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저는 시작부터 식스맨 프로젝트가 불편했는데요.
1. 메이저가 되어버린 무도
대한민국 평균이하들이 모여 무모하지만 끊임없는 도전을 한다는 무한도전이
마이너가 아닌 이젠 메이저가 되어 새로운 출연자들을 선별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거부감이 들더군요.
이건 순전히 10년 동안 무도팬으로서 더이상 내것이 아닌 모두의 것이 되어버린
무도에게 느끼는 일종의 아쉬움인 거죠. 인정합니다 ㅎㅎ
무한도전이 이젠 대기업처럼 되어버렸고, 많은 예능인들이 서로 출연하기를 원합니다.
전에는 누구만 나와도 고마워했고 감사하다던 무도가 이제는 사람을 가리는 입장이 됩니다.
그 부분이 조금 씁쓸하더라구요.
2. 식스맨 공채 선발과 사라져버린 인턴들
그리고 무한도전 식스맨 프로젝트의 아쉬움은 또 있습니다.
많은 기업들이 열정페이니 하며 청년들을 인턴으로 쓰고는 버리고는, 비정규직으로 활용하잖아요.
무도도 필요할 때는 예능인들을 많이 불렀죠.
이번 식스맨 때도 김숙, 신봉선, 남창희씨 등이 그랬구요.
물론 유느님이 후배들을 열심히 챙기려는 모습일 수도 있습니다만,
지금껏 무한도전에 출연해 기여했던 수많은 예능인들은 어디가고
대세라는 가수, 아이돌들이 대거 후보에 참여하게 된 걸까요?
이윤석씨가 썰전에서 이런 이야기를 했어요.
무도 10주년을 맞아 과거에 멤버였던 출연자들을 모아 공로상을 주는데
식스맨 프로젝트를 앞두고 너희는 꿈도 꾸지마라라고 선긋는 느낌을 받았다고.
이번 식스맨 프로젝트는 흔히 기업에서 하던 행태를 그동안 풍자와 해악으로
시청자들에게 웃음과 경각심을 주던 무도가 똑같이 반복하는듯 하여 아쉽더라구요.
3. 국민 대통합? 시청자 대분열!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서 강조했던 것이 국민 대통합이였죠? ㅎㅎ
식스맨 프로젝트도 시작할 때는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줄 수 있는 친근한 후보를 뽑겠다는 생각이었죠.
그러나 이번 식스맨 프로젝트는 결과적으로 각 후보를 지지하는 팬덤끼리의 싸움으로 번졌습니다
시청자에게 친근한 후보를 뽑겠다는 의도가 완전히 실패하고,
식스맨 프로젝트는 오히려 시청자들의 반감과 싸움을 불러 일으켰어요.
시청자 대통합이 아닌 시청자 대분열을 일으킨 거죠. 무도의 팬덤을 무너뜨리고 분열시키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제작진이 예상하지 못했던 걸까요? 우리의 정치상황을 보면 충분히 예상 가능한데 말이죠 ㅎㅎ
결과적으로 식스맨 프로젝트는 많은 이슈를 만들어냈지만,
그만큼 많은 논란과 앞으로 힘든 여정을 남겨두었습니다.
새 멤버의 부담감, 출연자의 출연자격(도덕성 등), 그녀석의 복귀 가능성 하락 등...
저는 전반적으로 이번 식스맨 프로젝트 과정이 기업이 하는 행태, 정치권의 행태들을
그대로 답습하고 보여주는 것 같아 많이 아쉬웠습니다.
시작부터 불편했던 것이 끝까지 불편했네요.
그래도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고 갈등이 있어야 사회인 거니까요.
씁쓸하지만 이 과정에서 다양한 생각들이 갑론을박으로 나온 것은 조금이나마 위안거리가 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