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눈을 감으면 아무것도 볼수가 없다. <br>특히나 그것이 자려고 불까지 끈상태에서라면 더욱 그러하다. <br>그런 상태라면 그나마 눈꺼풀을 통해서 전해질수도 있는 희미한 빛조차도 없는 말그대로 암흑인 것이다.<br>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상태에서조차도 눈앞의 모습에 조금만 집중해 보면 분명 어떤것이 보인다.<br>거기에는 뭔가 도무지 무슨 모양인지를 형상화 하기도 힘들고, 일관성도 없지만 분명 여러가지 아른거리는 모습들이 있다.<br>(본인의 정신상에 특별한 이상이 없다면 그것은 분명 질환적인 환시(幻視)와는 차별화 되어야 할것같다. ) <br>그러한 감은 눈앞의 모습들에는  망막에 있는 광수용체 세포들의 사소한 수준의 무작위적 활동성분이 반영되어 있을 수도 있겠다.<br>광수용체 세포가 신경활동과 관련된 일종의 신호를 만드는데, 모든 현상적 신호에는 아무리 작더라도 잡음성분이 있게 마련인지라<br>감은눈 앞의 아른거리는 상(像)에는 그런 망막 광수용체 세포의 백색잡음 활동성분같은 것이반영되었을수도 있는 것이다.<br>비슷한 맥락에서 망막의 광수용체 세포뿐아니라 일차 시각피질 신경세포의 잡음성 활동성분 또한 여기에 반영되어 있는지도 모르겠다.<br>일차시각피질 신경세포든, 망막의 광수용체 세포든, 백색성 잡음의 크기는 의미있는 신호보다 보통 그 크기가 작기 때문에 <br>의미있는 신호가 작용하는 눈을 뜨고 세상을 보고 있는 상태에서는 백색잡음성 정보는 힘을 몼쓰다가,<br>눈을 감아서 입력신호가 사라진 상태에서는, 그리고 그런 상태에서도 눈앞의 모습에 집중하는 상태에서 간신히 인식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div> <div> </div> <div>그러나 여기까지면 다행이지만 재미있는 것은 눈감은 상태로 졸릴때, 잠자려려 할때 또는 잠에서 깰때쯤에 우연히 눈앞의 모습에 집중해 보면 <br>놀랍게도 그 모습에서는 어떤 뚜렷한 형상 같은 것이 보인다는 것이다. <br>물론 그것이 무슨 모양인지는 알수가 없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기에는 그리라면 그릴수도 있는 선명한 윤곽이 분명히 보인다. <br>더욱 극적인 것은 자각몽 만큼이나 정말 가끔씩이지만 그것이 무슨 모양인지를 재인(再認)할수가 있는 때도 있다는 것이다. <br>눈감고 보이는 무작위적인 모습은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것일 것이라 생각하지만, 이런 감은 눈앞의 재인형상은 솔직히 어떤지 모르겠다.<br>일단 이것이 본인의 이상적인 징후가 아닌 보편적인 현상으로 간주하다면 이것은 참으로 미슷테리한 일인 것이다. <br>어두운 곳에서 눈까지 감으면 외부에서 들어오는 빛 정보는 완벽히 차단되었음을 보장할수 있다.<br>그럼에도 보이는 형상화할수 없는 무작위의 모습은 시각과 관련된 신경세포의 잡음성 활동성분으로 설명할수도 있다.<br>그러나 이런 잡음활동으로는, 그런상황에서도 보이는 형상화 할수 있고, 심지어 재인까지 되어 보이는 상(像)은 도무지 설명할수가 없다.</div> <div> </div> <div>그리고 이것은 어쩌면 이것은 뇌의 무의식적인 상상(想像)의 작용으로 설명해야 할지도 모르겠다.<br>실제로 뇌는 상상만으로도 실제자극처럼 반응할수 있다.<br>그 상상이 얼마나 실제와 가깝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뇌는 내부로부터의 상상만으로도 마치 외부로부터의 실제자극처럼 반응할 수 있다.<br>사실 정상적인 각성상태에서라면 아무리 (예컨대)누군가의 얼굴을 잘 상상하려고 해도 , <br>그것이 실제로 그 얼굴을 직접 보는것과는 같게는 될수가 없을텐데 서로간의 뇌 활동차이도 그만큼은 다를것 같다.<br>만약 그러지 않고 상상만으로 그 얼굴을 직접보는것과 같이 된다면 이것이야말로 질환적인 환시라 할수 있겠다.<br>그러나 정상인이라 할지라도 입면(入眠)상태같은, 입력정보도 없고 의식적인 통제력이 상당히 풀린 반각성의식상태에서라면<br>상상만으로 뇌가 그 얼굴을 직접보는것과 비슷한 수준처럼 되는 상황이 될수도 있지 않을까 한다. </div> <div> </div> <div>사실 상상은 다분히 의식적인 정신작용이기 때문에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무의식적인 상상상태는 정의할수도 없는 모순상태이다. <br>그러나 일반적인 것과는 다른종류이지만 어찌되었건 무의식적 상상(무작위적인 것이라 할지라도)상태가 가능하고 한다면, <br>반각성의식 상태에서 그런 얼굴을 직접보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 될수있지도 않을까 한다. <br>그러니까 졸음상태나 자려고 하는, 깨려고 할쯤에 우연히 눈앞모습에 집중했을때 가끔씩 보이는 어떤 재인되는 형상은 <br>이런 시각적인 입력정보도 없고, 의식적인 통제력도 풀린상태에서 뇌에서 진행되는 무의식적인 상상작용에 따른 형상 정보가 일차시각피질에 <br>전달된 것을 우연히 직접 관찰하게 된 것은 아닐까 한다. </div> <div> </div> <div>나아가 꿈에서 보이는 모습인 몽상(夢像)도 이런것과 근본적으로는 같은 종류의 것이 아닌가 한다. <br>프로이드나, 앨런홉슨의 설명에 따라 꿈을 꾸고 있는 상태는 아마도 무의식적인 상상작용이 입면기나 탈면기, 졸음때 보다 더 활발히 일어날 것이고,<br>그것과 관련된 정보도 시각피질쪽으로 더 생생히 더 많이 전달될 것이다. <br>그러나 우리는 일반적으로 그것을 실시간으로 직접 관찰하지는 못한다.<br>왜냐하면 어떤 이유로 인해 꿈을 꾸고있는 순간에는 상상의 형상을 살펴볼 수 있는 관찰자의 눈인 자의식이 작용하지 않는듯 하기 때문이다.<br>앞의 입면기 탈면기 상태에서는 완전한 각성상태는 아니지만 완전한 탈의식상태도 아닌 반각성의식상태라서 <br>간혹 자신의 상태를 스스로 살펴볼 관찰자의 눈이 작동할수도 있지만<br>꿈을 꾸는 순간은 일반적으로 완전한 탈의식상태라서 자신의 상태를 살펴볼 관찰자의 눈마져도 작동하지 않는 것이다. <br>그래서 자각몽이라는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한다면, 우리는 꿈의 모습을 회상만 할수 있을뿐 직접 실시간으로 관찰하지는 못한다.   <br>암튼, 꿈에서 보이는 형상인 몽상은 감은 눈앞에 아른거리는 형상과 같은 종류의 것이라는 몽상을 이렇게 정리해 본다.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