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이런 의미셨군요. 저도 조금 오해를 했습니다. 왜 이런 단어를 만들어서 쓰느냐 탓하시는 건지, 아니면 남들이 쉽게 알아들을 수 있는 단어로 바꿔서 사용했으면 하시는 건지 말이죠. 저도 마음같아서는 이해가 편한 용어를 사용하고싶지만 아무래도 제 능력에선 알맞는 단어를 찾기가 아직 참 힘들고.. 무엇보다 '여성혐오'라는 같은 단어를 달리 사용하고있기에 단어에 대한 정확한 설명이 필요해 여성혐오라는 단어를 고집한 거였습니다. 도움이 되었다면 기쁘네요.
차별이라는 단어를 천중의새님만큼 넓은 시야에서 보신다면 괜찮겠지요. 하지만 많은 경우에 '차별'이라는 단어가 등장한다면 이득과 손해의 개념에서 생각하게 됩니다. 조금 지난 이야기지만... '김여사'라는 단어를 객체화나 타자화의 개념 없이 단순히 '차별'이라고 표현한다면 오해나 분란의 소지가 참 많죠. 모두가 천중의새님처럼 넓은 의미의 차별로 생각하진 않으니까요. 때문에 저는 보다 적절한 단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바이고, 무엇보다 misogyny를 여성혐오로 칭한 건 제가 아닙니다ㅠㅠ 이미 번역된 용어에 있는 오해를 풀고싶었던 거구요ㅠㅠ 저에게 왜 그런 용어를 쓰냐, 차별로 부르면 되는 것 아니냐 하신들 지금 당장 (잘못번역되었더라도) 존재하는 단어를 제 자의로 바꿀 순 없습니다ㅠㅠ
맞습니다. 남자는 ATM이다 이런 말이 있죠. 가부장제의 폐해입니다. 가부장제의 문제점에 대해선 또 잠시 말이 길어지는데... '여성에 비해 남성을 기업체에서 선호하는 이유'를 들어 임신과 출산에 의한 업무중단, 여자는 일을 못한다 등의 말이 나옵니다. 그런데 사실 근본적 원인은 가부장제로 인해 남성은 경제력을 책임져야하고 그만큼 노예로 부려먹기 쉽기 때문이죠. 이때문에 기업체에서는 남성을 선호하고 여성의 경제력과 출산 후 생산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게 됩니다. 그럼 또 남성의 가계 부담이 심화되어 노예화되지요. 저는 이래서 가부장제가 참 싫습니다. 가부장제는 남자에게 좋은 게 아니거든요. 양성 모두 차별당하고 서로의 고통을 안고 살아갑니다.
오해를 하시는 것같아 조금 부가 설명을 드립니다. misogyny는 제가 위에서 설명드린, 여성에 대한 폭력 차별 대상화 객관화 등을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이를 '여성혐오'라는 단어로 번역하였습니다. (이건 제가 선택한 자의적 단어가 아니라 통상적 용어입니다) 여기서 오해가 생기죠. '혐오'라는 단어의 함의성 뜻입니다. 때문에 많은 분들이 misogyny를 '여성을 싫어하는 것'으로 받아들입니다. 여기서 오해가 생기지요. 여성혐오를 misogyny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hating women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있게됩니다. 한 단어로 다른 말을 하니 서로 평행선일 수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혐오'나 '차별'이 아닌 misogyny에 대한 적절한 번역어가 필요하다는 게 제 의견입니다. 정리가 되었을까요?
당시 상황이 참 묘한데... 가해자가 저를 폭행하고 흥분해서 간질발작으로 실려갔습니다. 그래서 지구대 경찰관분들이 '네가 화낸 원인을 제공했으니 쌍방이 될 수 있다'같은 소리로 선처하라고 하셨죠... 경찰서로 이동하는 차 내에서도 요즘은 살인 강간 형량도 낮으니 이런 건 처벌도 못받는다고 합의하라고 하셨구요. (도대체 왜 이런걸까요? 얻는 이득이 있나요?) 다행히 경찰서에서는 형사님이 적극적으로 도와주시고 혹시 합의 종용 받았냐 여쭤보시기에 그렇다고하니 확실히 보고하겠다고 말씀 주셨었습니다.
편가르기를 하려는 게 아닙니다. 분명 남자이기에 생기는 문제도 존재하죠. 이런 차별과 문제를 없애기 위해서는 사실을 직시해야합니다. 그런데 '그런거 없다' 또는 '둘 다 있는데 왜 유난이냐'라는 태도는 문제를 직면하는 게 아니라 회피하는 행위입니다. 구분을 없애기엔 남성이기에 생기는 문제와 여성이기에 생기는 문제는 별개로 존재합니다. 각각 따로 공론화시켜 다루어야죠.
'차별'이라는 말로만 표현하기엔 힘듭니다. 사람들은 차별이라는 말을 들으면 한 쪽만이 큰 이득을(혹은 다른 한 쪽이 불이익을) 취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두 개의 동일한 기사가 있습니다. 남성 A씨는 A씨(31세)로 쓰입니다. 여성 B씨는 B양, B여인, B녀, B씨(31세,여)처럼 쓰이지요. 이런 걸 여성학 용어로 타자화라고 합니다. men이 인간과 같은 뜻으로도 쓰인다는 걸 생각하시면 될 겁니다. 이런 개념들마저 차별이라 뭉뚱그리기엔 무리가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