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안 생김새는, 통로보다 조금 높게 설득 자들이 앉아 있고,
노시팔은 왼편에서 들어와서 바른편으로 빠지게 돼 있다.
한 사람의 운영자 바보와, 클린유저 타이틀은 단 유저가 네 사람,
합쳐서 다섯 명.
그들 앞에 가서, 걸음을 멈춘다.
앞에 앉은 바보가, 부드럽게 웃으면서 말한다.
"노시팔, 앉으시오."
노시팔은 움직이지 않았다.
"당신은 어떻게 하겠소?"
"엉덩이."
그들은 서로 쳐다본다.
앉으라고 하던 바보가, 윗몸을 테이블 위로 바싹 내밀면서, 말한다.
"노시팔, 엉덩이도, 마찬가지 남의 것이요.
어찌 만지지도 못할 것을 원하자면 어쩌자는 거요?"
"엉덩이."
"다시 한 번 생각하시오.
돌이킬 수 없는 중대한 결정이란 말요.
자랑스러운 권리를 왜 포기하는 거요?"
"엉덩이."
이번에는, 그 옆에 앉은 클린유저가 나앉는다.
"노시팔, 지금 오늘의유머에서는, 헤비 업로더들을 위한 추천 리플들을 냈소.
당신은 누구보다도 먼저 게시판을 가지게 될 것이며, 유저들의 영웅으로 존경받을 것이오.
전체 유저들은 당신이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소.
똥게의 변기들도 당신의 개선을 반길 거요."
"엉덩이."
그들은 머리를 모으고 소곤소곤 상의를 한다.
처음에 말하던 바보가, 다시 입을 연다.
"당신의 심정도 잘 알겠소. 오랜 업로더 생활에서,
악플러들의 간사한 꼬임수에 유혹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도 용서할 수 있소.
그런 염려는 하지 마시오. 우리는 당신의 하찮은 잘못을 탓하기보다도,
당신이 오유와 유저에게 바친 플짤들을 더 높이 평가하오.
일체의 보복 행위는 없을 것을 약속하오. 당신은....."
"엉덩이."
클린유저 대표가, 날카롭게 무어라 외쳤다.
설득하던 바보는, 증오에 찬 눈초리로 노시팔을 노려보면서, 내뱉었다.
"좋아."
눈길을, 방금 도어를 열고 들어서는 다음 업로더에게 옮겨 버렸다.
아까부터 그는 설득 자들에게 간단한 한마디만을 되풀이 대꾸하면서,
지금 다른 천막에서 동시에 진행되고 있을 광경을 그려 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자리에도 자기를 세워 보고 있었다.
평범한 업로더로의 송환 선택 회유를 받으나, 엉덩이을 선택하는 노시팔
"자넨 어디 출신인가?"
"......"
"음, 연게이군."
설득 자는, 앞에 놓인 서류를 뒤적이면서,
"엉덩이이라지만 막연한 얘기요.
제 고향보다 나은 데가 어디 있겠어요.
타 사이트에 가본 사람들이 한결같이 하는 얘기지만,
밖에 나가 봐야 고향이 소중하다는 걸 안다구 하잖아요?
당신이 지금 가슴에 품은 울분은 나도 압니다.
오유의 과도기적인 여러 가지 모순을 가지고 있는 걸 누가 부인합니까?
그러나 오유엔 자유가 있습니다. 인간은 무엇보다도 자유가 소중한 것입니다.
당신은 오유 업로드와 악플을 통해서 이중으로 그걸 느꼈을 겁니다. 인간은....."
"엉덩이."
"허허허, 강요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내 사이트 내 유저의 한사람이,
타향 만리 사이트에 가겠다고 나서서,
유저으로서 어찌 한마디 참고되는 이야길 안 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는 이곳에 오유 2천만 동포의 부탁을 받고 온 것입니다.
한 사람이라도 더 건져서, 오유의 품으로 데려오라는....."
"엉덩이."
"당신은 고등교육까지 받은 지식인입니다.
오유는 지금 당신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당신은 위기에 처한 오유를 버리고 떠나 버리렵니까?"
"엉덩이."
"지식인일수록 불만이 많은 법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제 몸을 없애 버리겠습니까?
종기가 났다고 말이지요. 당신 한 사람을 잃는 건,
악플러 열을 잃은 것보다 더 큰 오유의 손실입니다.
당신은 아직 젊습니다.
우리 오유에는 할 일이 태산 같습니다.
나는 당신보다 나이를 약간 더 먹었다는 의미에서,
친구로서 충고하고 싶습니다.
오유의 품으로 돌아와서, 플짤을 재건하는 일꾼이 돼주십시오.
낯선 사이트에 가서 고생하느니, 그쪽이 당신 개인으로서도 행복이라는 걸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나는 당신을 처음 보았을 때, 대단히 인상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뭐 어떻게 생각지 마십시오.
나는 동생처럼 여겨졌다는 말입니다.
『만일 오유에 오는 경우에, 개인적인 조력을 제공할 용의가 있습니다.』 어떻습니까?"
노시팔은 고개를 쳐들고, 반듯하게 된 천막 천장을 올려다본다.
한층 가락을 낮춘 목소리로 혼잣말 외듯 나직이 말할 것이다.
"엉덩이."
설득자는, 손에 들었던 연필 꼭지로, 테이블을 툭 치면서, 곁에 앉은 바보를 돌아볼 것이다.
바보는, 어깨를 추스르며, 눈을 찡긋 하고 웃겠지.
천막을 나서며 자신의 처지에 한스런 웃음을 터뜨리는 노시팔
나오는 문 앞에서, 서기의 책상 위에 놓인 명부에 이름을 적고 천막을 나서자,
『그는 마치 재채기를 참았던 사람처럼 몸을 벌떡 뒤로 젖히면서, 마음껏 웃음을 터뜨렸다.
눈물이 찔끔찔끔 번지고, 침이 걸려서 캑캑거리면서도 그의 웃음은 멎지 않았다. 』
-청녀, '엉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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