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개인이란 저같이 당원도 아니고, 서민의 카테고리에 속해있고,
그래서 뭔가 크게, 직접적으로 판을 뒤집을 수 없는 사람을 뜻한다고 칩시다.
저는 술 마실 때 자신이 뭐라도 되는 양 정치(혹은 그와 관련된 역사)판을 읽고, 그것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고,
마치 그런 게임에서 자신이 주인공인 것처럼 이렇게도, 저렇게도 해보며 즐기는 것을 지양합니다.
하긴 하죠. 사람은 자위를 할 줄 아는 동물이니까요. 하지만 되도록 안하려고 합니다.
지극히 소모적이고 쓸모가 없고, 쓸대없이 남아도는 기운을 빼는 것에는 효과적이지만
현실적인 해결책이 되는 것은 하나도 없으니까요.
대신 최소한이라도 할 수 있는 걸 할 뿐입니다.
일단 투표는 해요. 그리고 제가 생각하는 저질 당이나, 저질 후보 이외의 사람에게 표가 돌아가도록 합니다.
그리고 선거 전에 주위의 사람들에게 과격하지는 않지만, 은근하게 주제를 자주 꺼내서 상기를 시켜줘요.
사실 이게 지극히 소시민인 한 개인이 할 수 있는 정치이고,
현실적으로 티끌만큼이라도 앞으로를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는 힘이에요.
제가 아주 미약한 한 점이되고, 그 점을 중심으로 조그마한 원이라도 그려나가면 되는 거 아닌가요.
그래도 안 바뀌면?
망하면 되요. 기성세대가 죽어서 바뀌던 그 전에 우리가 죽던...혹은 우리 중에 또다른
(지금과 같은 의미의) 기성세대가 탄생하든...
시대의 흐름 속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이상으로 명백한 탁상공론을 펼치는 것.
그거 자위라는 거나 알고 하시는 건가요;
그리고 자위하시려면 긍정적으로나 하세요;; 딸치고 죄책감 느끼는 사람 있다고 하죠?
자위도 부정적으로 하면 몸에 좋을 거 하나도 없고, 스스로 골병만 더 깊어질 뿐이에요.
이왕 할거면 그냥 긍정적으로 하세요. 현실이 안바뀐다고 부르짖으실거면 그게 나아요.
저는 좋게 바뀔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서서히 바뀔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전혀 실망하지 않아요.
이런 사회와 이런 시대에 태어난 것은 전 세대를 원망할 것도 없는 우리의 숙명이에요.
사람은 한 세상 살면서 그 누구든 일정부분 그것을 감내할 수 밖에 없어요.
거기에 절망할 필요도 전혀 없는 것이고요.
큰 바위는 못되도 웅크린 자갈 정도는 되어서 한 시절 잘 버텨보아요.
물론 더러운 파도에 여러분들이 상처입는 모습을 보면 저도 슬플 것이에요.
그래도 제가 중심을 잃지 않고 조금씩이라도 이렇게 자리를 지킬 수 있고
더 많은 분들이 그럴 수록 저는 좋게 바뀔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서서히 바뀔거라고 생각합니다.
크게 힘빼지 말고 천천히 가야합니다.
남의 인생 아니에요. 내 인생입니다.
평생을 바라보고 판단할 일입니다.
해봐도 안되면 어쩔 수 없지만
하지 않는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