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우는 머리랑, 배우는 머리랑, 배운 걸 생각하는 머리랑, 배운 걸 생각한 다음 간략하게 설명하는 머리랑, 배운 걸 생각한 다음 느낀 점을 말하는 머리랑, 배운 걸 생각한 다음 논리적으로 말하는 머리랑, 배운 걸 생각한 다음 논설하는 머리랑 배운 걸 생각한 다음 글로 쓰는 머리랑, 배운 걸 생각한 다음 논리적으로 쓰는 머리랑, 배운 걸 생각한 다음 논설을 쓰는 머리랑, 배운 걸 문제로 풀어내는 머리랑, 배운 걸 다른 사람에게 알기 쉽게 설명하는 머리랑,
이게 다 달라요. 근데 30년 넘게 살면서 누구 하나 말해준 사람이 없네요.
공부 잘하는 애가 공부 설명도 잘한다?
아뇨. 밑바닥을 기어본 놈이 밑바닥을 이해해요
러시아 레슬링 선수 출신 푸틴 경호원. 차범근 아저씨가 전에 찍은 광고. 기억나시는지요?
어떤 일이든 공식이 있다고 저는 생각하는데, 그 공식을 아주 깊이 있게 들여다 본 놈이 설명 잘하는 사람이라 봅니다.
공을 잘 차려면? 디딤발이 중요하다는데, 디딤발의 각도는 어느 정도? 어디 부위에 힘을 줘야 하는지? 차는 순간엔 몸이 얼마나 기울어져야 하는지? 차는 발이 올라가는 각도? 슛 스윙 각도는? 등의 각도? 어깨의 각도? 팔 각도? 그럼 기본이 흐트러지지 않게 내게 가장 잘 맞는 슛팅 포즈는?
대부분 공의 어딜 차라고만 말하지. 몸의 흐트러짐을 잡아주진 못하더라고요. 정말 전문적으로요.
그럼 잘 봐주는 사람이 있으면 다 될 거 같죠? 아니오. 남들보단 잘하지만, 그 이상은 재능이 없으면 안 된다 봅니다.
성향, 환경, 유전자, 습관, 개인능력, 흥미, 장점을 살릴 때 흥이 나느냐?, 단점을 건들때 극기가 생기느냐?
이런 걸 고려하지 않으면 튀어 올라가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논술 때문에 가르치는 방법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했는데 그러다보니, 언어영역이 얼마나 어려운 과목인지 알겠더라고요.
지뢰 전문가라 해도 남이 만든 지뢰에 대해 말하는 것과 수 많은 지뢰 중에 남의 지뢰를 주어진 힌트로 찾아내는 것
독서량이 많아고 독해력이 높은 건 아니더라고요. 그리고 그렇다고 해서 위에 말한 것처럼 다 말 잘하고 다 문제 해결 능력 높고 문제집 문제 다 잘푸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현장에서 애들 하는 걸 보면요.
물론 아예 시작도 안한 친구들 보다는 빨리 습득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되는 게 아닌데...
다양한 세상을 접하는 경험이 중요한데 아직도 '논술 = 책' 이라는 개념이 저는 좀 별로 좋아보이지 않더라고요. 요즘 말많은 코딩으로도 논리력은 충분히 높아질 수 있거든요.
허나, 문제는 코딩은 컴퓨터와 대화를 위해 쓰는 언어라는 한계가 있고 논술은 세상을 관찰하기 위한 언어라는 게 조금 다른 부분이 있습니다. 저는 그래서 유시민 작가가 비트코인 토론에서 압도적으로 사람들의 생각과 마음을 자신의 편으로 만들었다 봅니다. 코딩이 현미경이라면 논술은 천체만원경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