <P class=바탕글> <P class=바탕글>나는 모든 것을 체념하고 고개를 떨구었다.</P> <P class=바탕글> </P> <P class=바탕글> <P class=바탕글>“이 엑스레이를 보시면...”</P> <P class=바탕글> </P> <P class=바탕글> <P class=바탕글>화면에 띄워진 것은 조금전 날 괴롭게 했던 엑스레이 필름이었다.</P> <P class=바탕글> </P> <P class=바탕글>나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화면을 바라봤다.</P> <P class=바탕글>그리고 나는 깜짝 놀란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P> <P class=바탕글> <P class=바탕글>오른쪽 폐 아래쪽이 심하게 하얀색으로 뒤덮여있었다.</P> <P class=바탕글> </P> <P class=바탕글> <P class=바탕글>“저, 저건...뭐....죠?”</P> <P class=바탕글> </P> <P class=바탕글> <P class=바탕글>의사는 날 한번 흘끗보더니 뭐라고 웅얼거렸다.</P> <P class=바탕글> </P> <P class=바탕글> <P class=바탕글>아...</P> <P class=바탕글>난 아직 젊은데.</P> <P class=바탕글>오만가지 생각이 교차했다.</P> <P class=바탕글> </P> <P class=바탕글> <P class=바탕글>“그냥 편하게 말씀하세요...”</P> <P class=바탕글> <P class=바탕글>내 말에 의사는 이내 목을 가다듬고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P> <P class=바탕글> <P class=바탕글>“까..쓰에요.. 까쓰가 찼네요. 그것도 가득.”</P> <P class=바탕글> </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그랬다.</P> <P class=바탕글>그것은 내 뱃속에 가득찬 까쓰였다.</P> <P class=바탕글>순간 내 얼굴은 저녁 노을보다 더욱 붉게 타올랐다.</P> <P class=바탕글> </P> <P class=바탕글> <P class=바탕글>“보니까, 아무데도 이상이 없네요. 그냥 잠을 잘못자거나 그래서 아픈거 같은데?!”</P> <P class=바탕글> </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의사의 목소리는 확신에 차 있었다.</P> <P class=바탕글>약도 필요없다고 했다.</P> <P class=바탕글>그냥 가서 쉬란다.</P> <P class=바탕글> </P> <P class=바탕글> <P class=바탕글>머쓱해진 나는 조용히 문밖을 빠져나오려나 나도모르게 외쳤다.</P> <P class=바탕글> <P class=바탕글>“아뇨! 그것은 아직 분출되지 못하고 갇혀있는 저의 열정입니다!”</P> <P class=바탕글> </P> <P class=바탕글> <P class=바탕글>진료실에는 정적이 흘렀다.</P> <P class=바탕글>그리고 그 정적은 내가 미쳐 닫지 못하고 뛰쳐나온 진료실 안의 간호사의 말에 산산조각났다.</P> <P class=바탕글> </P> <P class=바탕글> <P class=바탕글>“왜저래?”</P> <P class=바탕글> </P> <P class=바탕글> <P class=바탕글>나는 그길로 돌아와 방구석에 쳐박혀 나의 한심함을 반성했다.</P> <P class=바탕글> </P> <P class=바탕글>아, 나는 왜 진작 방귀를 뀌지 못했을까.</P> <P class=바탕글> <P class=바탕글>지난날 복통이 심해 병원에 가서 엑스레이를 찍었던 그 날이 떠올랐다.</P> <P class=바탕글>그날도 나의 폐 아랫부분에는 하얀색이 선명했었는데,</P> <P class=바탕글>그것은 까쓰가 아니고 응가였다.</P> <P class=바탕글>결국 나는 시한부 변비판정을 받았고,</P> <P class=바탕글>그 길로 씹어먹는 변비약을 사먹었었지.</P> <P class=바탕글>하지만, 카라멜 타입의 그 약이 어찌나 맛있던지.</P> <P class=바탕글>하루 권장량 2알을 훨씬 넘겨 6알을 먹었던 그날,</P> <P class=바탕글>나는 화장실에서 그렇게 구슬프게 울었드랬다.</P> <P class=바탕글> </P> <P class=바탕글> <P class=바탕글>소심한 나의 동구녕이 원망스러운 하루다.</P> <P class=바탕글> </P> <P class=바탕글>출처 : <a target="_blank" href="http://www.liliroro.com">www.liliroro.com</A></P> <P class=바탕글>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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