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요새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라는 책을 읽엇는데요..
거기서 몇자 인용할까 하는데요...글 내용이랑 상관없다 하더라도 이해 부탁드립니다.*^^*(참...저자가 연금술사 쓰신 파울로 코엘료..분)
`신, 알라, 여호와-이름이야 어떻든 상관없다-가 현재의 세계에 살지 않는 것은 참으로 애석한 일이다. 만약 그랬다면, 그 신이 항소, 상고, 수탁재판, 소환장, 예비 진술 등에 응하느라 정신없이 뛰어다니고, 수없이 많은 재판에 불려나가 자신이 왜 아담과 이브를 천국에서 추방하기로 결정했는지, 그것은 단지 그들이 자의적이고 아무런 법적근거가 없는 한 가지 법-선악과를 먹어서는 안된다는 법-을 어겼기 때문이라는 걸 해명하는 동안, 우리는 모두 아직 천국에 남아있을 것이다. 그런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랐다면, 신은 왜 그 나무를 천국의 담 바깥이 아닌 정원 한가운데에 심어놓았을까? 만약 마리아가 아담과 이브의 변호를 맡았다면, 그녀는 분명히 신을 `관리소홀`로 고소했을 것이다.왜냐하면 그는 나무를 적절치 못한 장소에 심어놓았을뿐 아니라, 경고문을 세우거나 울타리를 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최소한의 안전 조치도 취하지 않음으로써, 두 부부를 위험에 노출시킨 것이다.
마리아는 또한 나무가 있는 바로 그 장소를 말해주어 아담과 이브의 주으를 끌었다는 이유을 들어, 신을 `범죄 교사`로 고소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신이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면, 인간은 금단의 열매-똑같은 나무들 속에서 숲의 일부가 되어버린, 따라서 특별한 가치가 없는- 에는 전혀 관심을 갖지 않은채 대대손손 천국의 땅에서 살아갔을 것이다.
하지만 신은 다르게 행동했다. 신은 법을 정해놓고, 오로지 벌을 만들어낼 목적으로, 법을 어기라고 누군가를 부추길 방법을 찾아냈다. 신은 아담과 이브가 낙원의 완벽함에 결국은 싫증을 낼 것이고 조만간 자신의 인내심을 시험에 들게 하리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이제나저제나 기다리고 있었다. 아마 전지전능한 그 역시 모든것이 완벽하게 돌아가는 상태에 진력이 나 있었는지도 모른다. 이브가 사과를 먹지 않았다면, 이 수백만 년동안 과연 어떤 흥미로운 일이 벌어졌을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들이 법을 범하자, 전지전능한 심판자인 신은 마치 그 도망자들이 어디에 숨을 것인지 모르는 척,그들을 찾아 다녔다. 천사들이 장난같은 그 장면을 보며 즐거워하는 가운데 그는 큰 걸음으로 동산을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마리아는 성서의 이 부분을 서스펜스 영화로 찍는다면 훌룽한 시퀸스가 될거라고 상상했다.신의 발소리, 겁에 질린 두 부부의 눈동자, 그들이 숨은 곳 바로 앞에서 우뚝 멈추어 서는 발걸음.
"어디 있느냐?'
신이 물었다.
'동산을 돌아다니는 당신의 발소리에 겁이 났고, 벌거벗은 모습이 부끄러워 숨어있어요.'
이 말을 통해 자신이 죄를 저질렀다는 걸 스스로 인정해버렸다는 것도 모르는 채 아담이 대답했다.
보라. 간단한 속임수 덕분에, 아담이 어디 있는지 그가 달아난 진짜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는 척함으로써, 신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어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장면을 유심히 관람하고 있는 객석의 천사들에게 의심의 여지를 남기지 않기 위해, 신은 그 놀이를 계속하기로 마음 먹었다.
'네가 벌고벗고 있다는걸 어떻게 알았느냐?'
신이 물었다. 이 질문에는 '그걸 알게 해주는 금단의 열매를 먹었으니까요.'라는 하나의 대답밖에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이 질문을 통해, 신은 자신의 천사들에게 자신이 공정하다는 것을, 그리하여 실재하는 모든 증거들을 근거로 그 부부에게 유죄를 선고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죄가 이브에게 있다느니, 부부가 손이 닳도록 용서를 빌었다느니 하는 것은 전혀 중요치 않았다. 신은 지상이나 천상의 어떠한 존재도 앞으로는 감히 그의 결정에 반하는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본때를 보여줄 필요를 느꼈던 것이다.
신은 부부를 추방했고, 그 죄로 인해 그 자식들도 제 몫의 대가를 치뤘다.이렇게 해서 법,법의 위반, 심판, 그리고 벌이라는 사법체계가 창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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