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수입차 서비스 센터에서 정비사와 관리자로 일했던 동안의 경험을 토대로 도움이 될만한 내용이라고 생각되는 점을 적어보겠습니다.
모든 차량에 정확히 맞는 내용이 아닐 수 있기 때문에 참고용으로만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1. 와이퍼/워셔
- 와이퍼 브러쉬가 시원찮을 때 : 눈으로 봤을 때 고무가 찢어지는 등의 손상은 없는데 잘 닦이지 않고 줄이 생기거나 소음이 발생하는 경우 와이퍼 브러쉬 고무 부분과 와이퍼 브러쉬가 멈추는 위치의 앞 유리를 물티슈로 닦아주세요. 와이퍼 브러쉬가 지나가는 앞 유리 부분에 이물질이 있는지도 확인하셔서 잘 닦아 주세요. 대부분의 와이퍼 브러쉬와 멈춤위치의 유리에는 흙먼지가 많습니다. 그 부분을 주기적으로 닦아주기만 하셔도 훨씬 오래 잘 닦이는 와이퍼를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 워셔액을 채웠는데 워셔액 부족 경고등이 꺼지지 않는 경우 : 혹시 발수코팅 워셔액을 사용하셨다면 무시하시고 계속 사용하셔도 됩니다. 원인은 발수코팅 성분이 센서에 묻어 센서에도 코팅이 되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신경이 많이 쓰이신다면 워셔레벨 센서를 세척하셔야 하는데, 서비스센터에 가실 일이 있을 때 부탁하시면 되겠지만 차종에 따라 센서 위치가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기 때문에 비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 겨울철 전면유리가 얼어있을 때 와이퍼를 작동시키지 마세요. 히터로 충분히 녹인 다음 사용하셔야 와이퍼 브러쉬와 모터에 무리가 가지 않습니다.
- 와이퍼 브러쉬를 직접 교체하실 때, 와이퍼 암(브러쉬를 꼽는 부분)을 들어올려 와이퍼 브러쉬를 빼 내셨다면 와이퍼 암을 반드시 차 유리에 조심히 내려놓은 상태로 새 와이퍼브러쉬를 만지세요. 그렇게 앞 유리를 깨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와이퍼 암에 스프링이 있기 때문에 슬쩍 건드리는 경우 100% 앞유리가 쫙~!
2. 계기판 표시등
-초록색 : 정상 작동 중임을 나타냄
-주황색 : 이상이 있음(차종/년식에 따라 정상작동 중임을 나타내는 등도 있음-구형), 서비스센터에 입고해서 점검받으셔야 됨.
-빨강색 : 당장 서비스센터로 입고하셔야 됨.
100%는 아닙니다. 주황색 경고등만으로 차가 이상한 경우도 있고, 빨강색 경고등임에도 큰 이상이 없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그래도 경고등 들어오면 다들 점검은 하시잖아요? 무시하시지 마시고 점검받으셔요.
대표적인 경고등 수도꼭지 모양(이라고 하기엔 헬리콥터 같기도 하고...)의 주황색 엔진오작동 경고등(흔히 엔진경고등)은 아~주 많은 경우에 점등되기 때문에 느낄 수 있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왜 들어오는지 물어보셔도 진단기를 물려보기 전까지는 잘 모릅니다. 다만 엔진경고등이 들어와 있으면서 엔진이 부조하는 경우(흔히 찐빠라고 하죠) 디젤차라면 압축압력 문제, 연료분사 문제등을, 휘발유 차량이라면 연료분사 문제, 점화플러그 등 점화계통의 전기적 문제 등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드물게 미션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도 빨간경고등없이 엔진오작동 경고등만 들어올 수도 있으며 RPM만 상승하고 가속(변속)이 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3. 길들이기(최초 엔진오일 교환시기)
-차량 사용설명서를 읽어보세요. 수천만원~수억원을 호가하는 제품을 구매하시고도 한 번도 펼쳐보지 않은 분이 대부분입니다. 자가운전자라면 회사와 집에 머무는 시간 다음으로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 자동차가 아닐까 싶은데 사용설명서에 기재된 길들이기 기간, 방법은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이라고 생각하시고 그보다 조금 더 오래, 조금더 낮은 RPM으로, 부드럽게 운행하시는 것이 길들이기를 잘하시는 방법인 것 같습니다. 다만 변속기를 1단부터 최고단까지 골고루 사용하셔야 합니다. 다단변속기가 장착된 차량은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구간에서 길들이기를 하실 경우 변속 충격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물론 다단 변속기가 아니라도 마찬가지지만 다단일 수록 울컥거림 등이 심하게 느껴집니다.
최초 엔진오일 교환 시기는 5천KM 정도면 적당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제 차는 첫 오일 교환을 3천KM에 하고있습니다. 그 다음은 5천(누적 8천KM), 그 다음은 8천(누적 1만6천KM), 그 다음부터는 1만~1만2천KM마다 하고 있습니다. 연비운전하는 분이시라면 느긋하게 가져가셔도 괜찮습니다.
4. 겨울철 자동차의 특성
-2륜 전륜 구동차 : 미션오일의 온도가 일정수준으로 올라가기 전까지 약간 뻑뻑한 느낌을 받을 수 있으나 다른 구동방식에 비해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무난함. 앞에서 끌고가기 때문에 눈길에서도 4륜구동 차량 다음으로 안정적입니다.(안전한 속도=저속으로 운행할 경우에 한함)
-2륜 후륜 구동차 : 미션오일 및 액슬(흔히 데후라고 불리우는 뒤 바퀴 중간에 있는 디퍼런셜 기어박스)오일의 온도가 올라갈 때 까지 뭐 이래?하는 정도의 느낌을 받을 수 있음. 회전시 뒤바퀴나 앞바퀴가 끌리는 듯한 느낌이나 헛도는 듯한 느낌. 어느정도 운행하면 평소와 같아짐. 눈길......등에는 차를 가지고 나가지 않는 것이 신체/정신 건강에 이롭습니다. 회전하려고 할 때 앞이 아닌 뒤가 돌아가는 재미를 느끼실 수 있습니다.
-4륜 자동차 : 미션오일/앞-뒤 액슬오일 온도가 올라갈 때까지 드드득 거리는 느낌을 후륜 구동보다 더 많이 느끼실 수도 있습니다. 기계식보다는 전자식에서 더 심하게 느껴질 수 있구요. 주행하다보면 괜찮아 집니다. 눈길 등판능력이 가장 좋고, 안전속도 이내에서 가장 안정적으로 눈길을 달리실 수 있겠습니다.
겨울철(=외부 온도가 낮을 때, 온도가 급격하게 떨어졌을 때)에는 자동차에 이상이 있는지 없는지를 구분하는 방법 중 가장 유효한 한 가지는 시동 후에 이상한 증상이 있었는데 냉각수 온도가 중간정도로 올라가면 없어지는 경우 자동차에는 이상이 없다라고 판단하셔도 되겠습니다. 반대의 경우에는 이상이 있다고 판단할 수 있겠구요.
5. 배터리 관리
-전자장치가 많은 차량일 수록 배터리 관리가 중요한데, 블랙박스를 상시녹화로 사용하시는 경우, 그러면서 차를 차가운 밖에 새워놓는 경우 방전으로 인한 시동불능 외에도 전기적인 문제가 발생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블랙박스에 전원차단 전압 설정이 가능한 경우 겨울철에는 12V 이상으로 설정해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녹화되는 시간이 짧아진다는 점은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배터리 전압이 낮아질 경우 자주 보실 수 있는 경고등은 ABS경고등입니다. ABS 유압펌프를 구동시킬만한 전류가 부족한 경우 ABS를 작동시킬 수 없기 때문에 경고등을 표시하며 ABS를 이용하는 차체자세제어 시스템과 미끄럼방지 제어 시스템 경고등도 함께 표시될 수 있습니다. 운행을 충분히 해서 배터리가 정상수준을 회복하면 자동으로 꺼지는 경우도 있으나 일부는 경고등이 꺼지지 않습니다. 그럴 때는 센터 방문하셔서 고장코드를 소거하셔야 합니다.
배터리는 방전될 때마다 수명이 줄어드는데 그렇다고 한 두번 방전되었다고 교체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운행거리가 충분히 확보된다면 보험사에 배터리 점프 서비스만 받으신 후 운행을 하시면 됩니다.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시동을 걸어 충전된 상태에서 배터리 - 단자를 분리해서 방전을 예방하셔야 합니다.
충분히 운행했는데도 방전이 잦다면 겨울철 배터리 활성도 떨어짐, 히터, 램프류, AV 시스템, 시트열선, 핸들열선에 소모되는 전류 증가로 인해 생각하시는 것 보다 배터리로 공급되는 전류가 적을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눈오는날 야간이라면 극악한 전류소모를 겪게되겠습니다. 눈이 오지않는 겨울야간 운전도 소모전력이 많기 때문에 배터리를 충전시킬 여력이 많지 않아 생각하시는 것 보다 충전이 잘 되지 않습니다.
5. 발전기
-주행 중 배터리 모양의 빨간 경고등을 보신다면 발전기를 의심하시고 보증기간이 지났다면 발전기를 탈거하신 후 재생업체에 보내세요. 정식서비스센터가 아닌 곳으로 입고하셨다면 해당 업체에서 재생하는 곳에 의뢰하고 중간수수료를 남긴 금액을 알려주실거에요. 물론 차가 급하시다면 새 제품으로 빨리 교환해서 차를 운행하셔야겠지만.
6. LED 램프 색이 변했어요 : 원래 흰색인데 일부가 색이 달라진 경우 서비스센터 방문하셔서 조치 받으세요. A/S 기간이면 무상수리 가능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능하면 A/S기간이 끝나갈 때 즈음 방문하시길 권해드립니다. 너무 임박해서 가시지는 말구요, 기간으로는 3개월, 주행거리로는 3개월정도의 운행거리 정도가 남았을 때 방문하시면 좋겠습니다.
이는 안전과 관련없는 부품 대부분에 해당하지만 그 전에 외부적인 손상이 발생하는 경우 보증이 되지 않기 때문에 그런 부분 고려하셔서 결정하시면 되겠습니다.
7. 서비스센터 직원들은 왜 그런가?
-자동차를 운행하는 분 중 대부분이 잘못알고 있는 것 중 하나는 "센터에가면 A/S를 안해주려고 한다." 입니다. 국내에 있는 모든 수입차 서비스센터는 수입업체(XXXX코리아)가 아닌 별도의 업체가 운영하며, AS로 발생된 수리비는 차량의 수입업체에서 지급합니다. 차량 소유주는 돈을 지불하지 않지만 서비스센터와 차량수입업체가 다른 회사이기 때문에 수리에 소요된 비용에 대해서는 지불을 받게 됩니다. 보험과 비슷하게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서비스센터에서 돈벌 생각이 없지 않은 이상 점검만하고 차를 내보내고 싶어하는 곳은 없습니다. 어떻게든 뭐하나라도 교환해서 부품+공임을 받고싶어하죠. 다만 보험사에서도 증빙자료를 요구하듯 수입업체에서 요구하는 자료가 있기 때문에 그렇기 않아 보일 수는 있습니다. 잘해주는 사람에게 잘해주고 싶은것이 사람 마음입니다. 차에 문제가있는데 누가 기분이 좋겠습니까만 현재의 수입차 서비스 구조가 국산차에 비해 번거롭고 짜증나게 만들어져있고, 서비스센터에서는 룰을 따라야하기 때문에(그렇지 않으면 수리비를 받지 못하기 때문에) 욕먹어 가면서 지침대로 움직일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능숙하게, 기분좋게 대할 줄 아는 능력자도 있지만 그렇지 못하고 화가나서 방문했더니 더 화나게 하는 보통사람도 많습니다. 그런 부분을 보완하려면 개인적으로 서비스어드바이저는 의무적으로 정신과 상담을 받게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매니저두요. 전화상담하시는 분의 고충과 대면 상담자의 고충을 동시에 겪는 사람들이라 정신적으로 많은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데 자동차 정비사, 어드바이저 등의 처우에 대해서는 스스로도 이야기하지 않죠. 자신의 멘탈관리를 잘 해야 다른이의 멘탈을 붙들어주고, 보듬어줄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요점은 차가 진상인데 고객은 양반인 경우 제가 거쳐왔던 모든 서비스센터에서는 뭐라도 더 챙겨주려로 했습니다. 차가 양반인데 고객이 그렇지 않은 경우는 드물죠. 차가 진상이라서 양반이었던 고객이 그렇지 않게 변하는 경우도 더러 있구요. 서비스센터에서 앞에 앉아있는 직원에게 잘해주시면 우리가 그렇게 하는 것 처럼 그 직원도 다른 직원들에게 이야기를 전달하고, 정비팀에서도 알게되고 뭐라도 더 해드리려고 하게되더라구요.
반대의 경우에는 해야할 일만 하고 맙니다. 기본적으로 해야할 일과 의뢰한 일을 제외한 다른 부분은 넘어가죠.
워...글 쓰는게 너무 길어졌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서 말씀드렸지만 그냥 한 번 읽어보고 넘어갈만한 내용 정도로만 생각해주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