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1년가까이 눈팅만 하다가 오늘 드디어 가입했습니다!
다름아니라 밀게를 보다보니 군생활 관련 일들을 많이 적어주셔서 아주 재미있게 읽다보니
제 군생활이 새록새록 떠오르더라구요...
저는 08군번으로 강원도 전방사단 공병대대 행정병 출신입니다.
나중에 6개월 더 전문하사로 근무하고 전역하였구요(6개월 연장에 예비군 2년 늘어났어요-_-....)
검정고시로 고등학교 졸업하고 남들보다 1년일찍 대학을 가게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때까지만해도 군대를 일찍갈생각따위 전혀 전혀 아주 전혀 없었습니다.....
군대를 가게된 결정적 계기는....어린나이에 집에서 군대갔다오면 차를!! 무려 차를 사주겠다는 꼬임에넘어가(물론 전역후 그런말따윈 없었다고...)
그래서 열의에 차서 열심히 신체검사도 받고(2급-,.-;;) 바로 병무청 앞에 있는 피시방으로 달려가 최대한 빠른(2개월뒤)날짜로 입대신청을 하였습니다
이래저래 친구들과 여자친구의 배웅을 받으면서 306으로 씩씩하게 입대하자마자 그날 나가고 싶어졌습니다.-,.-...
마지막날 훈련소랑 자대 추천하는 시스템(초와 대표들이 뽑은숫자와 어쩌고 저쩌고를 이용해 절대 같은 결과가나올수없다는..)을 이용해
자대를 뽑았는데 한번 에러가 나더라구요...그때 설마 했습니다. 뭔가 기분이 싸한게...
아니나다를까 저희 생활관 분들은 대다수가 인천 서울지역 밑에지역이 많은데 전 떡하니 강원도 별사단...
훈련소와 자대모두........
버스를 타고 훈련소 도착후 지옥이였습니다. 정말 말로 표현할수 없었죠
이땐 정말 여자친구와 어머니가 보내주시는 인터넷 쪽지. 손편지에 의존해 삶의 줄을 놓지 않은듯 싶습니다...하.....
하지만 훈련소의 지옥의 주라는 4주차(행군, 야영, 각개전투, 화생방을하죠)에 전염성 아폴로 눈병을 득템하게되여 저혼자 컨테이너에 격리..
아주 꿀을 빨다 5주차 훈련이 끝나고 공병대대로 자대배치를 받았습니다. 알동기가 3명이나됫죠!! 그알동기들과 모두 같은 중대 배치라는
쾌거를 얻게되었습니다.
알동기 한명은 아주 덩치좋고 힘잘쓰는 친구였고, 또한명은.....그냥 딱 얼굴에 고문관 이라고 써붙인 친구였습니다.
행정반에 나란히 앉아있는데 어떤 하사 한명이들어옵니다 3소대 부소대장이랍니다.... 껄렁껄렁 거리는게..영...눈을 피했습니다
저희와 같이 중대로오게된 1달선임이 있었는데 그선임을 보더니 '넌 우리소대다' 이러면서 나중에 행보관님이 묻거든 3소대 가고싶다하라고
안그럼 군생활 힘들게 해주겠단 협박에... 그선임은 3소대 당첨.
행보관이 들어와서 이것저것 묻다가 딱봐도 고문관인 그애한테 물어봅니다. '몇소대 가고싶니?'
그색히(아 흥분했네요) 무튼 그친구가 1소대를 저랑 가고싶답니다...
제의견은 무시당한체 1소대당첨 덩치큰 친구는 2소대 갑니다
하지만 총 군생활을 따지고 봤을때 그고문관 같은 자식때문에 좋은 선임 풀린군번이 된듯싶어 고맙긴해요 ㅋㅋ
그렇게 제군생활은 별사단 공병대대 1소대에서 시작했습니다
고문관같은 친구는 고문관 같은게 아닌 고문관이 되었습니다
동기인 제가 실수해도 워낙 그친구가 실수한게 어마어마해서 칭찬을 받을정도로 이등병 생활은 짱짱 했습니다.
물론 맞선임이 4명이나 있고 그위로 한명 또 그위로 한명으로 총 6명의 이등병이 있었지만 전 단한번도 손찌검 당하지 않았습니다
고문관친구에게 감사합니다.
그렇게 한달정도 지나니 분대장이(상병 3호봉) 자기 부분대장이 분대장달면 그때 니가 분대장을 해라 이러면서 챙겨주기 시작합니다.
분대장 뭔가 뽀대도 나보이고 그래 군대왔으면 그정도 해줘야지 라는 생각에 덥썩물었습니다
그렇게 두달여를 이쁨받아가며 아기새가 어미새한테 모이받아먹듯 선임들의 챙겨줌을 받으며 군생활 하던 제게
반전도 그런 반전이 이러날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내무실에서 왕고였던 병장이(2달뒤 전역하는) 공사과라는 대대 계원이였는데, 저랑 근무를 나가게되고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x100만
친절하게 '형이 하는 일이 참 편하고 휴가도 많이준다. 관심없냐?
라고 묻습니다.
하지만 전 분명 그때 분대장을 달고싶다고 했습니다 분명 하게 말했습니다....
다음날 취사지원나가서 감자를 깎고있는데.................
부분대장이 달려오며 욕을합니다...'ㅅㅂ서ㅣ올민유리마ㅓㅎ색히야 어떻게 된거야 이 삐리리야'
??????????????????? 뭐라는 거야 저색히는 라는 생각에 왜그러시냐고 물었더니
공사과 호출이랍니다...계원으로 뽑혔다는....
그때 당시 공사과장은 소령 진급할수있는 모든 기회를 날려버린 대위였습니다.
대대 넘버2에 중대장들한테 욕도 서슴없이하는 그런분..
공사과로 뛰어갔더니 공사과장, 중대장, 행보관, 주임원사 앉아있더군요
중대장이 웃으면서 '음 넌 이제 여기 계원이다 열심히해라' 이럽니다
허참나...........
네 그날부터 군생활은 지옥이였습니다.
절그렇게 이뻐하던 분대장은 나가기 전날까지 절 갈궈됬고, 맞선임들도 수근되는게 느껴집니다..
그렇다고 과생활이 편했던건 아닙니다 사수였던 그병장은 고려대 건축학과출신의 엘리트, 부대역사상 가장 포상을 많이받은 사람,
사단장이 공사관련 보고서를 그 병장에게 직접! 맡기는 그런 엘리트.....
그런 사람에게 2주정도 배우는 중......사수가 휴가를 갑니다. 네 밀려있답니다 안쓴휴가가
일병 상병 병장 정기휴가를 하나도 쓴적이 없답니다. 원래 안되는건데 사단장의 총애까지 받는데 뭐가 안되겠습니까
정기휴가 쭉쭉쭉 남은 포상휴가 3개 쭉쭉쭉 전역 2일인가 3일전에 복귀했습니다..
전...........공사과 간부(공사과장 대위, 공사장교 짬찬중위, 시설장교 중짬 중위)에게 새벽 2~3시까지 갈굼을 당하면서 일을 했습니다..
진짜 그땐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생각까지 했었습니다..
그렇게 일병을 달고 공사과장이 전역을 하더군요.
새로운 공사과장이 옵니다. 이때부터 또다른 반전의 시작이였습니다.
제 군생활이 제대로 풀리기 시작했죠 허허..
새로온 공사과장이 진급엔 관심없고 학자금갚느라 대위달고 있다고 말하는 대위였습니다.
진급 걱정없는 1년반 대위 경험 해보셨습니까?
대위 중위2 중사 이렇게 있었는데 4명이 다 미혼에 동갑입니다.
5시되면 대위가 싹다데리고 당구치러 가자고 나갑니다.
퇴근하랍니다.
그렇다고 병사 안챙기냐 그것도 아닙니다
그분은 정말 지나칠정도로 외근을 좋아하셨는데 1주일에 4일외근 1일 내근 하실정도였습니다(전과장은 5일내내 내근 외근 절대안감)
점심때만 되면 병사들 다데리고 공사현장 간다고 위병소 보고후 짜장면집, 국밥집등 부대주변의 모든 맛집은 데리고 다니셨어요.
나머지간부들도 숨통이 풀려서인지 제가 일을 좀배우고 답답한게 조금이나마 없어져서 그런지 잘해주더군요
소대에서도 그 첨에 소개해드린 고문관친구가 끍어서 중대 개편이 되면서 제가 일병 3호봉에 소대에서 누워있는 위치까지 와버리더군요..
참 편했습니다 상병달때까지 참 편하게 군생활 했죠. 중간에 유격이 있었지만 새로오신 과장님이 대대장님께 중요보고자료 만드느라 과애들은
못간다고 보고하셨습니다. 그래도 짬이 없었기에 행군은 했습니다.. 행군하고 야간에 유격 훈련장 근무스다 교대 하는데 과장님이 레토나타고오셔서
픽업해서 부대로 데리고 가버렸습니다.
유격때 하는 화생방..이때 또 안하게되었습니다.
그러다 시설장교 중위가 전역을 하고 새로온 시설장교가 저희중대 2소대장 맡았던 신입 소대장....
완전 좋습니다. 쿨합니다. 위트있습니다. 딱 겪어보면 와 진짜 좋은 사람이다 라고 느끼는..
공사장교 전역하고 새로온 공사장교님은 육사출신의 사고만 없으면 대령까진 보장된 엘리트이십니다.
그렇게 티격태격 하던 군생활중 최고의 고비가 찾아옵니다..
3년에 한번하는 5일짜리 회계검열....
아마 돈을 조금이라도 관리하는 부서면 아실겁니다...2년전 부터 현재까지의 모든 회계를 검열하는데
저희는 공병이다보니 공사집행관련 서류들을 검열했는데...........
딱 3년공사중 아무거나 찍으면서 이서류 가져와 이래서 검열을 해대는데........
진짜 5일동안 잠을 진심 하루 20분자며 일했습니다.
뭐 결과적으로 육군에서 검열 3손가락안에 들면서 사단장 대대장 중대장 포상 다받았지만...
그걸 한번하고나니...아무도 행정병 무시 안하더군요...
태어나서 처음으로 일하면서 코피 쏟아 봤습니다..
그렇게 힘이들때 버틸수있었던건 간부님들 덕분이였습니다.
혼자 해야되는 일인데 다 같이 있어주시고 과장님이 맥주한캔씩 먹고 하자 하며 다독여주신 결과였죠
그뒤에도 야근할일이 생기면 항상 간부님들이 맥주한캔씩 몰래 가져오셔서 계원들과 나눠뭑었죠..
병장을 달고 대대 간부들 누구도 저를 무시할수 없는 위치가 되다보니(특성상 공사를 지정해줘야했기에 중대장들이 참...잘해주셨죠)
10분이면 끝낼수 있는일 얼른 끝내두고 1~2시간을 그일하는척하며 놀기 시작하고..점점 뭐 그냥 그렇죠 병장이
간부님들과 노는게 너무 좋았고 자진해서 6개월 더하고 싶다고 신청했습니다
행보관, 주임원사 입이 그냥 찢어지려고 했습니다...사수 만큼은 못되도 부대에 트로피 하나 안겨준게 좋았었는지..
무튼 전문하사신청하고 병사전역2주전에 2주짜리 훈련받으러 갔다왔습니다.
갔다왔더니 평소엔 건들지도 못했던 초임하사들이 선임이랍시고 괴롭히려고 하더군요...
네 저희 과에 있던 중사분이(지금도 너무 좋아하는형님) 중사중에 최고다 보니.... 막아주시더군요
6개월 하다 나갈애한테 왜 소집을 하고 괴롭히냐고 boq에서 하사들 다소집당해서 갈굼당할때
전 저희 과 중위2명 룸메인 방에서 치맥하면서 게임하고 놀았죠...
그러다 전역했습니다.
전 군생활이 병사들과의 추억도 있었지만......
정말 과 간부님들과의 추억이 너무 많았던것같습니다..
솔직히 다시 그분들과 군생활하라고 하면 할수있습니다(물론 육사출신 공사장교님과 중사님은 아직있으시지만 나머진 전역)
참 길죠? 재미도 없고...ㅎㅎ 그냥 갑자기 맥주한잔 마시다보니 생각이 나더라구요
지금도 그분들과 형동생하며 가끔만나서 술한잔씩하는데 참좋습니다.
행정병 어떻게 보면 힘든 보직은 아닙니다.
육체적으론 야근하는게 힘들지 모르지만 전투병만하겠습니까.
하지만 정신적으로 힘든건 정말...
ㅎㅎ정말 드럽게도 긴 글 읽어주신분 계실지 모르지만 감사드립니다.
이글을 보고 절 알아보시는 분들도 있으실꺼 같은데.....정말 보고싶네요 다들 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