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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 연습 오늘의 단어) 접전, 조명, 최적, 여우, 핏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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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07 12:5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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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여우, 대대로 빠른 다리를 자랑하던 여우, 장난을 좋아하는 여우, 싸움을 잘하는 여우들의 경기가 펼쳐졌다.
어두운 밤 하늘 아래 지어진 트랙. 밝게 빛나는 조명아래 벌어진 여우들의 경주.
여우들의 앞에 놓인 가림막이 치워지자 빠른 다리를 자랑하는 여우는 먼저 달려나갔지만
마침 운이좋게도 싸움을 잘하는 여우의 눈에 빠르게 달려나가는 여우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자기 앞에 무언가 있다는 것에 화가 난 싸움을 잘하는 여우는 빠른 다리를 자랑하던 여우에게 싸움을 걸었고
그 사이 평범한 여우는 엮이기 싫어 구석에 숨어 골인점으로 슬그머니 이동했다.
물론 장난을 좋아하는 여우는 조명에 달라붙는 벌레를 잡기 바빴다.
결국 여우들의 접전이 일어나지도 않았던 경기 끝에 승리한 것은 대대로 승리해온 좋은 핏줄의 여우가 아닌 평범한 여우였다.
뭐, 뭐든 운이 좋아야 한다는 소리다.
969
(문장 연습 오늘의 단어) 굴뚝, 눈물, 여전히, 약속, 동전
[새창]
2018-09-06 11:4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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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처음으로 힘든 아이들을 위한 크리스마스 이벤트를 했었다.
처음 산타분장을 하고 굴뚝으로 들어갔을 때에는 몇 시간 전 요리를 했었는지 굴뚝에는 검댕이 잔뜩이었고
덕분에 산타 옷과 장갑 등이 검댕으로 잔뜩 칠해졌었다.
매캐하게 풀풀 날리는 재에 크게 에취! 하며 기침을 했었다. 그 소리에 깬 아이들. 설렘 반 신기함 반인 아이들에게 부탁을 하나 했었다.
재는 어쩔 수 없으니까 12월 25일만이라도 깨끗한 물수건 하나만 준비해달라고.
그렇게 약속을 한 후 선물을 나눠주던 그 때, 내 눈에 들어왔던 아이들의 설레는 눈빛들이 나의 첫 원동력이 되었었다.
1년이 지난 오늘. 다시금 그 굴뚝을 통해 집으로 들어갔다.
풀썩, 하는 소리와 함께 재가 날려 눈물이 찔끔 나왔지만, 주위를 둘러보니 크리스마스 트리 주변에 담요를 깔고 곯아떨어진 아이들이 눈에 들어왔다.
곰인형을 안고 잠에 빠진 아이, 산타를 보겠다며 앉아서 곯아떨어진 아이.. 여전히 귀여운 아이들이었다.
욕심많은 아이들의 크나큰 양말을 바라보며 선물을 집어 양말에 넣으려고 해 보니
물티슈가 양말 안에 들어있었다.
부탁한 물수건이 이렇게 양말에 들어있을 줄이야.
신기해 하며 하나씩 하나씩 아이들의 양말을 각각 살펴보고 있으니 아이들 성격별로 제각각 물티슈가 준비되어 있었다.
말 그대로 젖은 수건을 넣은 아이.
조그마한 물티슈를 하나 사서 넣은 아이.
물티슈를 사고 남았는지 몇 개의 동전을 팁이라며 같이 넣어둔 아이 등등
약속을 잊지 않아줬음에 흐뭇함과 고마움을
작년과 똑같이 곯아 떨어진데에 대해선 귀여움을 느끼며
올해는 들키지 않길 바라며 조용히 산타의 일을 마저 해본다.
968
(문장 연습 오늘의 단어) 청량, 자격지심, 아저씨, 홈런, 팔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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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06 11:2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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넵 감사합니다. 최고의 프로를 지향하던 이라고 바꾸는게 나을것같네요!
967
(문장 연습 오늘의 단어) 청량, 자격지심, 아저씨, 홈런, 팔베개
[새창]
2018-09-05 11:0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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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에선 캐스터가 환호성을 지르는 목소리가 들렸다.
"9회 말, 손선수의 역전 2루타로 결국 시즌 우승을 따냅니다!"
9회 초까지 지고 있던 A팀이 결국 손선수의 안타로 역전하는데에 성공했다는 소식이다.
옆에서 소파에 대자로 누워 혼자 팔베개를 하며 야구를 보시던 아버지는 벌떡 하고 일어나 앞에 있던 사이다를 마시셨다.
아버지의 입 안으로 사이다가 목을 넘어갔다. 꿀꺽꿀걱하는 소리가 들릴정도로 시원 하게 드시는 모습이 뿌듯했다.
번지르르 한 이마에 한 줄기의 땀방울이 도로로 하곤 굴러떨어졌다.
"크으, 이맛이지! 경기가 끝나고 먹는 사이다의 청량한 이 느낌!"
아버지는 과거 야구선수셨다. 나름 잘 날리던 홈런타자셨는데 자존감이 무척 약하셨다. 선수들 중 잘치는 선수를 보고서는 열등감을 느끼셨고, 자신이 친 타구를 보고서는 자격지심을 지나친 자괴감마저 느끼셨다.
아버지는 자신의 컨디션을 위해 술, 담배 심지어 탄산음료까지 입에 대지도 않으셨고 프로의 마음으로 모든것에 철저하셨다. 하지만 천재가 주변에 있으면 힘들다고 했던가. 주변 동료들의 타구가 쭉쭉 뻗어나갈 때에 자신의 타구는 그렇지 않다며 아버지는 열등감을 조금씩 품게 되셨다. 그렇게 조금씩 정신적으로 몰리던 아버지의 모습은 아버지 자신을 몰아붙였다. 연습량을 늘리고 축 쳐져 집에 오자마자 곯아 떨어지시는 모습이 이어졌고 스트레스를 풀 기회 없이 피폐해져 가는 모습은 우리에게 크나큰 걱정으로 다가왔다. 결국 우울증이 발병하게 되었고, 지나치게 심해지기 전 병원을 가게 되어 약물치료를 받게 되었다.
결국 아버지는 프로를 관두게 되셨고, 누군가를 가르쳐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는 의사의 권유에 유소년 야구단의 감독이 되셨다. 프로를 지망하던 아버지에게는 아쉬운 일이었다. 그렇지만 우리에겐 감사한 일이었다. 아이들의 선망과 가르침에 감사해 하는 모습은 아버지가 우울증에서 벗어나게 하는 크나큰 원동력이 되었으니까. 그렇게 아버지는 자신을 몰아붙이는 것을 그만두었다. 평상시 운동하던 만큼은 계속 드셨으니 아저씨 뱃살이 생기긴 했지만 그 정도는 충분히 감수할 값어치가 있었다.
과거의 아버지를 생각했다가 지금의 아버지를 생각하면 아주 시원했다. 걱정거리가 사라졌으니 말이다. 앞으로도 이렇계 계속 편안하게 사시는 것이 오히려 좋으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자신이 아무리 원하던 일이라도 자신에게 맞는 일이 있고 맞지 않는 일이 있는것 처럼,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일이 있고, 감당할 수 없는 일이 있는 거다. 물론 그 경계를 찾는게 무척 힘들겠지만. 자신의 삶을 위해서, 자신의 한계를 알기 위해서 여러종류의 일을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닐까?
966
(문장 연습 오늘의 단어) 청량, 자격지심, 아저씨, 홈런, 팔베개
[새창]
2018-09-04 22: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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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렌당...
965
(문장 연습 오늘의 단어) 우유, 손목, 할인, 군인, 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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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03 13:5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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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7년 소련의 한 식자재 마트.
하나의 고객이 마트 직원에게 화를 내고 있었다.
"내가 동부전선에서 어떻게 고생을 했는데 할인되는 우유 하나 살 수도 없는거요! 도대체 이게 뭐요. 쥐 식사용? 나 참, 말 같지도 않는 핑계를 대고 있는 것 아니오?"
고객의 말로 조심스레 추측해보건데, 그는 2차 세계대전에 출전했던 군인이었던 것 같았다. 그의 왼 손목은 어떤 사고에 의해 잘려나간 듯 둥근 팔뚝만이 남아있었다. 주변에서는 무슨 소란인가 하며 웅성웅성 하며 그들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화가 난 말과 모여든 군중에도 마트 직원은 눈썹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마트직원은 담담히 고객에게 말했다.
"나도 동부전선에 출전했던 사람입니다. 내가 참전했던 벨고로드-하리코프 작전에서는 나치의 SS기갑사단을 상대하느라 힘들었었지요. 힘겹게 싸움을 이어나가던 그 때, 나치 측의 전차들이 무엇인가 문제가 생겼는지 방향을 전환하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그 상황을 눈치채고 빠른 우회와 돌격으로 벨고로드를 탈환하고 하리코프마저 탈환할 수 있었습니다."
고객은 이야기를 듣다가 답답했는지 마트직원의 말을 끊고는 다시금 화를 내기 시작했다.
"그거랑 쥐 식사용 우유랑은 무슨 상관인거요! 내 질문에 답변이나 해주시오!"
마트 직원은 고개를 한 차례 좌우로 흔들고는 고객을 나무랐다.
"가만히 들어보십시오. 당신이 혼자서 전차 여러대를 부순 게 아니라면."
그는 쥐 식사용이라고 적힌 우유를 힐끔하고 쳐다보고서는 다시금 담담히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렇게 우리가 벨고로드와 하리코프를 탈환하고 나서, 우리의 지휘관은 나치 기갑사단의 전차를 확인해보라고 지시를 내렸습니다. 우리는 조심스럽게 나치군의 전차를 보러갔지요. 전차는 겉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어보였습니다. 내부도 큰 문제점은 없어보였지요. 하지만 전차 내부로 들어갔던 나는 전선 사이에 죽어있는 쥐 하나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쥐의 입에는 전선 피복이 물려있었고, 쥐의 입 부분은 새카맣게 타서 검게 변해 있었습니다. 아마 쥐가 방향전환을 하는데에 쓰이는 전선을 건드려 문제가 생긴 거라고 추측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지요. 나는 죽은 쥐를 살펴보다가 주변에 죽어있던 새끼 쥐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지요. 대부분의 새끼 쥐는 죽었지만, 단 한 마리의 쥐는 살아있었습니다. 나는 조심스럽게 새끼 쥐를 감싸쥐어 보호했고, 전차의 검사를 끝낸 우리들은 지휘관에게로 돌아갔습니다. 우리가 조사했던 바는 놀랍도록 일치했습니다. 나치군의 전차가 제대로 움직이지 않았던 것은 다들 쥐 덕분이었던 것입니다."
고객은 침을 꿀꺽 삼켰다. 당황스러운 감정이 느껴졌다. 주변의 군중들의 소리는 점점 사라져 갔다.
"우리는 지휘관에게 쥐가 전선을 물어 전차의 방향이 돌려지지 않았다고 말했고 그 중 살아남은 쥐 한마리를 보였습니다. 지휘관은 잠깐 생각에 빠지더니 테이블에서 백지수표를 꺼내 가족이 1년은 먹을 수 있을 정도의 금액을 써서 저에게 주며 말씀하셨습니다.
'이 쥐들에게 힘입어 우리는 살아남을 수 있었네. 원래 예상되었던 피해가 하나도 없이 이렇게 대승을 거두었으니, 진급할 나의 돈을 떼어 이 쥐에게 바치도록 하는게 마땅하지 않겠는가? 자네는 이 쥐를 꼭 대대손손 보살피도록 하게. 국가유공자처럼 말일세.'
나는 그렇게 전역하게 되어 식자재 마트를 열게 되었고, 그 쥐는 커서 가족을 이뤘습니다. 후에 이 쥐는 비공식적이지만 소비에트 연방영웅 메달을 받게 되었습니다."
마트 직원은 품 속에서 메달을 꺼내 고객에게 내밀었다. 약간 검은 얼룩이 묻어있는 빨간 벨트에 금색 별이 달려있는 소비에트 연방영웅 메달이었다.
고객은 조심스럽게 메달을 살펴보고서는 한숨을 푹 하고 내쉬었다. 체념의 한숨이었다.
"나는 쥐들의 중매쟁이도 되고 쥐들의 놀이기구도 만드는 등 신기한 경험을 여럿 하게 되었지요. 간단하게 말하자면 이 쥐는 국가유공자 집안의 쥐 입니다. 어느 누구보다 많은 도움이 되었던 쥐었던 것이지요. 당신의 노고 또한 훌륭했을 것이라 의심하지 않지만, 저는 이 쥐 덕분에 큰 피해를 입지 않고 살아서 전투를 마칠 수 있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정도면 쥐 식사용 우유에 대해서 인정해주실 수 있으십니까?"
마트직원의 말이 끝나고서도 주변에서는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이 신기하고도 고마운 국가유공자 집안을 누가 비웃을 수 있으랴.
고객은 사과하며 지갑에서 지폐를 꺼내 마트 직원에게 내밀며 작게 한숨을 쉬고는 말했다.
"나도 그 전투에서 싸웠던 몸이오. 돌격하다가 총에 맞아 손목은 잃었지만 포탄이 이상한 방향으로만 날아가 이상하다 싶었소. 이 쥐 덕분이었다니 생각도 못했소만.... 아까 무례를 용서하시오. 나도 은혜는 아는 몸이오. 쥐 가족들에게 작은 비스킷과 치즈를 선물로 보내고 싶소. 도와주시겠소?"
마트 직원은 따뜻하게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지요."
964
(문장 연습 오늘의 단어) 귓속말, 수의사, 액자, 간식, 진짜
[새창]
2018-09-03 13: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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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는 액자 속에 있는 육포 그림을 바라보며 안절부절 못하고 이리저리 왔다갔다 낑낑거렸다.
수의사는 슬며시 다가가 강아지와 마주 바라보며 손가락으로 자신을 한번, 주사기를 한번, 강아지를 한번, 마지막으로 육포 그림을 가리켰다.
그러자 놀랍게도 강아지가 수의사에게 슬며시 다가가 앉는 것이 아닌가
순조롭게 예방접종을 끝내자 강아지 주인은 도대체 어떻게 하면 이렇게 강아지 말을 잘 듣게 하는거냐고 물었다.
수의사는 강아지가 듣지 못하도록 강아지 주인의 귀에 대고 귓속말로 대답했다.
"사실 액자속에 있는 간식 그림은 그림이 아니라 진짜 육포예요. 강아지는 약간의 육포 냄새에 끌려서 저를 따르게 되는 거죠"
963
(문장 연습 오늘의 단어) 바람개비, 게임, 수영장, 번개, 하트
[새창]
2018-09-02 01:0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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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게임의 목표는 수영장에 있는 물이 나오는 구멍 앞에 바람개비를 하나하나 설치하는 것이다.
설치해야 하는 구멍은 총 10개. 꽂을 수 있는 바람개비의 갯수는 15개다.
주어진 세 개의 하트는 떨어지는 번개에 피격 당할 때 하나씩 줄어들게 되고
남은 하트의 갯수가 0이 되면 게임 오버.
번개는 무작위로 떨어지게 되며 떨어지는 간격은 분당 10번. 즉, 6초에 한번씩 떨어지게 된다.
주어진 시간 1분 내에 최대 갯수의 바람개비를 설치하는 팀이 이기게 되는 것이다.
962
(문장 연습 오늘의 단어) 밤, 순간, 계획, 맥주, 환자
[새창]
2018-08-30 23:5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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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은 절대 금지입니다"
의사선생님께서 나의 눈동자를 바라보며 손을 붙잡고 안타깝게 바라보며 하셨던 말씀이다.
그 놈의 술이 뭐라고
내가 또 한 자제력은 하는 인물인데 의사선생님께선 그걸 몰라요
"걱정마시오! 내가 모범 환자가 뭔지를 보여 드리지!"
나는 가슴을 탕탕 두드리며 그까짓거 별거 아니라는 표정으로 호기롭게 외쳤다.
"당연히 술은 엄금이지요! 이 사나이 김주당! 술정도는 안먹고도 일주일은 거뜬합니다!"
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응... 안되네....
술 땡겨 죽겠다.
허 참...
아무리 술 때문에 병이 생겨도 술이 땡기는건 어쩔 수 없나보다.
의사선생님께서 말씀하신지 고작 반나절도 안되어 술이 땡기는것을 보면 오래살기는 글럿다 싶었다.
나는 동네에서도 이름난 주당이었다. 평상시에도 소주이상은 되어야 술이지! 라며 호언장담을 하며 다녔었고
그렇게 말하는 나를 허세라고 생각한 동네사람들이 모두 나에게 속칭 '맞다이'를 하자고 덤볐지만
동네에서 나를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그도 그럴것이 나에게 소주는 술이라는 것을 판별해줄 최저점이지 강한 술은 아닐 정도로 내가 술에 강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사람들의 맞다이를 모두 받아주다가 간에 문제가 있었는지 이상한 증세가 나타나서 병원을 찾은것이 이번 입원의 발단이었다.
고것 참 평상시에는 아무렇지도 않더라니...
이참에 술을 줄여야 하나 하며 고민을 하다 보니까 또 한 순간 술 생각이 머리를 스켜지나갔다.
평상시에 맞다이로 그렇게 소주로 병나발을 불며 놀았으니 소주의 맛을 잠시나마 떠올려도 그 맛이 생생했다.
입안에서 또르르 굴러가던 소주의 향내며 감칠맛이며..크....
그 때, 머릿속을 번뜩이는 계획이 떠올랐다.
항상 나는 술을 소주이상은 되어야 술이라고 한다고 호언장담하고 다녔고 독한 술만 마셔댔었으니
이제는 내 몸 또한 소주 미만은 술이 아니라고 생각할 것이 아닌가!
맥주정도라면 뭐, 흐흐... 아주 보리차정도로 취급할것이다.
병원에서 보리차(맥주)를 마시기 위해선 약간의 우회하는 계획이 필요했다.
계획은 아주 간단했다. 집에서 가져온 보리차를 넣어둔 병을 비우고
새로운 보리차(맥주)를 슬며시 흘려넣는 것이다.
의심을 방지하기 위해 컵에 보리차 한잔정도는 가득 따라놓고 뭐냐고 물어보는 간호사에게 한잔정도 주면 될 것이다.
그럼 병에 담겨있는게 보리차(맥주)라고는 눈꼽만치도 모르겠지? 나는 병나발을 불면 되니까 문제는 없을것이다.
실행도 간단했다. 병원밖에 있는 편의점에 물병을 들고가서 보리차(맥주)를 산 후 거품이 생기지 않게 조심스럽게 흘려 넣은 뒤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으로 가득찬 발걸음으로 병실에 돌아오면 된 것이다.
병원을 나서는 나를 보는 사람들은 크게 없었고, 편의점에서 아주 부드~럽게 병에 보리차(맥주)를 담는데에 성공했다.
그렇게 쉽게 돌아온 병실에서 보리차(맥주)를 먹으려 슬며시 뚜껑을 여는 순간
"주사 맞으실 시간입니다~"
라며 간호사가 들어온 것이었다. 간호사는 스리슬쩍 내가 들고있는 병을 힐끗하며 쳐다보더니 입가에 미소를 머금으며 나에게 물었다.
"혹시 그거 술 아니죠? 의사랑 간호사 사이에 소문이 다 났어요 완전 술꾼이시라던데"
다행히 미리 준비해 둔 컵이 있었지
모두 이때를 위해 준비해온 것이다!
"이거 드셔 보시구 말씀하세요. 얼마나 맛있는 보리차인데요~"
"그래요? 그럼 고맙게 마실게요"
능글맞은 웃음을 지으며 미리 따라놓았던 보리차를 간호사에게 건내자 간호사는 눈을 찡긋 하며 즐겁다는 미소를 지었다.
잘 넘겼어 완벽해! 마음속으로 승리의 미소를 지으며 새로운 보리차(맥주)를 마실 생각에 간호사의 미소에 후광마저 비치는 듯 했다.
그때였다.
"한잔만 더 주실래요? 계속 돌아다니며 일을 하려다 보니까 목이 마르네요"
다시금 생긋하고 웃는 간호사.
간호사의 그 웃음이 왜이렇게 섬뜩하게 보이는지
방금전 그 후광이 어둠의 태앙광으로 바뀌는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그렇게 간호사와의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내 심장의 고동이 급격하게 빨라졌다.
961
(문장 연습 오늘의 단어) 절묘, 서른, 결혼, 애꿎은, 새벽
[새창]
2018-08-29 18:19:56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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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이 되기 전 결혼만은 늦지 말라며 어서 배우자를 만나라고 내몰렸던 그날 새벽, 우연히 만나게 된 당신
절묘했던 당신의 그 마술에 마음을 빼앗겨버렸던 나
마흔이 되기 전 여덟 살 아들에게 아들도 그때의 마술을 보여주며 이 마술로 내 마음을 얻을 수 있었다며 자랑을 하는 당신을 보며
민망함에 손발이 오글거려 나는 애꿎은 베개를 때려본다.
960
(문장 연습 오늘의 단어) 오후, 서늘, 만사, 거듭, 구정물
[새창]
2018-08-29 01:4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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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무더위를 자랑했던 8월 초의 한 오후.
송골송골 솟아난 땀에서 느껴지는 불쾌한 냄새와 이리저리 눈앞을 오가는 초파리 떼거지들
끈적끈적하게 발바닥이 늘어 붙던 방구석에서 시원함을 찾아 TV채널을 돌리는 나의 눈에 잠시간 비친 TV속 늘어진 나의 모습
이건 아니다
방구석에 늘어져 있기보다는 차라리 비가 내리는 곳으로 가서 시원한 소나기 한번 맞아보자!
머릿속에서 시원한 비를 맞는 나의 모습과 감촉이 아주 선명하게 다가왔다.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했다.
방금 전 TV에서 봤던 폭우가 내린다는 대전이 생각났다.
벌떡 일어나선 현관문을 거세게 열어 젖히고
서늘한 그늘에 주차되어 있는 차를 타고 시동을 걸어 행복할 여행을 시작했다.
목적은 시원한 소나기
이 여행에서 결국엔 나는 천국을 누릴 수 있으리라
그렇게 나는 폭우가 내리는 대전에 도착했다.
쏟아지는 빗방울이 창문을 두드리며 생겨난 흥겨운 리듬에 나는 점차 행복해졌다.
이 비속에 들어가 주마!
차 안에 물이 들어가지 않게 적당한 실내주차장을 찾아 차를 대어 두고
갈아입을 옷과 수건을 뒷좌석에 준비해 둔 후
어두컴컴한 지하주차장을 나서 시원하게 비를 맞이하려 나온 순간!
어라?
비는 어디가고 단지 칙칙하게 흐린 구름만이 나를 반겨주었다.
쏟아지는 빗방울은 어디간 것인고?...
내 눈앞에 보이는것은 단지 뚝뚝 떨어지는 물방울 뿐
그새 폭우는 픽 하니 그쳐버린 것이다.
팍 상해버린 감정에 괜히 발 밑에 고인 구정물을 발로 팽 하니 찼다.
이 허무함은 무엇이란 말인가!
만사가 욕심대로라면 하늘에다 집도 짓겠다더니 모든 일이 내 욕심같이는 풀리지 않는 것이었다.
나는 공연히 잘 고여있던 구정물을 거듭 걷어차고선
다시 차를 끌어 새로운 비를 찾아나선 것이었다.
*비평환영*
959
(문장 연습 오늘의 단어) 오후, 서늘, 만사, 거듭, 구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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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29 01: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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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서늘해도 구름낀 날에 주욱 쳐지는 기분이 와닿습니다 후후
958
(문장 연습 오늘의 단어) 키, 비, 졸업, 소식, 운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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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28 19:2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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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에블님
조언 감사합니다.
글을 오랜만에 쓰는것이라 감이 돌아오지 않아 어떻게 고쳐야 할 지 망설여졌었는데
딱 말씀해주신 그 부분에 말씀해주신 비유를 통하니 좀 더 매끄러워 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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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랑돌님
오랜만입니다 ㅠㅠ
해외여행을 갔다가 오면서 글을 잠깐 놓았던 시간이 추가적인 나태가 되어버렸네요..
다시금 참여를 높여보려합니다!!
'주륵주륵 비가 내렸다' 라는 부분은 첫 부임을 하며 힘들었던 아이들의 태도가 1년이 지나 떠나보낼 때가 되자 아쉽고 헤어지기 싫었던 마음이 되어 비가 내린다고 표현을 해보았습니다. 힐에블님도 지적해주신 것처럼 아무래도 설명과 암시가 부족하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드네요..
다음에는 조금 더 가다듬어서 써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957
(문장 연습 오늘의 단어) 키, 비, 졸업, 소식, 운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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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28 01: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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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첫 담임으로써 한 해 동안 가르쳤던 나의 첫 학생들이 졸업했다.
드디어 이 지옥같이 힘들었던 1년에서 해방이구나!
첫 만남에 방긋방긋 햇살 같은 미소를 뿌리며 인사했던 그 때.
한달 만에 사고를 터트렸다고 고백하던 아이들의 말을 들었던 그 때.
사고친 학생이 찾아와 고민을 토로했던 그 때.
아이들의 재잘거림에 도저히 참을 수 없어 짜증을 내기도 하고, 짜증을 낸 미안함에 피자를 쏘기도 했던 그 때.
체육시간 전 수업이 공사장 소리보다도 시끄러웠던 그 때.
그 한 순간 순간이 내 마음속에서 말로 표현되지 못한 비가 되어 흐를 정도로 힘들었었다.
힘들었던 나에게서 비롯된 그 비로 말미암아
그 아이들은 키며 성격이며 비를 머금은 풀마냥 무럭무럭 자라났었다.
그렇게 수 없이 나를 힘겹게 만들었던 학생들의 졸업에
드디어 해방이구나 하며 밝은 햇살을 비추어야 했던 나에게서는 주륵주륵 비가 내렸다.
수많은 아이들이 해맑게 뛰어다니며 뒹굴었던 운동장에서
수많은 아이들의 구름에 둘러 쌓여 비를 뿌리던 나는
지금, 귀여운 신입생들이 들어온다는 소식에
다시금, 방긋방긋 햇살 같은 미소를 뿌리고 싶어
양 손의 검지로 햇살을 주욱하고 늘려보았다.
*비평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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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21 02: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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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 아래에서 반짝이던것은 눈동자였을까요
무슨 존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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