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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odMarchen님의
    개인페이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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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odMarchen님의 댓글입니다.
    번호 제목 댓글날짜 추천/비공감 삭제
    47 흔한저금통.JPG [새창] 2013-11-05 11:43:48 35 삭제
    “하나, 둘, 셋!”
    짐을 빼기 위해 동생과 장롱을 들어 올렸을 때 난 그대로 멈춰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형, 뭐해 빨리 옮기지 않고.”
    동생은 그런 나를 보며 짐짓 인상을 찌푸리며 내 곁으로 다가왔고 이내 녀석도 아무 말도 할 수 없는지 뒤 돌아 섰다.
    장롱 아래에 쌓인 수많은 동전과 지폐들.

    엄마는 치매환자였다.
    어째서 난 엄마가 아프다는 것을 조금 더 일찍 알아채지 못하였을까.
    어째서 치매는 이리도 빨리 엄마를 찾아왔을까.
    어째서 난 이렇게 일찍 엄마는 날 떠나버린 걸까.

    우리 집은 가난했다.
    팔천오백의 빚과 함께 목을 맨 아빠대신 엄마는 우리 형제를 홀로 키우셨다.
    엄마의 하루는 너무나도 일찍 시작되었고 너무나도 늦게 끝났다.
    엄마가 피곤과 졸음에 젖은 무거운 몸은 이끌고 집에 돌아올 때면 이미 하늘은 어두워져 있었고 우리는 차가운 저녁을 먹고 추운 이불속에서 티비를 보고 있었다.
    46 원 게시글이 삭제되었습니다. [새창] 2013-11-05 11:19:17 0 삭제
    요즘 짤방 보고 소설 쓰는거 맛들려서 이것도 써볼려고 했는데요.......
    아무리 생각해봐도 힘든 세상을 살아가려 국정원 알바를 하는 아버지의 모습은 양심적으로 표현 할 수가 없어서 포기.
    다른 좋은 짤방을 알아봐야겠다...
    45 [혐오] 나도 마약하는 여자~! [새창] 2013-11-04 17:32:40 1 삭제
    ㅋㅋㅋㅋ 라이엇과 블리자드는 그럼 국제 카르텔인가요 ㅋㅋㅋ
    44 원 게시글이 삭제되었습니다. [새창] 2013-11-04 14:58:58 1 삭제
    혹시 전우치전 아닌가요;?
    43 빼빼로데이도 다가오니 쉽게 장미를 접어보죠^^ [새창] 2013-11-04 14:38:27 0 삭제
    추천이랑 약 하나 던져놓고 갑니다. ㅋㅋㅋㅋ
    42 빼빼로데이도 다가오니 쉽게 장미를 접어보죠^^ [새창] 2013-11-04 14:38:01 4 삭제
    난 오늘도 이렇게 장미를 접는다.
    언젠가 그녀가 하였던 말이 귓가에 맴돈다.
    "오빠는 왜 만날 장미만 접어?"
    글쎄, 난 어떤 대답을 해줘야 할지 고민하다 그대로 포기해버렸던 것으로 기억한다.
    꼭 장미만을 접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였던 것은 아니었다.
    그저 항상 부족했던 나였지만 그녀에게 꽃다발을 주고 싶었을 뿐이었다.
    내가 가난하다고 그녀를 향한 내 마음도 가난한 건 아니었으니까.
    그날도 난 다가오는 빼빼로데이를 위해 장미를 접고 있었다. 다른 커플들처럼 화려한 꽃다발은 해주지 못하더라도 내가 직접 접은 장미다발을 건네줘야지.
    ‘그녀가 좋아해 줘야 할 텐데.’
    난 그녀를 만나기 전날 자정이 넘을 때까지 종잇조각을 붙들고 씨름하고 있었다. 내 손은 하루 종일 만지작거린 색종이에서 묻어나온 염료로 붉게 물들어 있었지만 난 아무렇지도 않았다. 아니, 오히려 행복하였다.
    난 그렇게 준비한 종이 장미다발과 빼빼로를 들고 들뜬 마음으로 그녀를 만나러 나갔다.
    밤늦게 까지 일을 한 그녀가 부디 웃어주었으면 좋으련만.
    그리고 나는 날 바라보는 그녀의 슬픈 눈빛에 고개를 떨어뜨리고 말았다. 그녀는 내 손에 들린 붉은 장미 다발을 보며 미안하다며 눈물을 흘렸고 그날 내게 이별을 고하였다.
    꼭 그것은 장미 다발이 거짓이었기 때문이 아니었다.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은 너무나도 달랐고 난 그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처음부터 그녀와 함께 할 수 없었다는 것 말이다. 그 현실을 머리가 이해한다고 내 가슴이 아프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난 그것이 그렇게 견디기가 힘들었다.
    아마 지금 즘이면 그녀는 나 없는 이 세상 어딘가에서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내가 지금도 그녀를 잊지 못하는 것은 내 어린 순수함과 그 힘들었던 시절에 대한 향수 때문이겠지.
    난 오늘도 이렇게 장미를 접는다.
    40 고등학생이 읽어야할 책이 어떤것일까요 [새창] 2013-11-04 13:04:06 0 삭제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이랑 수레바퀴 아래서 두개요.
    둘다 심리적인 면에서도 자세히 묘사되어있고 개인적으로 청소년기엔 꼭 봐야 한다고 생각하는 고전이라 ^^;
    39 나 죽으면 얘 뿌리염색은 누가해주나 [새창] 2013-11-03 10:36:58 11 삭제
    으앜ㅋㅋㅋ 이게 왜 ㅋㅋㅋ
    펜픽은 솔찍히 첨써봤어요. 평소엔 단편이랑 장편쓰느라 ㅋㅋㅋ
    근데 이거 은근 재미지네요. 다음에 소재 생기면 또 얼척없는 댓글로 글 한번 쓰겠습니다 ㅋㅋ
    38 나 죽으면 얘 뿌리염색은 누가해주나 [새창] 2013-11-03 02:20:58 41 삭제
    "어? 라이터가 고장났네. 저기요, 불 있어요?"
    교복을 입은 채 담배를 입에 문 여고생 둘이 고장난 라이터를 바닥에 휙 집어던지며 현아를 바라보았다.
    이제 머리 끝에만 겨우 남은 노란 염색머리. 현아는 주머니에서 라이터를 꺼내 여고생에게 내밀었다. 여고생은 불을 켜고 가볍게 담배를 빨았다. 담뱃끝이 붉게 물들며 푸른 연기가 차가운 공기중으로 훅 하며 퍼졌다.
    "땡큐."
    머리 따위. 현아는 라이터를 다시 주머니에 집어 넣고 멍하니 밤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넌 어때? 그곳에선 살만하니? 난 너무나도 아픈데. 네가 염색해 준 머리 조차 자르지 못하는데.'
    깊은 곳에서 울컥 올라오는 것을 가까스로 집어삼키고 현아는 자리에서 일어나 담배를 발끝으로 짓이겼다.
    '조금만 더 널 기억할께. 네가 남겨준 이 기억이 흐려질 때까지만. 잘자.'
    37 나 죽으면 얘 뿌리염색은 누가해주나 [새창] 2013-11-03 02:06:35 45 삭제
    "삐- 삐- 삐-"

    숨을 쉴 수가 없다. 멀리서 급히 뛰어오는 간호사와 의사의 모습이 흐린 시야에 들어왔다.
    몸에 매달린 수 십개의 호스와 주사바늘. 간호사 둘이 세 번째 약을 주사하였다. 곁에서 뭐라고 떠드는 의사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현승은 이토록 소란스러움에도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자신의 귀가 분명 잘못 된 것일거라고 생각하며 감기려는 눈을 억지로 들어올렸다.
    침대 옆엔 현아가 주저 앉은 채 눈물을 뚝뚝 흘리며 울고 있었다.
    '내가 곧 죽을 것이라는건 현아는 알고 있었을까. 미리 말 해 주는 것도 나쁘지 않았는데. 현아 머리 염색 해줘야 하는데......."
    현승은 언젠가 현아가 머리맡에 놓아둔 염색약 박스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약에 취한건지 죽음에 취한건지 더 이상은 아무 고통도 느껴지지 않았고 그저 너무나도 졸릴 뿐이었다. 이게 죽음일까? 아마 이 눈을 감고 나면 다시는 현아를 바라볼 수 없겠지.
    현승의 손을 붙잡은 현아가 계속해서 무어라 속삭였지만 현승의 귀엔 아무 것도 들리지 않았다.
    '미안해, 지금 염색 못해줘서 너무 미안해. 나 조금만 자고 일어날께. 미안해.'
    마지막 숨을 내쉰 현승의 눈에서 눈물이 한줄기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가지마, 가지마, 염색 다시 해준다고 약속했잖아. 지금 자는거지? 그렇지? 눈 좀 떠봐. 눈 떠봐 이 바보야!"
    36 나 죽으면 얘 뿌리염색은 누가해주나 [새창] 2013-11-03 01:45:21 48 삭제
    그런 현승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현아는 그의 무릎에 머리를 기댄 채 그를 올려다 보았다.
    "다음 주엔 머리 염색 다시 해야겠다. 그지?"
    "그래, 해 줄께."
    좋아하는 그녀의 모습에 가슴 한편이 아려왔다.
    다음 주까지 내가 살 수는 있을까, 난 내일도 알 수가 없는데.
    몸을 잠식해가는 암덩어리의 고통보다도 지독한 고통이 심장 깊숙한 곳에서 느껴졌다.
    '하나님, 제발 제게 조금만 더 시간을 주세요. 조금만 더 제가 숨 쉴 수 있게 도와주세요.'
    현승은 그대로 쏟아져 내릴 것만 같은 눈물을 가까스로 집어 삼키고 현아를 바라보며 빙긋 웃어보였다.
    그래, 조금만 더 버티면 된다. 조금만 더 버티고 현아 머리를 염색해주자. 그 때까지만이라도 살아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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