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해도 실수투성이 느려 터진 굼벵이 몸은 병신이고 머리 속만 겨우 사람 아무리 일을 해도 효율이 느껴지지 않고 아무리 말을 해도 내 뜻이 전달되지 않고 아무리 생각이 많아도 그걸 옳게 표현하질 못하니 누구 하나 설득하지 못한다 나 혼자만의 사고에 무슨 가치가 있는가 난 무능하다. 나 없으면 못사는 사람을 만들어 놓고 난 그 사람을 책임지지 못하니 그저 무능하다고밖에 할 말이 없다. 그렇다고 자살이라도 마음대로 할 수 있냐 하니 그것도 아니다. 쉽게 할 수 있는 것은 실패하기도 쉽다. 모든 짐 내려놓고 자유로워지고 싶으나 아직도 내가 살아갈 갈이 몇십년은 더 남았으니 어느 세월에 웃음 한 번 지어보고 죽겠는가. 사람 하나 보듬지 못하는 내가 원망스럽다. 나의 무능함을 보여주는 세상이 원망스럽다. 무능할 뿐인 나 자신이 원망스럽다. 나에게 상처받은 이에게 그저 미안할 따름이다. 아이야 불쌍한 아이야 너는 행복해지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