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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훈)문재인과 감나무 이야기
게시물ID : sisa_99592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넘어넘어
추천 : 28
조회수 : 1263회
댓글수 : 22개
등록시간 : 2017/11/13 10:44:40
(※김정숙 여사의 증언)

우리 집이 이사갔을 때 감나무가 하나 있었습니다. 그 감나무는 오래되지는 않았는데요. 꽤 연령이 오래된 나무였는데 감은 안열리고 잎만 매일 무성해요. 

옆집 담 너머의 감은 주렁주렁 열렸는데 우리 감은 안 그러니까 제가 조바심이 나서는 일년은 정성껏 감나무에 거름도 주고 뭐도 주고 이러고 했어요 남편하고 야생화를 좋아해서 봄마다 야생화를 갖다 심는데, 야생화가 비쌌거든요. 그런데 그 야생화가 감나무 잎이 무성하니까 다 그 다음 해에는 안 나는 거예요. 응달이 돼 갖고... 2년째도 또 그랬어요.

 

3년째가 돼서 남편한테 으름장을 놓았어요. 만약에 당신 있잖아 올해도 이 감나무가 감을 안 열면 이 감나무 잘라버릴거야 이랬어요. 왜 3년을 기다렸냐면 이 사람이 풀한포기 뽑는 것도 아까워 하고 나무가지치는 것도 그렇게 아까워해 갔구요. 

저는 꽃꽂이를 해갖고 과감하게 가지를 치거든요.  그랬다가 (가지치기를) 하면은 그 날 와 가지고선, 제가 머리 자른 건 몰라 봐도요 나무 가지친 것은 알아 보면서 있지요 그러면서 저를 닥달 했어요. 

3년을 기다리고 나서 그해 봄에 내가 올 가을에 이 감나무 감 안열리면 내가 좋아하는 야생화 또 사다심고 안되겠다 싶으면 잘라 버릴거야 이러고서 으름장을 확실하게 놓았어요.

그랬더니 이 사람이요. 이렇게 보면 감나무를 쓰다듬고 있고 어느 날은 감나무 잎을 만지고 중얼중얼대고 어느 날은 감나무를 싸안고, 어느 날은 뒤로 싸안고, 어느 날은 이 사람이 그 밑에 가서 뭘 만지작 거리면서 끝도 한도 없이 그러는 거예요. 그래서 아니 왜 저러나? 그랬더니 그 해에 감나무에 감이 세개가 열렸어요. 

그래서 내가 너무 놀라서 어머 여보 감이 세개 열렸다 어머 어머 이랬더니, 저희 남편이 이러더라구요. 내가 그 감나무한테 가서 맨날 나는 너를 사랑한다. 너 잘 커라. 그렇지 않으면 우리 마누라가 너를 자른단다. 나는 너를 사랑한다. 이러면서 여름내내 봄부터 그랬다는 거 아니예요. 

그래서 그 다음부터 이 사람이 이렇게 생명을 사랑하는데 하찮은 나무 자르는 것도 자기 자르듯이 아파하고 이러는데... 그러고 또 부산에서 변호사 생활하면서 어려운 사람을 위해서 항상 앞장서서 했거든요. 

자기가 사람을 사랑하는 이런 마음은 정말 근본적으로 생명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비롯되는구나 해서 아 이런 사람 정말 아름다운 사람이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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