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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ribint님의 댓글입니다.
    번호 제목 댓글날짜 추천/비공감 삭제
    382 칸트와 통계학 [새창] 2016-03-23 23:47:52 0 삭제
    통계가 워낙에 일반적인 방법론이 되어서 거의 모든 과학이 통계를 사용하다보니 통계 자체가 귀납적인 학문인 것 같고, 모든 학문이 귀납과 연역을 모두 쓰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약간 거친 비유가 될 수도 있습니다만, 우리가 운전을 할 줄 안다고 해서 자동차를 만들 줄 아는 것은 아니죠.. 그리고 "운전"이라는 개념 안에 자동차가 포함되어 있지도 않습니다. 자동차 없이도 운전할 수 있죠. 예를 들어 자전거를 운전한다든지요.. 자전거에 비하면 자동차가 훨씬 현대에 등장하게 된 물건인 것처럼, 통계학이 하나의 학문으로서 아이덴티티를 가지게 된 것은 불과 19~20세기부터였습니다. 그 전까지는 <통계학>이라는 개념이 희미했다고 해요. 통계를 방법론으로 사용한다고 해봤자, 그게 요즘 나오는 논문들처럼 p-value를 구해서 유의수준을 제시한다든지, correlation coefficient를 계산해서 제시한다든지 하는 방식이 아니라 실험군을 잔뜩 늘어놓고 이렇게 많은 실험군에서 실험을 반복 수행했다. 정도의 얘기였을 거라는 겁니다...(물론 이건 제 추측입니다 19세기 이전 논문을 읽어본 적이 없으니까요..)
    그 전까지의 학문들은 거의가 귀납이었죠. 사실 지금도 별다른 통계처리 없이 그냥 귀납적으로 이렇게 해서 이렇게 했더니 이렇게 되었다. 우리는 그 이유가 이래서라고 생각한다. 하고 논문 나오는 거 수두루빽빽합니다. 전부 다 귀납이죠. 그리고 통계학을 함께 쓰는 연구였다고 해서 그 연구 자체를 연역이라고 볼 수도 없습니다.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암 발병률이 높다." 라는 명제가 연역적으로 얻어진 명제가 아니잖아요? 연역은 통계학 그 자체 뿐입니다. 자동차는 물질이지만 운전 기술은 물질이 아니듯이, 의학은 귀납이지만 통계학은 귀납이라 하기 어렵죠.
    다만 통계학 같은 경우 연역과 귀납을 모두 쓴다고 제가 처음에 말씀드렸던 이유는, 마치 페르마 마지막 정리처럼 귀납적으로 추론되었지만 아직 연역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지식들에 대해서도, (수학의 다른 분파들도 그렇게 하듯이) 통계학이 연구한다는 겁니다. P(A|B)는 P(B|A)와 다르다. 라는 지식을 연역적으로 검증하기 전에도 귀납적으로 얻을 수 있었을 겁니다. 그 경우에도 통계학은 그것을 유의미하게 보고 수학적인 증명을 하기 위해서 연구를 하는 것이죠...
    381 칸트와 통계학 [새창] 2016-03-23 23:07:57 0 삭제
    사람들의 식습관 운동량 같은 경험적 사례들을 모아서 귀납추리를 한 학문은 '의학'입니다. 여기서 통계학은 그것들을 분석하는 method로써 사용된 것이에요. 그리고 그 통계학 자체는 연역적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그렇겠죠 수학이니까요... 제가 예시로 들었던 조건부 확률에 대한 연구와 수리적인 증명 역시 귀납적으로 도출되는 개념들이 아닙니다. 여러 데이터들을 모아서 귀납해보니까 P(A|B)는 P(B|A)와 다른 것 같다. 고 주장한 것이 아니라, P(A|B)는 P(B|A)와 다른다는 것을 수학적으로 증명했다는 거예요. 여러 번 얘기하지만 이건 귀납적으로 도출된 지식이 아닙니다....본문에서 이해를 돕기 위해 데이터 표를 썼다고 해서 귀납적으로 그런 지식을 완성한 것이 아니에요.

    둘째로, 선험적 종합판단을 할 수 있다는 것은, 통계를 method로써 사용할 때 '안전하고', '지식을 확장하는', 선험적 종합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뜻이 되는 겁니다. 미국 국립 암 연구소의 연구처럼 말이에요. 그들은 통계를 method로 사용함으로써, 흡연자의 발병률이 '유의미하게 높다'는 결론을 안전하게 이끌어냈잖아요.
    380 칸트와 통계학 [새창] 2016-03-23 11:00:28 0 삭제
    P(A|B)는 P(B|A)와 다르다. 라는 통계적 지식은 데이터 발생 이전(경험 이전)에 도출하고 증명 가능한 지식입니다. 귀납적이거나 일반화된 지식이 아니라 합리적이고 연역적인 지식이죠. 그 지식을 아는 의사라면 본문에 예시로 들었던 키트를 사용할 때, 키트의 임상데이터를 보지 못했더라도, specificity가 98%라는 이유를 들며 암환자라고 진단 받은 환자들의 98%가 암을 가지고 있을 거라는 결론을 내리지 않을 겁니다. 선험적 종합판단이죠.
    통계는 연역과 귀납을 모두 사용하는 학문입니다
    377 동성애=수간 [새창] 2016-03-06 15:32:31 0 삭제
    네..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일반적인 가치관에 기반하고 있는 얘기가 맞습니다.
    376 동성애=수간 [새창] 2016-03-06 03:33:29 0 삭제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해서 사회적으로 옳다고 판단할 수는 없죠. 예를 들어서 인간에게는 폭력에 대한 욕구가 있습니다. 자연스러운 욕구죠. 그럼 그 욕구를 발산해서 타인을 폭행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행위니 사회적으로 용인되어야 하는 걸까요? 당연히 그렇지 않습니다. 수간도 마찬가지의 맥락-동물권을 해친다는 윤리적 관점에서의 금지-에 있다고 파악될 수 있겠죠.

    그럼 동성애는 사회적으로 용인되어야 하는 자연스러운 일이냐? 당연히 그렇습니다. 왜냐하면 자유국가의 자유주의 체제의 기본 대전제가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극한의 자유를 보장받을 것"이기 때문이죠. 동성애자들끼리 사귀든 결혼을 하든, 그게 타인의 자유를 직접 침해하는 게 아닌 이상 사회가 그들의 자유를 제한할 근거가 없습니다
    375 과학이 진짜 명제라는게 있나요? [새창] 2016-03-05 00:22:55 0 삭제
    뭐 의심하시는 바가 철학적으로 타당하긴 합니다. 실제로 그런 게 근대 철학 '인식론'에서 많이 문제시 되었었죠... 경험론이라는 계파는, 우리가 태어날 땐 완전히 무지한 상태고 이후 모든 지식들은 경험으로 얻어진 것이므로 귀납적인 방법으로 지식을 얻는 과학만이 유일한 진리 추구 방법이라고 생각해서 그걸 중요시했고, 합리론이라는 계파는 1+1=2 같은 수학적인 논리 구조들, 신에 대한 사유 등등의 사변적인 지식 추구 방법이 우리가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그것이 진정한 진리에 도달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했죠. 칸트가 둘을 잘 종합해서 인식론의 갈등을 끝냈습니다만 거기까지 여기서 쓰기엔 너무 길고요

    자연과학 계열 대학원생 입장에서 과학을 좀 옹호하자면, 많은 과학들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지식을 품고 있는 경우들은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검증되었다고 생각되는 지식들도 언젠가 반증될 수도 있죠. 예를 들어서 "태양은 동쪽에서 뜬다." 라는 명제나, "공중에 던진, 공기보다 무거운 모든 물체는 땅으로 떨어진다." 같은 명제 역시 언젠가 반증될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지구 역사 50여 억년과 앞으로 올 수십억 년 분량의 모든 아침들을 관찰하거나, 우주의 모든 물질들을 지구의 육지에서 공중으로 던져본 게 아니기 때문이죠.

    하지만 과학자들이라고 이런 사실들을 모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들이 수학적인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죠. 뭐 이렇게 비유를 하자면 좀 거친 비유가 되겠지만, 위에서 태양이 뜨는 곳을 예시로 들었으니 그 예시를 그대로 맞추어 보자면, "태양은 동쪽에서 뜬다".에 대해 설명할 때, "1000일 간의 관찰 결과 1000일 전부 태양은 동쪽에서 떴다." 와 같은 식의 통계적인 언어들을 섞는 식입니다.

    실제로 논문들은 대부분 이처럼 수학적인 언어와 특정 변인만을 조작해서 얻어낸 검증 가능하고 재현 가능한 데이터들로만 쓰입니다. 하지만 일반인들에게 그런 전문적인 언어들을 모두 써서 설명하는 것은 너무 비효율적이고 어려워지기 때문에 그냥 "태양은 동쪽에서 뜬다."라고 하는 것이죠...
    374 [테러방지법] 감시의 효과.twt [새창] 2016-03-03 01:49:53 12 삭제
    저게 푸코가 <감시와처벌>에서 얘기하는 파놉티콘이죠..... 원형 감옥의 가운데 있는 감시탑 안에 있는 간수는 죄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할 수 있지만, 간수가 그곳에 있는지, 감시하고 있는지를 죄수들은 알 수 없다는 것. 따라서 죄수들은 자신이 감시받고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에 스스로를 검열하게 된다는 것...
    373 박효신 전설의 방송사고 [새창] 2016-02-17 23:34:21 2 삭제
    ??? : 간주가 튀면 노래도 그 위치로 같이 튀면 되지!
    372 자연과학의 과도한 전진에 대한 비판 [새창] 2016-02-15 01:59:37 1 삭제
    글쎄요 과학도 입장에서는 첫 문장부터 썩 동의되지 않습니다. 종교적인 믿음이라는 것은 일반적으로 한 인간의 정체성과 뿌리깊게 연관되는 경우가 많지만 과학적인 믿음은 정체성과 별 상관이 없기 때문입니다. 어떤 개신교인에게 예수를 부정하는 말을 하면 자신을 부정당한 것처럼 기분 나빠할 테지만, 어떤 생물학자에게 Central dogma를 부정하는 말을 한다고 해서 그가 기분 나빠할 것 같지는 않거든요. 비웃으면서 무시하거나 근거를 캐묻거나 하겠죠. 그리고 부정에 성공한다면 매우 충격을 받겠지만 우울해 하지는 않을 겁니다. 자연과학은 신비적이거나 불가해한 대상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자연과학은 과학적인 방법론으로 탐구 불가능한 것은 탐구하려고 하질 않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서 '신은 있는가' '정의란 무엇인가' 같은 철학적인 질문들은 자연과학의 탐구대상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연과학적 지식들의 검열은 과학자 집단 내부에게만 한정되고, 대중들에게 흘러나가는 지식들은 상당 부분 왜곡되고 와전된 채 방치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그런 지식들이 충분한 설명 없이 비전문가인 대중들에게 맹목적인 믿음을 얻을 때 그것들은 분명히 종교적인 색깔을 가지기는 하죠. 이런 부분을 지적하고자 하셨다면 동의합니다. 대중에게 유통되는 과학의 종교적인 옷을 벗기고 검열하는 것은 과학자들의 몫이곘죠

    추가로 작성자님이 염려하시는 문제들은 과학의 엄밀성이 부족해서 생기는 것들이라고 생각되는데요... 저는 생물학도지만 과학의 엄밀성에 위계를 세운다면 자연과학의 밑바닥에 생물학이 깔릴 거라는 생각을 늘 하고 있습니다. 그 아래에 사회과학들이 오겠죠. 과학적 탐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다른 모든 변인들을 통제해서 하나의 변수와 하나의 결과값만을 남기고 추적하는 것인데 인간을 다루는 사회과학은 아무리 통계의 힘을 빌린다 하더라도 한계가 발생할 수밖에 없죠. 개별 인간의 의지라는 게 완벽하게 예측하고 통제하는 게 불가능한 것이니까요. 자꾸 튀는 값들이 생길 수밖에 없어요. 하지만 이는 반대로 얘기하면 불가해한 인간이라는 것이 이해 가능한 것의 범주로 들어오는 과정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일종의 과도기적 문제들이 아닐까 싶어요. 연금술이라는 말도 안되는 짓들, 지금의 시각에서는 과학 같지도 않은 실험들 속에서 화학이 발전했던 것처럼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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