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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리비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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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리비님의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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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프랑스 혁명사 연재 - 1 [새창] 2013-09-12 22:10:36 0 삭제
    알베르 마티에의 책을 주로 참고한다 하셔서 전통주의 쪽을 다루실 줄 알았는데, 봉건제 문제에서 전통주의와 수정주의의 차이도 설명해주시다니, 준비 많이 하셨군요! 혁명의 배경에 대해서도 여러 측면에서 자세히 쓰셨고요. 프랑스 혁명에 대해 이렇게 전체적으로 설명하면서 유기적으로 연결도 잘 시킨 글을 통 못 봤는데 잘 보고 가요~ 감사합니다^^

    루이 16세와 마리 앙투아네트는 자신들 탓만은 아닌 오랫동안 누적되어 온 문제를 독박쓰고 죽음으로 갚은 거라 불쌍하기도 한데, 위기에 대처 잘 못하고 오히려 심화시키는 미국 독립 전쟁 참전이라는 실책도 했고 사치도 비교적 적었다 해도 부리면서 국민들을 고통스럽게 한 것도 국가 원수로서 죄라고 생각합니다. 바렌느 탈주 사건과 철제장롱에서 나온 증거들은 국민국가의 관점에서는 외환죄고요. '빵이 없으면 과자를 먹으면 되지' 같은 유언비어로 지나치게 비난받았던 걸 바로잡는 건 좋은데, 국왕 부부를 아무 잘못 없는 억울한 희생양으로 그리고 혁명을 야만으로 그리는 시각도 간혹 보이더군요. 그건 윤리적 판단을 떠나서 역사적 인과관계를 무시하는 것 같습니다.
    '역사란 신묘하게도 한계에 다다른 체제로부터 결코 우연으로라도 우수한 지도자를 내주지 않습니다.'라고 하셨는데, 우수한 지도자라면 한계에 다다른 체제를 연장시키거나 쇄신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아무튼 루이 16세는 정도가 심해서, 토크빌이 '루이 16세는 혁명을 위해 신이 안배한 장치' 식의 이야기를 했다는 걸 어디서 봤는데, 정말 그런 느낌마저 들어요.
    인간으로서만 보면 불쌍하긴 합니다. 루이 16세는 자신이 만들며 놀던 자물쇠를 발명되게 한 합리주의 정신이 혁명의 배경이 되었다는 것을 알았을까요? 마리 앙투아네트는 자신이 허용한 <피가로의 결혼>에 담긴 저항적인 정신이 혁명의 배경이 되었다는 걸 알았을까요?

    루소의 사상이 계몽사상 중에서도 독특하고 그것이 프랑스 혁명의 고유성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는 지적도 많이 봤는데, 루소 사상의 전체주의적인 면 때문에 프랑스 혁명이 그렇게 자유를 억압하는 공포정치로 흘렀다고 해석하기도 하더라고요. 글쎄요, 루소 사상이 정말 전체주의적이라고 해도 사상이 실현되려면 그 사회적 조건이 갖춰져야 하는 게 아닐까 싶은데... 후에 한솥매니아 님이 공포정치를 어떻게 풀어주실지 궁금하네요 ㅎㅎ
    12 프랑스 혁명사 연재 - 0 [새창] 2013-09-12 19:48:08 0 삭제
    JoeHill// 흥미가 가네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장 조레스는 사회주의 정치가, 활동가로 알고 있었는데 프랑스 혁명사 연구에도 한 획을 그었나 보군요!
    11 프랑스 혁명사 연재 - 0 [새창] 2013-09-11 19:46:25 0 삭제
    JoeHill// 그런 얘기였군요. 처음 들어보는 이야기예요. 보통 프랑스 혁명을 봉건제에서 자본주의의 이행으로 말하곤 하던데... 자세히 알고 싶어지네요. 프랑스 혁명의 주요 사건들의 흐름은 알고 있는데 <근대세계체제>를 이해할 수 있을까요?

    '그것은 인류 역사상 최초로 가진 자들의 비단신이 층계를 내려오고, 못 가진 자들의 나막신이 층계를 올라가는, 시끄럽고도 어수선하고 온갖 고함소리와 드잡이가 오가던 들끓는 현장이었습니다.'라는 표현이 멋져요! '최초'라고 하셨으니 앞선 영국과 미국의 혁명과 차원이 다른 큰 변화였다고 생각하고 계시는 거죠? 그런 과정에서 유혈이 상당했던 게 사실이라, 프랑스 혁명은 말씀대로 정말 자신의 정치 성향, 역사관, 세계관 등이 드러날 수밖에 없는 리트머스지 같아요. 스스로를 노출하는 것에 너무 걱정 마시고 편하게 써주세요~
    10 프랑스 혁명사 연재 - 0 [새창] 2013-09-11 13:06:16 0 삭제
    JoeHill// "사회과학으로부터의 탈피"에 있는 프랑스 혁명이 최초의 반체제(반자본주의) 운동이기도 했다는 설명은, 자코뱅 국민공회 공포정치 시기에 통제경제정책이 실행되는 등 자유주의에 반하는 국가 정책이 최초로 실행되었다는 의미예요? 대강 알고 찾아보면 더 이해하기 쉬울 것 같아서... 짧게 가르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9 프랑스 혁명사 연재 - 0 [새창] 2013-09-11 12:53:16 0 삭제
    1792년이면 혁명력 1년 아닌가요? 프랑스 혁명력(공화력)은 공화정이 성립한 1792년 9월 22일을 첫날로 정했는데...
    알베르 마티에 <프랑스 혁명사> 한국어 번역판 절판됐더라고요 ㅜㅜ 마티에가 프랑스 혁명의 정통주의(자코뱅-마르크스주의) 해석의 효시라고 알고 있는데, 최근 연구를 반영한 건 아니지만 한 조류의 시작점이라 의미가 있을 것 같아요. 한솥매니아 님께서 어디에 방점을 찍을지도 궁금해져요. 연재 기대하겠습니다!
    8 원 게시글이 삭제되었습니다. [새창] 2013-09-09 22:04:56 0 삭제
    혁명(revolution의 번역어로 쓸 때)과 쿠데타의 구분이 시대적 요구나 진보/퇴보를 가지고 하는 건 아니라고 알고 있었는데...

    홍득표, <정치과정론>, 학문사, 2009, 98쪽에선 이렇게 설명한대요.
    '정치학에서 혁명은 권력의 급작스러운 교체를 뜻한다. 그러나 민중의 참여로 권력의 근간 자체를 바꾼다는 점에서 일부 집단의 무력에 의해 이루어지는 정변인 쿠데타와 구별된다. 혁명은 대략 다음과 같이 이해되고 있다.
    혁명은 전체 또는 일부 국민이 집권 정부를 불신하는 과정이다.
    혁명은 무력의 사용 또는 위협에 의하여 기존 정부를 교체하는 사건이다.
    혁명은 정치 권력의 교체 후 새로운 정치 지도력에 의해 추진되는 사회 제도와 정치 제도의 일관성있는 변화 계획이다.
    혁명적인 변동의 결과 새롭게 수립된 정치 지도력에 정통성을 부여하는 신화이다.'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은 쿠데타를 '혁명이 피지배계급에 의한 반란인 데 비해 쿠데타는 일부 지배권력이 자기의 권력을 더 강화하기 위해, 또는 다른 사람이 장악하고 있는 정권을 탈취하기 위해 수행되며, 권력이동은 지배계급 내부의 수평이동에 불과하다.'라고 설명하고요.

    그러니까 혁명은 피지배 계급의 참여로 지배 구조가 변하는 것이고, 쿠데타는 지배 구조가 변하는 게 아니라 지배 계급 내부의 권력 이동인 거죠. 둘 다 말 자체에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뜻이 있는 건 아니고, 변화 양상에 따라 규정하는 중립적 용어라고 알고 있습니다.
    7 진시황은 독재자인가 통일시킨 황제인가? [새창] 2013-09-07 20:14:45 0 삭제
    그랬나요? 인구 1/3 이상이라면 지나쳤다고 볼 수 있을 것 같군요. 솔직히 말해서 역사적 사실 자체를 몰라서 판단 보류했습니다...^^;;
    설령 희생이 딱 필요한 정도였다고 해도, 목적이 반드시 수단을 정당화한다고 볼 수는 없으니 꼭 옳다고 장담할 수 없겠죠. 이쯤이면 윤리적 판단의 영역으로 가는 것 같네요...
    6 역사에 반역 조선은 대륙에 있었다! 라는 책을 봤습니다 [새창] 2013-09-07 20:03:21 0 삭제
    역사적 사실에 어긋나는 것도 문제지만, 저런 시각이 우리 민족이 힘으로 다른 민족을 눌러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심어줄 수 있으니 윤리적으로도 문제입니다. 랑랄라 님 말씀대로 히틀러 같은 존재가 나타날지도 모르죠. 히틀러 같은 생각을 가진 인간이 나오는 거야 완전히 막을 수 없겠지만, 그런 인간이 힘을 갖지 못하도록 역사 의식과 도덕성이 바로서게 해야 합니다.
    5 이황과 이이의 밤일(?)이야기 [새창] 2013-09-07 19:58:36 0 삭제
    전 청인 님께서 쓰신 것에 숟가락만 얹었을 뿐..ㅋㅋ
    사실 이이와 이황 철학 잘 모르는 상태에서 결론에 억지로 끼워맞춘 거니까 너무 믿지 마세요~
    4 진시황은 독재자인가 통일시킨 황제인가? [새창] 2013-09-07 19:51:35 0 삭제
    독재자인데 통일시킨 황제도 맞다고 볼 수 있으니, ILoveCarrier 님 말씀대로 '폭군인가, 명군인가?'라는 질문으로 생각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글쎄요, 살인이나 폭정이 체제 안정을 위해 불가피한 정도였는지, 그걸 넘어서 지나쳤는지에 따라 다를 것 같군요. 저도 판단 보류합니다 ^^;;
    3 11418 글 댓글 보고: 역사에서 보편 윤리에 따른 판단은.. [새창] 2013-09-07 19:41:19 0 삭제
    학문 분과를 정말 확실히 나누고 계시다는 인상이에요. 저는 자기 학문 분야에서 그 대상이 어떻게 되어야 할지에 대해 고민하는 것도 그 학문의 이름으로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무튼 한 학자가 그 강한 구분선 안에 남아 있어야 한다고 하신 건 아니니 딱히 더 논쟁할 필요는 없겠군요.
    제가 윤리적인 것의 영역을 너무 넓게 생각했던 것 같기도 해요. 최장집 교수가 현재 헌정 체제인 자유민주주의를 왜곡하지 않고 전개하기 위한 방법으로 정당정치 강화와 노동계급 정치세력화를 말했는데, 말씀대로 자유 민주주의적 헌정 체제가 옳다는 전제를 깔고 있기도 하고 여러 기고문에서 정당정치 강화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걸 많이 봐서, 단순히 기술적인 설명이라기보다는 당위를 주장하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하지만 말씀하신대로 현실에 대한 탐구와 예측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에 윤리적 성격보다는 사실 기술적인 성격이 더 크겠군요.

    한솥매니아 님께서는 헤겔 철학이 칸트 철학보다 더 설득력 있다고 보세요? 저는 헤겔처럼 현실 분석에서 출발하는 철학과, 칸트처럼 인간학과 윤리학을 구별하고 현실에 존재하는 것이 아닌 선험적 당위에서 출발하는 철학은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서로 다른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헤겔 철학이 말씀하신대로 과거의 분석과 가까운 미래의 예측을 잘 해낸 '황혼이 저문 후에 날기 시작하는 미네르바의 부엉이' 역할을 잘 했지만, 칸트 철학 같은 당위의 철학이 미래의 변혁을 고무하는 힘은 더 강해보여서요. 미래에 선택되었다고 꼭 옳은 건 아니라 하셨고 그게 맞는 말지만, 양차 세계대전 후 제국주의와 인종주의에 대한 비판이 강하게 일어나면서, 칸트의 영구평화론에서 영감을 받은 이상주의 국제정치론이 UN을 만들었고 침략전쟁을 금지해야 한다는 생각을 제법 보편적으로 만들어, 세력 균형을 통한 평화를 말하는 현실주의와 함께 전쟁 억지 내지는 평화에 어느 정도 기여했잖습니까. 보편적으로 옳다고 장담은 못하지만, 침략전쟁이 거부되거나 최소한 눈치라도 보게 되는 세상이 적어도 현재로서는 일반적으로 더 옳게 여겨지지 않을까요. 그래서 선택된 게 아닐까요.
    또 칸트의 철학이 완전히 상상에서 나온 것만이 아니라 경험론과 합리론이라는 기존의 양대 형이상학에 대한 성실한 비판에서 나온 것이기도 하고, 헤겔은 혈통적 민족주의와 보수주의가 지배하던 당시 주류적 흐름을 잘 파악했지만 급진 공화주의와 사회주의가 이면에서 저항하던 흐름은 다소 간과하지 않았나 싶기도 하고... 글쎄요, 칸트와 헤겔의 철학에 대해 더 많이 공부해야겠어요.
    2 11418 글 댓글 보고: 역사에서 보편 윤리에 따른 판단은.. [새창] 2013-09-03 07:24:30 0 삭제
    아니요, 전혀 독선적으로 보이지 않아요! 저야말로 잘 모르면서 너무 성급하고 단정적으로 글을 쓴 건 아닌지 염려되네요. 많은 것을 가르쳐주시고 제 감정까지 신경써주시니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답이 늦어서 죄송합니다.

    ‘논란의 여지가 없는 보편 윤리’라는 건 윤리학에서도 사실 회의적인 개념인데 제가 무리하게 고집을 부린 것 같습니다. 사건의 한 측면에 국한시키더라도 하나의 합의가 나올 수 없다는 게 분명하군요. 국한시키면 그나마 이견이 덜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제 생각이 짧았어요 ㅋㅋ

    그럼 ‘보편 윤리에 따른 평가’는 아니더라도 ‘윤리적 평가’는 가능할까요? 규범윤리학은 어느 정도 보편성을 지향하지 않습니까. 모든 사람이 어떻게 해야 한다고 권하거나 의무를 부여하는 것이니까요. 윤리적 논쟁이 끝나지를 않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듯 저마다 보편성을 지향하면서도 하나의 합의는 거의 나오지 않고 있죠. 그래도 네 생각은 그렇구나 하며 끝나지 않고 끊임없이 논쟁하고 있잖습니까.
    예를 들어 정치에서 모두가 ‘자유’라는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면서도 그것을 정치 현실에서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국가의 개입 특히 경제 영역에의 개입을 배척하는 우파적 입장과 자유의 평등한 배분과 자유를 누리기 위한 물질적 조건 확보를 위해 국가의 개입을 주장하는 좌파적 입장이 계속 대립하고 있습니다. ‘자유’의 실질적 내용에 대한 보편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어쩌면 앞으로도 이루어질 수 없는) 상황이지만 그래도 양쪽이 보편성을 지향하며 합의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끊임없이 논쟁해 왔고, 그러면서 우파적 입장도 노동자 인권 보장이나 시장 경제의 정상 작동을 위한 조건 및 규칙 형성을 위한 국가 개입을 어느 정도 인정하고, 좌파적 입장도 지나친 국가 통제는 사업 및 노동 의욕과 자유를 억압할 수 있다는 걸 깨닫고 경제적 자유 및 경제 성장에도 신경을 쓰게 되면서 둘 다 발전해왔죠.
    그런 식으로 하나의 합의가 이루어지는 보편성에는 닿지 못하고, 자신의 평가가 후에 모두에게 동의받으리라는 확신도 못하지만, 나름대로 보편성을 지향하며 윤리적 평가를 내리는 것은 가능하지 않을까요?

    제가 정말 확신이 안 들어서 묻는 것인데, 사회과학을 연구하는 학자가 그런 윤리적 평가를 내린다면 그건 본래의 학문 영역에서 벗어나 윤리학의 영역으로 가는 겁니까? 최장집 교수는 정치 제도 및 현실을 연구하면서, 한국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해서는 정당정치가 정상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그 수단으로 노동자 정당 강화를 말했죠. 정치학에는 전자만 포함되고 후자는 정치학에서 벗어나는 것인가요? 정치철학도 정치학의 한 영역이고 철학에는 윤리학 또한 포함되지 않나요?
    정치학, 역사학을 포함한 사회과학은 실제로 일어났던 또는 일어나고 있는 사건을 사실적으로 탐구하는 것이 본령이기에, 윤리적 평가를 결론으로 먼저 내려놓고 그 결론에 사실을 끼워맞춰서는 안 되겠죠. 하지만 사실은 사실대로 탐구한 후 그에 대해 윤리적 평가를 내리는 것은 사회과학의 본질에서 어긋나지 않는 것 같은데요...
    역사 발전 방향에 대해서도 과거의 역사 발전의 방향을 그게 윤리적이라는 고집을 피우지도 않고 앞으로도 그렇게 발전하리라는 단정을 내리지도 않은 채 사실적으로 연구한 후, ‘보편적 인권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확대되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라는 윤리적 판단에서 그에 기여한 사건들을 높이 평가하는 것도 역사학의 영역은 아닌 겁니까? 우리나라가 일제로부터 독립한 것은 그 후의 실제 역사 발전 내지는 진행에 기여했다는 점에서만 중시되는 것이고, ‘자유’라는 윤리적 가치에 기여했다는 점에서 중시되는 것은 아닌 건가요?
    민주주의나 인권을 후퇴시키는 변화가 일어나도 역사학은 그것을 비판할 수 없다고 하셨는데, 정치철학에서는 민주주의, 인권, 자유, 평등, 공공선 등에 대해 일관된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지만 자유주의 대 공동체주의라든가 입장 별로 대립해 어느 쪽이 바람직한지 윤리적 논쟁을 벌이고 있지 않습니까? 역사학에서도 자기 입장이 옳다고 확신할 수 없겠지만 과거나 현재의 사건에 대해 나름의 비판을 내릴 수도 있지 않을까요?

    헤겔에 대해서는...네, 제가 헤겔을 너무 단편적으로만 알면서 가혹하게 평가한 것 같군요.
    헤겔의 역사철학에서 ‘발생론적 인과관계와 논리적 인과관계의 구분’이라는 건 11418번 게시글에 쓰셨던 ‘특수한 사건의 연속에 대한 인과관계와 일반적 속성 사이의 인과관계는 다르기 때문에, 방법론을 그대로 차용하더라도 역사학과 사회과학은 다를 수밖에 없다’라는 것과 통하는 건가요?
    저의 섣부른 헤겔 비판에 대해 자세히 비판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헤겔의 사회계약론 비판은 단순히 자신이 살고 있는 전제국가를 비판대상이 될 수 없게 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게 아니라 이론적 논리가 있다는 것이죠. 사회계약론은 과거와 현재의 현실에 대한 탐구에서 나왔다기보다는 어떤 당위와 그 당위대로 미래에 사회가 변해야 한다는 윤리적 주장에서 나온 면이 강하죠. 현실 탐구에 소홀했다는 측면에서 충분히 비판할 만 합니다. 과거의 전통이란 것도 가치가 있는 것이니 전통에 충실했다는 것이 반드시 윤리적 비판을 받을 것만은 아니고요. 프랑스 대혁명에 파괴적 면이 많이 나타난 것도 사실이고요... 헤겔의 민족 개념에 대해서도 현실을 정확히 보고 가까운 미래에 대한 예측까지 맞았다는 면에서 오히려 높이 사야겠군요.
    제가 헤겔을 비판하는 지점은 현재의 현실이 최종이라고 판단한 것, 그리고 윤리적으로 정당하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현실에 존재하는 것이 곧 윤리적으로 정당한 것이라고 하면, 현실을 비판하고 더 나은 방향(정말 더 낫다고 확신하진 못해도)으로 발전시키려는 노력이 차단된다고 생각해서요. 결국 윤리적 비판인 건데, 역시 제 비판이 옳다고 확신할 수는 없는 것이겠죠. 헤겔의 전쟁 찬양이나 게르만 치세 이론에 경악해서 제가 냉정함을 잃었던 것 같군요.
    1 이황과 이이의 밤일(?)이야기 [새창] 2013-09-01 21:36:58 2 삭제
    淸人 님께서 쓰신 것에 사단칠정론까지 더해서 설명하면...
    이황 선생님은 사단은 이가 발한 것이고 칠정은 기가 발한 것이라고 봐서, 밤일은 육체의 일이니까 기질지성에서 나오는 악할 수 있는 칠정을 마음껏 발휘해도 되고, 낮에 본연지성이 감정의 원천이 되게만 하면 이가 발해서 사단도 나오니 상관없겠죠.
    반면 이이 선생님은 사단도 칠정도 다 이가 주재하고 기가 발한 것인데 칠정 중 선한 것을 가리켜 사단이라고 봐서, 밤일에서 칠정을 악하게 발휘할 수록 칠정 중 선한 부분이 줄어서 사단도 줄어드니까, 밤일도 자제하셨겠죠.
    ...저야말로 배보다 배꼽, 억지해석이네요 ㅋㅋ 울루랄라울루 님, 도전정신 자극하는 솜씨가 좋으세요!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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