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근로자들은 책임감이 부족하다고 말하는 분들이 종종 계시네요. 군필자들은 특히 상명하복에 익숙하죠. 까라면 까는거. 그게 옳다고 믿는 사람도 있겠지만, 많은 사람들은 불합리함을 알면서도 참을겁니다. 이걸 '남자의 책임감'이라 포장하는 분들이 신기합니다. 책임감이 아니라, 그냥 마지못해 이악물고 참는것 아닌가요?
두명이 해도 모자랄 일을 혼자 새벽까지하면서 쳐내는 것도, 연봉 동결 얘기에 애꿎은 줄담배 뻑뻑 피는것도, 하루에도 몇번씩 때려치고픈 맘을 꾹꾹 누르는것도 참아야지. 가장이니까. 내가 아님 누가 돈버냐는 생각에 피눈물 흘리면서 참는것 아닌가요?
그 무게를 혼자 지는게 옳다고 생각합니까?
아내에겐 당신이 밖에나가 벌어봤자 얼마나 벌겠냐고, 그돈 버느니 애들 돌보라 말하고. 여사원에겐 책임감이 없네 역시 여자랑 일 못하겠다며 사회에서 밀어내고. 술마시면 왜 남자들만 이 무게를 짊어져야 하냐 불만토로하는게 어딘가 모순된다 생각하지 않으신지요.
우리 땐 안이랬다며 남자 후배 굴리고, 여사원은 대하기 어렵다며 남자끼리 뭉쳐서 틈만나면 담배정치하는데 그걸 버티는 이유가 정말 사회구성원으로써의 책임감 때문인가요 아니면, 돈에 대한 부담감 때문인가요.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올라가고, 경제권이 강해져서 아내가 월 300이상 따박따박 벌어온다면 일이 부담되면 잠깐 쉬어라. 맘놓고 이직준비 해라. 좀 아껴쓰면 내 월급으로도 버틸 수 있다고 말하는 아내가 있다면 남편의 무게를 좀 덜 수 있지 않을까요?
비공달고 엉뚱한 말 하는 분들이 계셔서 댓글 달았네요. 다른 성별의 일이라고 남의 일인게 아닙니다. 좀 더 가시적으로 보아야 해요. 그런분들 보면, 어깨에 솜을 짊어지고 물에 누운 당나귀 얘기가 생각나요. 스스로 어깨에 짐을 무겁게 만들면서 본인만 그걸 모르죠.
맞는 말씀이지만 장기적으로 보았을땐 다르지 않을까 싶습니다. 현재 사회구조가 남성중심적으로 돌아가는 이유는 회사의 대표와 핵심 인력들이 대부분 남성이기 때문도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워킹맘들의 경력단절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더 높은 자리로 올라가는 여성들이 많아질테고, 그들이 사회가 가진 여성에 대한 선입견ㅡ예를들어 여성은 직장 생활을 오래 하지 못한다, 여성은 감정적이다 등ㅡ을 없애는데 분명 도움이 될거라 생각합니다. 유리천장을 여성들 스스로 깨는 방법인거죠.
교사라 아주 좋은 예군요 육아 휴직이 길고, 눈치 보이지 않고, 복직이 쉬우며 야근이 적고, 퇴근 후 육아가 가능 한 직군이기 때문에 40대 이상 여성들이 많이 근무할 수 있는 직장이죠. 때문에 말씀하신 '같은 경력, 같은 직책' 이 가능한겁니다. 보통은 '같은 경력' 이 불가능하죠. 쫓겨나는거나 다름없으니까요.
저 역시도 어릴 적 '전라도사람들은 믿으면 안된다', '전라도 사람들은 배신을 한다' 란 말을 들으며 자라왔고, 그 말을 의심하지 않았었습니다. 그게 정치적 목적으로 생겨난 말이란걸 알고서 크게 충격받았어요. 나 역시 세뇌당해 있었구나 내가 정말 편협했구나... 전 지금도 내 안에 내가 모르는 편견이 있을까 두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