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글은 김어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내일 영화 ‘더 플랜’이 개봉하는데 영화 보기 전에 김어준이 누구인가에 대해 한 번 알아보고자 한다. 그는 누구인가?
검은 넥타이를 9년 동안 매고 다니는 사람이 김어준이다. 난 그의 활동을 처음으로 지켜본 게 대략 10년 전이다. 그리고 이명박 가카를 깔 때부터 그의 정치적 언변을 들어왔다. ‘김어준의 뉴욕 타임스’가 그 출발점이었다.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 직후부터 그는 상징처럼 검은 넥타이를 맸다. 그 후 보수와 노무현을 죽음으로 몰고 간 세력에 맞서 활동하게 됐다.
그가 처음부터 그러려고 했던 게 아니다. 난 그의 책 <건투를 빈다>를 매우 재밌게 읽은 독자 중 한 명인데, 그가 나이 50 들어 하려던 건 유럽에 가서 요리를 배우는 거였다. 그는 18대 대선에서 문재인이 대통령에 당선됐으면 몇 년 노무현에 대한 빚 아닌 빚을 국민을 대표해서 갚고, 다른 활동으로 들어갔을 거다. 그런데 비참히도 박근혜가 당선되는 바람에 그의 공적인 활동은 5년 더 연장되었다. 내가 그를 지켜본 바로는 그는 공적인 활동을 선호하는 인물은 아니다. 그는 어느 인터뷰에서인가 대략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내가 없어도 이 세상은 아무 문제가 없어. 내가 사라진다고 해도 우주의 질서는 변하지 않는다고. 사람들이 자신만 힘들다고 생각하는 건 자신이 특별하다고 생각해서야.” 이런 섹시한 사고를 지녔을 정도로 그는 뭔가를 이뤄내는데 관심을 가진 사람이 아니다.
이번에는 문재인이 대통령에 당선될 확률도 높고, 그가 지난 시간동안 원치 않았지만 한 나라의 리더로서 다져지게 됐다. 그는 매우 따뜻하면서도 엄격함도 지녔고, 강한 지도력도 발휘하는 리더로서 발돋움하게 됐다. 한국의 입장에서는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노무현도 훌륭한 리더로서 후진 한국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면, 문재인도 역경을 통해 충분히 성장한 모습을 보인다. 그의 당선 후 한국을 이끌어갈 행보 기대해도 좋다.
그런 문재인을 김어준은 눈치 빠르게 18대 진보 대선 후보로 점찍었고 실제로 그렇게 됐다. 그는 많은 매체를 통해 젊은이들의 연애와 고민 상담을 많이 했다. 거기서 ‘무지의 지’로써 그러니까 ‘지성인’으로서 매우 통찰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윤도현의 2시의 데이트 코너 중 ‘연애와 국제정치’에서는 ‘나는 가수다’의 일등과 꼴찌를 매주 맞혔다. 그리고 각종 정치 팟캐스트에서도 이와 비슷한 모습을 많이 보여주었다.
그는 2011년 ‘나는 꼼수다’로 한국인에게 널리 알려진 언론인이다. 그 후 ‘닥치고 정치’를 통해서도 다시 한 번 알려지게 된다. 그리고 앞서 출판한 책이 인기를 얻으며 ‘김어준 어록’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그래서 내가 굳이 김어준을 홍보할 필요는 없다. 이 글은 요즘 ‘더 플랜’과 관련돼서 그리고 세월호 인양 후 소식과 관련해서 그의 음모론이 부각돼 쓰게 됐다. 이것을 어떻게 봐야 할까?
앞서 말했지만 난 내일 ‘더 플랜’을 볼 생각이라 아직 뭐라 말할 입장은 안 된다. 내가 접근 가능한 방향은 그는 진보고, 진보의 편파적 공정성을 향한 왕성한 활동에 매료된 입장이다. 그는 최소 지난 9년 동안 진보와 관련된 사안에 대해 그 누구보다 기여를 했기에, 어떠한 주제와 관련해서도 언급할 자격이 있는 인물이다. 그는 원하지 않았겠지만 시대가 그를 원하게 됐다. ‘졸라’와 ‘씨바’를 내뱉으며 ‘명랑 사회’ 구현에 오늘도 맹활약 중이다.
진보인 사람들이 아주 좋아하는 사람이 그다. 나도 물론 매우 좋아하는 인물이다. 그가 영화 개봉 후 어떤 평을 들을지 조금 염려스러운 점이 있는데, 그는 그답게 헤쳐나가리라 본다. 나는 일단 그의 활동에 무조건 한 표 던지는 쪽이다. 왜냐하면 그는 세상을 시끌벅적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걸 그가 선호하는 모습이지만 내 생각에도 조용한 것보다는 조금의 오류가 있을지언정 그게 낫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슈를 생산하는 그가 좋고, 먼저 선사하는 그가 또한 좋다.
그의 가장 매력적인 점은 할 수 있으면 그때 그걸 하는 사람이라는 거다. 그런 점에서 그는 순간을 살줄 아는 사람이고, 행복한 자다. 이 점은 그가 요즘 세대에게 귀감이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p. s. 내일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방송을 앞두고,
나와 같은 그의 팬들에게 바치는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