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베오베 보니까 책 맞고 기억상실증 걸리셨다는분이 계셔서 저도 경험담 적어봅니다..ㅎㅎ</span></p><p>기억을 잃었을때 무서웠으니까 공포게에 써봐요</p><p>기억이 없었으니 음슴체.</p><p>고등학교 여름방학때였슴</p><p>나는 그때 고향집인 군산에 살고 있었고</p><p>우리 형이 전주에서 대학다니면서 자취하고 있었는데</p><p>여름방학이 다 끝나가는 시점이었음.</p><p>그래서 형 전주 자취방에 부모님이 형 데려다 준다고 가족들이 다같이 차를 타고</p><p>전주로 가던 길이었는데 나도 그냥 따라감..ㅋ</p><p>형이 자취를 했기 때문에 트렁크에 형이 먹을 각종 밑반찬들을 가득 싣고 가는길이었음</p><p>그러다 전주-군산 중간쯤에 한적한 시골길쯤에 신호가 걸려서 대기를 하고 있었는데</p><p>갑자기 뒷차가 와서 들이받았음.</p><p>뒤늦게 알게된 사실인데 뒷차는 트럭이었고 스키드 마크 검사를 해보니 100킬로 이상으로 와서 들이 받은거였슴</p><p>운전자는 무면허에 완전 만땅 취한 음주운전 상태였고 일용직 노동자 였다고함.</p><p>그렇게 앞자리에 부모님 두분이 타시고 뒷자리에 형과 나 이렇게 네가족이 타고 있었는데</p><p>정말 순식간에 봉변을 당함.</p><p>그런데 이때 사고 당시에 기억상실증말고 신기한 경험을 하나 더 했는데</p><p>차가 뒤에서 갑자기 들이받는 순간 <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클락업 현상을 경험함.</span></p><p>사고 순간에 모든 사물이 슬로우 모션으로 보인다는 바로 그거임.</p><p>근데 좀 웃긴게 뒷차가 우리차를 들이 받는 순간</p><p>그 충격으로 몸이 붕 뜨면서 <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자이로드롭에서 떨어지는 순간처럼 </span></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무중력 같은 느낌이 들면서 내 얼굴 옆으로 차 뒷유리 조각이 천천히 앞으로 날아가고</span></p><p>트렁크에 있던 꼴뚜기볶음도 같이 날아감.</p><p>꼴뚜기들이 나한테 손을 흔들며 '오징어야 안녕?! 반가워~' 이렇게 인사를 하는듯 했음. </p><p>꼴두기 몸에 붙은 양념 깨 두개 까지 셀 수 있을정도로 <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디테일하게 보였슴.</span></p><p>나도 손을 뻗어 꼴뚜기의 손을 잡으려던 찰라</p><p>자동차 천장에 머리를 심하게 부딪힘.</p><p>머리를 부딪치는 순간 혀를 깨물어서 입안에 피가 흥건했음.</p><p>그리고 클락업이 끝나면서 차안은 유리조각 자동차 파편.. 꼴뚜기,김치국물 등등..</p><p>아수라장.. 혼돈의 카오스상태였슴</p><p>여튼 우리 차는 크게 부숴졌음.</p><p>당구공 효과라고 해야하나.. 뒤에서 빠르게 오던 차가 멈춰있던 우리차를 강하게 때려서 우리차는 30여미터를 날아감.</p><p>내가 뒷자리 왼쪽에 앉았고 형이 오른쪽에 앉았는데 트럭이 내가 앉은쪽에 와서 부딪혀서 내가 좀 더 많이 다침.</p><p>그 와중에 형이 그래도 좀 덜 다친편이었는데..</p><p>뒷문은 다 찌그러지고 밀려서 문을 열수가 없었음</p><p>그래서 앞좌석 쪽으로 건너가서 차 밖으로 일단 나감.</p><p>그런데 형한테 나중에 들어보니 뒷차에서 사고낸 운전자가 차를 버리고 도망가고 있었다고 함.</p><p>아마도 만취상태에서도 사고내고 정신이 좀 들어서 도망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나봄</p><p>여튼 형이 다친 몸을 이끌고 쫓아가서 사고운전자 뚜드러 잡음.</p><p>그리고 나는 몇달후에 기억난건데</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잔뜩 찌그러진 차 안에서 뒷좌석과 앞좌석 사이에 끼인채 부모님이 괜찮으신지 안부를 물어봄</span></p><p>나 : '엄마 아빠 괜찮아요? 안 다쳤어요?'</p><p>부모님 : '어 그래 괜찮다.. 너는 괜찮으냐?'</p><p>나 : '엄마 아빠 괜찮아요? 안 다쳤어요?'</p><p>부모님 : '어 괜찮아.. 너는?'</p><p>나 : '엄마 아빠 괜찮아요? 안 다쳤어요?'</p><p>부모님 : '어 그래 괜찮다니까..' (부모님도 많이 다치고 놀라신 상태였는데 이때 조금 짜증을 내셨던듯ㅋ)</p><p>나 : '엄마 아빠 괜찮아요? 안 다쳤어요?'</p><p>... 무한반복 ㅋㅋ</p><p>그렇슴. 부모님도 이때 조금 뭔가 심상치 않다고 느끼셨다고 함.</p><p>나는 붕어가 된 것 마냥</p><p>계속 했던 말 또 하고, 했던 말 또하고.. </p><p>무한 반복이었다고 함.</p><p>그리고 나는 곧 정신을 잃었고</p><p>깨어보니 병원이었슴.</p><p>온가족이 다같이 병실에 입원함.</p><p>그런데 병원이 시골에 있는 작은 정형외과였슴.</p><p>사고소식 듣고 온 병원 앰뷸런스가 그 병원에다 내려놓았다고 함.</p><p>아마도 교통사고 환자를 전문으로 병원에 물어다 주는 그런 앰뷸런스를 탔던거 같음.</p><p>우리가족중 누구도 사고 신고를 안했는데 앰뷸런스가 왔었음..ㅋ</p><p>여튼 천만 다행으로 나를 제외한 우리 가족은 큰 외상은 없었음</p><p>다들 그냥 충격으로 교통사고용 타박상정도 입은 상태였는데.</p><p>기절했던 내가 깨어남.</p><p>그런데 깨어나서 또 했던말 무한반복..ㅋㅋ</p><p>나 : '여기 어디에요? 병원이에요? 엄마 아빠는 괜찮아요? 안다쳤어요?'</p><p>이것만 몇시간동안 무한반복..</p><p>아마도 그 병원은 교통사고 나이롱 환자들을 전문으로 받는 그런 병원이었던것 같음.</p><p>그런데 몸은 부러지거나 크게 상한곳이 없는데</p><p>환자가 깨어보니 정신이 이상함..ㅋㅋ</p><p>의사가 아무래도 큰 병원으로 가봐야 할 것 같다고 해서</p><p>전북대병원으로 앰뷸런스 타고 실려감.</p><p>가족들은 완전 멘붕..</p><p>몸은 멀쩡한데 애가 바보가 됐으니.. 많이 놀랐을만도 함..</p><p>그렇게 대학병원에 실려가서 머리에 C.T 인가 MRI 인가 마구 찍었음.</p><p>지금도 기억나는게 병원에 실려가는 차안에서나 검사 받으면서 계속 했던말 무한반복 했었음.</p><p>내용은 부모님은 괜찮으신지... 아마도 그게 제일 많이 걱정됐었나 봄..</p><p>그리고 검사 도중에 또 기절하고</p><p>이틀 넘게 깨어나지 않았다고 함.</p><p>그리고 이틀후에 깨어났는데</p><p>이때부터는 기억이 생생한게</p><p>내가 뜬금없이 병원에서 일어남..ㅋㅋ</p><p>'어?? 왜 여기있지??' 어리둥절함..</p><p>옆에서 침대에 기대서 자고 있던 형이..</p><p>놀란눈으로 나에게 이것저것 물어봄</p><p>니 이름이 모냐? 나이는 몇살이냐? </p><p>손가락 들어서 이게 몇개냐? 등등</p><p>그런거 물어봄.</p><p>나는 '이냥반이 왜이래?' 이러면서 대답함.</p><p>그냥 멀쩡하게 잘 대답함.ㅋㅋ</p><p>그랬더니 형이 의사 부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p><p>엊그제 사고가 났었다고.. 기억 안나냐고 물어봄..</p><p>그런데 나는 전혀 기억나지 않았음.</p><p>그러고 의사선생님이 오고 이것저것 더 물어보는데</p><p>그런데 이게 뭥뮈..ㅋㅋ 기억이 한달전으로 돌아간거임..</p><p>난 분명 어제 학교에서 방학식 했는데</p><p>내일모레가 개학이라는 거임..ㅋㅋㅋ</p><p>이때는 좀 놀라기도 했는데.. 진심 빡쳤던게</p><p>자고 일어나니까 여름방학이 다 끝난거임..ㅠㅠㅠㅠ</p><p>진심 그게 겁나 빡쳤음..ㅠㅠ</p><p>그리고 검사를 이것저것 더 했는데</p><p>결과는 한달정도 단기 기억상실증이 걸린거였음.</p><p>내가 드라마 주인공이 된 것 같아서 웃기고 신기했음.</p><p>그리고 그 이후 물리치료 받고</p><p>사고 나면서 조금 잘려나간 혀 봉합하고..</p><p>기억은 사고 이후 1년정도 시간이 지나면서 잃어버렸던 한달의 기억이 천천히 다 돌아옴.</p><p>자고 일어나면 기억이 돌아오기도 했고</p><p>밥먹다가.. x싸다가 등등.. 뭐 뜬끔없이 기억이 돌아오곤 했음</p><p>그리고 최종적으로 사고나던 날..</p><p>사고나던 클락업의 순간까지 마지막으로 기억이 다 돌아옴..ㅋ</p><p>그리고 우리차는 폐차했고..</p><p>사고냈던 가해자는...</p><p>무면허에 음주운전 게다가 뺑소니범 이라서 진짜 빼도박도 못하는 완벽가해자였는데..</p><p>아마 지금의 나 였다면 진짜 합의금으로 지대로 한몫 단단히 챙겼을것 같은데..</p><p>그사람이 직업도 없고 겁나 가난한 사람이라서..</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그냥 우리 부모님이 합의금도 안받고 치료비도 우리돈내고 치료하고..ㅋㅋ</span></p><p>그냥 봐줌..ㅋ</p><p>돌이켜 생각해보면 우리 부모님 너무 착하신듯..</p><p>머 여기까지임..</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마무리는 어떻게 하지.. 음..</span></p><p>사고나던 순간 조우했던 꼴뚜기가..</p><p>내 오징어의 삶을 미리 예견했줬던거 같음..</p><p>그래서 안생김..ㅠㅠ</p><p>뿅!!</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