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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381711
    작성자 : 빼곰
    추천 : 186
    조회수 : 25952
    IP : 182.213.***.249
    댓글 : 4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1/08/24 03:36:48
    원글작성시간 : 2011/08/24 00:12:05
    http://todayhumor.com/?humorbest_381711 모바일
    [고대자료]사상 최대의 고문관 M사병 이야기
    * 출처 : 천리안 웃음마당 - 이것이 군대유머다.
     
    * 원작자 : 천리안 아이디 UPLOVE
    ------------------------------------------------------------------------------------------------
    얼마전에 천리안에 가입을 해서 여기저기 둘러보다가
    우연히 군대유머게시판에서 이 글을 발견했다.
     

    왜 진작에 이런 보석같은 글을 발견하지 못했던가
    후회하며 정말 단숨에 읽어내려갔다.
     
    아마 올1년동안 이렇게 포복절도하며 허파가 
    땡기도록 웃어보기는 처음이 아닌가싶다.
     
    이 감동이 다 식기전에 이 곳에 이 글을 그대로
    다시 올린다.
     
    그리고 뭐 마음같아서는 어떻게 첨부파일형식으로
    올리고싶지만 워낙에 내가 컴다루는 실력이
    하수급이라 그냥 텍스트로 전부 올려놓는다.
     
    아래의 글은 천리안의 군대유머란에서 퍼온 글이며
    예비역내지 현역복무중인 분들은 더 할 나위없이
    재미있게 읽을수 있겠지만 군미필자분들께는
    별로 재미를 못 느끼는 글이 될수도 있으리라 
    생각된다.
     
    난 정말 이 초엽기적인 고문관 M사병에게 반해버리고
    말았다.
     
    우리나라의 군대는 과연 어디로 가게 될런지?

     
     
    **********
     
     
    군생활도 거의 10개월이 지났을 무렵, 아주 부담스러운 신병이 전입해왔다.
     
     
    생긴건 얼굴 긴 성성이 비슷하게 생겼는데, 서른 살이란다.
     
     
    왜 이렇게 늦게 온걸까. 가냘픈 몸매에 벌써부터 검버섯의 흔적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고, 어깨는 약간 좁고, 배는 아주 조금이지만 가슴에 비해 눈에 띄게
    나왔다.
     
     
    미국에서 전도사 하다가 왔다고 한다.
     
     
    전도사까지 했다니, 뚜렷한 인생관을 가지고 열심히 군생활할 거라고 믿었다.
     
     
    그때는.
     
     
    나이 차이가 너무 많아서, 존대를 해야 할지 참 걱정이 많았다.
     
     
    말년 고참들은 '요'자를 붙여 반말 반, 어설픈 존대 반..
     
     
    다른 포대 아저씨들과 이야기 하듯이 대했다.
     
     
    아직 군생활 좀 남은 고참들은 '군대에 오면 새로 나이를 먹는다'며, 군대 나이를
    적용해 완벽한 쫄따구 취급을 했다.
     
     
    군대는 계급사회이므로 당연한 일이었다.
     
     
    아직 밥이 안돼서 말을 붙여 볼수는 없었지만, 가만히 지켜보니 조용하게 있는게
    큰 문제는 없어 보였다. 이건 우리 포대원의 완벽한 착각이었다.
     
     
    그 아저씨가 전입오던 날, 가벼운 사건이 생겼다.
     
     
    추후에 일어날 사건들에 비하면 이건 일상적인 일에 불과했다.
     
     
     
    #1
     
     
    전입 신병은 당연히 대대장 면담을 하게 된다.
     
     
    이건 당연한 일이다.
     
     
    당연하지만, 신병에게는 무척 어렵고 껄끄러운 일이다.
     
     
    이제 막 짝대기 하나 달고, 자대에 왔는데 오자마자 중령과 맞닥드리면 얼마나 쫄겠는
    가...
     
     
    긴장한 나머지 '편히 쉬어'라는 말을 듣고도 각 잡고 부동자세로 목소리는 참 우렁차
    게 내며 위장군기 잡느라 정신이 없다.
     
     
    하지만, M 사병은 달랐다.
     
     
    대대장 면담...
     
     
    대대장 : 그래, 자대에 온 기분이 어떤가?
     
     
    신병 1 : 이병 △ △ △! 낯 썰지만, 열씨뮈 하겠쑵니두아!
     
     
    신병 2 : 이병 ○ ○ ○! 처음이라 힘들겠지만, 빨리 적응하도록 하겠습니다!
     
     
    대대장 : 너는 어때, 나이 먹고 군대와서 고충도 있겠지만, 잘 할 수 있겠지?
     
     
    M 사병 : (게슴츠레한 눈으로) ...에... 첫술에... 배 부를리... 있겠습니까... 음...
     
     
    대대장 : ......-_-; (얘 뭐야?)
     
     
    그는 말을, 설교하는 기분으로 아주 느릿느릿 중간에 기침을 섞어가면서(기관지가
    안 좋은가 보다) 하는 버릇이 있었다.
     
     
    이런 소식을 전해들은 포대장은 이제 겨우 봄기운을 찾은 하늘을 바라보며 조용히
    읊조렸다.
     
     
    '....또라이다. 우리 포대로만 오지마라.'
     
     
    신병들은 각 포대로 배치되었고, M 사병은 우리 포대에 오게 되었다.
     
     
    포대장 면담...
     
     
    포대장 : 애로사항 있나?
     
     
    신병 1 : 이병 ○ ○ ○! 없습니다! 열심히 적응하겠습니다!
     
     
    포대장 : 너는?
     
     
    M 사병 : ....음음.. 특별히... 어려운 점은... 없는데... 저보다 나이 어린 사람들
            한테 반말 듣기가 좀... 막내 동생뻘도.. 안되는데.. 그게...
     
     
    포대장 : 이 쉐이야! 내가 존대말 써주까!
     
     
    M 사병 : 에... 그게 아니라...
     
     
    포대장은 M 사병보다 3살이 어렸다.
     
     
    이건 아주 사소한 일에 지나지 않는다.
     
     
    그는 미국에서 꽤 살다 온 것으로 아는데, 우리의 사고방식과는 전혀 달랐다.
     
     
    계급사회를 인정하지 않으려 했고,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지 않으며, 근거로 남을만한
    진술서나 기타 글로 남기는 일은 절대로 하지 않으려고 했다.
     
     
    자신의 잘못에 대해 갈굼당할라치면, 요리조리 빠져나갈 변명해대기 바빴고,
    말도 안되는 궤리를 늘어놓으면서 주제를 벗어나 상대방을 정신착란상태에 빠뜨렸다.
     
     
    처음 자대에 와서 고참한테 말대답하다가 뒤지게 깨지는 건 흔히 있는 일이다.
     
     
    일이 잘못되어 갈굼당할때, 그만한 이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함부로 변명하지
    못한다.
     
     
    고참이 이야기 하는데 멋모르고 말을 잘라 제 이야기를 해대면 죽음이다.
     
     
    최소한의 예의인 것이다. 아무리 억울하고 분통터져도, 분위기 식은 다음에 조용히
    다시 이야기를 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인 것이다.
     
     
    하지만, M 사병은 주특기가 바로 이것이었다. 말대답을 넘어, 고참을 설교하려 든다.
     
     
    고참들은 이 특이한 M 사병에게 호기심을 갖고 질문을 하나씩 던졌다.
     
     
     
    #2
     
     
    고참 1 : 아저씨, 뭐하다 늦었어요? ('요'자를 쓰는 걸 보니 밥이 좀 되나보다.)
     
     
    M 사병 : 이병.... M...
     
     
    고참 1 : 차... (어이가 없어 말이 안나옴.)
     
     
    갖 전입온 신병의 관등성명.. 이것은 전역할때까지 군생활의 질을 좌우한다.
     
     
    고참 1 : 이병 뭐.
     
     
    M 사병 : 이병.... M... 사..
     
     
    고참 1 : 사 뭐..
     
     
    M 사병 : 이병... M 사병..
     
     
    고참 1 : 장난하냐?
     
     
    M 사병 : (짐짓 놀라는 척하며) 아.. 아닙니다아..
     
     
    고참 1 : 미국 살다 와서 그러나?
     
     
    M 사병 : (고개를 숙이고 가만히 있는다. 제법 여유있는 자세도 취해본다.)
     
     
    이쯤 되면 각잡고 앉아서 전방 15도 보면서 어떻게 하면 이 난관을  극복해
    나갈까 통빡 굴리기 바쁜데.. M 사병은 전혀 분위기 파악못한다.
     
     
    고참 1 : 열심히 하세요. 나는 일주일만 있다가 갈께요.
     
     
    고참 2 : 야
     
     
    M 사병 : 이병.. 우물쭈물
     
     
    고참 2 : 야!
     
     
    M 사병 : 이병 M.. 우물..
     
     
    고참 2 : 야이 씨알넘아, 그게 목소리야! 신병맞냐 개쉐이야!
     
     
    M 사병 : (어린 놈들한테 욕이나 듣고 미치겠구만...)
     
     
    이런 표정이었다.
     
     
    고참 2 : 나이 대접 안해줘서 그 지랄이냐?
     
     
    M 사병 : 아... 아닙니다...
     
     
    고참 2 : 군대 오면 계급이 우선이야. 사회에서는 내가 형님이라고 해야 맞지
            하지만, 여긴 군대고 군대 나이로 계산해야지.
     
     
    M 사병 : ......
     
     
    고참 2 : 짬밥먹고 대접 받으려면 똑바로 알았어, 쌍넘 쉐이!
     
     
    M 사병 : (내무실 바닥에 시선을 꽂고 괜한 울상을 지어본다.)
     
     
    고참 2 : 말자 말어...
     
     
    대충 이런 일이 있었고, 덕분에 짬밥 좀 되어가는 일병들은 하루에도 수십번씩 식은땀
    을 흘려가며 생활해야 했다.
     
     
    일병들이 그늘진 곳에서 노력한 보람이 있었는지, M 사병은 조용조용 지냈고,  업무
    이외의 일로 M 사병과 접하는 사병들은 점점 줄어만 갔다.
     
     
    그러던 어느날.
     
     
     
    #3
     
     
    평일 오후, 내무실에는 황병장(우리 분대장이었음)과 일병 두명이 사이좋게  짱박혀서
    모진 작업을 뒤로 한채 호젓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쉬고 있었다.
     
     
    M 사병 심심찮게 등장... 상관물대를 살펴보더니 왈,
    (그는 늘 가래끓는 노인의 음성이다.)
     
    M 사병 : 아, 씨뽈! 도둑놈의 새끼들만 모였나!
     
     
    평소, 조용조용한 늙은이 소리만 하던 M 사병이 내무실이 떠나가도록 외쳤던 것이다.
     
     
    황병장과 그 외 두명. 너무나 뻥진 나머지 굳어 있다.
     
     
    황병장 : 허... 허... 허...
     
     
    어이없다는 황병장의 웃음소리. 그는 그 이상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일병 1 : 미쳤어? 지금 뭐라고 했어?
     
     
    M 사병 : 그게 아니라... 탄띠가... 없어졌잖습니까..
     
     
    일병 2 : 야이 미친쉐이야, 밥도 안되는 쉐이가 내무실에서 그 지랄로 하나?
            여기 있는 고참은 보이지도 않나보지?
     
     
    M 사병 : 아, 그게 아니라... 저번에도 없어졌는데... 또 없어졌잖습니까...
     
     
    일병 2 : 그럼 여긴 도둑쉐이들만 있냐? 이 쉐이 정신머리가 아주 썩었네.
            네 보급품 관리 네가 똑바로 해야지. 보급품 관리 잘못해도 영창이얌마!
     
     
    황병장 : (겨우 정신을 차리고) M! 너 그 나이 먹고 그렇게 밖에 못하나?
     
     
            너 말고 다 도둑놈이라 이건가? 너 뭐야? 나이만 서른아냐?
     
     
            너 집에서 빤쓰만 입고, 살대고 자는 사람 있어?
     
     
            없지? 매일 이렇게 살맞대고 남자들끼리 사는 데 봤어?
     
     
            다 가족같고, 형제처럼 지내는거 아냐? 머리속에 뭐가 들었나?
     
     
            너 말고는 다 도둑이라 이거지...
     
     
    M 사병 : 아니, ... 그럼.. 제 탄띠 좀 찾아주십쇼...
     
     
    황병장 : (뻥....◎_◎;)내가 그런거나 찾을 짬밥이냐?
            진짜 옛날 같았으면 너 맞아 죽었다. 네 분대 고참한테 말해.
            참.. 허.. 허... 허...
     
     
    참.. 신기한 넘이었다.
     
     
    물론 모든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M 사병은 정말 신
    기에 가까울 정도로 자기 자신을 아꼈다.
     
     
    자신 이외에는 아무도 믿지 않는 듯 했으며,
    자신에게 손해가 될 것 같거나, 궁지에 몰리면 무조건 기억이 안난다, 
    그런적  없다,
    미국에선 안그런다.. 등등.. 뭐라 말할 수 없는 초이기주의에 입각해  생활하는  그런
    넘이었다.
     
     
    전도사라는 것도 다 뻥 같았다.
     
     
    차후에 들은 일이지만, 그는 부전공이 '상담'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렇게 남들에게 말도 안되는 궤리를 늘어놓으면서 설교를 하나보다.
     
     
     
    #4
     
     
    세월은 흘러, M 사병이 보초를 선지 몇일 지나서의 일이다.
     
     
    대대 군종을 맡고 있는 임일병과 위병 근무를 서게 되었다.
     
     
    임일병도 투철한 신앙심을 갖고 군생활을 하고 있는바, 심심하면  집합시간에  교회에
    짱박혀서 자다가 걸리기를 수차례, 휴가중에도 영내 기독교 행사를 하기 위해 전혀 거
    리낌없이 스스로 돌아와 행사를 치르는 등.. 군인이라기 보다는 완전한 기독인이었다.
     
     
    그는 실제 상황이 벌어져도 교회에서 성경책 꼭 껴안고 기도하며, 짱박혀 있을 엄청난
    인물이긴 했다. ...하지만, M 사병에 가려 그 죄가 크게 부각되지 않았을 뿐.
     
     
    위병 근무를 서는데 있어서 제일 중요한 것은 출입인원과 차량을 통제하는 것일텐데..
     
     
    우리의 자랑스런 M 사병은 신분 확인도 안하고 간부라는 말 한마디에 연속으로 승용차
    를 두대나 그냥 통과 시켰던 것이다.
     
     
    당연히 그 책임은 사수인 임일병에게 돌아가고...
     
     
    위병 중사에게 한 소리 들은 임일병. M 사병을 갈구기 시작한다.
     
     
    M 사병의 끈질긴 말꼬리 붙잡고 늘어지기와 되려 설교하려 드는 M 사병에 대한 분노를
    참지 못한 임일병. 욕설을 뱉어내기 시작했다.
     
     
    군종병의 입에서 욕설을 내뱉게 만들 정도였다.
     
     
    M 사병은...
     
     
    임일병 : 개쉐이야, 고참이 말하면, 응? 똑바로 들어야지, 응? 똑바로 햄마. 응?
     
     
    M 사병 : 에.. 그게 아니라.. 군종이면서.. 욕을 하십니까?
     
     
    임일병 : 그래도 말대답이야? 응?
     
     
    임일병은 M 사병의 방탄헬맷을 손바닥으로 친다. 큰 타격은 없으나, 헬맷을 통해
    전달되는 둔탁한 소리가 제법 크게 확장되어 들리고, 약간은 더러운 기분을 느끼
    게 된다.
     
     
    M 사병 : 아, 구타하는 겁니까.. 말로 하지.. 왜 때립니까...
     
     
    임일병 : 이 쉐이, 응? 조용히 안해? 응?
     
     
    참고로 임일병의 목소리는 가벼운듯 저음을 내며 약간의 콧소리도 가미되어 있다.
     
     
    하지만, 기도할때와 찬송할때의 목소리는 정말 신앙심이 깊이 베어있는듯, 조용하지만
    우렁참이 깃든다.
     
     
    어느 일요일이던가...
     
     
    의무대 뒤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데, 한동안 잠잠했던 대북방송이 들려왔다.
     
     
    주로 겨울밤에 많이 들리는데, 여름날에도 들려오는 게 아닌가.
     
     
    '전기세가 내렸나. 갑자기 또 방송이야, 대낮에...'
     
     
    알고보니 찬송하는 임일병의 목소리였다.
     
     
    임일병은 차분히 분노를 가라앉히며, M 사병을 포기하고 다시 열심히 근무에 충실
    한다.
     
     
    M 사병 : 하이바 위로 맞으면... 얼마나... 아픈데.. 아.. 진짜... 얼마나.. 아픈데
     
     
    임일병 : ......
     
     
    M 사병 : 어떻게 이렇게.. 때리지.. 아.. 하이바 위로 맞으면 얼마나 .. 아픈지..
            아십니까...
     
     
    오토바이 하이바 쓰고 맞아보라. 얼마나 아픈지... 개미만큼도 안아프다.
     
     
    계속 나불거리는 M 사병.. 다시 불당긴 임일병.
     
     
    재차 하이바에 손바닥을 날린다.
     
     
    임일병이었기에 망정이지, 복싱을 전공한 나일병에게 그렇게 걸렸더라면, 당분간 의무
    대에 입실해 있어야 했을거다.
     
     
    M 사병은 연기자 지망생이었나 보다.
     
     
    갑자기, 초소를 이탈! 영외로 이탈하려는 듯 뛰어나가다가 일부러 넘어진다.
     
     
    그리고는 총으로 바닥을 '탁탁' 치면서 이상한 소리를 낸다.
     
     
    M 사병 : 으으으.. 으으.. 사람 살려.. 으으으..
     
     
    출중한 연기력!
     
     
    그는 후에 간부에게 이렇게 말할 것이다.
     
     
    M 사병 : 죽일 듯한... 공포에 눌려, 고통받다가... 도저히 못참고... 뛰쳐 나가...
            그만 넘어져서... 살려달라고 했지만, 계속... 죽인다고 했습니다.
     
     
    그는 언제나 모든 일을 계산하고 벌이는 얍삽함을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그 계산이 모두 국민학생 수준이었다는 것이 유일한 단점이었다.
     
     
    임일병 : 얌마, 빨리 안와? 응? 너 미쳤어? 응?
     
     
    안에서 다 듣고 있던 위병중사. 작은 창문을 열고 야단한다.
     
     
    위병중사 : 야이 새끼들아! 보초 똑바로 안서? 미친쉐이, 엎어져서 생지랄이야!
              빨리 원위치 안해?"
     
     
    M 사병 : 그게 .. 아니고..
     
     
    위병중사 : 초소이탈로 영창가고 싶냐?
     
     
    그는 영창을 누구보다도 무서워 했다. 혹시, 미국에 있을때 교도소라도 다녀온 건
    아닌지... 지금 생각해 보면 그럴 것도 같은 기분이 든다.
     
     
    M 사병은 잽싸게 일어나서 원위치 했지만, 계속 혼자 씨부렁 거렸다.
     
     
    M 사병 : 얼마나.. 아픈데... 하이바 위로 맞으면... 얼마나.. 아픈데...
     
     
    교대 시간이 끝나고, 위병중사는 둘을 위병소 안으로 불러 들였다.
     
     
    위병중사 : 야, M. 너 구타 신고 하는거야? 계속 중얼 거려! 근무시간에! 이 쉐이야!
     
     
    M 사병 : 그게.. 아니라...
     
     
    위병중사 : 구타 신고 하는거냐고 쉐이야!
     
     
    M 사병 : 예!
     
     
    모처럼 시원스럽고 군인답게 대답하는 M 사병.
     
     
    그는 진정 임일병을 영창보낼 심산이었나 보다.
     
     
    위병중사 : 너 얘 영창 보내고 싶어?
     
     
    M 사병 : 예!
     
     
    기가 찬 위병중사.... M 사병에게 구타 신고서를 내준다.
     
     
    위병중사 : 써. 구타 신고 하고! 영창 보내버려!
     
     
    M 사병 기다렸다는 듯이 신나게 적는다. 일필휘지! 그 순간 그의 손놀림은 신문기자들
    의 속기보다도 훨씬 능수능란했다. 그 좁은 종이안에 뭘 그리 순식간에 그렇게도 많이
    적어대는지...
     
     
    임일병은 그냥 뻥진채로 그냥 서 있었고...
    위병중사는 그 꼴을 보다가 임일병에게 갱지를 내준다.
     
     
    위병중사 : 너는 진술서 써! 왜 때렸는지 있는 그대로 써라. 이 쉐이들!
              얌마, 너도 같이 감마!"
     
     
    영창을 같이 보내버린다는 소리를 듣자마자 M 사병은 얼굴색이 새하애지면서
    책상 앞을 순식간에 떠나, 물찬제비같이 날라 바닥에 철퍼덕 엎어지더니
     
     
    M 사병 : 한번만 살려주십시오! 다시는 이런일 없도록 하겠습니다!
     
     
    아주 순식간에 가볍게 변신해버리는 M 사병의 변신능력에 위병중사는 잠시 의식이  흐
    려짐을 느꼈다. 결국 둘은 주먹쥐고 엎드린 채, 위병소 바닥을  두시간동안  바라보고
    있어야 했다.
     
     
    변신하니까 갑자기 생각난다.
     
     
     
    #5
     
     
    M 사병이 전입온지 며칠 안되던 날.
     
     
    세면장에는 괴상한 괴물소리로 가득찼다. 정체를 알수 없는 괴상한 소리.
     
     
    마치 에일리언이나 괴물영화에나 나올법한 소리였다.
     
     
    "으음... 쿠아아악... 쿠웨에엑... 우움.. 크.. 으웨에에에... 크으.."
     
     
    무려 30분간이나 끊이지 않고 들려온 이 소리.
     
     
    처음엔 누가 가래뱉는 소리인줄 알았는데..
     
     
    30분간이나 계속 같은 소리가 나니, 정말 미스테리 그 자체였다.
     
     
    평소 기침을 많이 하고, 가래를 끓이던 M 사병의 그것과도 비슷하긴 했는데...
     
     
    세면장을 다녀온 정병장의 한마디로 괴 소리의 정체는 가볍게 밝혀졌다.
     
     
    "야, M 변신한다!"
     
     
    직접 들어보니 정말 변신하려고 하는 것 같았다.
     
     
    저 인간이 변신하면 어떤 모습이 될까.. 아주 괴물이 되어서 탈영하지 않을까.
     
     
    결국 M 사병은 아주 초췌한 모습으로 내무실로 들어왔다.
     
     
    "어이, M 사병~ 변신 실패했나?"
     
     
    "에...?"
     
     
    관등성명없이 가볍게 "에...?" 하는 것도 M 사병에게 있어서는 아무렇지도 않은  일
    이었고, 우리는 그의 궁금함이 가득한 표정에 포복절도했다.
     
     
    **********
     
     
    아직도 무궁무진한 M 사병 이야기.. 글재주가 없어서 이렇게 밖에 못쓰는 제 머리가
    원망스럽군요. ..심심찮게 생각나는대로 올려보겠습니다.
     
     
    같이 있을때는 책을 써도 몇권을 낼 정도였는데..
     
     
    그때 그때 'M 사병 시리즈'를 적어 놓지 못한 것이 참 후회스럽습니다.
     
     
    가끔 부대에 전화해보면, 이제 짬밥 대우 해달라고 아우성이라더군요.
     
     
    지금 갓 들어온 이등병한테도 대접 못받는 M 사병..
     
     
    어찌 보면 불쌍하지만.. 계속 보면 치가 떨린답니다.
     
     
    담에 뵙죠.
     
     
    [UP]

     
     
    안녕하세요.
     
    제 글을 재밌게 봐주신 분이 계시다니... 감사합니다. (부들부들)
     
    글 보다는 워낙 소재가 신비하다 보니.. 허허
     
    이어지는 M 사병 이야기입니다.
     
    짧막짧막하게 기억나는 일이라.. 사건 발생 순서대로 적지 못했습니다.
     
    양해 해주세요.
     
     
    **********
     
     
    #7
     
     
    때는 97년 겨울. 12월 쯤인가..
     
     
    봄, 가을이 아주 짧은 철원땅이 한참 얼어붙어 있을 때였다.
     
     
    물론, 우리는 겨울을 싫어했다.
     
     
    증오하기도 했다.
     
     
    가을에 싸리 꺾으러 산에 놀러가는 즐거움을 주는 일을  빼고나면,  겨울을
    좋아할 이유는 하나도 없었다.
     
     
    또한 살을 에는 듯한 칼바람의 애무를 받으며 알통 구보할 생각도 전혀  없
    었다. 하지만, 군소리 없이 해야만 했다.
     
     
    우리 포대는 매일 일조점호때마다 분대별로 돌아가면서 조국기도문을  낭송
    했다.
     
     
    혹시라도 준비가 안되있으면, 당연히 그날 밤에는 곡소리가 났다.
     
     
    마침 M 사병 분대의 차례가 됐다.
     
     
    일직사관 : 조국기도문!
     
     
    일동 : (남쪽을 향해 묵념)
     
     
    기도문 읽을 넘이 안나온다.
     
     
    왠만하면 나오지 아무도 안나온다.
     
     
    긴장.
     
     
    이러면 해당 분대 일병 밥 되는 넘이라도 눈치로 얼른 나와서 아무말
    이나 중얼거려 줘야 되는데...
     
     
    아무도 안나온다. --;
     
     
    초 긴장이다.
     
     
    환장하겠다.
     
     
    일찌기 M 사병의 명성을 들어온 일직사관은 전직 전도사라는 점에 착안!
     
     
    이런건 잘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M 사병을 지명한다.
     
     
    일직사관 : 야, M. 겨울인데, 조국과 고향의 부모님을 위해 기도한 마디 해
              야지.
     
     
    M 사병 : 아... (뒤에 내려놓았던 조국기도문철을 줏어든다.)
     
     
    M 사병은 조국기도문을 전날 미리 적었음에도 불구하고, 나가서 읽지
    않은 것이다. 아무 생각없이 같이 묵념해 버렸나 보다. --; 우씨
     
     
    아래 M 사병의 조국기도문은 억양을 잘 살려 읽어야 하지만, 글로 표현하기
    모호한 점이 있어 참으로 안타깝다.
     
     
    참으로 느릿느릿하면서도 교회에서
    설교하듯 힘도 조금 있는 듯 하고, 특히, 말을 쉴 무렵에 위로 올라가는 억양이
    라는 것만 생각하면서 읽어주기 바람. 아, 그의 목소리는 늙고 굵다.
     
     
    참참참! 지금 생각해 보니, 버스에서 볼펜파는 사람하고 비슷한 억양이다.
     
     
    '어려서↗ 부모님을↗ 여의고↗ ...'
     
     
    이것과 상당히 유사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M 사병 : 우음, 음...
     
     
            (그는 늘 서두에 기침을 한다. 그가 쓴 조국 기도문에도 처음에 '우음,
            음...'이라고 적었는지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오늘도- ↗ 상쾌한- ↗ 아침이- ↗ 밝았습니다-↗
     
     
            (중략)
     
     
            내일은- ↗ 하아얀-! ↗ 눈이라도- ↗ 내려온다면- ↗
     
     
            우리의- ↗ 마음도- ↗ 하아얀-! ↗ 눈 처럼 ↗
     
     
            깨끗해졌으면- ↗ 좋겠습니다- ↗
     
     
            우으음...
     
     
            이상입니다아-.
     
     
    여기저기서 키득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 상황에서 나오는 웃음은 이등병의 웃음일지라도 용서가 될만한 것이었다
     
     
    심지어 소리를 내지는 않았지만, 일직사관도 미소짓고 있었으므로.
     
     
    말이 미소지 속마음은 웃겨 환장하겠는걸 간신히 참고 있는 것 같아 보였다.
     
     
    역시 M은 달랐다.
     
     
    M 사병 버전 조국 기도문은 우리에게 새로운 웃음을 가져다 주었다.
     
     
    대한민국의 모든 군인들은 눈을 싫어한다.
     
     
    왜 싫어하는지는 예비역이라면 다들 잘 아실거라 믿는다.
     
     
    다니는 길만 쓸면 되지, 눈에 보이는 눈이란 눈은 전부 다 치워야 하니...
     
     
    눈이 오고 있는 데도, 눈을 맞으며 눈을 쓰는 건 무슨 뻘짓거리인가!
     
     
    종가 쓸어 놓으면 쓴 자리는 다시 눈으로 덮여 버리는데.....
     
     
    환장할 노릇이다.
     
     
    M 사병의 기도문이 있고, 그 다음날.
     
     
    정말 눈이 왔다.
     
     
    M 사병은 그 눈을 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하나님이 내 기도에 응답해 주셨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하지만, 전 포대원들은 눈을 보자마자 이렇게 중얼거렸을거다.
     
     
    '아 띠볼, 저거 언제 다 쳐!'
     
     
    눈을 발견한 정병장. (그는 M 킬러였다.)
     
     
    정병장 : 야, M! 네가 내리게 했으니까 저거 네가 다 치워! 아 도움이 안돼네
            저 쉐이는
     
     
    나 : M 사병. 가슴이 깨끗해 지는 것 같애?
     
     
    M : 에...
     

     
    #8
     
     
    아.. 탄띠가 없어지고 난 이후 M 사병은 어떤 행동을 취했을까.
     
     
    그는 그의 모든 보급품에 매직으로 이렇게 적어놓았다.
     
     
    "ⓜ" <- 내 문서작성기에는 소문자 밖에 안된다. 원조는 대문자 M 이다.
     
     
    이걸 발견한 것도 탄띠 분실 사건이 있은 후 몇개월이 지나서 였다.
     
     
    씻으러 가는 M 사병의 동내의 상의 등판 윗쪽에 위의 마크가 크게 적혀  있
    던 것이다.
     
     
    꼬질꼬질한 그의 동내의를 탐내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었다.
     
     
    하지만, 그는 팬티 한장에도 정성스럽게 그의 사랑스런 M 마크를 적어놓았다.
     
     
    두툼한 국방색 양말에도.. 칫솔은 확인 못했다.
     
     
    혹시 일품검사라도 할때, 팬티 한장이 없어져서 빨래줄에 널려 있는 것 중 한장 쓸-
    할려고해도 이 마크를 보면, 바퀴벌레 피하듯, 본능적으로  2,3m뒷걸음치며
    경기를 일으킬 터였다.
     
     
    참으로 가공할 M 마크였다.
     
     
     
     
    #9
     
     
    M 사병은 위병 근무에는 쥐약이었다.
     
     
    아무리 짬밥을 먹어도 위병 근무를 서는 날이면 어김없이 사고를 쳤다.
     
     
    마침 위병중사가 화장실에 가고 자리를 비웠을 때였다.
     
     
    모처럼 실수없이 군용 차량을 통과시키고, 위병중사가 없는 관계로
    M 사병은 직접 일지에 기록을 해 놓았다.
     
     
    위병소에는 위병소를 통과하는 차량을 기록해두는 출입일지가 비치돼있다.
     
     
    물론, 민간인 차량과 군용 차량을 구분해서 적는다.
     
     
    M 사병은 당연스레 민간인 차량 일지에 군용 차량을 기록해 버린 것이다.
     
     
    시원하게 용변을 마치고 돌아온 위병중사.
     
     
    위병중사 : 들어간 차 있냐?
     
     
    M 사병 : 으음.. 예. 한대 들어갔습니다. 적어놓았습니다.
     
     
    위병중사 : .....야, 어디다 적었는데?
     
     
    M 사병 : 거기.. 적었는데...
     
     
    위병중사 : .....이 쉐이야! 군용차량을 어디가 적으면 어떻게 하나?!
     
     
    M 사병 : 에...
     
     
    한바탕 가공할 갈굼의 폭풍이 지나가고, M 사병은 잠시 쫄아있었다.
     
     
    이쯤되면, 찍소리 못하고 긴장해서 근무에 임해야 할텐데..
     
     
    M 사병은 특유의 자기 합리화 내지는 황당한 변명을 만들기  위해,  머리를
    굴리고 있었다.
     
     
    위병소에 다시 접근해서 위병중사에게 얘길 해본다.
     
     
    M 사병 : 저... 긴히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만...
     
     
    위병중사 : (M 사병의 위력을 익히 알고 있는 터) 얌마, 근무나 서
     
     
    M 사병 : 그게 아니라... 으음.. 꼭 드릴 말씀이..
     
     
    위병중사 : 아, 됐어! 근무나 서
     
     
    M 사병 : 꼭 들으셔야 합니다아.. 중요한 얘깁니다.
     
     
    위병중사 : 이 쉐이, 근무 안서?!
     
     
    M 사병 : 그러지 말고 한번 들어보십시오.. 으음..
     
     
    위병중사 : 요 쉐이가 안가냐?
     
     
    M 사병 : 꼭 들으셔야 합니다. 한번만 들어주십시오.
     
     
    위병중사 : (근무 시간 내내 이럴 거라 직감) 하.. 뭔데?
     
     
    M 사병 : (왠지 모를 우월감에 도취된 표정을 지으며) 그거....
            화이트로 지우면 됩니다아... 에.. 으음...
            (개선장군처럼 초소로 돌아간다.)
     
     
    위병중사 : .....
     
     
    화이트로 지워도 될거 같으면 왜 그렇게 갈궜을까...
     
     
    임의로 수정한 흔적이 있으면 안되니까.. 그렇게 짜증내며 싫은 소리  했을
    텐데...
     
     
    M 사병은 여전히 개념이 없었다.
     
     
    **********
     
     
    오늘은 여기 까지 입니다.
     
     
    ...써놓고 보니 별로 재미는 업는거 같군요. --;
     
     
    또 생각나면 올려보겠습니다.
     
     
    [UP]
     
     
     
    오랜만입니다.
     
    군대 있을 적 꿈을 며칠간 꿨더니, 정신이 하나도 없습니다.
     
    꿈 휴우증인지 뭘 해도 짜증만 나고...
     
    군대 생각 안하려니 M 사병도 가물가물 기억에서 멀어지더군요.
     
    이번 글은 단 한가지 사건입니다.
     
    하지만, 좀 길어질 듯... 갈무리해서 보세요.
     
    10원이라도 아껴야죠. IMF 잖아요.
     
     
    **********
     
     
    #10
     
     
    M 사병의 사건들은 위병소와 관련된 것들이 많다.
     
     
    겨울날.
     
     
    짜증나는 알통구보를 하고, 아침밥은 거의 마셔버리고 주간 둘번초
    위병 근무에 들어서게 됐는데...
     
     
    부사수가 M 사병이다. 우쒸 \./
     
     
    '왠만한 잘못은 그냥 넘어가줘야지.. 잔소리하면, 근무시간 내내  시답잖은
    질문들을 받아야 할테니까...'
     
     
    하늘은 파랗기만 하고, 쌀쌀한 공기 사이로 축복처럼 따끈한 햇발이
    내려오기 시작하고 있었다.
     
     
    '그래, 이렇게 조용히 근무시간이 흘러가면 되는거야. 아무 문제 없어.'
     
     
    마침, 위병중사가 자리를 비운 사이, 구형 군용 TA-312 전화기가 울렸다.
     
     
    후방에는 이미 널리 퍼져있다는 전자식 전화기는 언제쯤 구경할 수 있을까.
     
     
    후일, 상병 진급하고 곧 신형 전화기가 들어오긴 했다.
     
     
    하지만, 얼마 안지나 다시 구형 전화기로 교체되었다.
     
     
    장마철 벼락 한방에 모든 신형 전자식 전화기가 날라가 버린 것이다.
     
     
    쯧쯧, 교환병들 고생 좀 더나 했더니..
     
     
    전화기는 간헐적으로 웃어댔다.
     
     
    "딸딸딸딸..."
     
     
    사수는 마냥 손놓고 있다가 부사수의 사소한 잘못을 하나하나 꼬집어 주며
    갈굼으로 포장된 충고를 해 주는게 건군 이래로 전해내려오는 전통일진데...
     
     
    나는 불안해서 도저히 M 사병에게 맡길 수 없었다.
     
     
    군용 전화기에 대고 "여보세요?"를 외치던 넘이었으니까...
     
     
    나 : 근무 잘서. 차 아무거나 들여보내지 말구. 간부 출근하면 얼렁얼렁
        나 한테 알려주고. 전화 받고 올께.
     
     
    M 사병 : 에..? 에... 으으음..
     
     
    지통실에서 온 전화였다. 출입차량 체크해 주고 내 자리로 돌아가려는데,
     
     
    M 사병이 왠 승용차를 잡고 있지 않은가...
     
     
    '오.. 이번에는 근무를 좀 서는구나, M 사병.. 제법 성장하고 있군..'
     
     
    흐뭇한 얼굴로 아무래도 불안한 M 사병 대신 신분확인하러 가는데...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우리 대대 최고의 카리스마 이 상사가 아닌가!
     
     
    자기 대대 간부도 몰라보고 신분 확인한다고 깝죽대고 있으니, 이 얼마나
    경이로운 일인가!
     
     
    '아.. 난 죽었다. M 사병 덕에 피바람 한번 맞겠구나...'
     
     
    이 상사는 내가 근무하는 사무실의 직속상사였다.
     
     
    (참고로 나는 탄약병으로 탄약도 나르고, 서류 정리도 하고..
    심신을 달련할 수 있는 천혜의 보직이었다. 물론, 힘들게 근무하는  분들에
    비하면 새발의 피도 안되지만....)
     
     
    잽싸게 바리케이트 치우고, 종가 크게 '받들어 총'을 때려줬다.
     
     
    하사관 중에서 대대장급 받들어 총을 받는 사람은 그 밖에 없을 것이다.
     
     
    '으으으.. 미치겠다.. 난 이제.. 아, 남은 군생활이 얼만데...
     
     
    꼬여버렸다...T_T'
     
     
    나 : 얌마! 우리 대대 간부도 모르냐?! 이눔 쉐이, 이눔 쉐이!
     
     
    M 사병 : 아, 그게 아니라 사제차라서... 다른 부대 사람인 줄 알고.. 으음
     
     
    나 : 아, 돌아버리겠구만. 일직사관으로 몇번 근무서는거 봤잖아!
     
     
        그리고 비표보면 모르겠냐! 너나 나나 이젠 아후.. 말자 말어..
     
     
    M 사병 : 으음... 그럴 수도 있지, 아직 미숙하잖습니까..
     
     
    나 : 조용히 하고 근무나 똑바로 서...
     
     
    M 사병 : 에.. 으음.. 음.
     
     
    평소 비교적 갈굼없이 잘 대해주던 나에게는 설교를 하지 않았다.
     
     
    그건 다행이었다. 헉, 쫄다구 설교 안 듣게 된 걸 다행으로 여기다니..
     
     
    너무나도 더러운 기분이었다. M 사병과 함께 도매금으로 넘겨져
     
     
    피의 갈굼을 당할 생각을 하니...
     
     
    후번초 근무자가 10여분 일찍 나왔지만, 기분은 여전히 더러웠다.
     
     
    오전 일과 집합 시간.
     
     
    이 상사 등장한다.
     
     
    M 사병이야 아무 생각없이 서 있겠지만, 나는 정식이 아득해 지고 있었다.
     
     
    우리 대대 전 사병들이 그림자만 봐도 오금을 저리는 카리스마의 사나이!
     
     
    그에게 변명이란 곧 죽음이다.
     
     
    어설프게 중,소위 한테 개기듯 어물거렸다가는 바로 10단 콤보가 번개처럼
    지나간다.
     
    뭘로 맞았는지 조차 모른다.
     
    소매속에 쌍절곤을 감췄다가 잽싸게
    휘둘러 버리는지, 공중 3단 회오리 차기를 하는건지, 허리띠를 빼내서
    빠클로 후려쎄리는 건지, '억!' 하는 짧은 소리 내지를 여유 조차 주지 않고,
    말 그대로 번개처럼 뭔가가  지나간다.
     
     
    그리고 북두신권처럼 잠시후에 종가 뼈속부터 아파온다.
     
     
    그런 그에게 엄청난 누를 범했으니.. 나는 당연히 사수로서 M 사병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그래.. 차라리 잘 됐어.. 매일 빈둥거리며 방바닥에 코딱지나 바르고
    지내다 들어온 군대.. 여기에 뼈를 묻자..'
     
     
    이 상사, 사열대에 오른다.
     
     
    이 상사 : 열중쉬어.
     
     
    조용조용하고 차분한 목소리에 묻어나오는 살기어린 기운..
     
     
    말년 병장들도 모처럼 군인답게 움직인다.
     
     
    이 상사 : M 사병! 올라와.
     
     
    M 사병 : 이병M사병. (그는 이병 짬밥에 관등성명도 붙여서 댄다. 이  상사
            이기에 그나마 관등성명이라도 나온 듯.)
     
     
    이 상사 : 주먹쥐고 엎드려.
     
     
    M 사병 : 에? 에....
            (느긋하게 움직여 본다. 나무늘보도 이보다 느릴순 없다.)
     
     
    이 상사 : 요 쉐이 왜 엎드려 있는지 아나?
     
     
    일동 : .....
     
     
    이 상사 : 최영철!
     
     
    나  : 일병! 최! 영! 철! (오.. 살떨려...)
     
     
    이 상사 : 음.. 그래.. 오늘 아침에 출근을 하는데...
             왠 놈이 삐죽 나오더니 아, 손을 처억 내밀더니 막어?
             서라 이거지. 아쭈 폼은 그럴듯하게 잡대...
             (팹시맨 연상하면 됨)
     
     
             양방향에서 차가 오면 빨리빨리 통제해서 통과시켜야지,
             요 쒜이 어물어물 거리더니 '어떻게 오셨습니까'?
             위병 근무 서는 놈이 대대 간부도 모르나?
     
     
             M 사병!
     
     
    M 사병 : 끄으으.... 이병M사병. 으음.. 끄으.. (그는 체력이 약했다.)
     
     
    이 상사 : 요령 피우지마.
             최영철이가 위병소에 보고하러 간사이에 그렇게 개판으로
             근무를 서고 있어?
     
     
    나 : (음.. 사건의 전말은 그런 거였군.. 자기 차 막아서 그런게 아니라..
         양쪽에서 동시에 차량 들어올때, 처리 못했다고....)
     
     
    하지만, 허울좋은 구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이 상사는 평소 평판이 안좋은 사병이 사소한 잘못이라도 일으키면,
    바로 피바람을 몰아 눈물나게 만들어 버린다.
     
     
    단지 말로써 20살 먹은  남자의
    눈에서 눈물을 짜낼 말빨과 능력을 갖춘 인물이었다. 그는.
     
     
    정신 못차리고 군생활 하는 M 사병이 드디어 그 케이스에 걸린 것이다.!
     
     
    다행히 나에게는 아무일도 없었다.
     
     
    M 사병은 우리 사무실로 불려 올라갔다.
     
     
    이 상사의 송곳도 안들어갈 엄청난 갈굼에 M 사병은 바닥에 땀섞인 눈물을
    짜냈고...
     
     
    마음좋은 우리 처부장은 M 사병을 데리고 사무실 뒤켠으로 갔다.
     
     
    그는 아버지 연배로 약간은 다혈질이지만, 정말 좋은 분이셨다.
     
     
    신병시절.. 아무것도 모르고 쫄아 지내기 마련인데..
     
     
    연륜과 인덕으로 신병들을 친절하게 상담해 주곤 했다.
     
     
    역시 M 사병에게도 따스한 손길을 뻗친 것이었다.
     
     
    한시간 쯤 됐을까...
     
     
    처부장은 얼굴을 찌푸리며 들어왔다.
     
     
    처부장 : 저런 쉐이...
     
     
    십중팔구 M 사병의 설교가 있었던 모양이다.
     
     
    사람 좋은 그의 입에서 욕설이 나오다니... 푸푸..
     
     
    M 사병..
     
     
    언제나 정신차리려나....
     
     
     
    **********
     
     
    죄송합니다. 쓰고보니 하나도 재미없군요..
     
    글솜씨가 워낙 없어서.. 후우.. 글짓기 연습을 많이 해야겠어요.
     
    그럼 담에.. 다시..
     
     
    [up]

     
     
    안녕하세요.
     
    오랜만이죠.. 가물거리는 기억을 더듬느라.. 시간이 좀 걸렸어요.
     
    ..근데 생각나는 사건이 한개밖에 없었어요.
     
    전역한지 얼마나 됐다고..
     
    이제 겨우 민간인 4호봉인데..
     
    이번 사건은 별로 재미없네요.. 그래도, 갈무리해서 한번 보세요..
     
     
    **********
     
     
    #12
     
     
    우리 부대는 짬밥 차이가 두달 안쪽이면 사이가 참 좋았다.
     
     
    같이 생사고락을 함께 하기 때문이다.
     
     
    청소 시간에 전투화 정리도 같이 했고, 고참들 식기도 같이 닦고..
     
     
    뭔일 나면 같이 깨지고.. 동기는 아니지만 그랬다.
     
     
    그래서, 바로 밑 군번에게는 손을 대지 않는다는 불문율이 존재했다.
     
     
    물론, 밥이 안되면 그늘진 곳에서라도 함부로 후임병에게 손을 대서는
    절대 안됐다.
     
     
    상병 꺾어질랑 말랑 할때서나.. 좀 손대볼까...
     
     
    이미 부대 분위기도 구타가 없어져 가는 분위기로 흐르고 있었고,
    새로 들어오는 신병들 또한 그 분위기에 편승해서 장난으로 쳐도
    바로바로 찔러댔다.
     
     
    구타사건은 바로 영창으로 처리했다.
     
     
    구타는 절대 절대 절대 있어서는 안된다는 대대장의 신념 아래
    구타 제공자는 어디론가 짱박히고, 구타자만 꾸준히 입창해갔다.
     
     
    아마, 지금은 개판이 됐을 거라 생각한다.
     
     
    이런 부대 분위기였는데....
     
     
    아무래도 꼬박꼬박 말대답하고 개김성이 엿보이는 후임병이라면
    자기도 모르게 손을 대기 마련이다.... 후에 고참들한테 종가 깨지겠지만..
     
     
    ..당연히 개긴 놈이 두배는 더 깨진다. 후후..
     
     
    한가로운 휴일 오후...
     
     
    의무대 뒤에 쭈구리고 앉아서 담배를 피우는데, M 사병이 접근해 왔다.
     
     
    평소에 안 갈구고 부드럽게 대해준 내가 제일 만만해 보였나 보다. --;
     
     
    사뿐히 옆 자리에 앉더니 득도라도 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M 사병 : 최 상병님.. 으음... 저도 이제.. 구타가 필요하다는 걸..
            우음... 깨달았습니다아....
     
     
     나   : '우잉? 왠 봉창 뚫는 소리여.. 갈구기만 해도 구타신고하던 놈이'
            그래? ..이제 군생활 열심히 해야지.. 나이 먹고 그 꼴 당하자면
            속 터지잖냐?
     
     
    M 사병 : 에... 우음...
     
     
     나   : '담배 맛이 써지기 시작하네..? M 때문인가.. 흐음..'
     
     
    M 사병은 '이만 가보겠습니다.' 라는 말 한마디 없이 쌩까고 그냥 제 갈길
    로 소리없이 가 버렸다.
     
     
      나  : 다행이다. 설교는 안하네..
     
            .....우씨, 근데 왜 나는 설교 안당한걸  좋아하고 있는거야?
     
            펫! 펫! 펫!
     
     
     
    그날 밤.. 사건의 전말이 밝혀 졌다.
     
     
    누군가 : 얌마! M! 너 ○○ 손댔다면서! 이 쉐이 밥도 안되는 쉐이가
             밑군번 건드리나?! 이등병 쉐이가!?
     
     
    아무리 어설픈 놈이라도 M 사병에게 맞고 가만있을 놈은 없었는데...
     
     
    다들 서로 치고 받았을 거라고 믿는 눈치였다.
     
     
    군생활 X같이 하는 M 사병이었기에, 백이면 백 M 사병이 치면 맞짱 떴을 것
    이었다.
     
     
    M 사병 : 우으음....
     
     
      나  : ○○야, 너 맞았냐?
     
     
    ○○  : 이병 ○○! 아닙니다. 그냥..
     
     
      나  : 똑바로 말해.. 보는 눈이 몇갠데... 눈까리 다 합치면 200개여.
     
     
    ○○ : 그냥.. 몇대 맞았습니다.
     
     
      나  : 너도 같이 쳤냐?
     
     
    ○○ : 아닙니다! 우째 고참을 칩니꺼?
     
     
    실세병장 : ○○! 너는 절루 가서.. 네 할일 해라.
     
     
    ○○  : 이병 ○○! 예, 알겠습니다.
     
     
    자연스럽게 ○○는 이 험악한 분위기에서 빠져나갔고, 중고참들의 시선은
    M 사병에게 꽂혔다.
     
     
    내 관심사는 밥도 안되는 M 사병이 구타를 했다는 사실보다도, 이 난관을
    피해가기 위해, M 사병이 어떤 기발한 변명을 늘어 놓을까.. 하는 것이었다.
     
     
    말로 하는 전쟁이 있다면, M 사병은 전쟁영웅이 됐을 것이다.
     
     
    말도 안되는 궤리로 순식간에 상대방을 정신착란 상태에 빠뜨리는게 주특기
    아니던가!
     
     
    우리들은 평소 말대답과 고참 설교중 쌩까고 다른데로 홀연히 이동하기 등,
    대담하고 악랄한 전법을 구사하며 수많은 고참들을 심장마비 직전으로 몰아갔던
    M 사병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분위기로 보아 중장기전으로 돌입할 것 같았다.
     
     
    스마트한 두뇌와 논리정연하고 송곳같은 말빨을 주무기로 하는 몇몇
    고참들은, 다음에 나올 M 사병의 변명에 대비할 만반의 준비를 했다.
     
     
    실세병장 : 야, M! 왜 때렸어?
              잔소리만 해도 가서 찔러대는 쉐이가 왜 손대냐고...
     
     
              이거 완전히 쪽빠리 아냐?
              강자 앞에서는 빌빌대고, 지보다 약한 넘 보면 치고.
              30년 내내 그따위로 살았냐?
     
     
    M 사병 : 우으음..... 아, ○○가 말대답 하잖습니까아...
     
     
    ...잠시 적막이 흐르고..
     
     
    내무실 : 카하하하하하하하!!!!!!!!
     
     
    우리들은 침상을 치며 웃었다.
     
     
    웃다가 뒤집어 지는 놈, 침상에서 떨어지는 놈.. 벽에 머리 찧는 놈..
     
     
    그 해 최대의 유머였다.
     
     
    M 사병보다 밥 안되는 신병들도 많았건만.. 다들 같이 웃었다.
     
     
    이 순간만큼은 짬밥의 벽을 넘어, 유리창이 부들거릴 만큼 웃어댔다.
     
     
    실세병장 : 파하하하하! 미친 넘 쉐이.. 네 생활하는거나 반성하고
              씨부려라.. 그냥, 콱!
              우리들 웃기게 해줬으니깐... 한번만 봐준다.
              또 요런 얘기 귀에 들어오면.. 아주 아가리를 찢어 논다.
              다들 디비 자!!
     
     
    내무실 : 수고하셨습니다!!!!
     
     
    M 사병 : 에... 우음...
     
     
    M 사병은 큰 갈굼없이 넘어간 것에 만족하는것 같았다.
     
     
    호쾌하게 웃고 난 다음 얻는 수면은 정말 달콤했다.
     
     
    **********
     
     
    훌쩍.. 역시.. 그냥 그렇군요.. T_T
     
     
    그래도 이쁘게 봐주세요..
     
     
    [up]
     

    안녕하세요.
     
    이제 영내를 떠나 훈련장으로 나가봤습니다.
     
     
     
    **********
     
     
    #13
     
     
    훈련기간이다.
     
     
    매일 영내에서만 스트레스 받다가 바깥 구경하니깐 참 좋다.
     
     
    덜컹 거리는 차를 타고 사주경계를 하며 지나가는 구름을 보았다.
     
    (포병이기 때문에.. 차량이동을...)
     
     
    '아... 저 구름마냥 흘러 흘러 내일 눈을 뜨면 민간인이 되어 있었으면..'
     
     
    해는 떨어지고, 우리는 숙영지 편성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나는 동초 초번초였다.
     
     
    훈련의 묘미는 뭐니 뭐니해도, 몰래 끓여 먹는 라면과 간간히 고파오는
    배를 건빵으로 채우는 게 아닐런지...
     
     
    경계근무를 서고 있는 관계로, 라면은 그렇고....
     
     
    건빵 주머니에 건빵을 봉지채 넣고, 하나씩 빼먹으면서 근무를 섰다.
     
     
    참고로, 나는 입대 전부터 건빵을 정말 좋아했다.
     
     
    전역하기 전날도 건빵을 먹었다. ..역시 맛있었다. --;
     
     
    1종계가 우리 분대인 관계로.. 다른 분대보다 건빵을 한두상자  더  가지고
    나왔다. 물론 다른 분대 애들에게 발각되면, 초죽음이다.
     
     
    남들 건빵 없어서 못 먹을때, 우리는 건빵으로 눈싸움 같은걸 할  수  있는
    양이었던 것이다.
     
     
    여하튼, 이제 나도 상병선에 진입하여, 고참들과 어중간한 농담 한마디는
    띄울 수 있는 위치에 올랐다.
     
     
    배 곯으며 잠들 전우들 생각에, 근처 텐트를 열고 살며시 중얼거렸다.
     
     
     나   : 건빵 드실분 안계십니까? (싱글벙글)
     
     
    텐트 안은 살기어린 공기가 가득했다.
     
     
     나  : ○_○; !!
     
     
    흑암보다 깊은 적막을 깨는 한마디.
     
     
    M 사병 : 이병! M...사...병... 우음...
     
     
    M 사병의 목소리가 들리자 마자, 여기저기에서 살벌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 병장 : 야.. 지금 건빵 찾을 때냐, 네가?
     
     
    ◇ 병장 : 이 쉐이가! 장난하냐?
     
     
    □ 병장 : 뭐라 씨부리나?! 지금 내 갖고 노나? 이 썩을 쉐이야!
     
     
    M 사병의 관등성명 한마디에 수 많은 왕고들의 갈굼이 쏟아지다니...
     
     
    결국 나는 상황파악 전혀 하지 못한채, 계속 근무를 섰다.
     
     
    알고 보니.. 평소 M 사병의 군생활 태도에 불만이 많았던, 고참들이
    한마디씩 M 사병을 갈구던 중이었다.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 샌다고...
     
     
    훈련 나와서까지 저 혼자 살겠다고, 개인 플레이를 해대니...
     
     
    막강 갈굼 폭풍이 한차례 지나가고, 잠시 조용해진 사이에 내가 등장한
    셈이다.
     
     
    M 사병은 살벌한 분위기에 찍소리 못하고 있다가, '건빵 먹을 사람 있느냐'
    는 내 한마디에 관등성명을 댄 것일터.
     
     
    갈굼당하는 중에 찍소리 하면 맞을거 같고...
     
     
    아무 소리 안하고 있자니, 건빵이 그냥 떠나갈 것 같고...
     
     
    과자 좋아하는 M 사병의 선택은 역시.. 건빵!
     
     
    장하다 M 사병..
     
     
    건빵에 목숨을 걸다니..
     
     
    M 사병의 정신세계는 도대체 어떤 모습일까.. 심각한 고뇌에 잠겨
    근무를 서는데, M 사병이 텐트 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빤히 쳐다봤다.
     
     
     나  : 뭐냐?
     
     
    M 사병 : 우음.. 그게... 제가 후번초잖습니까아...
     
     
     나  : 어, 맞다. 이제 나와라. 교대시간 됐다.
     
     
    무사히 근무교대를 하고, 텐트 옆에 짱박혀서 하이바로 불빛 감추며
    담배 한대 피울쯔음...
     
     
    M 사병 : 저.. 그... 건빵.. 한개.. 좀.. 주시면.. 안돼겠습니까아...
     
     
    다른 친구라면.. 들키지 않게 잘 먹어라... 하면서 주었겠지만..
     
     
     나  : 이 쉐이! 근무 시간에 취식물 먹게 되 있나?!
     
     
    M 사병은 깜짝 놀라며, 한걸음 물러섰다.
     
     
    훈련은 전시와 같기에... 한순간의 실수로도 영창 갈수 있다는걸 직감한
    모양이다.
     
     
     나  : (자식.. 겁은 많아 갖구..)
     
     
    M 사병 : 그... 그럼... 근무 설때까지.. 좀.. 남겨 주십시오...
     
     
     나  : --; (우씨.. 종가 뭐 이런 넘이 다 있다냐..)
     
     
           얌마! 내가 너 근무 끝날때까지 잠 안자고 기다려 줄까?!
     
     
    M 사병 : 우.. 그.. 그게... 아니라.. 우우음..
     
     
     나  : 근무나 똑바로 서라, 쉐이...
     
     
    M 사병은 못내 아쉬운지 동정의 눈빛 공격을 하며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건빵에 목숨건 M 사병..
     
     
    아직도 정체가 뭔지 모르겠다.
     
     
    **********
     
     
    1999년 토끼해가 밝았습니다.
     
     
    이제 2000년도 1년 남았군요.
     
     
    모두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올해 하시는 일마다 잘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해 봅니다. 행복하세요.
     
     
    [UP]
     
     

    건빵 이야기를 하다보니 생각나는 가벼운 사건이..
     
     
    **********
     
     
    #14
     
     
    M 사병은 인간자체가 워낙 특이하다보니 여기저기 분대를 옮겨 다녔다.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아마 첫 분대는 수송부였던 것 같다.
     
     
    수송부 고참과 처음으로 PX 에 갔던 것 같으니..
     
     
    이등병 짬밥에 혼자 PX에 간다는 것은 바로 죽음을 의미했다.
     
     
    물론.. 전화도 맘대로 못한다.
     
     
    요건 사병들끼리 정해 놓은 것인데..
     
     
    물론, 간부들은 이런 처사를 비인간적인 행위라 규정짓는다.
     
     
    하지만, 이등병 혼자 삐리삐리 혼자 나돌아 다니고, 제 행선지도 밝히지
    않은채 사라진다면... 깨지는 건 바로 선임병들이다.
     
     
    그러니, 당연히 밥 안되면 통제를 받을 수 밖에..
     
     
    수송분대로 전입한지 얼마 안있어, 수송부 밥 좀 되는 상병이
    M 사병과 그 외 M 사병 동기들을 데리고 PX에 갔다.
     
     
    참고) M 사병 동기들, 얘들이 진짜 불쌍한 애들이다.
     
     
         멀쩡하게 있다가, M 사병 때문에 괜히 같이 깨진다.
     
     
         단지, 동기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입대를 하게 되면 단 것이 제일 먹고 싶다.
     
     
    수개월 동안 만날 수 있는 과자 부스러기는 건빵 뿐이라,
     
     
    과자, 단 것은 굉장히 귀한 것이다. 이등병에게는..
     
     
    매일 밥만 먹고, 간식이라고는 사과나 빵 뿐이니 당분이 많이 부족한게
     
     
    사실이다.
     
     
    고기는 하루에 한끼 이상은 먹을 수 있지만, 짬밥 없을때 당분 섭취는
    그리 흔한 일이 아니다.
     
     
    그래서, 다들 주말이면 교회에 간다.
     
     
    콜라와 초코파이를 주기 때문이다.
     
     
    단지 단 것이 먹고 싶기 때문에 교회에 간다. 나도 초코파이를  먹기  위해
    교회에 갔다. 입대하고 처음으로 초코파이를 먹을때.. 그 맛은..
     
     
    가히 환상이다. 앉은 자리에서 초코파이 5개는 그냥 먹을 수 있었다.
     
     
    이런 실정이다.
     
     
    초코파이 단 한개를 얻어먹기 위해서 기를 쓰고 교회에 나가야만 하는
    처참한 이등병에게 있어 PX는 그야말로 황금구역이다.
     
     
    보기만 해도 흡족한 많은 진열품들.. (하지만, 진열한건 안판다.)
     
     
    눈 앞에 펼쳐진 알록달록한 과자봉지들...
     
     
    M 사병의 눈에 그 먹거리들은 황금덩어리보다도 휘황찬란하게 보였을
    터였다. (물론, 나도 그 짬밥때는.. 그랬다.)
     
     
    고참 : 야, 니들 머 묵구 싶나?
     
     
    일동 : 우물쭈물..
     
     
          (진짜 먹고 싶은거 막 골라도 돼나. 신나게 먹고 나중에 신나게
           터지는거 아냐.. 종가 빠졌다면서...)
     
     
    고참 : 아- 그 쉐이들.. 막 디비 골라 쳐무라! 사내쉐이들이 머 일나?
     
     
    M 사병 : 저기.. 이거하고.. 저거 주세요...
     
     
    P돌이 : ....미쳤군
           야, 너 나 몰라? 이 쉐이가 아주 종가 빠져가지구..
           내무실 다르면 고참도 아닌감?
    그렇다. P돌이는 같은 포대 선임병이었다.
     
     
    M 사병 : ○_○; !!!! 우음... 그.. 그게..
     
     
    고참 : 쌔리 마, 됐다.. 다 그러면서 크는게지.. 골라 무라~
     
     
    고참은 한 2만원 어치 과자와 만두 등등을 싸들고 테이블로 왔다.
     
     
    고참 : 막 집어무라~
     
     
    신병들은 눈 앞에 쌓인 수북한 먹거리들에 내심 기뻐 죽을라고 했지만,
    내색하기는 어려웠다. "빠진 모습"을 보여서는 안되겠기에..
     
     
    고참 : 무라, 다 니들꺼다..
     
     
    일동 : 께작 께작
     
     
    고참 : 개쉐이들이! 팍팍 안 처묵나?! 눈치 보지 말고 막 무라!
     
          신병때는 다 그런기라..
     
     
    M 사병과 그 동기들은 팍팍 먹어댔다.
     
     
    신병들의 위장은 어떤 구조인지 겪어본 나도 모르겠다.
     
     
    넣는대로 다 들어간다. 만두 서너봉지는 혼자 다 먹는다. 미스테리다.
     
     
    고참 : '자식들 잘 처묵네.. 그만 가까..'
     
          더 무라.. 더 묵고 싶은거 있으면 더 사주께..
     
     
    일동 : 아닙니다. 잘 먹었습니다!
     
     
    고참 : 더 물라면 더 무라.. 개안타.
     
     
    어느새 M 사병이 진열대 근처를 서성이고 있다.
     
     
    M 사병 : (살짝 뒤돌아 보며) 에.. 진짜.. 더 먹어도.. 됩니까아...
     
     
    고참 : '종가 빠르네..' 그래, 뭐 물낀데?
     
     
    M 사병 : 요거 요거 요거 요거 주십시오.. 우음..
     
     
    고참 : '고마 쒜리, 위장에 그지가 들어앉았나, 많이도 처 묵네..
          서른살 무도 과자가 맛있나 보제...'
          그래, 많이 무라
     
     
    M 사병의 동기들은 이미 위장 포화 상태에 이르러 먼저 막사로 돌아갔고,
    M 사병은 고참과 마주앉아 꾸역꾸역 먹어댔다.
     
     
    한손은 입에 과자 나르기 바빴고, 다른 한 손은 봉지를 뜯지 않는 과자를
    움켜쥐고 있었다.
     
     
    고참 : '굶어 죽은 조상있나 보이..'
     
     
    "땡~ 땡~ 땡~!"
     
     
    집합 신호다.
     
     
    고참 : 고마, 집합이네.. 또 작업인가.. 주머니에 넣고 가자.
    M 사병은 남은 과자를 신나게 주머니 주머니에 다 넣는다.
     
     
    이 정도면 거의 황금마차 (PX 납품 차량 : 차체가 노란색이다.) 수준이다.
     
     
    고참 : '와... 이런 인간도 있네.. 우찌 그리 먹을 거에 목숨 거노..'
          잘 짱박았다가 무라..
     
     
    M 사병 : (행복해 죽을라고 한다.) 에...
     
     
    모처럼 M 사병의 얼굴이 빛나고 있었다.
     
     
    M 사병의 소중한 과자들은 관물대에 고이고이 짱박혔고, M 사병은 동기들
    한쪽 주지 않은채, 혼자서 야금야금 수일에 걸쳐 해치웠다.
     
     
    매정한 M 사병이었다.
     
     
    신병때는 어쩌다 먹을게 생기면 챙겨뒀다가, 할머니가 손자 챙겨주는 심정으로
    동기들 챙겨주는게 보통인데...
     
     
    M 사병의 싹수가 보이는 한 건이었다.
     
     
    **********
     
     
    M 사병.. 아니, M 아저씨.
     
     
    지금쯤 병장 됐나요?
     
     
    아저씨 짬밥없을때 생각해서 후임병들한테 짬밥대우 해달라고
     
     
    갈구지 말고, 조용히 있다 제대해 주세요.
     
     
    그리고 전역하걸랑, 군대 힘들었노라고 얘기하지는 말아주세요.
     
     
    갈굼당한건.. 나름대로 고충이었겠지만.. 스스로 판 무덤이잖아요.
     
     
    왕년의 실력대로 철판깔고 거짓말해도 소용없어요.
     
     
    ...벌써 소문 다 나버린걸요. 으훗~♥
     
     
    풋풋풋.. 요즘들어서는 짬밥대우 해달라고 생난리 피우는 M 사병..
     
     
    부대에 확인전화 결과.. 그렇다는군요..
     
     
    돌망태를 아십니까..
     
    하천 둑방에 가지런히 늘어선 돌무더기 말입니다.
     
    튼튼한 철망에 커다란 돌을 넣어서 둑방이 무너지지 않게 하는 거죠.
     
    멀리서 보면 참 단정하고 보기 좋습니다.
     
    근데.. 그거 만들다 보면.. 쎄 빠집니다.
     
     
    **********
     
     
    #15
     
     
    때는 초여름.
     
     
    96년 수마가 휩쓸고 지나간 부대는 아직 정비 되지 않았다.
     
     
    2년이 지난 지금도 부분적인 복구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사무실에 올라가기 싫어서 작업장으로 도망왔는데, 마침 돌망태 작업을
    하는게 아닌가..
     
     
    지나가다 보니깐 단정하고 보기에 따라서는 예쁘게 보이기도 하던데..
    재밌겠다.. 후후후
     
     
    근데.. 종가 위험하다..
     
     
    철망 깔고 머리통 두개만한 바위를 막 굴려서 채우고, 잘못하면 밑에 있는
    넘은 머리 깨질지도 모른다.
     
     
    바위를 잔뜩 집어 넣고 철망끼리 꼬아서 매듭 짓기도 종가 빡시다.
     
     
    잘못하면 꼬다가 지렛대로 쓰는 쇠막대가 튕겨서 한참 뒤로 날라간다.
     
     
    사투의 현장이다.
     
     
    이 빡신 현장에도 M 사병은 어김없이 자리하고 있었다.
     
     
     나  : 10분간 휴식! (이제 막 두자리로 접어들어 말년이다.)
     
     
    어정쩡하게 돌나르던 M 사병.. 쉰다니까 괜히 더 열심히 하는 척 한다.
     
     
     나  : 얌마! 쉴때 쉬고, 할때 해야지. 일루와서 놀아!
     
     
    M 사병 : 에...
     
     
    M 사병도 어느덧 상병 진급해 있었다.
     
     
    ...하지만, 하는 짓은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다.
     
     
    지조가 있는 걸까...
     
     
    J 병장 : M 사병, 요즘은 시리즈 안만드나?
     
     
    1년여 동안 M 사병이 일으킨 크고 작은 사건들이 어느새 시리즈로 만들어져
    부대원들 사이에 회자 되고 있었다.
     
     
    하루에 한가지 이상 일을 벌여놓는 M 사병.
     
     
    우리는 하루하루 새로운 M 사병 시리즈 듣는 걸 낙으로 삼을 정도였다.
     
     
    이미, M 사병의 명성은 사단 내에 자자한 것 같았다.
     
     
    타 부대에 용무가 있어서 갔었는데..
     
     
    한 사병이 내게 말을 거는게 아닌가...
     
     
    아무개 : 그 부대에 서른살 먹은 고문관 있다면서요?
     
     
      나  : 어, 어떻게 알아요?
     
     
    아무개 : 근데 그거 다 진짜에요?
     
     
      나  : 뻥같죠? 전설같은 넘이에요.
     
     
    아무개 : 아.. 그런 전설같은 고문관도 세상에 있구나..
     
     
    이정도다.
     
     
    J 병장의 농담에 M 사병이 지긋이 웃는다.
     
     
    상병 달았다고 슬슬 여유를 부리나 보다.
     
     
    어설프게 병장 고참들하고 농담따먹기도 하려고 했다.
     
     
    물론, 끼지도 못하고 무시당하기 일쑤였다.
     
     
    J 병장 : M 사병, 오늘은 시리즈 안만들었냐니깐?
     
     
    M 사병 : (멋적은 듯 웃으며) 에.. 하나 만들려고 했는데.. 우음.. 히..
            ... 쉽지가 않습니다아.. 우음.. 히..
     
     
    J 병장 : ...푸하하하하하하하
     
     
    M 사병 : ...??
     
     
    J 병장 : 쿠카카카카. 지금 이게 바로 시리즈여.
     
     
    일동 : 아하하하하
     
     
    M 사병 : 씨익-
     
     
    이제 자신을 주제삼아 웃어도 관조할만 한가 보다.
     
     
    제법 대견하다. 이제서야 적응하는 걸까..
     
     
    일직하사 : 여어~ 콜라 먹고 해라!
     
     
    일직하사가 음료수를 사 왔다.
     
     
    우리는 모두 달려들어 짬밥대로 한모금씩 마셨다.
     
     
      나  : 야야, 막내들 좀 줘라. 콜라 첨 먹냐?
     
     
            M 사병, 너도 마셔. 자..
     
     
    PET 병을 넘겨 받은 M 사병.
     
     
    병 주둥이를 유심히 살펴보더니 제 손으로 한바퀴 두바퀴 돌려 닦고나서
    입에 댄다. 완전 밀착해서!!!!!
     
     
    돌 나른 손으로 닦는 것도 부족해서, 병 주둥이랑 키스까지!
     
     
    으으.. 100% 프렌치 키스다..
     
     
    우리는 주둥이 근처에 대고 흐르는 걸 마셨는데..
     
     
     나   : 얌마! 너 혼자만 마시냐! 입대고 먹어?!
     
     
    M 사병 : 에.. 그게..
     
     
     나   : 헐헐헐... 미치겠담...T_T
     
     
    M 사병은 내 눈길을 쌩까더니 계속 콜라 나발을 불었다.
     
     
    점점 대담해져가는 M 사병이었다.
     
     
    실세의 눈길을 정면으로 쌩까고 할짓 다 하다니...
     
     
    흑흑흑.. 더 말해 무엇하랴..
     
     
    M 사병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왠만한 일들은 그러려니 하고 넘기니...
     
     
    M 사병 때문인지는 몰라도 새치가 몰라보게 늘고 있다.
     
     
    얼렁 전역해야지... 아직도 90대냐.. 아, 집에 가고 싶어.
     
     
    **********
     
     
    여기 까지입니다.
     
     
    점점 가물가물해져 갑니다.
     
     
    별로 재밌는 얘기는 아니지만...
     
     
    M 사병 이야기도 슬슬 마무리 지어야 겠네요...
     
     
    담에 또 뵙죠.
     
     
    [UP]
     
     
    #16
     
     
    겨울이다.
     
     
    내복에 방한내피 상하의에 두툼한 기타등등 옷을 다 끼어입어도
    정신이 아득해 지는 겨울이다.
     
     
    이런 겨울 새벽에 보초를 서고 있다.
     
     
    쫄따구에게 몇시냐고 계속 물었다.
     
     
    10분은 지난거 같은데.. 겨우 1,2분 지났다.
     
     
    시간 더럽게 안간다.
     
     
    이 짬밥에 외곽 보초 서는 것도 열받는데 시간도 더럽게 안가고
    얼어 뒤지겠다.
     
     
     나   : 몇시냐?
     
     
    쫄따구 : 예! 02시 15분 입니다.
     
     
     나   : 우리 몇시까지 근무냐? (개말년이라 보초시간 같은거 안외운다)
     
     
    쫄따구 : 10분 전에 지났습니다.
     
     
     나   : ....
     
     
    쫄따구 : ....
     
     
     나   : 이눔 쉐이! 진작 말을 해야지!
     
     
    쫄따구 : 하도 추워서 몰랐습니다.
     
     
     나   : 우씨! 그건 그렇고 불침번이 어떤 쉐이길래 보초 안내보내?!
     
     
    쫄따구 : 잘 모르겠습니다.
     
     
     나   : 아 열받어! 일직사관도 성질 더러운 놈인데 전화하기도 그렇고
     
     
     
    결국 15분을 더 서 있었다.
     
     
    멀리서 달려오는 보초 교대자들...
     
     
    쫄따구 : 손들어! 움직이면 쏜다! 감자!
     
     
     나   : 야! 다 때려치우고 얼른 교대해!
     
     
    그 추운날 쌩으로 보초 25분을 더 섰으니 얼마나 열받았겠는가..
     
     
    포근한 여름날 밤에도 5분만 늦어도 길길이 날뛰는 판에...
     
     
     나   : 얌마! 불침번 누구였어?!
     
     
    교대자 : 예! M 상병입니다!
     
     
     나   : 허... 허... 우이씨! 이눔 쉐이
     
     
    내무실에 들어가자마자 하이바를 바닥에 내리꽂았다.
     
     
    하이바는 내무실 바닥을 원바운드로 찍고 멀쩡하게 자는 놈 머리를
     
    강타했다.
     
     
    맞은놈 : 아, 띠볼! 뭐야~~
            (열받아서 이성을 잃은 날 발견한다. 곧 쥐죽은 듯 자는척 한다.)
     
     
     나   : 불침번! 어떤 쉐이야! 일루 튀어와!
     
     
    M 사병 : 상병M사병. (제 잘못을 아는지 잽싸게 달려오는척 한다.)
     
     
     나   : 너 뭐하는 쉐이야?!
     
     
    **********
     
     
    여기서 잠깐!
     
     
    계절에 상관없이 교대자를 늦게 내보내면 불침번은 그날 종가 깨집니다.
     
     
    특히 전 근무자가 끝발있는 고참이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성질 더러운 고참은 자는 놈덜 다 기상시켜서 한따까리 합니다.
     
     
    **********
     
     
    M 사병 : 아, 시간을 미처 제대로 보지 못하고.. 으음..
     
     
     나   : 야이 개쉐이야! 30분이나 늦게 내보내냐? 응?! 뭐하는 넘이야?!
     
     
    M 사병 : 아.. 그게...
     
     
     나   : 헉.. 헉.. (참자.. 참자.. 곧 집에 가는데.. 사고치면 안돼지..)
            됐어. 가봐.
     
     
            쉐이.. 너 불침번근무 제대로 못 섰으니깐.. 벌점이여.
     
     
            내일 분대장 회의 시간에 건의해서 점수 깐다.
     
     
            그렇게 알구 있어.
     
     
    M 사병 : 아.. 그런게.. 전우애를 생각해 보십시오오...
     
     
     나   : 왜, 너는 전우애 투철해서 그렇게 잘 꼬발랐냐..
            인제 나도 정식 절차를 밟아서 처리해야겠어.
            근무 잘서라.
     
     
    M 사병 : 에.. 그게 아니고...
     
     
     나   : 인제 안면방해냐.. 이것도 명령불복종이다.. 하나 추가.
     
     
    M 사병 : 아.. 차라리 때려주십시오.
     
     
     나   : (하, 돌겠네.. 드디어 몸으로 때우는게 낮다는걸 좀 알았나)
            미쳤냐, 너 치고 나도 영창가라고..
     
     
    M 사병 : 아.. 아닙니다아.. 제가 때리라고 했기 때문에..
            구타가 성립이 안됩니다아..
     
     
     나   : (그럴리가 있나..) 그래? 그래도 안해. 바로 보고다.
     
     
    M 사병 : 아닙니다아.. 때려주십시오오.. 으음..
     
     
     나   : 흉흉.. 몇대 맞을래?
     
     
    M 사병 : (일단 벌점을 면했다는 게 좋은지 얼굴이 좀 환해진다.)
     
     
            에.. 1대...
     
     
     나   : 푸하.. 네가 저지른 만행이 1대로 무마될거 같냐?
     
     
    M 사병 : 아, 한대라도 있는 히임껏! 때리면 돼잖습니까아..
     
     
     나   : 잘못 때려서 다치면 어케 하냐?
     
     
    M 사병 : 으음...
            ......
            괜찮습니다아...
     
     
     나   : (이제 막 가는구만..) 어디 때려줄까?
     
     
    M 사병 : 우음.. 살...
     
     
     나   : 뭐? 살짝 때려달라고?
     
     
    M 사병 : 살.. 많은데로 때려주십시오... 우음...
     
     
     나   : 살.. 많은.. 데로..?
            ......
     
            푸하하하하하하
     
     
            너때문에 내가 미치겠다.. 아, 생각할 수록 돌겠네..
     
     
            됐어, 꺼져.
     
     
    M 사병 : 아.. 그래도..
     
     
     나   : (쌩까고 잔다.)
     
     
    M 사병 : 아... 살 많은데 때리면 맞을 수 있는데에... 우음...
            보고는.. 좀.. 에...
     
     
    M 사병은 밤새 편하게 잠을 못잤다.
     
     
    진짜 보고하면 자신에게 어떤 피해가 올지 두려워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을
    거다.
     
     
    다음날 오후, 벌점 건의를 했지만 포대장이나 행정보급관이나 다들
    알고 있는 눈치였다.
     
     
    다음날 아침부터 새로운 M 사병 시리즈로 부대가 떠들썩 했기에..
    "살 많은데로 때려주십시오... 우음.."
     
     
    **********
     
     
    살 많은 데로 이야기.. 여기서 접습니다.
     
     
    흑.. 근데 별로 재미없었나 봐요..
     
     
    조회수 대비 찬성수가 적네요.. 푸히히히
     
     
    그래도 많이 읽어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
     
     
    하지만, 왠지.. 서운.. 재미없으면 NO 찍어주시지..
     
     

    찬성 찍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저 역시 세속의 인간..
     
    찬성 한표에 기분 째지는군요..
     
    다행이에요..
     
    재미없다는 멜은 안 날라와서..
     
    자.. 이제 M 사병 이야기도 마무리 지어야 겠습니다.
     
    더.. 더이상 기억나는 사건이 없어서..
     
    하루에 한건씩은 일을 만들던 M 사병인데.. 제 머리가 딸리네요..
     
    다음 편 ' M 사병 이야기 - 11 ' 을 끝으로 M 사병 이야기 접습니다.
     
    11편은 아직 군에 있는 M 사병 근황입니다.
     
    많이 봐주세요.
     
     
    **********
     
     
    #17
     
     
    그 동안 M 사병이 저지른 수많은 사건사고가 연일  부대원들에게  회자되고
    있었다.
     
     
    얘기는 흐르고 흘러,
    "M 사병은 고도의 훈련을 받은 간첩이다!"
    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M 사병의 군대 잠입 목적은 다음 몇가지로 추측됐다.
     
     
    1. 끊임없는 말대답과 투철한 개김성으로 고참들의 부아를 돋구어,
      군경험이 제법 쌓인 고참들에게 엄청난 스트레스와 군생활에 대한
      회의를 주고.. 결국 고참들의 전투력 상실을 유도한다.
     
     
      군생활에 완전히 적응하여 드디어 군에서 쓸만한 요원으로 성장한
      이들의 전투력을 상실시킨다니.. 제법 날카롭다.
     
     
    2. 후임병들에게는 고참에게 개겨도 무방하다는 인식을 행동으로 인식시켜
      하극상의 만연을 부추겨 군기강을 와해한다.
     
     
    3. 이로서 군대의 단위 구성원인 사병간의 유대감을 깨뜨린다.
     
     
    4. 간부들에게도 잊을만하면 나타나, 황당무계한 궤리로 상대방을 정신착란
      상태에 빠뜨림은 물론, 얼토당토 않은 주제로 상담을 요청하여
      한참 업무에 열중해야할 시간을 빼앗고..
      종래에는 실현 가능성이 극히 희박한 'M 사병 정신차리게 해주기..'
      라는 테마로 간부들이 늘 고심하도록 하여 군 지휘체계를 마비시킨다.
     
     
    지금 생각해도, 정말 M 사병은 북한의 심리전 중대에서 파견된 간첩같다.
     
     
    그 동안 M 사병의 초이기주의에 입각한 행동양식 및  어처구니없는 여러
    사건들을 지켜보던 포대장이 드디어 지휘권을 발동했다.
     
     
    'M 사병과 병장들의 대담'
     
     
    병장 계급장을 단 모든 병사들을 한 내무실에 불러 모았다.
     
     
    다들 M 사병 초토화에 불타오르고 있었다.
     
     
    M 사병 등장..
     
     
    포대장은 이번 포럼의 주제만을 제시해주고 구석탱이에서 지켜만 보았다.
     
     
    주제는.. 사병들과 M 사병의 동화.
     
     
    예상대로 병장들의 일방적인 뼈있는 말들이 쏟아졌다.
     
     
    M 사병은 M 사병 답게 얼토당토 않은 주장으로 일관했다.
     
     
    병장 1 : 너는 왜 혼자만 살려고 하나.. 같이 먹고 자고 그야말로 동거동락
            하는데, 계속 이기주위 그 자체의 모습을 하고 있는 이유가  무엇
            인가
     
     
    M 사병 : 그건... 개인주위인데.. 에..
     
     
    병장 2 : 개인주의는 사회에서나 통하지 뭉쳐야 사는 군대에서는  불필요하
            다. 남에게 피해주지 않으면서 혼자 산다는게 말이 되나
            혼자 살려고 하는 자체가 이미 피해를 주고 있는 것이다.
     
     
    M 사병 : 에.. 그래도.. 기본권은 보장되어야...
     
     
    병장 3 : 기본권은 자신의 의무를 충실히 이행한 다음에 주어지는것 아닌가
     
     
    M 사병 : 다.. 잘.. 했는데...
     
     
    병장 4 : ...다 잘 했다고..
            그럼 잘 했다고 치고.. 인정하긴 어렵지만..
            왜 고참이 충고할때 꼬박꼬박 말대답하면서 억지부리나
     
     
    M 사병 : 잘 했다고 치는게 아니고 제가 못한건 없잖습니까아...
     
     
    병장 4 : 그럼 고참한테 대드는건 잘 하는건가
     
     
    M 사병 : 으음.. 그건.. 대드는게 아니라.. 제 의견을 주장하는거
            아닙니까아..
     
     
    병장 5 : 의견을 주장하는게 아니라 너는 꼭 주제를 벗어나서 헛소리만  하
            잖아. 기억이 안난다는 둥.. 둘러대기나 하고
     
                  ~~~~~~~~~~~~~
     
    M 사병 : 언제 그랬습니까아.. 예를 들어보십시오..
     
     
    병장 5 : 어제도 그랬지? 청소 똑바로 하라니깐.. 대답도 안하고 인상긁으
            면서 휙- 가버렸잖아.. 뭐야, 태도가..
     
     
    M 사병 : 에.. 기억이.. 안납니다..
     
            ~~~~~~~~~~~~~~~~~~~~~~~~
     
    병장 5 : -_-;
     
     
    1시간 가까이 계속되는 질문과 그에 대응하는 이상한 답변이 오고갔고
     
     
    결국, 병장들과 M 사병이 타협을 봤다.
     
     
    바로
     
     
    1. 고참들이 한마디 하면 말대답하지 말고, "예, 알겠습니다." 한마디로
      바로 상황 종료하며, 토달지 말고 이행할 것!
     
     
    2. 일 시키면 '안될 것 같다. 불가능하다..'라는 전제를 언급하지 말고!
      일단 해보고 안되면 말 할 것!
     
     
    이 두가지 사항이다.
     
     
    다음날
     
     
     나  : M 사병, 청소 이렇게 밖에 못하나? 짬밥 먹었으면 좀 해야 할거
            아냐?! 내가 알려준대로만 해! 그러면 누가 뭐라고 하냐?
     
     
    M 사병 : 아.. 그게.. 으음.. 예, 알겠습니다아..
     
     
     나   : '음.. 말대답 안하는군.. 나도 귀찮다. 이제 M 사병 신경 꺼야지'
     
     
    M 사병 : 그런데 말입니다아..
     
     
     나   : T.T
     
     
    M 사병 : 이렇게 하는것 보다 제가 하는 방식이 더 깔끔하잖습니까아..
            보십시오.. 각이 나오는거 같잖습니까아..
     
     
    병장 X : 됐어! 청소하지 말고 TV나 봐.
            야, 얘는 청소 열외시킨다! TV 봐도 뭐라고 하지말어!
     
     
    M 사병을 TV 앞에 앉혀놓고, 화장실 갖다온 사이..
     
     
    M 사병은 남들이 열심히 각 잡아놓은 관물들을 제 방식대로 한다며 헤집고
    다니고 있었다.
     
     
    줄도 안 맞고.. 점호시간도 얼마 안남았는데, 개판 그 자체다!
     
     
    뭐 하나 시키면 핑계 대면서 삐쭉삐쭉 대꾸해대고..
    아무것도 하지 말라면.. 괜히 남들 잘 해놓은 일 뒤집고 다니고..
    M 사병이 왕고 되는 날을 상상해 보니.. 쫄따구들이 불쌍했다.
     
     
    오늘도 M 사병의 작태를 바라보며, 군생활의 회의를 느낀다.
     
     
    **********
     
     
    이번 편을 마지막으로 M 사병 이야기를 접습니다.
     
    ...라고 할려고 했는데.. 글이 너무 길어져서..
     
    두편 정도로 쪼갰습니다.
     
     
    **********
     
     
    # 최종회
     
     
    - M 사병 그 이후..
     
     
    Part 1
     
     
    내가 전역할때, M 사병은 상병 5호봉이었다.
     
     
    이것도 진급누락해서 5호봉이었다.
     
     
    1년이 넘는 군생활을 하면서 M 사병은 대대 모든 간부에게 찍혔고,
     
     
    수많은 사건 사고들을 몰고다니며 급기야 진급 누락 당한 것이다.
     
     
    상병 달면 좀 나아지려나 기대도 해봤지만.. M 사병은 늘 한결같았다.
     
     
    차라리, 전역병들에게 소총을 한 정씩 기념품으로 나눠주길 바라는게
     
     
    나을 정도였다.
     
     
    내가 전역할 즈음..
     
     
    포대에는 철저한 상벌점 제도 시행을 하자는 분위기였다.
     
     
    이 삭막한 분위기에 휩쓸려 M 사병은 있는 벌점, 없는 벌점 다 먹었다.
     
     
    M 사병의 벌점을 천랸 포인트로 환산 적용하면, 꽤 값나가는 사은품과
    교환할 수 있을 거다.
     
     
    M 사병의 초이기주의에 크게 분노한 하사관이 있었다.
     
     
    이름하여 백중사!
     
     
    그가 일직근무 서는 날은 봉 잡은 날이다.
     
     
    특별한 터치없이 아주 아주 명랑한 내무생활을 보장해 주기 때문이다.
     
     
    진짜 천사표다.
     
     
    근데, M 사병 한테는 저승사자보다 더 무섭게 보였으리라..
     
     
    전역하고 석달이 지나 부대에 전화했더니..
     
     
    역시 M 사병은 연속 진급누락으로 상병 10호봉을 달리고 있었고..
     
     
    올 2월달에 들어서야 겨우 병장으로 진급했다.
     
     
    아래 얘기는 내가 전역한 이후 일어난 사건들의 요약 정리다.
     
     
    ----------
     
     
    백중사는 또 M 사병을 호출하여, 그를 갈구고 있었다.
     
     
    백중사의 정곡을 찌르는 한마디 한마디에 M 사병은 나름대로 열심히 변명
    해 댔다.
     
     
    백중사 : 너는 군대가 우습게 보이냐?
     
            거짓말을 밥먹듯 하고, 내가 군생활 몇년했는데..
            전에도 너 같이 미친척 하는 놈들 여럿 봤는데..
            그래봤자, 내 손바닥 안이야..
     
     
    M 사병 : 우음.. 그.. 그게..
     
     
    백중사 : 군생활 편하지? 넌 대체 군대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거야?
     
     
    M 사병 : 그.. 그게.. TV 에서 보듯이.. 그런... 멋진 군인을 생각해왔는데
            여기는.. 그게.. 아닌것 같습니다아..
     
     
            사람들이 어쩜 그렇게.. 악마같은지...
            날때부터.. 천성이 다들 악한거 같습니다아...
     
     
    백중사 : 악한게 아니고 네 행동이 사람을 악하게 만든거지.
     
     
    M 사병 : 그.. 그리고.. 매일 소각장 치우고.. 부레옥잠 안 얼게 열관리하고
            제 생각에는 저는 도저히 지금 군인이 아닌거 같습니다아..
     
     
    백중사 : 맞어. 너는 입대할때 부터 지금까지 군인이 아니야.
            너는 군복입고 있는 민간인 같다.
     
     
    M 사병 : 정말 멋진.. 영화에서 나오는.. 그런.. 군생활을 하고 싶었는데..
            선임하사님! 보병으로 보내주십시오오...!
     
     
    아니.. 전역이 6개월 정도 남았는데, 보병으로 보내달라니..
     
     
    제 취향에 맞지 않는다고, 보병으로 전출보내달라고?
     
     
    보병 군기는 장난인줄 아나?
     
     
    여기보다 더 하면 더 했지, 덜하지는 않을 터..
     
     
    여기가 뭐 저쪽 따뜻한 남쪽 군댄가?
     
     
    백중사 : 보병? 보병가면 네가 거기서 살아남을거 같애?
     
     
    둘을 밤을 꼬박 세우며 상담을 했다.
     
     
    다음날 아침, M 사병은 행정보급관님께 불려가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듣고
    벌점 50 점을 받았다.
     
     
    한번에 50점 맞는 놈은 처음이다.
     
     
    ----------
     
     
    그는 아직도 부레옥잠 비닐 하우스 난로에 연탄을 갈고 있다.
     
     
    부레옥잠 비닐 하우스는 정화조다.
     
     
    따라서, 메탄가스와 악취가 상당하다.
     
     
    연탄 난로 때문에 연탄 가스도 상당하다.
     
     
    때문에, 허파에 최대한 공기를 충전하고 재빠른 동작으로 연탄을
    갈고 나와오는게 상책이다.
     
     
    보통은 그렇다.
     
     
    그런데, M 사병은 좀 특이했다.
     
     
    그 냄새나는 곳에서 책을 읽는다.
     
     
    아마, 그 안에 있을때는 건드리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그런것 같다.
     
     
    하지만 엄연히 근무시간인데 책을 읽는다는 건 역시 무리다.
     
     
    그래도 그 안에 있을때는 아무도 건들지 않는다.
     
     
    냄새나는 곳을 일부러 찾을 사람은 당연히 없으니까..
     
     
    다들 포기한것 같다.
     
     
    근데, 한가지 이상한 점이 있다.
     
     
    그 냄새나는 곳에서 책도 보는 넘이 연탄들고 들어갈때는..
     
     
    눈을 지그시 감고 들어가서 어정쩡하게 움직인다는 사실이다.
     
     
    왜 그러냐는 질문에 대한 M 사병이 답변..
     
     
    M 사병 : 메탄 가스 때문에... 눈이.. 따가워서...
     
     
    그럼 책은 어떻게 읽는거야?!
     
     
     
    **********
     
     
    다음 이야기는 M 사병의 꼬장입니다. 진짜 마지막입니다.
     
     
    [UP]
     
     
    진짜 최종회 입니다.
     
     
    **********
     
     
    # 최종회
     
     
    - M 사병 그 이후..
     
     
    Part 2
     
     
    군생활을 하면.. 인과응보를 실감한다.
     
     
    짬밥없을 때 열심히 생활하면, 짬밥먹으면서 편해진다.
     
     
    짬밥없을 때 뺀질거리면, 전역할 때까지 여러모로 불편하고 힘들다.
     
     
    아.. 진리 한가지 더.
     
     
    짬밥없을 때 고문관이던 넘들이 짬밥먹으면 개꼬장 부린다.
     
     
    M 사병은 아마 지금쯤.. 포대 손가락 안에 드는 짬밥일 거다.
     
     
    하지만, 힘은 거의 없다.
     
     
    짬밥없을때 개판으로 했으니까, 위로든 아래로든 인정 못 받는건 당연하다.
     
     
    그래도 짬밥먹었다고 밑에 애들한테 꼬장 부린다.
     
     
    다음 이야기는 얼마전 입수한 최신 M 사병 이야기.. ^^
     
     
    여러분도 알다시피, M 사병의 벌점은 사상 최대다.
     
     
    때문에 여러가지로 제약을 많이 받는다.
     
     
    외출, 외박에도 지장이 많다.
     
     
    이에 불만을 가진 M 사병은 상점을 받아서 엄청난 벌점을 상쇄시키려는
     
     
    생각을 갖게 됐다.
     
     
    어지간해서는 상점 받기가 쉽지 않다.
     
     
    방법이 있다면, 분대장들의 상점 건의 제도를 이용하는 것.
     
     
    하지만, 누가 M 사병에게 상점을 주겠는가.
     
     
    모든 분대장들이 M 사병의 후임이지만, 누구하나 M 사병에게 상점을 주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M 사병은 자기 분대 분대장에게 상점을 건의해 달라고 졸라댔다.
     
     
    M 사병 : 야.. 나 상점 건의 좀.. 해줘..
     
     
    분대장 : 아.. 진짜.. 왜 이럽니까.. 뭐 껀덕지가 있어야 상점을 주지..
     
     
    M 사병 : 대충 써서 내면 되잖아아... 생활 열심히 한다고..
     
     
            아, 맞다아.. 열관리 하면서 고생하잖아아..
     
     
            이걸로 상점건의 해줘..
     
     
    분대장 : (고생은 무슨.. 남들 추운데서 일하는데 저는 비닐 하우스에
             난로까지 피워놓고 책 읽고 놀면서...)
     
     
             쩝.. 뭐.. 이번만 입니다. 다음엔 안해줍니다.
     
     
    M 사병 : 그래그래...
     
     
    M 사병의 끈질긴 협박, 허풍, 설교에 마지못해 인정을 베푼 분대장.
     
     
    분대장 상점 건의 제도로 얼마의 벌점을 상쇄시킨 M 사병은 다른  분대장들
    에게도 접근해서 갖은 궤리로 상점 건의를 요구했다.
     
     
    하지만, 아무도 들어주지 않았다.
     
     
    상점을 구걸하는 자체가 벌점 대상 아닐까?
     
     
    아무도 상점을 주지 않자, M 사병은 꾀를 냈다.
     
     
    상점 건의서를 제 멋대로 작성해서 상점을 받아내기로 한 것이다.
     
     
    그래도 짬밥이 있으니까.. 나름대로 적어서 행보관에게 달려갔다.
     
     
    내용에는 하자가 없었다.
     
     
    하지만, 행보관이 누구던가..
     
     
    20여년 군대밥 먹으며 살아온 직업 군인 아닌가..
     
     
    행보관 : ...이거 확실해?
     
     
    M 사병 : 에.. 그렇습니다아..
     
     
    행보관 : 그래.. 이제 열심히 생활하고 있구나. 자식..
     
     
            뒷면에다 계급하고 군번, 성명 적어라.
     
     
            찾아보기 쉽게..
     
     
    M 사병은 행보관의 칭찬에 좋아하며 적는다.
     
     
    행보관 : 주먹 쥐고 엎드려.
     
     
    M 사병 : 에?
     
     
    행보관 : 이 자식이, 나를 아주 우습게 아는구만..
     
     
            이거나 저거나 네 글씨 아냐 임마!
     
     
            이 자식이 아주 이제보니깐 아주 영 뭣같은 놈이네?
     
     
            문서 위조까지 해?
     
     
    행보관의 필적조회에 걸린 M 사병..
     
     
    그나마 상점으로 만회한 점수의 몇배나 되는 벌점을 먹었다.
     
     
    후후후.. 전해 듣는 순간.. 뒤집어 지게 웃었다. 푸하하하하하
     
     
    M 사병의 만행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
     
     
    식당에서도 꼬장 부린다.
     
     
    보통 닭 튀김이나 고기 반찬이 나오면 으레 병장들이 많이 타간다.
     
     
    배식하는 친구들이 알아서 듬뿍 담아 준다.
     
     
    그렇다고 병장 혼자 다 먹는냐..
     
     
    대부분, 이등병에게 많이 덜어준다.
     
     
    가장 배고픈 시기라는 걸 잘 알기 때문에.
     
     
    근데 이상하게도 M 사병에게는 많이 주지 않았다.
     
     
    다른 고참들 같았으면, 주기 싫어도 많이 줬겠지만..
     
     
    M 사병이 워낙 고문관이고 눈엣 가시 같으니까.. 후임병들도 이런 식으로
    개기는 터.
     
     
    닭튀김이 나온 날이란다.
     
     
    M 사병 : 야, 다리 하나 더 줘..
     
     
    배식맨 : 아, 이거 빵꾸나면 안됩니다.
     
     
    M 사병 : 거기 많잖어.. 더 줘..
     
     
    배식맨 : 안됩니다. M 병장님만 다 주면, 뒤에 사람들 못 먹습니다.
     
     
    M 사병 : 에잇
     
     
    M 사병은 제 손으로 튀김 덩어리 몇개를 손으로 집어 담고 유유히 식탁으로
    간다.
     
     
    배식맨 : 아, 진짜..
     
     
    M 사병은 그 많은 닭튀김을 어떻게 했을까..
     
     
    이등병에게 나눠 줬을까...
     
     
    정답은 혼자 꾸역꾸역 다 먹는다.
     
     
    참.. 한심하다.
     
     
    그 짬밥 먹고 식탐하고, 올챙이적 생각못하고 꼬장이나 부리고...
     
     
    사회에 나와서는 어떤 모습으로 사회에 누를 끼칠지...
     
     
    걱정이다.
     
     
    **********
     
     
    아무리 생각해도 어처구니가 없군요.
     
    병장 달고서도 생각하는 수준은 이등병만 못하니...
     
    정말 30평생을 허비한 걸까요...
     
    M 사병의 이야기를 가끔 전해 들을때마다 달려가서 때려 주고 싶은 생각이
    굴뚝 같습니다. 하아.. 한숨만 나오는군요..
     
    M 사병 이야기.
     
    여기서 접습니다.
     
    지금까지 읽어 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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