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r></p><p>저희 어머니가 자살하셨습니다.</p><p><br></p><p>아버지와 어머니는 제가 2살때 이혼을 하셨는데...</p><p><br></p><p>원인은 아버지가 같은 직장에 다니던 여직원과 바람이 났어요. 불륜.</p><p><br></p><p>직장에서 불륜이 들통나고 상사가 여직원과 아버지를 각각 아주 먼 곳으로 발령을 보냈어요.</p><p><br></p><p>그 이후 어머니를 패기 시작했더군요.</p><p><br></p><p>심지어는 제가 뱃속에 있을 때도...</p><p><br></p><p>그리고는 주말마다 그 여직원이 있는 곳으로 몇시간씩 차를 타고 가서 만나고 왔더군요.</p><p><br></p><p><br></p><p>이혼 이후에도 그랬습니다.</p><p><br></p><p>어린아이들을 옆집 할머니에게 맡기고 주말마다 그 여직원을 만나러 갔습니다.</p><p><br></p><p><br></p><p>그리고 결국은 결혼했습니다. 그러나 직장이 멀어서 주말부부였어요.</p><p><br></p><p><br></p><p>제게는 2살 위의 언니가 한명 있습니다.</p><p><br></p><p>제가 초등학교 때 부터 줄곧 아버지가 술에 취해 들어오시면,</p><p><br></p><p>옆에서 자던 언니를 깨워 안방으로 데려가더군요.</p><p><br></p><p>그때는 그게 무슨 일인지도 모르고, 어린 제 기억에서는 그 일들이 별 의미 없이 지워져 가고 있었습니다.</p><p><br></p><p><br></p><p><br></p><p>나중에 언니가 말해주더군요.</p><p><br></p><p>그때 아버지한테 당했다고. 차마 제대로 말도 못하고.... </p><p><br></p><p>그냥  '우리 어릴 때 아버지가 술 취하면 나 데리고 안방에 들어가고 했었던거... 기억나?   그때....'그런일'이 있었어.'</p><p><br></p><p>라고.... 그렇게 밖에 말을 못하더군요. 저는 '그런 일'이라는 한 마디에 모든 것을 눈치채 버렸고 </p><p><br></p><p>담담한 표정의 언니에게 '그래. 잊어버리자'라고 덤덤하게 말했지만.....</p><p><br></p><p>일찍이 집에서 독립해 나간 언니와 만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엄청나게 눈물을 쏟았습니다.</p><p><br></p><p><br></p><p><br></p><p>아버지와 새어머니는 줄곧 우리 자매를 학대해왔습니다.</p><p><br></p><p>어린시절 2주가 넘도록 아침에 반찬도 없이 딱 밥 반공기만 먹이고 </p><p>학교도 가지 못하게 집에 감금해두고 쇠파이프로 구타를 당한 적도 있습니다.</p><p>수챗구멍에 설거지하고 남은 음식물을 먹은 적도 있습니다.</p><p>변기물을 컵에 담아서 마시게 한 적도.</p><p>과실주를 담그는 도수 높은 술을 한컵씩 따라서 마시게 하기도...</p><p>늘 온 몸에 멍자국이 들어있었습니다.</p><p>참다 못해 가출을 해도 초등학생들이 갈 곳이 없어 하루 이틀만에 집에 돌아오면</p><p>다시 전보다 더 강도높은 구타를 당하고 학교도 가지 못했습니다.</p><p><br></p><p><br></p><p><br></p><p>어른이 되고 저도 독립을 했습니다. 고등학교 졸업하자 마자 더러운 집을 뛰쳐나왔습니다.</p><p><br></p><p>어렵사리 친어머니를 다시 만나니......</p><p><br></p><p>이혼을 당한 이후 줄곧 혼자서 살면서....... 사람들과 제대로 인간관계도 맺지 못하고 계시더군요.</p><p><br></p><p>결국 정신병이 걸려......정신병원을 전전하다가.....</p><p><br></p><p>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말았습니다.</p><p><br></p><p><br></p><p><br></p><p>마지막으로 친어머니가 아버지와 새어머니에게 그리고 우리 자매 각자에게 편지를 한장 씩 남겼더군요.</p><p><br></p><p>새어머니와 아버지에게. '모든 것을 용서한다. 행복하게 살아라.' 라고.</p><p><br></p><p>언니의 편지는 읽어보지 못했지만 제 편지에는.</p><p><br></p><p>'미안해. 더 잘해주지 못해서. 정말 미안해' 라고.</p><p><br></p><p><br></p><p><br></p><p>장례식장에서 새어머니와 아버지에게 보내는 편지는 바로 찢어서 쓰레기통에 처박았습니다.</p><p><br></p><p>친구도 한명 없는 쓸쓸한 장례식장에서..........</p><p><br></p><p>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작고 조촐한 장례식 장에서........</p><p><br></p><p>아직 20대 초반에 불과한, 그래서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아무 힘도 없는 제 자신을 원망하는 수 밖에....</p><p><br></p><p>장례식장에서 언니는 통곡을 하더군요.</p><p><br></p><p>저는 눈물 한 방울도 흘리지 않았습니다.</p><p><br></p><p>너무 분하고 억울해서 슬프지가 않았습니다. 그냥 이 모든 사실이 믿겨지지가 않았습니다.</p><p><br></p><p><br></p><p>그렇게 화장까지 마치고 다른 지역에서 사는 언니와도 헤어져서 </p><p><br></p><p>혼자 버스에 몸을 실었을 때........... </p><p><br></p><p>그때부터 눈물이 나기 시작하더군요.</p><p><br></p><p>불쌍한 우리 엄마가 죽었는데 이 세상이 참 아무 것도 변한 게 없구나. </p><p><br></p><p>고속버스 안, 잠든 승객들 사이에서 저 혼자 소리없이 울었습니다.</p><p><br></p><p><br></p><p><br></p><p>정말 복수하고 싶습니다.</p><p><br></p><p>우리 자매와 어머니에게 이런 고통을 안기고도 잘먹고 잘사는 아버지....</p><p><br></p><p>"쟤들은 내 자식이 아니니까 당연히 우리 아들하고는 다르지! 난 쟤들 내 딸이라고 생각 안해!" 라며....</p><p><br></p><p>밤늦게 안방에서 아버지와 싸우던 새어머니.....</p><p><br></p><p><br></p><p>집에 쳐들어가서 싹 다 죽여버리고 나도 같이 죽고 싶은 충동이 계속 들었습니다.</p><p><br></p><p>그러나 아버지와 새어머니 사이에서 낳은 제 동생이 있는데....</p><p><br></p><p>그 얘는 아무 잘못도 없다는 생각에...... 그 얘를 아프게 하고 싶지 않아서 참고 있습니다.</p><p><br></p><p><br></p><p><br></p><p>어떻게 복수를 할까.</p><p><br></p><p><br></p><p>어떻게 하면 내 마음에 쌓인 원한을 풀 수 있을까.</p><p><br></p><p><br></p><p>미칠 것 같습니다. </p><p><br></p><p><br></p><p>요즘은 그냥 제가 죽어버릴까 생각합니다.</p><p><br></p><p>나도 편지를 써 놓고 죽어버리자고....</p><p><br></p><p>너같은 개새끼 때문에 우리 어머니가 자살하고... 이제 나도 죽음을 선택한다고.</p><p><br></p><p>너같은 불륜녀 때문에 우리 어머니가 자살했다고. 죽어서도 너 절대 용서 못한다고.</p><p><br></p><p><br></p><p><br></p><p>생각이 날 때 마다. 그냥 사는게 싫습니다......</p><p><br></p><p><br></p><p><br></p><p><br></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