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p> <p>새벽 네시에 일어나서 제로콜라 500미리 한병 다 비우고,</p> <p>쓰린 속 부여잡은 채 일단 화장실 한번 다녀오고,</p> <p> </p> <p>헤일로 한판 하다가 시게에 뻘글좀 싸지르고,</p> <p>운동... 운동을 가야 했지만, 진짜 너무 숙취가 심해서</p> <p>그냥 가지 않았다.</p> <p> </p> <p>일주일에 한번 있는 이... 뭐랄지... 치팅데이를 이런식으로</p> <p>엿바꿔먹은게 좀 후회스럽기는 했는데, 그래도 수육이며</p> <p>치킨이며 맥주며.... 마지막에 라면에 밥말아먹고...</p> <p> </p> <p>진짜 거하게도 해 쳐드셨다 아주!</p> <p> </p> <p> </p> <p>참 자알 했다 이새끼야!</p> <p> </p> <p> </p> <p>그런데 사실 내가 비난받아야 할 점은 그게 아니고,</p> <p>진짜 이 구제불능새끼는 답이 없다는걸 다시한번 느꼈다.</p> <p>요새 경제사정이 좀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그렇다고 한들</p> <p>그게 내가 호랑이카펫을 살 사유는 되지 않았다.</p> <p>...나 진짜 왜산거지 이거.</p> <p>아니 무슨 백만원짜리는 아니긴 한데, 오만원쯤 하는건데</p> <p>이거 진짜 살 이유가 없었는데 내가 왜 샀는지 이유를 모르겠다.</p> <p> </p> <p>그리고 이새끼의 가장 큰 문제점은 턴테이블과 스피커에 눈이</p> <p>가기 시작했다는거다. 어제 모임에서,</p> <p> </p> <p> </p> <p>"형님들 나 턴테이블하고 스피커가 갖고싶어."</p> <p> </p> <p> </p> <p>하자 술마시던 큰형이 "이새끼 그돈있으면 나를줘." 하니까</p> <p>오토바이샵 하는 형님이 "음악들어봐야 뭔소용이냐 형네가게</p> <p>와라 너도 바이크 타자 이제" 하질않나,</p> <p> </p> <p>민주당에서 만나 우리 모임에 합류한 형님이 대선전후로</p> <p>돈쓸데가 좀 많은데 찬조할 생각좀 없냐고 하길래 이제부터</p> <p>국가혁명당 들어갈거라고 했다가 머리끄댕이 잡을뻔하고,</p> <p> </p> <p>수구보수 형님이(우리끼리도 수구보수라고 부름. 그형은 우리를</p> <p>빨갱이라고 함) 오토바이형님한테 "너 오토바이 계속타면</p> <p>나중에 관짝값이 오토바이보다 비싸다" 했다가 싸움나고</p> <p> </p> <p>진짜 대환장 파티였다.</p> <p>아무튼 다시 턴테이블 이야기로 돌아오게 됐는데,</p> <p>주제는 '이새끼가 카메라에 눈독들이는게 빠를까. 턴테이블과</p> <p>스피커에 눈독들이는게 빠를까' 가 토론주제로 부상했다.</p> <p> </p> <p>그러나, 토론이란 상대방과 의견을 주고받으며 어떤 합의점을</p> <p>이뤄내는데에 그 목적이 있는건데 그냥 이건 비난과 성토의</p> <p>장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였다.</p> <p> </p> <p>대충 의견을 취합해보면,</p> <p> </p> <p>유부남들은 대체로 "저 부러운 개ㅆ발놈 난 돈생기면 마누라한테</p> <p>삥뜯긴다." 라거나 "그돈 모아서 집부터 구해라 독거노인새끼야"</p> <p>라던가 "그돈 좀 빼서 오늘 맥주값좀 내라" 같은 의견으로 좁혀졌고</p> <p> </p> <p> </p> <p>미혼자들에게는 장문의 카톡이 비밀스럽게 와서 "주식좀 물린게</p> <p>있는데 x백만원만 빌려다오" 라거나 "노동자야 넌 ㄱ새끼야" 라는</p> <p>진짜 밑도끝도 없는 비난같은 의견(?)으로 좁혀졌다.</p> <p> </p> <p>"아니 내가 왜 ㄱ새끼야.</p> <p>ㄱ새끼는 형이야. 7홀에서 더블파로 무너졌을때 누구보다</p> <p>해맑게 웃으며 춤추던 당신이 ㄱ새끼라고."</p> <p> </p> <p>라며 원색적인 비난을 했다가 그럴거면 형이라고 부르지도 말라</p> <p>이름으로 부르지 뭐하러 ㄱ새끼라고 욕하면서 형이라고 굳이 부르냐</p> <p>하길래 진짜 이름 불렀다가 뒤지게 쳐맞았다.</p> <p> </p> <p>요새 살도 빠지고 좀 자신감도 생겨서 여자 소개시켜 달라고 했다가</p> <p>미혼그룹에서 "이새낀 찬물도 위아래가 있는데 그런 여자 있으면</p> <p>우리가 먼저 가야지 어딜 넘보느냐" 라며 호통을 쳤고</p> <p> </p> <p>"남자 나이 40이 넘어가면 가능성이 희박해진다는데 그나마 아직</p> <p>가능성이 남아있는 내가 먼저 가는게 옳지 않냐 그리고 당신들은</p> <p>못생겼다. 나도 못생기긴 했지만 당신들보다는 잘생겼다."</p> <p> </p> <p>라고 했다가 파인애플 먹던 젓가락으로 정수리를 맞았다.</p> <p>해물탕 먹을때 그 이야기를 안꺼낸게 천만 다행이였다는</p> <p>생각이 들었다. 국자로 맞을 뻔 했으니.</p> <p> </p> <p>가만보면 매를 벌어 아주.</p> <p> </p> <p>진짜 한 10년째 만나고 있는데 이사람들은 구제불능이다.</p> <p>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람들의 장점이 있는데,</p> <p> </p> <p> </p> <p>없다 그런거.</p> <p> </p> <p>그냥 진짜.</p> <p> </p> <p>저번 모임에서는 "그래도 우리가 마음이 맞으니까 같이들</p> <p>이렇게 모이는거 아니냐" 는 회장형님의 말에 다들 고개를</p> <p>끄덕였는데 내가 거기서 허재 목소리로</p> <p>"걍 같이 다니는거지 마음은 안맞아 말같지도 않은 소리를 해"</p> <p>했다가 줘터지고, 음. 생각해보니 구제불능은 나였어.</p> <p> </p> <p>이사람들도 구제불능이지만 난 역시 안될놈이다.</p> <p> </p> <p> </p> <p>근데 이거 왜썼더라.</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