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군, 나는 전쟁이 좋다. 제군, 나는 전쟁이 너무 좋다. 제군, 나는 전쟁을 아주 아주 좋아한다. 섬멸전이 좋다. 전격전이 좋다. 타격전이 좋다. 방위전이 좋다. 포위전이 좋다. 돌파전이 좋다. 퇴각전이 좋다. 소탕전이 좋다. 철퇴전이 좋다. 평원에서, 마을에서, 참호에서, 초원에서, 동토에서, 사막에서, 해상에서, 공중에서, 진흙에서, 습지에서... 이 세상에서 행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전쟁이 아주 좋다. 제대로 정렬한 포병의 일제 사격이 굉음과 함께 적진이 뒤흔드는 것이 좋다. 하늘 높이 튕겨오른 적병의 몸뚱아리를 다음 집중사격으로 너덜너덜하게 만들어 버리는 것에 가슴이 뛴다. 전차병이 조종하는 티거의 88mm 포가 적의 전차를 격파시키는 것이 좋다. 비명을 지르며 불타는 전차로부터 기어나와 탈출하는 적병을 기관총으로 갈겨 쓰러뜨릴 때 마음이 후련해진다. 총검으로 무장한 보병의 횡대가 적의 전열을 유린하는 게 좋다. 전장의 포화에 얼이빠진 신병이 이미 죽은 적병을 몇 번이고 계속 찌를 때 감동을 느낀다. 패전병들을 처참히 살육한 뒤, 애도를 표하는 것도 빠져서는 안 된다. 살려달라 울부짖는 포로들을 나의 수신호가 떨어짐과 동시에 슈마우저로 걸레로 변할 때까지 쏴대는 것도 최고다. 가여운 레지스탕스들이 잡다한 소화기로 꿋꿋하게 대항할 때 80cm 열차포[22]의 4.8t 유폭탄으로 그들이 숨은 거리 한블록과 동시에 가루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 행복하다. 러시아의 기갑군단에게 짓밟히는게 좋다. 필사적으로 지키려고 노력하는 마을들이 유린당하고, 여자들과 아이들이 능욕당하고 살해당하는 건 매우 매우 슬플지도 모르지. 영미놈들이 물량으로 우리를 전멸시키는게 좋다. 놈들의 야보(CAS를 수행하는 연합군 전투기의 독일별명)에 쫓겨 벌레처럼 기어 방공호로 향하는 꼴은 정말 굴욕중의 굴욕이지. 제군, 나는 지금 전쟁을 원한다. 지옥과도 같은 전쟁을 원한다. 제군들, 나를 따르는 대대 정예 제군들, 제군들은 도대체 무엇을 원하나? 그대들도 새로운 전쟁을 갈구하는가? 잔인하고 처참한,지옥같은 전쟁을 원하는가? 칼바람과 포화의 불길로 온 세계를 뒤덮어서 세계의 지축마저도 진동시켜 버리는, 그런 폭풍같은 전쟁을 제군들은 원하는가?! 아주 좋다,지금 바로 전쟁을 시작하자! 반세기 전의 치욕스런 패배 후에, 우리는 전 세계에 우리의 힘을 떨칠 날 만을 기다려 왔다. 허나,반세기 넘게 어둠 속에 숨어서,전쟁에 대한 갈증을 참아온 우리에게! 평범한 전쟁따위가,우리들의 갈증을 해결해 줄 수 있을까? 그렇게는 안 된다!! 대전쟁,역사상 그 유래가 없는 대전쟁이 필요하다!! 비록 우리는 숫자로 치면 고작 1개 대대, 1000명조차 채우지 못한 패잔병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허나 제군,제군들이 일기당천의 정예임을 나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러므로 제군들은,그리고 이 나는! 전투력으로 치면 백만 명과 한 명의,거대한 군단이 되는 것이다! 우리를 망각의 세계로 쫒아내고서 잠에 빠져 있던 놈들을 깨워, 악몽이 시작되었음을 알려라. 머리채를 붙잡아 깨워서,우리들의 모습을 똑똑히 각인시켜 줘라. 녀석들에게 공포라는 의미를 다시 생각나게 해 줘라. 녀석들에게 우리 나치군단의 노랫소리를 다시금 듣게 하라. 하늘과 땅,그 어디에서도 녀석들이 상상하지도 못할 일이 일어난다는 것을 가르쳐 주도록 해라. 여기 있는 1천 흡혈귀 전투단으로 전 세계를 지옥의 불길 속으로 뒤덮는 것이다. 똑똑히 보거라. 저것이야말로, 우리가 그토록 꿈에 그려왔던 유럽의 불빛인 것이다. 난 제군들을 데리고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제군들이 꿈에 그리던 전장으로, 제군들이 꿈에 그리던 전쟁터로! 밀레니엄 모든 대대원들에게 전한다. 이는 대대장의 명령이다. 자,제군들이여, 이 땅에 지옥을 구현하도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