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광화문 광장의 세월호 시위를,
불법 시위이며 경찰의 프레임에 넘어간 폭력시위라고 규정하시는 분을 봤습니다.
아닙니다.
오늘 세월호 관련 시위는 불법이 아닙니다.
국민이 정당한 자신의 권한을 요구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하고 있습니다.
헌법보다 상위법은 없습니다.
폭력에 비폭력으로 대응하는 것만이 정당한 시위라는 인식은 어리석은 생각입니다.
'가만히 있으라'고 해서 가만히 있었다가 어떤 일을 당했는지 우리는 작년 4월 16일에 참담할 정도로 겪었습니다.
유가족이 강제로 연행되고, 갈비뼈가 부러지는데 가만히 있는 것은 같은 일이 반복되어도 그저 참겠다는 표현에 다름아닙니다.
폭력에 비폭력으로 저항해서 바꿀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그럴 수 없다면 혹은 그 과정에서 불미스러운 폭력이 발생했다면 그게 스스로 위축되거나 부끄러워할 일은 아니라는 겁니다. 경찰이 아무리 폭력을 써도 '그저 비폭력으로만 저항하라'는 것은 아무것도 바꾸지 않겠다는 뜻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우리가 선진국이라고 입에 침 튀기며 칭찬하는 유럽도 한 번 시위를 시작하면 얄짤없습니다.
폭력이 아니라 폭동 수준의 시위가 진행됩니다. 그렇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관철시키며 지금의 선진국을 만들었습니다. 부당한 일을 당하는데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 감내하고 고개 숙이는 것은 오히려 국가를 위해서도 옳지 못한 일입니다. 우리는 '신민'이 아니라 '시민'이기 때문이고, 나라는 '시민'들의 보편의지가 모여 운영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끊임없이 권력을 견제하고, 자신들의 의지를 전달하는 것이 시민의 역할입니다. 그리 하지 않는 것은 시민 스스로 직무유기를 하는 것입니다.
며칠 전 독일에서 시위가 발생했는데 주최 측도 미리 예고하고 진행했고 경찰과 시민들도 인식한 상태에서 진행하는데도 격렬했습니다. 그러나 경찰은 폭력으로 진압하지도 않았고, 시민들도 그런 시위를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자신들의 권리는 자신이 지키는 것이니까요.
프랑스의 대학생 노조(?)는 등록금 인상 관련 소식에도 여유만만합니다. 그리고 자신감있는 표정으로 이렇게 말하죠. " 등록금 인상이요? 우리 때문에 못할겁니다." 이들은 시위할 때 말 그대로 폭동을 일으킵니다. 그래서 정부도 관련 법안 개정에는 항상 의견을 청취하고 타협하는 것을 우선으로 합니다. 그렇기에 국가와 위정자들과 부유층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 당사자를 위한 정책이 만들어지는 겁니다. 그러한 정책이 만들어지도록 강력한 수단을 써서라도 자신들의 의지를 관철시키는 것입니다.
세월호 유가족이 요구하는 '선체인양', '진실규명'의 무게는 어떠한가요?
한 번 당하는 건 몰라서 그럴 수 있지만 두 번 당하는 건 바보라서 그런 겁니다.
그런데 세 번 네 번 계속해서 당하고만 있으면 그냥 노예인 겁니다.
그렇기에 비폭력 시위만 정당한 시위라는 인식은 정당하지 않습니다.
폭력시위를 조장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저항의 과정에서 어쩔 수 없는 마찰이 발생했다면 부끄러워할 일은 아닙니다.
그것은 오히려 '착한 시민의 저항 방법'에 대해 엄격히 자기검열 하도록 짠 위정자들과 언론의 프레임에 놀아나는 꼴일 뿐입니다.
우리나라 시위는 비폭력이라 전세계에 유래없는 깨끗한 시위라는 자화자찬? 개나 주라고 하고 싶습니다.
착한 시민으로 사시겠습니까, 행복한 시민으로 사시겠습니까?
전 행복한 시민으로 살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