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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bestofbest_435960
    작성자 : 현장노동자
    추천 : 116
    조회수 : 21431
    IP : 106.101.***.53
    댓글 : 54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21/01/04 21:20:35
    원글작성시간 : 2021/01/04 10:24:18
    http://todayhumor.com/?bestofbest_435960 모바일
    이사하다.
    <p> </p> <p> </p> <p> </p> <p> </p> <p> </p> <p> </p> <p>"엄마. 엄마가 싫어서 나가는게 아니야.</p> <p>여긴 엄마랑 아빠가 사는 집이고, 나는 언제까지 여기 있을 수 없어.</p> <p>나도 내일모레면 나이가 마흔이야. 언제까지고 엄마가 해주는 밥 먹으면서</p> <p>살기에는 엄마아빠도, 나도 너무 나이를 먹었어.<font face="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 동생만큼 똑바르게 살 자신도</font></p> <p> <font face="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없지만 그렇다고 누구 말처럼 나이먹고 부모님한테 얹혀사는 한심한 짓까지는</font> </p> <p> <font face="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하고싶지 않아."</font> </p> <p> <font face="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 </font> </p> <p> <font face="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 </font> </p> <p> <font face="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너 마음대로 해 그러면. 언제 우리가 너더러 짐이라 했니? 집세 나가고 공과금</font> </p> <p> <font face="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나가는거 생각해. 너 그러면 집에 붙어있어야 돼. 그래 그럼, 나가서 산다 치자.</font> </p> <p> <font face="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맨날 술먹고 담배 집에서 피우고 컴퓨터게임이나 하고, 그렇게 살면 병나. 너."</font> </p> <p> <font face="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 </font> </p> <p> <font face="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 </font> </p> <p> <font face="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 </font> </p> <p> <font face="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주름진 엄마손을 잡고, 부모님에 대한 미안함에 대해 이야기했다.</font> </p> <p> <font face="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똑바로 살아오지 못한 인생에 대한 반성을 했다. 그리고 그 진심어린 말들은,</font> </p> <p> <font face="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걱정 끝에 가시처럼 솟아 또 온 몸을 찔러대는 불신에 한순간 사라졌다. 나는 잡고있던</font> </p> <p> <font face="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엄마손을 놓았다.</font> </p> <p> <font face="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 </font> </p> <p> <font face="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 </font> </p> <p> <font face="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 </font> </p> <p> <font face="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바로 그런점이 내가 집을 나가는 이유 중 하나야."</font> </p> <p> <font face="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 </font> </p> <p> <font face="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 </font> </p> <p> <font face="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 </font> </p> <p> <font face="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엄마는 날 이해하지 못했다. 걱정을 하거나, 화를 내거나 둘 중 하나만 했다면 나는</font> </p> <p> <font face="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조금 망설였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엄마의 말은 내가 마침내 마지막 결심을 하는데에</font> </p> <p> <font face="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큰 공헌을 했다.</font> </p> <p> <font face="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 </font> </p> <p> <font face="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 </font> </p> <p> <font face="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 </font> </p> <p> <font face="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 </font> </p> <p> <font face="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 </font> </p> <p> <font face="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나는 뒤돌아보지 않고 출근했다. 뭔가 중얼거리며 한숨쉬는 엄마의 목소리와 TV속 무심하게</font> </p> <p> <font face="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웃고 떠드는 사람들이, 그날따라 새파랗게 시리고 맑은 겨울하늘이 모두 차가운 날이였다.</font> </p> <p> <font face="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 </font> </p> <p> <font face="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 </font> </p> <p> <font face="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 </font> </p> <p> <font face="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 </font> </p> <p> <font face="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 </font> </p> <p> <font face="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 </font> </p> <p> <font face="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 </font> </p> <p> <font face="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 </font> </p> <p> <font face="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 </font> </p> <p> <font face="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 </font> </p> <p> <font face="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18평짜리 빌라를 구했다. 무보증에 50만원. 좀 외곽이긴 하지만 일하는 곳과 가깝기도 하고</font> </p> <p> <font face="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짐도 많은데 원룸같은거 잘못 구했다가 박스도 열어보지 못한 수많은 내 물건들과 밤새 씨름할</font> </p> <p> <font face="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생각을 하니 차라리 이편이 낫다 싶었다.</font> </p> <p> <font face="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 </font> </p> <p> <br></p> <p> </p> <p> </p> <p>"월세 내고 공과금 내고... 빚갚으면... 뭐 그래도 한달 20만원쯤은 남네!"</p> <p> </p> <p> </p> <p> </p> <p> </p> <p>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했다. 그리고 난 긍정적이였다.</p> <p>수많은 파도가 몰아치고 날 때려부쉈던 날들은 날 강하게 만들었다. 쓰레기같은 거래처들에게</p> <p>조리돌림 당하며 대금받으러 다니던 날들, 그리고 사업의 실패와 수렁에 빠졌던 날들</p> <p>최후에는 극단적인 선택의 기로에 섰던 날들까지. 그 온전한 역사를 지나치고 나서 다시금</p> <p>새 집에 안착한 내 모습을 거울로 바라보니 뭐랄까.</p> <p> </p> <p> </p> <p> </p> <p>음... 정말 완벽하게 멋져...?</p> <p> </p> <p> </p> <p> </p> <p> </p> <p>사실이 그랬다. 새집은 마음에 들었고 비록 월세살이라곤 하지만 날 위한 충분한 공간이</p> <p>있었다. 넓은 내 방과 거실, 그리고 작은 옷방. 내 방을 꽉꽉 채웠던 피규어들도 한숨돌릴만한</p> <p>공간들이 생겼고 예쁜 식탁보가 깔린 식탁과 격자무늬 카페트도 생겼다. 마지막으로</p> <p>블랙체리 디퓨저까지 이곳저곳에 놓고 나서야 나는 그날 마침내 편하게 잘 수 있었다.</p> <p> </p> <p> </p> <p>이사한 다음날 나는 일하는 가게에서 아주 두꺼운 스테이크용 등심을 썰어 사왔다.</p> <p>편의점에서 와인과 좋아하는 맥주를 샀다. 기름을 두르고 스테이크를 만들어 먹었다.</p> <p>내가 좋아하는 영화 -로보캅- 를 틀어놓고 와인 한병과 맥주 두 캔을 다 마실때까지</p> <p>봤다. 식사 후에는 모든것들을 치우고 잠들었다.</p> <p> </p> <p> </p> <p>이제 집에 들어오면 종종걸음으로 내 방에 기어들어갈 일도 없다. 굳은 표정으로</p> <p>내 방에 수시로 들어와 이것저것 잔소리하는 사람도 없고.</p> <p>약간의 책임이 생겼지만 그보다 큰 자유가 생겼으니 더할 나위 없었다.</p> <p> </p> <p> </p> <p>날 사랑했지만, 그 마음이 왜곡되어 말과 행동으로 날 옥죄여왔던 부모님은</p> <p>나를 보내고 다시금 어떤 마음들로 살아갈지. 잘 모르겠다. 그렇지만 우리 관계는</p> <p>그때보다 훨씬 나아질 것이다. 그러나 다시 집으로 돌아갈 일은 없을 것 같다.</p> <p> </p> <p> </p> <p> </p> <p> <br></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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