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어제 화영이 미묘한 트위터 글을 남기고 딱 하루 뒤인 오늘, 자필 사과문을 내어 놓으신 티아라.</p><p>타이밍 한 번 어쩜 이렇게 좋아?</p><p>이건 누리꾼들이 너무해서 너네가 무엇을 해도 용서하지 않는게 아니라</p><p>너희가 문제를 만들고 키우고 끝맺지 못 하는 것 뿐이다.</p><p><br></p><p>나는 처음부터 왕따설에 분노하는 입장은 아니었다.</p><p>트위터 글을 봤을 때만 해도 어디에나 불화는 존재한다는 평범한 진실을 확인했을 따름이다.</p><p>다만 그걸 굳이 외부로 표출했다는 점에서 그들의 어리석음을 경멸하고 또 동정했으며</p><p>아무리 사소한 불화라고 하더라도 다수에 의해 고립되는 처지인 화영에게는 감정이입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p><p>그 이후에 인터넷으로 각종 연예프로그램 자료가 올라와 의혹을 수차례 제기했지만, 그에 대해서는 별 생각이 없었다.</p><p>누가 봐도 억지스러운 것도 있었고 나는 평소 그런 프로그램을 잘 보지 않기 때문에</p><p>나 자신은 그런 편집만으로 상황을 파악하고 판단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p><p><br></p><p>내가 경악하기 시작한 건 의혹설이 제기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 화영을 퇴출시켰을 때였다.</p><p>솔직히 말해서 그 때 이미 이들이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다고 생각했다.</p><p>생각해보면 참 한국 사회에 만연한 '잘라버리는' 행위를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것은</p><p>이들이 다른 누구도 아닌 연예인이며, 아이돌이기 때문이다.</p><p>하지만 광수는 했다.</p><p><br></p><p>나는 굉장히 의아했다. 설령 이들 사이에 돌이킬 수 없는 불화의 골이 있어도 최소한 겉으로는 그런 적이 없었다는 듯이 굴거나</p><p>혹은 잠시 있었지만 우리 이제 화해했어요~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백 배 천 배 나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p><p>그러나 화영을 잘라버린 시점에서 그들은 심각한 불화가 있다는 결론에 마침표를 찍고 말았다.</p><p>그냥 사소한 불화도 아니었을거라고 나는 이 시점에서 단정했다.</p><p>아무리 논란을 일으켜도 그렇지, 정말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그렇게 단 시일에 멤버 한명이 퇴출되는 일이 가당키나 한가?</p><p>사소한 불화였다면, 그리고 머리가 있다면 나머지 멤버들이 퇴출이야기가 나오더라도 깜짝 놀라</p><p>지금부터는 그러지 않겠다, 최소한 그러지 않는 척이라도 하겠다고 했을거라고 생각한다.</p><p>정말 그런 적 없다고 시치미 뚝 떼다 시간이 지나고 그땐 그랬다며 눈물로 호소하는게 평범한 반응이다.</p><p><br></p><p>혹은, 하다 못해 싫어도 몇 개월이라도 같이 해 나가다가 여전히 수그러들지 않으면 오해의 시선 운운하면서 슬며시 떨어뜨리는 방법도 있잖아? 이런 생각을 하다니 나도 참... 썩었구나 싶어 마음 한 켠이 씁쓸하다.</p><p><br></p><p>잠깐 다른 이야기를 하자면, 나는 이 때 연예인 계약이 얼마나 불평등계약인지 절절히 느꼈다.</p><p>그 동안 잘 나가던 연예인들이 자기 소속사로부터 깔끔하게 계약을 해지하지 못해 법정 소송을 불사하던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p><p>연예계에 무지한 나조차도 하나씩 꼽을 수 있다.</p><p>그런데 심지어 불화를 부인하면서 전혀 다른 피해자 본인의 꼬투리를 잡아 내치는게 이렇게 간단하다니.</p><p>아무리 이것도 일종의 투자라고 하지만, 잘 나갈때는 계속 내가 붙잡고 있고 못 나가면 바로 쳐내겠다는 옵션을 동시에 가진 상품은 없다.</p><p> </p><p>그리고 나서는 처음에는 온화하게 화영을 위해 퇴출을 결심했다고 하더니,</p><p>논란이 가중되자 이유를 피해자에게 부여하고 은근한 협박마저 서슴치 않았다.</p><p>이 꼴을 보고 아~ 얘네가 정말 진실하게 대처하고 있구나 하고 생각하는 사람이면 사회 생활은 글렀다. 안 그러냐?</p><p><br></p><p>한편 자숙기간에 들어가겠다던 티아라는 그 말이 무색하게 여러 드라마 출연을 앞두고 있었으며</p><p>심지어 음악방송에 나오겠다는 계획을 숨기지도 않았다.</p><p>한마디로 할 건 다 하겠다는건데 차라리 자숙기간이라는 말을 쓰지 않고 뻔뻔하게 나서는게 더 나았을거다.</p><p><br></p><p>그러더니 그들은 말 한마디 하지 않고 화영 혼자 자신은 괜찮다, 왕따설은 사실이 아니라는 식 발언을 슬그머니 비추기 시작했다.</p><p>그러니 당연히 순진하고 상황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어라? 왕따설이 아닌가? 싶어하기도 하고</p><p>좀 생각이 있는 사람들은 아무리 그래도 일단은 피해자 입장에 놓인 화영만이 대화를 하고 티아라가 이 사건에 대해 입장을 표시하지 않는 것은 문제다, 티아라 역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헌데 이 발언은 여차하면 티아라가 입장을 밝히면 이제 할 만큼 했지 않느냐</p><p>더 이상 뭘 하라는 것이냐 라는 생각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고 생각했다.</p><p><br></p><p>이렇게 생각한게 어제인데</p><p>오늘 자필 사과문을 썼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p><p>누가 봐도 짜고치는 고스톱이지 이건.</p><p>만약에 티아라가 먼저 사과문을 쓰고 화영의 트위터 발언이 있었으면 화제는 화영에게로 흘러갔을지도 모른다.</p><p>물론 화영은 대인배가 되었겠지.</p><p>근데 그 두 사건의 순서가 바뀌면서 이래도 용서하지 못할테냐? 가 되어버렸다.</p><p>이걸 언론플레이라고 한다면 그렇다고도 할 수는 있겠지.</p><p>단지 티아라를 위한게 아니라 광수를 위한.</p><p><br></p><p>심지어 사과문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p><p>언제나 그렇듯이 피해자를 향해서가 아니라 물의를 일으켜서, 걱정끼쳐드려 죄송한 것이다.</p><p>사과가 뭔지 모르나?</p><p>아니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사과를 하는 건 또 무엇인가.</p><p>우리는 결백하지만 물의를 일으킨 건 일으킨거니 사과하겠다는 건가.</p><p><br></p><p>이게 그냥 일련의 과정이라도 납득하지 못할 일이 한 두가지가 아닌데,</p><p>문제는 이게 사과를 하기 위해서 쓴 글이 아니라 활동을 이어나가기 위해서 쓴 글이라는 거다.</p><p>사과가 진실성이 없는데 분노하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p><p><br></p><p>분명히 오늘 부로 사과할 것도 다 했는데 아직도 그러는 사람은 대체 어쩌라는 거냐는 여론이 올라오기 시작한다.</p><p>그래서 어쩔거냐고? 어쩌긴 뭘 어째. 그러려니 하는거지.</p><p>말을 물가로 끌고갈 수는 있어도 물을 마시게 할 수는 없는 것 처럼</p><p>사과하는 시늉을 시킬 수는 있어도 사과하는 마음을 갖게 할 수 없다는 건 잘 알았다.</p><p>그런 것 만큼이나 이제 너희들이 대중의 시선을 없는 것처럼 하고 싶어도 그럴 수는 없을거다.</p><p>티아라는 이제 어딜 나오든지 왕따설이 돌아 멤버 퇴출시킨 그룹으로 길이 남게 될 것이다.</p><p>활동은 당분간 할 수 있겠지.</p><p>그런데 그게 과연 어디까지 갈까?</p><p>혹은 활동을 하는게 의미가 있을까? 어딜가나 악플이, 악플이 없더라도 의혹의 시선은 없어지지 않는다.</p><p>증거 하나 없이 루머만 있어도 수년간 없어지지 않고 그 사람의 이미지를 깎아먹는게 사회생활이다.</p><p>그런데 티아라는 증거가 너무 명확하잖아?</p><p><br></p><p>또 잘 생각해봐야하는 건 바로 광수다.</p><p>광수의 전략은 어떻게 보면 지극히 전통적인 방식이다. 여론이 가라앉기를 기다려 재기를 도모하는 것.</p><p>문제를 숨기는데는 최고의 전략인데 왜 이번에는 통하지 않았을까?<br></p><p>답은 간단하다.</p><p>충분히 기다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너무나 속전속결로 화영을 쳐내고 협박하고 재기를 도모했다.</p><p>그럼 왜? 생각나는 이유는 화제를 통한 노이즈 마케팅.</p><p>하지만 다른 것도 아니고 왕따설에 정황증거들이 노이즈 마케팅을 하기에는 지나친 리스크가 있다.</p><p>앞에서도 말했지만 얘들은 어느 직업보다 더 이미지에 의존하는 아이돌이 아닌가.</p><p>그래서 생각하는 또 다른 이유는 지금 광수가 자금난에 처해있다는 생각이다.</p><p>경제가 어려워 부동산이나 주식시장이 휘청거릴때,</p><p>여유 있는 사람들은 가격이 떨어졌다고 해도 장기적으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면 쉽게 팔아치우지 않는다.</p><p>그런데 광수는 지금 헐값에 티아라를 팔아치우고 있다.</p><p><br></p><p>나는 그래서 이 사건의 1차 피해자는 화영, 2차 피해자는 티아라라고 생각한다.</p><p>하지만 티아라가 가해자인 사실은 변하지 않고 내가 평생 이들을 용서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