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북아프리카, 서남아시아에 자라는 가지과의 여러해살이 식물로 전통적인 이름은 벨라돈나(bella- donna 아름다운-아가씨)로서, 죽음의 가지(Deadly Nightshade)로도 불리며, 그리스에서는 생사를 맡아보는 파르카 세 여신 중에 막내인 아트로포스에서 따온 이름인 아트로파(Atropa)로 불리기도 한다. 15세기 이탈리아의 미의 기준은 종교적 영향력으로 가슴이 크거나 노출이 심한 옷을 입은 여자를 부정한 자로, 반대로 가슴이 작고 하얀 피부를 가진 여자를 아름다운 여자로 여겼다. 하지만 이 보다 더 한 미의 기준은 노출이 없어도 매혹적으로 바라보는 아름다운 눈을 가진 여자였다. 따라서 당시 이탈리아의 여성들은 눈을 치장하는 데 몰두 하였는데, 그러다가 우연히 한 매음굴에서 신비한 가지꽃의 즙을 눈에 넣으면 아름다운 눈동자를 가질 수 있다는 소문이 퍼졌고, 이 소문으로 너나할 것 없이 가지꽃의 즙을 자신의 눈에 떨어뜨린 여성들은 실제로 서클렌즈를 낀 것처럼 눈이 변화되면서 놀라운 효능을 발휘해서 아름다움 눈동자를 갖게 되었다. 그러자 금새 이탈리아 전역에 소문이 퍼져서 너도나도 마법의 꽃 즙을 눈에 넣었고, 거리 곳곳에선 이런 아름다운 아가씨를 노래하고, 그림으로도 퍼져나가면서 이탈리아 미용의 새로운 역사로 자리매김 하는 듯 했지만 유행은 오래 가지 못했다. 그 이유는 가지꽃 안에 들어있는 새나 애벌레들의 침입을 막는 식물의 방어기재인 강력한 트로판 알칼로이드 성분의 독소로서, 이게 사람의 체내에 들어와 경련, 환각, 급성 정신이상, 혼수상태, 심장마비 등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꽃의 즙을 몇 방울 떨어뜨리는 것만으로는 단지 동공이 확대되는 수준에 그쳤지만, 점차 더 많은 양을 사용하게 되면서 가지꽃의 독소에 서서히 중독된 여성들은 시력을 잃으며 하나 둘씩 죽어간 것이다. 이후로 이탈리아에서는 가지꽃의 사용을 전면적으로 금지시켰고, 사람들은 이 꽃에 애증(愛憎)을 담아서 벨라도나(아름다운 아가씨)라고 불렀다. 이런 벨라도나는 육질의 뿌리줄기에서 나는 덤불성의 여러해살이풀로서 아관목(떨기나무와 풀의 중간)처럼 빽빽한 덤불을 이루며 1.5m 높이까지 자라고, 잎은 18cm 정도의 달걀형이다. 갈라진 가지나 잎 사이엔 늘어진 큰 종 모양의 꽃이 피는데, 빛깔은 티리언 퍼플이라 불리는 푸른빛이 도는 자주색으로 엷은 향이 난다. 여름 중반과 초가을까지에 종 모양의 향기 나는 보라색 꽃을 피우며, 열매의 지름은 1cm 정도의 장과(과육에 수분인 많은 열매)로서 익으면 광택이 나는 검은색이 되어 단 맛이 나고, 계절과 식생 기간에 따라 나무에 함유한 독성의 수준이 잎과 열매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특이하게도 이 나무의 독성은 인간이나 몇몇 동물에게만 유해하며 말, 토끼, 양, 새 등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아서 이런 동물들이 열매를 먹고 분비물을 통해 멀리 씨를 흩뿌려준다. 하지만 배고픈 아이들이 달콤한 열매에 유혹되어서 따먹고 사망하는 일이 종종 있는데, 아이의 경우는 적게는 2개의 열매로도 사망에 이르며, 성인은 10~20개의 열매를 먹으면 사망케 되며, 만지기만 해도 염증을 유발시킨다. 관상용으로는 잘 쓰이진 않지만, 다 자란 것은 크고 곧게 자라는 습성과 화려한 열매 덕분에 일부에서 키우기도 한다. 독성은 뿌리나 잎 등의 모든 부분이 트로판계 알칼로이드의 아르토핀, 스코플라민, 히오시아민을 포함하며, 독은 신경계에 영향을 미치며 충분한 양을 섭취하면 혈관, 심장, 내장 등의 신경을 마비시킨다. 섬망이나 환각 상태를 유발하는 이런 독성 물질을 추출하여 항콜린제의 약제로 사용되기도 하고, 마약인 아트로핀도 만들며, 중세 이전에는 수술용 마취제로도 쓰였으며, 로마인들은 폐와 심장으로 침범하여 입이 마르고 동공이 확장되며 마비되면서 환각, 혼수상태를 일으키는 벨라도나에서 추출한 독약으로(아우구스투스의 왕비나 클라우디우스의 왕비가 독살용으로 사용한 것으로 유명하며, 르네상스 시대엔 이탈리아의 보르자 가문이 독약으로 많이 사용하였다) 사용하였고, 그 이전엔 화살촉에 바르는 독으로도 사용했다. 그리고 성인이 3~4개의 열매를 복용하여 일종의 최음제로도 사용했으며, 오래전부터 약용, 화장품으로도 사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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