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절대 이야기 안해요. 특히 택시에서는요...욕하거나 아니면 갑자기 자기 증상을 이야기 해요. 처음 본 분의 증상만 듣고 질병을 어찌 아나요. 최선의 조언이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으라는 건데 그럼 뭐 의사가 그러냐고 뭐라고 하고... 선생님은 밖에서도 수업하고 요리사는 친구끼리 놀러가서도 요리해야 하나요..ㅜㅜ 전에 우리동네주치의?? 아플 때 집 주변에 사는 의사를 불러 도움을 요청하자는 정책도 정말 식겁했죠...
물론 이 글을 보면 이국종 교수님께 심정적으로 동조가 되어 응급 환자를 몇 시간이나 방치하고 새벽에 보내는 게 어이가 없겠지만. 분명 편집된 부분이 있지 않나 생각해요. 보낸 병원에서도 외과 계열 레지던트나 인턴 전부 수술방에 들어가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수술만 하고 있었을 거에요. 병동 환자 수술 후 상태 관리하거나 수술 전 검사 확인하는 역할 하는 인턴이나 레지던트 1년차는 결정을 내릴 능력이 없어요. 결국 수술 끝낸 스탭이 수술방에서 나와야 환자 상태를 보고하고 결정을 할 수 있지요. 돈이 안되서 보내는 거면 거기 의료진들도 얼른 딴 데 보내고 쉬지요... 적자나는 과는 최소한의 인력만 운용 되고 최대한 많은 외래 진료와 수술에 치여서 낮에는 응급실에 가도 뭔가 결정 내리기 어려운 게 현실이지요...돈 안되서 그러는 거면 환자 오자마자 딴 데 보내면 되지요. 왜 12시가 다 되서 환자를 보낼까요? 12시까지 수술하고 병동 환자 붕대라도 갈아주면서 상처 확인해야 응급실 갈 시간이 나니까 그렇지요. 설마 낮에 골치 아파서 환자 깔고 자다가 그랬을까요. 그러다 의료 사고 나는게 무서워서라도 못 그러죠. 침대에 누워서 뒹굴거리면서 환자 방치하면 욕 먹어 마땅합니다만 한 환자 방치될동안 (?) 다른 환자를 보고 있고 점심 시간이나 수면 시간이 보장 안되는 게 당연한 현실인데요. 믿고 찾아가시는 큰 병원에 여유 인력이라고는 없어요. 그냥 다들 시계 태엽처럼 돌아가죠. 미쳐 돌아가는거죠
냉정하게 말하면 이국종 교수가 병원 마케팅 하면 적자를 유발시키며, 수술 한 번에 10명이 넘는 의료진을 필요로 하는 중증외상 환자가 자꾸 몰려 오는 건데요;; 그럼 적자 폭만 커지고... 그 적자 메우려면 다른 과 의사들이 더 오버 타임해서일해야 하고... 저거 마케팅 해서 뭐하게요. 이 상태에서 수술 너무 많아서 중증 외상 환자 이송 거부라도 한 번 하면 아주 난리날걸요. 다들 거기를 무슨 최후의 보루라고 생각할텐데. 이국종 교수님도 완전 힘든데 나 아니면 누가 하랴는 생각에 버티고 계실 듯. 더 냉정하게 말하면 다들 이국종 교수님이 본체고 아주대는 무슨 이국존 교수님 서포터즈처럼 취급하는데... 이국종 교수님이 자기가 수가 때문에 수술할 때 마다 적자를 내서 병원장님이 미워한다고, 근데 이해된다고 인터뷰를 해도 홍보 효과가 있으니 결국 이득이라는 말 듣고 쪼잔이 취급 받는 병원장이 뭐가 좋겠어요. 그리고 이국종 교수님 고생한 게 하루이틀도 아닌데... 이제까지 지속적으로 홍보효과나 있었나요??
어차피 의료의 흥망성쇠는 정부 정책에 따라 정해지는 법... 그냥 하고 싶고 보람 느끼는 과 전공하세요. 일이라도 재미있고 스스로 남에게 도움이 된다는 자기 위로 있어야 버틸만 하지요... 게시판에서는 욕 먹어도 실제로 환자 보면 고맙다고 해주는 분도 있고... 간혹 내가 이 환자 인생을 바꿔줬다... 하는 시건방진 생각이 들 때도 있더라고요. 환자가 확 좋아지면 괜히 비실비실 웃음이 나고 내가 되게 잘난 사람된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거기에 중독되는 것 같습니다.
수가가 충분한데 건물주나 병원장이 너무 많이 가져가서 문제라고 생각하시는 거군요... 우선 많은 분들은 큰 병원...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 등을 더 익숙하게 생각하시겠지만, 우리 나라 1차 의료는 대개 개인 병원이 담당하고 있고 개인 병원은 본인이 의사니까.. 병원장이 다 가져가서 돈을 못 받는다는 건 아닌 것 같고요... 원가에 건물 월세, 관리비, 전기세, 수도세 등이 나가는 것은 맞지만... 병원의 경우만 건물주에게 월세를 적게 받으라고 하면 아무도 병원에 세를 안 주죠... 카페나 식당에 주면 되죠...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게 되나요? 그럼 병원은 월세가 저렴한...... 접근이 어려운 외진 지역에 세워져야 하는데... 그러면 더 큰 손해죠. 병원 시설에 투자를 해서 잘 세워놨는데 환자들이 오기가 힘들잖아요. 그리고 병원이 병원 건물하고 기계만 있다고 굴러가나요. 월세가 낮아서 병원이 잘 운영되면 지방에 병원이 더 많이 세워졌을텐데... 안 그래요. 인구가 적으니까 환자도 적고... 우선 인력을 구하기가 힘들어요. 의사 문제가 아니라... 간호 인력, 병리사, 임상 심리사, 물리 치료사, 작업 치료사, 방사선사 등등을 구하기가 힘들어요. 그 사람들 다 젊은 사람들인데 그 사람들 배우자들이 다른 직장에서 근무하고 자녀들은 공부하고 있을 거 아니에요? 현실적으로 간호사나 치료사는 젊은 여성 분들이 많은데 남편 직장 때문에라도 외진 곳에 출퇴근 하기를 어려워 하죠. 진짜 임금이 높아서 그런 조건을 다 희생한다면 모를까... 국가에서 돈 들여 지어준 병원인데도 지역적으로 너무 외진 곳에 있어서 환자들도 자가용 없이는 못 다녀서 막상 경제적으로 어려운 분들은 못 가고, 간호사, 치료사 구하기 어려운 병원들도 있어요. 그렇다고 월세 높은 지역에 병원 세울 거니까 건물주한테 월세 적게 받던가, 아니면 당신 건물 내놓으시오... 라니. 이게 예전에 남의 재산 몰수하던 시절 이야기도 아니고요.
이 걸 다 법으로 규제할 수 있으면 민주주의, 자본주의 사회가 아니겠죠. 이걸 다 하고 싶으면 국가가 국립, 시립 병원 많이 세운 다음에 최저임금 보장해 주고 한 환자는 무조건 10분 이상음 보게 해주고, 병원마다 전문가 출신 공무원들이 상주 하면서 이 검사는 기준이 안되니 해, 하지마 하고 현장 심사해서 결정해 주면 되죠. 수익성이 나든 말든. 왜 개인의 돈으로 공부하고 병원을 세우게 하고 모든 것을 국가에서 결정하도록 하는건지... 사실 국가에서 필수 의료는 국립 병원에서 저렴하게 양질로 한다면 환자들이 미쳤다고 비싸고 저질인 개인 병원을 가겠나요? 계속 저렴하게 양질로 진료할 수 있다고 주장하시면서 도대체 왜 안 하시는건지?? 하면 저질 개인 병원들은 시장 원리에 따라 알아서 도태될텐데...
이 것도 그렇네요... 건물주한테 너 이제 월세 요만큼만 받아. 하고 국가에서 병원 차리고 제약 회사에서 제일 저렴한 약만 가져오고, 최저 임금 보장해 주겠다면서 의료 인력 다 데리고 가서 병원 세우면 금방 세울텐데... 왜 안 차리죠? 그리고 여기서만은 모든 것이 급여로 다 낫습니다! 의사도 간호사도 적절한 근무 시간 만큼 근무하면서 삶의 질을 챙기면서도 환자도 다 나아요! 하고 증명하면 나머지 다 항복시킬 수 있을텐데요... 그런 병원 몇 군데 있기는 하죠... 그런 병원에서 일해본 경험인데... 대부분 적자라서 정부에서 보조 받고, 인턴은 여전히 36시간 연속 근무하며... 그 병원 외과 계열에도 사람 지원 안 하고... 레지던트와 펠로우를 갈아 넣어야 유지가 되던데요. 신경외과 같은 곳은 1주일에 한 번 오프 나갔던 4년차가 응급 수술 뜨면 다시 들어오고, 흉부외과는 교수님이 퇴근하면 레지던트 한 명이나 인턴 혼자 콜을 받고, 응급 수술이면 퇴근하던 교수가 다시 들어와야 해요. 내일도 근무가 있는데 오늘 밤에 수술을 하는데요.... 완전 국가 기준대로 열심히 해도 그냥 인력을 쥐어짜지 않으면 운영이 안되던데요... 원장도 건물주도 없고 국가가 보조를 해주는 곳인데.....뭘까요... 그건....
이러다 환자가 슬라이드랑 시약 사와야 검체 봐주는 거 아닌가 싶네요...근데 공무원 분들이랑 일하기 사실 힘듦... 그 세계가 똑똑한 분들이 위계 질서를 중시하면서 일해서 그런지 몰라도 탁상 행정이랄까... 뭔가 문제점이 있다! 이런 생각하고 지적했는데 그게 아니라 오해시다~ 이러면 엄청 기분 나빠하고 뭔가 숨기는 게 있다고 생각하고 교화 시키려고 하는 느낌...지당하신 말씀인데 저희가 부족해서 생각을 못했습니다, 이해 좀 해주세요. 이래야 차라리 잘 풀리는 느낌이랄까. 개인적으로는 의사는 노동집약적 산업에 종사하는 현장 근로자 느낌인데 공무원 분들 만날 때면 수십 년간 책만 파온 백면서생이 현장 근로자 가르치는 느낌인데... 뭔 말인지는 알겠는데 현장은 그게 아닌데 말해주면 어디 시건방지게 기어올라? 하고 괘씸죄 추가되는 기분임. 환자는 케이스마다 내가 보는데 환자 눈썹도 못 본 사람이 그 환자는 이렇게 했어야 한다고 하면 진짜... 심평원 직원 좀 병원마다 한 명씩 나가게 해주세요. 수술실에서 심평원 직원 분께 이거 급여 기준 아닌데 지금 이거 안 쓰면 큰 일 나는데 어떡할지 물어보고 쓰고 싶어요. 현장 심사해서 심평원 기준대로만 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