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유 여러분. 공게에 이번에 두 번째 글을 올립니다만..
굳이 각색하지 않고 제가 겪었던 일 그대로 가감없이 말씀 드립니다.
전에 썼던 글에서 반지하 살고 있을때 미스테리한 경험을 몇 번 했었다고 적었었는데 그 연장선상에 있는 사건 입니다..
때는 2009년..꽤나 취기 오르게 마시고 집으로 귀가하던 도중 이었습니다.
당시 집으로 가는길에 두가지 선택지가 있었는데
1. 밝은 큰길로 가는 대신에 조금 돌아감
2. 어둑한 골목길로 가는 대신 빨리 도착함
전 당연히 2번을 선택했습니다.
중간중간 가로등이 두 개 정도 고장나 빛이 희박해 꽤나 어두웠으며..새벽 두시가 넘은 상태의 주택가라 길은 사람이 한 명도 없이 매우 적막했고..제 발걸음 소리만 뚜벅뚜벅 울렸습니다.
그러다 중간쯤 갔을까..뒤에서 가벼운 발걸음 소리가 들렸습니다. 타닥- 타닥- 하는.. 그 왜, 아이들이 즐거울때 통통거리며 뛰는 걸음 아실겁니다.
소리가 딱 그 소리였어요.
아무 생각없이 사람이 뒤에서 오나보다 하고 계속 걷고 있는데, 가로등을 지나쳐가자 그림자가 제 앞으로 길게 드리워졌습니다.
그리고 웬 조그만, 제 허리춤을 조금 넘기는 키에 치마를 입은 여자아이의 실루엣이 특유의 통통 뛰는 걸음걸이로 제 등 뒤에 바짝 붙는게 보였죠.
뭐지? 하면서 옆으로 걸음을 옮겼는데, 계속해서 통통 뛰며 다시 제 등뒤로 붙었습니다. 그렇게 두세번정도 반복하자 문득 드는 생각이.
새벽 2시가 넘은 시각에 이런 골목길에 어린 여자애 혼자 다닌다고?
그리고 술이 확! 깨며 등줄기를 타고 올라와 정수리를 때리는 소름.. 기분탓인지 매우 추워졌고, 등줄기가 짜릿짜릿 울렸습니다.
속으로 온갖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아냐, 귀신이라면 발걸음 소리도 들리지 않을거고, 그림자도 없을거야..
근데 어느 미친부모가 이 시간에 애를 혼자 밖에 냅두지?
뒤를 돌아볼까? 뒷발차기를 할까? 앞으로 뛰어 도망칠까? 그래, 코너 돌자마자 뒤를 돌아보자.
떨리는 발걸음을 진정시키며 인생 어느때보다 긴 골목의 끝에 다다라 코너를 돌자마자 크게 한걸음 앞으로 뛰며 뒤를 돌아봤습니다.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조심스레 코너 돌기전의 골목을 보자 역시 아무도 없었습니다.
혹시 사람이라면, 건물로 들어갔을까 싶어 어느 건물이던 센서등이 켜졌겠지 해서 유심히 봤습니다만 모든 건물은 어두웠습니다.
모든걸 확인 한 후 저는 바로 뒤로 안돌아보고 집으로 질주한 후, 새벽에 그 골목길로는 안다녔습니다..
사람이었겠죠..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