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부끄러운 일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지만 항상 힘드시겠다고 생각하기는 해요. 날이 궂어도 계속 밖에 다니셔야 하니까.. 그런 부분에서 조금이나마 힘든 일 덜어드리게 직접 가서 치킨 받아왔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본문 읽으면서 했었는데, 댓글들 보고 여러 가지 가치관과 의견이 있구나 하고 느끼게 되네요.
일반가게라면 쿠폰 쓰는 건 당연한 게 맞는데 보통은 부모님 고생하시는데 도와드리진 않더라도 항상 신경쓰이는 게 자식 마음이고, 그런 상황에서 쿠폰 써서 (당연한 서비스이긴 하지만 이익은 안남음) 아버지가 배달한 치킨을 먹은 (부랴부랴 가셨다니 바쁜 타임에 시킨 듯하고, 잠시 들어오시라 말씀드리지도 않은) 남편이 좋게 보이진 않을 것 같아요. 속상하지 않을까요, 뭐라도 더 해드리진 못할 망정..
비웃음과 조롱을 하던 사람들이 여자니까, 다른 정상적인 사고들을 하고 있는 여자분들께 야 너네 같은 여자잖아 니네가 책임지고 쟤네들 바꿔놔 이렇게 말씀하시는 걸로 들립니다. 같이 불합리한 현실을 바꿔나가자고 말씀하시는 게 아니라, 오로지 여자들을 대상으로 이 현실 책임지고 바꿔라 라고 하는 것처럼 들린다면 제가 너무 비약하는 것일까요.
그래서 얘기했잖아요. 여성징병제 혹은 남녀 모병제 등 가능한 방향으로 남녀 차별없이 군역 맡을 수 있게 토론 제대로 해 봤으면 좋겠다라고 댓글 달았었는데, 이런 생각 하고 있으니 모든 여성 일반화 하지 말고 의견 잘 나눠보자고 달았던 그 댓글이 반대가 50개가 찍혔어요. 저 같은 사람 있다고 여자들 대부분이 군대 안 가도 된다고 생각하는 게 없어지냐고 대댓글도 달렸어요. 그럼 여기서 제가 뭘 더 어떻게 해야되나요? 아니라고 말하는데도 안 듣는데 무슨 어떤 노력을 더 해야 되는지 진짜 모르겠네요. 좀 알려주셨으면 좋겠어요 답답합니다.
사실 정의라는 것이 현실적인 상황에서 구체적으로 판단하기 시작하면 충분히 주관적일 수 있는 가치라고 생각해요. 사회 전체적으로 공유되는 정의가 있는 반면 개인마다 따로 수립하고 있는 정의도 있을 거고요. 예를 들면 이번의 대통령 탄핵과 파면은 전사회적 정의 구현이라고 할 수 있고, 제가 과자를 좋아하지만 롯데 농심을 불매하고 있기 때문에 그 회사의 제품들을 피하는 건 모두에게 공히 적용되지는 않는, 제 개인적인 정의 구현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기업의 비양심적인 행태나 불법행위, 반인륜적 처사들에 대해서 사회적으로 많이 회자되고 토론이 이루어지게 된다면, 그만큼 사회적 정의 가치 기준들을 더 많이 합의하고 구체적으로 정리할 수 있지 않을까요. 자신의 삶에 함께 실천할 수 있으면서 모두가 동의하는 구체적인 정의 구현 방식도 그때가 되면 더 자세하게 논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제 개인적으로는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