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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하고 이야기하다가 궁금한게 생겨 질문합니다.
[새창]
2013-12-04 10:4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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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대선에 7번으로 출마했던 김순자 씨는 NL파가 아닙니다. 그 분은 이명박 정부 시기에 울산과학대학교 청소노동자셨고 파업을 하다가 정치에 데뷔해서 총선 때 진보신당 비례대표 1번으로 출마하셨죠. NL-PD가 갈라지는 국면에 있던 건 아니라 정확히 PD파라고 하기엔 뭣할지도 모르지만 PD파 사람들을 통해 정치에 입문했고 그들과 활동했으니 대충 PD파로 간주해도 될 듯합니다. 민주노동당에서 진보신당이 갈라져 나온 뒤에, 2011년에 NL파가 남아 있는 민주노동당과 유시민 계열인 국민참여당과 진보신당 내 노회찬, 심상정, 조승수 계열이 모여서 통합진보당을 만들었죠. 이 때 노회찬, 심상정, 조승수가 진보신당 전체를 통합진보당에 통합시키려고 했는데 당 대회에서 부결되어서 그들 세력만 떨어져나간 겁니다. 그 후에 진보신당에 남은 독자파들이 사회당(민주노동당의 전신인 국민전선21이 생길 때 합류하지 않은 PD파가 주류)과 통합한 후, 임시로 진보신당 이름 그대로 달고 총선을 했던 거죠. 그렇게 진보신당에 남아 있던 사람들은 통합진보당에 가는 걸 거부한 만큼 확실히 NL파와는 선을 그은 사람들이라고 봐도 될 겁니다. 김순자 씨는 대선 때 보니 사회당계의 푸시를 받는 것 같았는데...
질문하신 것에 답하자면, PD파에는 민주노동당에 있다가 진보신당으로 분당했다가 통합진보당으로 들어갔다가 지금 정의당에 있는 노회찬, 심상정, 조승수 씨와 정치인은 아니지만 그들을 지지하는 진중권 씨가 있고, 진보신당으로 분당해 나온 뒤 노동당으로 이름 바꾼 진보신당에 여전히 남아 있는 홍세화 씨, 사회당에 있다가 당시 진보신당이자 현 노동당으로 통합되어 온 금민 씨, 이미 NL파와 불구대천...은 농담이고 갈라서기로 한 진보신당(+사회당)에 들어오는 것에서 시작한 김순자 씨 등등이 있습니다.
NL파에는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 경기동부연합의 이정희, 이석기, 김재연, 김선동 씨, 전국연합 인천연합이고 통진당 부정선거 때문에 당 주류였던 경기동부연합과 갈라섰고 용산 사태를 고백한 정연욱 씨, 전국연합 울산연합의 김창현 씨 등이 있습니다. 2008년 대선에 출마했던 권영길 씨는 원래 PD파가 주도했던 국민전선21 창당을 함께 해서 NL파에 속한다고 단언하기는 뭣한데 상기했든 NL파의 지지로 2008 대선에 후보가 되었으니 그 쪽으로 분류해 될 것 같고, 수염과 한복이 인상적인 강기갑 씨는 농민운동으로 시작해서 학생운동의 NL-PD와는 다른 계열에서 시작한 거긴 했는데 이후 NL파와 행동을 함께했으니 그 쪽이 맞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다함께(노동자연대다함께)는 트로츠키주의 국제사회주의 성향인데, 계급 문제를 중시하고 북한에 비판적이라서 PD파로 분류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국내 진보정당 중 가장 큰 정당을 비판적 지지한다는 방침이어서 분당 후 NL파가 남은 민주노동당과 그 후 통합진보당을 지지했고(통진당 부정선거 사태 후에는 통진당 지지 안하지만), 기타 이런저런 이유로 PD파(과거 민주노동당 내 PD파와 사회당, 현 노동당과 정의당)와 사이가 그리 좋지 않은 듯한데, PD파 인물들이 다함께의 정치포럼 맑시즘에 참여하기도 하고...하여간 아리까리합니다 ㅋ
한솥매니아 님 댓글 대로 NL과 PD의 이론적 차이나 출발점이 그렇게까지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저는 민주노동당 분당부터 관심을 갖기 시작해서 그에 연관된 2000년 대 이후 두 파의 대립을 중심으로 조사를 했기 때문에 대립 위주로 설명하고 있는 겁니다.
NL과 PD가 이론 차이에서 처음 갈라지긴 했는데, 그 후 사람들은 처음 운동권으로 끌어들인 사람이라든가 처음 들어갔을 때 친해진 사람이라든가 이런 개인적 인연으로 인해 한 파벌에 속하게 된 사례가 많습니다. 정치가 다 그렇듯이(;;) 조직 내 권력다툼이라든가 조직 운영 노선을 둘러싼 갈등이라든가(통일 문제냐 남한 사회 내 계급 문제냐) 조직문화 차이(대체로 NL파는 상명하복적이고 일사분란한데 PD파는 수평적이고 자유분방하고 시끄럽죠) 때문에 생기는 묘한 감정적 대립이라든가 등등 때문에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 등의 조직 내에서 양 파벌 중심으로 갈려서 갈등하면서, 처음엔 비슷했더라도 점점 달라졌습니다. 그 갈등을 봉합 못하고 다른 조직으로 갈라져 나온 게 민주노동당 분당사태였죠. 그리고 파벌에 속하게 된 게 꼭 신념 때문은 아닌지라 NL파 중에서도 이석기 같은 막장 사례와는 달리 그냥 거기 속하면서 시작했을 뿐인 평범한 활동가들도 많고, 같은 조직에서 한솥밥 먹었으니 PD파도 NL파를 욕하면서도 인간적 정리까지 딱 끊기는 힘들고, 뭐 그런 식으로 대립하면서도 서로 떼내기 힘들게 얽힌 측면도 있어요. 인간관계가 무 자르듯 딱 잘리는 게 아니라서인지 아무튼 복잡합니다 ㅋ 이런 최근 일들은 시사게시판에서 더 좋은 대답을 해줄지도요 ㅎㅎ
87
친구하고 이야기하다가 궁금한게 생겨 질문합니다.
[새창]
2013-12-03 15:5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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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제가 쓰는 사이에 한솥매니아 님이 먼저 댓글을 다셨는데 저쪽이 더 정확하군요. PD 노선이 당시 우리나라가 완전히 자율적이라고 보았다는 것처럼 제가 썼는데, 신식민지로서 어느 정도의 자율성을 가졌다고 파악했다는 게 맞습니다.
86
친구하고 이야기하다가 궁금한게 생겨 질문합니다.
[새창]
2013-12-03 15:5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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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L과 PD는 현실 인식에 따라 갈라진 것이기도 합니다. NL-PD-R이라는 혁명방법론이 있는데, NL은 민족해방(National Liberty), PD는 민중민주(People Democracy), R은 혁명(Revolution)입니다. 식민지 국가들이 어떻게 사회주의 국가로 가느냐 하는 방법론인데, 먼저 외세로부터 민족의 해방을 이룬 후, 민중들의 민주주의를 이루고, 혁명을 이룬다는 겁니다.
80년대 초 우리나라의 사회주의적인 학생운동 세력 내부에서 이것 때문에 논쟁이 생겼어요. 우리나라가 어느 단계를 해야 하느냐는 거죠. NL파는 우리나라가 미국 제국주의의 식민지 반봉건 국가이니, 미국부터 물리쳐야 한다며 북한을 모델로 삼았고, 통일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반면 PD파는 우리나라가 이미 미국으로부터 자율성을 가진 자본주의 국가이니, 나라 내부에서 소수 자본가들이 지배하는 자본주의를 물리치고 민중들의 민주주의를 이루어야 한다며 소련을 모델로 삼았고, 나라 내부의 평등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80년대야 소련도 북한도 겉으론 괜찮았고 그 국가들에 대한 정보도 잘 안 들어왔으니 뭐 이해할 만 했죠. 윗댓글 Nardien 님께서는 NL이 방향을 처음부터 잘못잡았다고 하셨는데, 당시의 제한된 정보를 감안하면 그리 이해할 수 없는 방향성도 아니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80년 10월 10일에 북한이 노동당 제6차 대회에서 '고려민주연방공화국 창립방안'을 제시하면서 '자주적 평화 통일을 위한 선결조건'으로 "남한에서의 군사파쇼통치의 청산과 민주화 실현'을 요구했습니다. 북한의 독재적, 아니 전제적인 정치 구조를 모르는 상황에서 5.18 민주화운동을 학살로 진압한 전두환 정권과 그것을 도운 미국에 분노하던 사람들이 혹할 만도 했죠. 그렇게 자생적 주체사상파가 생겨나기도 한 거죠. Nardien 님께서는 북한 간첩이 민주화 운동에 개입했다고 하셨는데, 혹시 증거 자료가 있으시면 알려주시겠어요? 자생적 주체사상파도 생겼고 모든 NL파가 주체사상파도 아니니, 북한의 개입이 있었다 해도 NL파의 전부가 그것으로만 설명되는 건 아닐 겁니다. 그리고 당시의 PD파도 스탈린이 확립한 소련의 독재체제의 실상을 모르고 소련을 모델 삼았으니 지금 시각에서 보면 문제가 있었고요.
PD파는 소련이 무너지고 그 실상을 낱낱이 드러낸 뒤로 일부는 마르크스 본연으로 가자고 하기도 하고 또 노회찬 등의 일부는 북유럽을 새로 모델로 삼아 사민주의에 가까운 쪽으로 가기도 했어요. 그 외에도 여기저기로 흩어져서 원래도 NL파에 비하면 느슨했지만 지금은 PD파라며 하나의 정파처럼 부를 수 없습니다. 지금은 편의상 NL 아닌 좌파들을 묶는 용어로 쓰고 있는 거고요. NL파 중 아직 무너지지 않은 북한을 여전히 모델 삼으며 남아 있는 이들은 점점 교조화되고 이상해지고 있습니다. 북한이 미국의 핵무장을 비난할 때는 반핵운동을 벌이다가 북핵 사태가 터지니 핵무장의 권리를 소리높여 외친다든가, 북한의 유일한 우군인 중국을 감싸기 위해 티베트 사태에서 중국을 감싼다든가...
NL파가 비판받아야 할 점은 처음의 방향성보다도 그 후의 행태라고 생각합니다. 통합진보당 부정선거라는 그 가관은 많이 알려진 것이죠. 그보단 덜 알려졌지만 그 전에 민주노동당에서 진보신당이 분당되어 나오는 과정에서도 똑똑히 보였습니다. NL파는 통일을 당면 목표로 삼고 남한 사회 자체의 문제에 대해선 다소 부차적이라 통일 정책을 위해 주로 민주당류를 '비판적 지지' 해왔는데, 2004년 총선에서 민주노동당이 원내진출을 하자 민주노동당에 대거 입당해서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밀어냈습니다. 이 과정이 참 가관이었죠... 지방 지부를 먹으려고 우르르 몰려가서 가입하고 그 지부 먹은 후 다른 지부 몰려가고, 그런 거 막으려고 자기 주소지에만 가입할 수 있게 했더니 위장전입했죠. '용산 사태'가 유명했는데,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 중 인천연합이 주도했다고 합니다. 통진당 부정선거 사태 때는 전국연합 중 이정희와 이석기와 김재연이 대표적인 경기동부연합만 욕 먹었는데 사실은 딴 놈들도... 휴, 아무튼 이런 와중에 PD파는 '그래도 NL파가 조직이 탄탄하니까 세 불리기에 도움 되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제대로 대응을 안 했으니 문제가 계속 크게 내버려둔 셈입니다. 그런데 민주노동당의 주요 간부에 대한 정보를 어느 자주파 활동가가 북한에 넘겼다는 사실이 밝혀진 '일심회 사건'이 터지고, 게다가 2007년 대선에서 2002년 대선만큼의 지지율도 얻지 못하는 '참패'를 해 그 때까지 참아줬던 이유도 사라져서, 결국 PD파가 나가고 만 거죠. 이런 민주노동당 분당 과정이 http://weirdhat.net/xe/ahriman/20240 한윤형 씨의 이 글에 짧게 나와 있고, 정영태의 책 <파벌: 민주노동당 정파 갈등의 기원과 종말>에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
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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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01 15: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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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되든 못 되든 그걸 지도자 때문으로 돌리는 게 타당한가 의문입니다. 지도자의 역할을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지도자의 행동이 좋거나 나쁜 효력을 거두려면 사회의 여러 제반 조건들이 받쳐줘야죠. 사회나 국가는 한 사람이 좌우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요. 위의 배재터 님과 히로준 님 댓글이 잘 보여주듯이요.
84
[익명]
잠시후 전 머나먼곳 다시는 이세상과 다시 볼수없는 곳으로 감니다
[새창]
2013-11-29 20:41:00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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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폴라시 님 진짜 작성자 맞죠? 정말 잘 생각하셨어요!
희망이 전혀 없다고 생각하셨겠지만, 세상 모든 것이 다 변하잖아요, 암울하기만 상황도 나아질 수 있어요. 그러니 조금만 더 힘을 내보세요!
83
[익명]
잠시후 전 머나먼곳 다시는 이세상과 다시 볼수없는 곳으로 감니다
[새창]
2013-11-29 20:28:19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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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제 자살 막으려고 수면제 많이 먹어도 토하기만 하게 만든다고 어디서 들었는데...
만약 깨어나시면 진정하시고 여기 댓글들 보시고 다시 생각해주세요.
죽음 밖에 답이 없다고 미리 결론 내리지 마시고요.
81
[익명]
잠시후 전 머나먼곳 다시는 이세상과 다시 볼수없는 곳으로 감니다
[새창]
2013-11-29 19:51:08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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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힘든 상황에 처하게 된 게 작성자 님의 탓은 아니잖아요. 왜 죄 없는 자신에게 사형 선고를 내리세요...
이제까지 죄도 없이 너무 많은 것을 잃어왔는데, 정말 모든 것을 다 잃는다면 너무 억울하지 않아요?
80
정치체계
[새창]
2013-11-27 23:4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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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댓글은 일찍 봤는데 생각할 거리가 많아져서 금방 답을 못 달았어요 ㅎ 생각할 거리를 많이 주셔서 감사합니다.
대의제, 사회안전망 구축은 민주주의, 적어도 민주공화주의의 ‘원칙’에 직접민주주의, 최소국가보다 더 부합됩니다. 민주주의의 의미를 그게 역사에서 처음 등장했던 고대 그리스 직접민주주의에 한정하지 않고, 모든 시민이 주권을 가지고 권력을 행사하는 정치체제로 정의한다면요. 직접민주주의에서는 ‘다수에 의한 지배’가 일어나기 쉽고, 여성 및 노동자 같은 질적 소수자의 권익은 잘 보호되어도 성소수자 같은 양적 소수자의 권익은 저해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소수자까지 정치에 참여하기 위해, 국가나 지역의 의회, 정당, 정치 단체 등의 중간 집단들이 개개인들을 결집시켜 정치에 더 효과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해주는 대의제가 오히려 더 ‘모두의 지배’에 가까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사회안전망 구축이 어기는 원칙은 민주주의가 아니라 자유주의 중에서도 자유지상주의의 것입니다. 정치에 참여하고 자유를 행사하기 위해서는 경제적 기반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국가가 개입해 사회안전망을 구축하고 재분배를 해 경제적으로 평등화시키는 건 민주주의를 더 강화하는 것이지요. 대의제, 사회안전망 구축은 효율을 위해 민주주의의 원칙을 희생시킨 게 아니라, 원칙에 더 부합하기 때문에 선택된 것이기도 합니다.
민주주의는 효율성보다는 원칙의 정당성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민주주의의 의사결정은 최대한 많은 사람의 의사를 반영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속도가 느리므로 당장의 효율성은 떨어집니다. 물론 잠재적 갈등이 해소되지 못하고 쌓이다가 체제가 붕괴되는 것을 상당히 막는다는 면에서 오히려 전제정보다 장기적으로 더 효율적이지만요. 그래도 민주주의를 떠받치는 것은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와 평등 같은 정당성입니다. 국가를 유지하고 국민을 행복하게 해야 하니 효율성도 중요한 문제지만, 효율성을 위해 원칙을 희생시키는 것은 신중해야 합니다. 그래서 원칙의 희생을 최소화하고, 앞서 말한 비상 상황 즉 효율성이 절박하게 요구되는 상황에서만 원칙을 양보하자고 한 것입니다.
제가 방어적 민주주의에 반대하고 반민주주의가 공론장에 나올 수 있게 하자고 주장한 것은, 반민주주의자들이 공론장의 규칙에 순응할 것이라고 믿어서가 아닙니다. 강제적으로 순응하게 만들 수 있고, 그건 반민주적인 ‘말만’ 하는 것도 막는 방어적 민주주의가 아니더라도 다른 법적 제도로 할 수 있습니다. 왜곡과 흑색선전을 막는다는 점에서 결과적으로 반민주주의자들을 방해한다는 면에서 랑랄라 님과 제가 같지만, 다른 점은 저는 그게 방어적 민주주의가 아니라도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본다는 것입니다.
반민주주의자들을 설득시키려는 것도 아닙니다. 반민주주의자도 아니고 민주주의에 대한 굳은 신념도 없는 제3자들에게 민주주의의 합리성과 정당성을 보여주기 위해서입니다. 저는 다수의 판단이 대체로 옳아서 민주주의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을 만큼 인간은 대체로 합리적이라고 믿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개방될수록 음모와 반칙은 힘을 잃는다고 믿습니다. NL 강경파들이 저질러온 반민주적 행태들이 민주노동당에서도 이루어지자 그동안의 실체가 대중에게 드러났고, 대중들에게 더 많이 주목받던 통합진보당에서 이루어지자 더더욱 선명하게 드러났잖습니까. 그냥 떠드는 것이라면 반민주주의자들이 마음껏 떠들게 둡시다. 자신의 실체가 공론의 밝은 햇빛 아래 적나라하게 드러나도록 말입니다. 랑랄라 님께서는 반민주주의자들이 공론장에 들어오도록 허용하면 그들이 더 반칙을 하며 날뛸 거라고 보시는데, 저는 오히려 단순한 표현을 허용한다는 배출구를 열어주면 과격성이 줄어들 것이고, 만약 더 날뛴다고 하더라도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감시하기 때문에 더 잘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말씀대로 사람들이 반민주주의의 선전에 노출될 기회도 많아지겠지만, 반민주주의가 정면으로 논파당하는 것을 볼 기회도 많아질 것입니다. ‘반민주주의적 논리에는 이런 것이 있는데 이래서 틀린 거다’라고만 알려주기만 하면 실제로 보지 못한 반민주주의가 어떤 건지 호기심에 빠져들 가능성도 있고 미처 반박하지 못한 반민주주의의 새로운 논리를 접하고 혹할 가능성도 있지만, 반민주주의가 실제로 하는 얘기를 보게 하고 ‘이래서 틀린 거다’라고 정면 반박해주면 더 확실하게 막을 수 있을 겁니다.
제가 우려하는 건 말씀하신 ‘일부 민주주의와 비민주주의의 기준을 가르기 애매한 세력에 대해서도 일방적인 방어기제가 작동해서 그들을 탄압할 수 있다’는 것보다도, 민주주의가 그리 강하지 못하고 다수 일반인이 그리 합리적이지 못하다면 민주주의 자체의 우월성이 흔들리는 것 아닌가 하는 겁니다. 민주주의가 자신의 원칙을 어겨야 자신을 방어할 수 있을 정도로 공론장이 왜곡되어 있다면, 그 공론을 구성하고 있는 시민들이 이미 민주적이지 못하다는 건데, 그 경우라면 애초에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기 힘든 상황인 것 아닌가요...
하버마스의 ‘이상적 의사소통 상황’처럼 오로지 합리성에 의해서만 판단되고 억압이나 왜곡이 작용하지 않는 이상적 공론장까지 아니더라도, 시민들이 일반적인 합리성만 가진 일반적 공론장에서도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랑랄라 님 댓글 보고 나니, 방어적 민주주의 없이 공론장이 자신의 논리 자체로 작동하는 것만으로 민주주의를 지킬 수 없는 일이, 제가 말한 ‘비상상황’보다 더 일반적인 일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상당히 흔들리고 있습니다. 게다가 역게 이병도 사건을 보니 더더욱...OTL
우리나라처럼 민주주의 초기라 아직 시민들이 민주 의식이 덜 발달한 곳이라면... 글쎄요, 그래도 저들이 전처럼 찍어누르지만은 못하고, 위선적이지만 국민 일반의 지지를 얻으려고 애쓰고 있는 것을 보면, 시민들의 눈이 신경 쓰이기는 할 만큼 민주주의가 느리게나마, 방어적 민주주의의 도움은커녕 반민주주의의 압력을 받으면서도 발전해 왔다 생각합니다. 하지만 민주주의는 여전히 불안하고, 오히려 저들의 위선과 기만을 통해 반민주주의가 더 안정적으로 시민들의 정신 속에 뿌리박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해요. 민주주의가 제 궤도에 오르기까지의 한시적이지만 제법 광범위한 기간 동안, 민주주의가 시민들의 정신 속에 뿌리박는 동안 방어적 민주주의의 보호가 필요할까요, 아니면 민주주의의 자연스러운 논리만으로도 민주주의를 느리게나마 제 궤도로 올릴 수 있을까요? 민주주의의 원칙을 최대한 지켜야 할까요, 아니면 좋은 목적을 위해 과정에서 굽히는 걸 그렇게까지 경계할 필요는 없는 걸까요? 어제, 오늘 시간 날 때마다 고민해봤는데 확신이 서는 답이 안 나오네요.
그건 그렇고 우리나라는 공론장이 오히려 반민주주의에 유리하게 기울어져 있는 상황에서, 입법 행정 사법의 직업 정치행위자들이 방어적 민주주의를 왜곡하거나 남용하지 않고 제대로 써준다고 믿기도 힘들어서, 방어적 민주주의의 도움을 기대하지도 못하고 굉장히 힘든 싸움을 해야 한다는 게 참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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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언죄?] 안녕하세요 여기가 이상한 놈들 많다는 역게인가요?
[새창]
2013-11-27 08:29:47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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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bestofbest&no=136061&s_no=136061&page=7 이 글이에요. 주소 중간에 ㅅ이 끼어있어서 안 뜬 거였네요 ㅎㅎ 안 지워졌어요.
사실과 가치 판단은 다른 영역인 건데 왜 저러는지 모르겠네요. 사실을 밝히면서 그 사실이 보는 사람 기분 상하게 할까 염려하기라도 해야 한다는 걸까요? 기분 나쁜 사실은 사실이 아니라는 걸까요?
작성자가 '개병도가 무슨 친일파가 아니라느니 하는 개소리 빠는 새끼들'이라고 댓글 달았는데, 이병도에 대한 논쟁이 역게에서 있었나봐요? 어느 글인지 아시는 분 계세요?
78
여러분은 우리 국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새창]
2013-11-26 23:3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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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별개의 개념으로 사용한다면, '국민성'이라고 불리는 한 국민 집단이 공통적으로 가진 정신적 성향이 실존하는지 저는 의문입니다.
예를 들어 일본인의 경우에는 부지런한 국민성으로 인식되지만, 산업화 초기라서 일분 일초를 철저히 따지지 않는 농경 생활의 습관이 강할 때는 게으르다는 평을 들었다고 합니다. 또 일본인들이 해외 여행 가서 깃발 든 가이드 뒤를 한 줄로 서서 따라가고 명소에서 사진 찍기 여념이 없는 모습이 '섬나라 특유의 집단주의, 뭉쳐다니기, 튀는 것 죄악시함, 자유롭지 못함' 등등의 소리를 들었지만 우리나라 사람들도 해외 여행이 자유화된 초기에는 그런 모습을 보여서, 자기 문화만 알고 살았던 사람들이 낯선 외국 문화를 처음 접했을 때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임을 입증했죠.
역사와 문화의 여러 제반 조건들이 그 국민의 일반적 모습에 영향을 주는 것이지, http://www.news-y.co.kr/MYH20131122018100038/ '1등 DNA'니,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3111501032930025002 '글로벌 DNA'니 하는 것처럼 혈통적 민족이 선천적으로 타고 나는 국민성이 따로 있는 건 아닐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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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압>일제덕분에 나라가 발전했다는 소리가 개소리인 이유.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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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26 18: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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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나쁜 사실이어도 사실은 사실인 거지, 왜 사실을 밝히는 게 식민교육 어쩌구 하면서 도덕적 비난을 받아야 하는 거죠? 사실이 아니면 아니라고 증명하면 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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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존했던 지상낙원이었던 국가 "나우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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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26 18: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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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엔하위키 해당 항목에서 '누구도 풍요로울 때 미래를 위해 준비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이런 식의 글귀를 본 것 같은데 지금은 없네요. 키모사베 님 말씀대로 나우루 젊은이들은 길 가다가 어른들 뺨 후려쳐도 될 것 같아요. 참 안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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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바라보는 서구적 근대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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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26 17:4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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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 에포크'라는 말만큼 실상과 다른 아이러니한 이름도 드물 거예요. 식민지를 착취해 이룬 그들만의 '아름다운 시대'라니...
그런데 저는 이성, 과학 같은 근대의 기획이 그 자체로 잘못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성이 목적의 정당성을 생각지 않고 목적을 효율적으로 달성하는 데에만 이용된 '도구적 합리성'으로만 작동했던 것과, '모든 인간은 날 때부터 자유롭고 평등하다'라는 명제가 자국의 빈민, 여성, 타 혈통 등 소외집단, 그리고 다른 국가들 및 문명권들에 제대로 적용되지 않은 것이 문제였지요. 물론 이성이 전부는 아니겠지만, 자신의 옳음만 고집하지 않는 겸손함을 지니고 다른 사람이나 집단과 소통하며 더 옳고 좋은 것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면 이성은 인류의 발전에 공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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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의 자유와 독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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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25 16:2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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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을 이제야 달아서 죄송합니다^^;; 과정과 결과의 일원론이라, 제 의견을 저보다 더 깔끔하게 정리해주셨군요 ㅎㅎ 네, 자유를 지킨다는 목적을 위해 과정에서 자유를 보장한다는 일관성을 최대한 지키고자 합니다. http://todayhumor.com/?history_12665 '정치체계' 게시물에서 랑랄라 님과 토론을 하며 수정된 생각인데, 이미 공론장이 심각하게 왜곡되어 버렸거나 조금의 흔들림도 위태로울 수 있는 위기 상황에서는 예외적, 한시적으로 방어적 민주주의를 적용할 필요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어쩔 수 없는 예외 상황이 아니면, 관용과 자유로운 토론이라는 민주주의 원래의 원칙을 최대한 지키고 싶습니다.
우리나라의 입헌 체제에서 사민주의가 허용이 되는 것이 분명 맞습니다. 헌법재판소가 제정신이라면 사민주의라는 이유로 위헌정당이라 선언하지는 않을 겁니다. 문제는 '일하는 사람이 나라의 진정한 주인이 된다'라는 강령을 언급했다는 것 자체죠. 북유럽과 서유럽의 사민주의 정당들은 노동자들이 경제적 빈곤 때문에 정치적으로도 소외되고 있다는 현실을 직시하고 노동자들을 중심적으로 대변하겠다고 했고, 노동자들은 스스로를 조직화하면서 사민주의 정당을 지지해 집권하게 만들었습니다. 국민의 다른 부분들을 배제하거나 억압하겠다는 게 아니라, 국민정당의 틀 안에서 국민의 일부를 더 중심적으로 대변하겠다는 것은 민주주의에 어긋나는 게 전혀 아니죠. 정당은 특정 방향의 정책을 지향할 수밖에 없고, 특정한 정책은 국민 중 특정 부분에 상대적으로 더 이익이 될 수밖에 없으니까요. 그런 게 위헌이라면, 민주통합당이 '서민과 중산층을 포함한 99%의 국민을 위한 정당을 지향'한다고 했을 때도 '왜 상위 1%는 배제하냐'라면서 문제삼았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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