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분의 아내에 대한 사랑도 느껴지는 한편, 에효... 철부지 남편땜에 한숨나올 때도 있으시겠다 싶기도 했어요. 아내를 귀여워라 해주는 남편과 남편때문에 서운한 감정을 이렇게 좋게 좋게 잘 풀어나가는 아내분 모습 보기 좋지만... 아내가 올린 글 속에 담긴 마음도 진지하게 읽어주시길.... 유쾌한 부부의 모습을 꼭 오유에서 불특정 다수에게 보이지 않아도, 두분 주변분들이 충분히 이쁜 커플이라 생각하실꺼에요.
여자도 후회하는데요. 근데 그 후회가 맨날 하루종일 머리속에 "결혼 괜히 했어 이번 생은 망했어" 이런 류인 사람들과, "에이.... 만약 결혼 안했다면.."하고 한번쯤 상상해보는 류의 사람들이 있는거죠. 우리나라 미혼들은 결혼에 너무 결벽에 가까운 환상이 있는것 같아요. 결혼후의 삶이 궁금하다면, 알랭드보통의 최근 소설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결혼이 사랑의 종착지 같은게 아니에요. 결혼 안해도 살아도 괜찮아요. 그런데 굳이 결혼을 하고 싶은건 둘 사이를 제도로서 묶어두고 싶다는 욕구(혹은 욕심) 때문이잖아요. 아내, 남편으로서의 권리가 생기는 만큼 서로에 대한 의무도 생기기 때문에 종종 그 의무가 버겁게 다가올때 '후회'한다는 맘이 드는거죠.
아이 고유의 다양성을 인정하더라도, 그대로 바라봐 주고 옆에서 도와주기만 해도 된다...라는 이야기에는 공감하기가.... 좀 느리지만 순한 아이를 키울때 필요한 조언일수는 있겠네요. 적극성이 높고, 에너지도 크고, 주도성도 높고, 욕심도 있는 아이를 (소위 비글 두마리 라고도 하는..) 한집에서 둘씩이나 키우다보면 '바라본다' '도와준다'라는 표현이 부럽답니다. '치우고' '말리고' '해달라는거 해주고' '못하는것 납득'시키다보면, 바라본다 라는 고요한 표현이 하루 일과에서 끼어들 틈이 없었거든요. 사실 적으신 첫문장은 저를 포함한 제 글에 공감해주신 분들에 대해 잘 알지 못하면서 너무 매도하는 표현이에요.
저도 마지막에 쓰신 사무실 여직원분 이야기에 공감이 갑니다.... 학창시절에 공부도 열심히 했고, 회사도 빡세게 다녔고, 사회 생활하면서 별별 싸이코들도 만나고, 그 가운데에서도 중심 잡고 잘 살아왔는데.... 육아는 너무너무 어려웠어요. 자괴감 이라는걸 육아하면서 정말 제대로 느낍니다. 내가 이런사람이었던가. 내 밑바닥이 이정도까지였나. 그렇게 되요. 살면서 이렇게까지 내 심리적 취약부분을 끊임없이 찌르고 끄집어 내는 존재는 처음입니다. 정말 바닥이 어딘지 시험당해요. 아이를 사랑하는 부모라도 다들 이런 경험 있죠? 저는 육아의 아름다움과 부모로서 해야할 당위만을 이야기해주는 것 보다, 육아의 어려움과 인간으로서 한계를 가지는 부모의 고뇌를 끄집어내 이야기 많이 했으면 좋겠습니다. 육아서를 읽어봐도 책 대로는 안되는 부분이 있는데, 그렇다면 이건 내잘못인가 아이잘못인가. 내가 더 노력하자 하다가도 이만큼이나 노력하는데 왜 도돌이표지! 하면서 아이탓을 하게 될때, 나도 그래...ㅠㅡㅠ 하면서 헐크 엄마가 되었던 경험을 공유해주는 친구들 덕분에 다시 어른스러운 엄마로 툴툴 털고 돌아올 수 있었거든요.
여성 군입대에 반대한다는게 아닌데 윗분들 왜 버럭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과연 여러분 머리속에 화내는 대상인 "여자"는 과연 경험했던 인물인지, 그동안 겪어온 억울함을 모두 합쳐놓은 존재인지부터 스스로 물어보시길 바래요. 국가가 부르면 안갈생각 없습니다. 갈수 있는 환경이라면 피하지 않겠습니다. 한손에 권리 한손에 의무를 쥐겠습니다. 모 이렇게 말한들 '못갈꺼 아니까 저런다' 하겠죠. 남성에게만 변화를 요구한적도 없습니다. 그저 여성을 비난하고 싶다면 이렇게 키보드에 앉아 비공 누르고, 하지도 않은말, 가지고 있지도 않은 생각을 했다고 뒤집어 씌워 비난 맘껏 하면 되요. 굳이굳이 댓글 달았던건, 만약 이걸 계기로 상황을 변화시키고 싶은거라면 그 에너지를 엄한데 낭비하지 말고 효과적으로 쓰라는 의미였습니다. 좁게는 여성 의무복무 넓게 나아가 현재 청년문제 해결까지 하기 위해서는 그나마 관심가지고 무슨 얘기 하나 귀기울이기 위해 게시물 클릭하는 여성들과 함께 힘을 합쳐야 하지 않나요. 그동안 무관심했었어서 원망이 드나요. 그래도 지금이라도 끄덕거려줄 준비가 된 사람들이 꽤 있는데, 저런 말들로 여기서 내쫒아 버리고 외면받으면, 그거야말로 원하는 바가 아니지 않나요. 군게 게시물 중 격한 표현 때문에 마음 상했을 때도 있지만, 문제를 인식하고 분노하는 수많은 목소리중 하나라고 이해하면서 그래도 종종 와서 글이라도 보고 했습니다. 아들 엄마로서 문제의식에는 어느정도 공감하기에 논의가 어떻게 뻗어나갈지 지켜보던 중, 스스로 고립을 자초하는 글에 이건 아니지 싶어 댓글 달았습니다.
집단 내에서 소수자에 대한 배려는 필요한 것이고, 남녀 개개인은 동등한 존재로 취급되어야 하죠. 지난 세월동안 사회의 많은 조직 내에서 여성은 소수자였기에 '여성에게 배려'라는 인식이 굳어진 것일 수 있습니다. 사실 이건 무조건 힘든거 시키지 마라 이런 의미가 아닌데, 잘못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죠. 여자든 남자든요. 모순적인 사회라기 보다, 과도기 라고 생각합니다. 여전히 여자가 소수인 곳도 있고, 비등비등한 곳도 있고, 남자가 소수 혹은 착취당하는 영역이 생겨났죠. 청년 실업률은 높아지고, 대졸 남녀 비율은 별 차이가 없어지는데, 사회적으로는 여전히 결혼할 사이라면 남성의 경제적 능력이 여성보다 높거나 비슷한 것이 자연스럽게 느껴지죠. 그래서 미혼 남성들은 부조리함을 느낍니다. 하지만 여기서 10년 위로 올라가면, 육아에 대한 솔루션이 없는 헬조선에서 짱짱한 학벌과 탄탄한 직장을 놓아버린 수많은 경단녀들이 '여전히 세상은 여성에게 가혹함'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동시대를 사는 사람들이 이렇게 넓은 스펙트럼의 성인식을 가지고 있었던 적이 없어요. 글쓰신 분의 의미도 알겠지만, 그것은 사회의 모순이지 여성들의 모순이 아니니, 분노를 꿀빠니즘 같은 단어로 여성에게만 돌리지 않기를 바래요
그 시절 싸이월드 하던거 생각해보면... 지금 사람들 폰 들고있던거 만큼이나 늘 인터넷과 연결되어 있긴 했어요. 몰랐던게 아니라 관심 두지 않았죠. 훌륭한 누군가가 나타나서 알아서 해줄꺼라 생각했던 국민들 수준이었기 때문이지, 도구가 변해서가 아니에요. 인터넷에서 스마트폰 시대로 오면서, 국정원은 댓글부대를 돌리고, 일베가 생기고, 카톡으로 가짜뉴스가 돌아다닙니다. 저는 어찌보면 정보를 제대로 판단하기 더 어려워지는 시대 같아요. 이번 대선은 사람들이 지난 시절로부터 교훈을 얻고 해야할 일을 했기 때문에 이겼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긴장하고 노력하고 학습하지 않으면 언제라도 정권 넘어갈 수 있다고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