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영화 제리맥과이어에서 미혼모(?)인 르네젤위거는 엄친아급인 탐크루즈에게 이별을 통보한다. <br>십수년전 이영화를 처음 보았을때 이 장면은 참으로 이해하기 힘들었다. <br>탐크루즈는 르네젤위거에게 사실 크게 잘못한게 없었다.<br>탐크루즈가 바람을 핀것도 아니고, 폭력을 행사한 것도 아니고, 노름을 한것도 아니었다. <br>그러기는 커녕 그는 성실하고 자상하며 그녀의 아들까지 잘 챙겨주는 멋진 남편이었다.<br>그런데 이런 훈남을 특별히 잘난것도 없는 미혼모가 차버린다는 것은 말이 안되는 것이다. <br>그런 영화를 지금쯤 다시 보니 문제가 있긴하다. <br>탐크루즈는 일에 너무 성실했다.<br>일에 너무 성실해서 자신이 가진 모든 시간과 정신을 몽땅 일에 쏟아부을 기세였다. <br>그런 그에게 가정은 안식처가 아니라 자신의 일할 시간과 여력을 뺏는 짐같은 부담스러운 것이었다.<br>르네젤위거 입장에서는 그녀가 일부러  비워둔 자리를 마땅히 채워줘야 하는 사람이 계속 <br>"니가 나를 급히 부르면 달려갈수는 있지만 나는 지금 항상 바쁘다." 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br>상대에게 들어오라고 자신의 자리를 비워주고, 상대가 비워준 자리에 자신이 들어가서 채워주는 것을 서로가 원해서 한 결혼일텐데,<br>그런 상대방이 자신에게 들어오지도 않고 자신이 들어갈 공간도 주지 않는다면, <br>그래서 그렇게 하려는 시도가 마치 상대에게 민폐를 끼치는 것처럼 느껴지는 정도의 상태였다면,</div> <div>그런 미안함과 서운함으로 인한 르네젤위거의 선택은 이해가 간다. <br>그런 결혼은 의미가 없다. <br>탐크루즈가 잘못한것이었다. <br>탐크루즈는 결혼했으면서도 여전히 자신의 자리를 배우자가 아닌 일로 채워 놓았다.<br>그리고 그것은 사실 바람을 핀거나 다름없는 것이다. <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