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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궁금한이야기Y에서
게시물ID : sewol_4234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생수재
추천 : 10
조회수 : 766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5/04/17 23:52:08
아직 가족들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세월호 실종자분들에대한 이야기가 중심적으로 방송되었습니다.
 
그렇게 많이 울며 슬퍼하던 제가 시간이 지남에따라 그저 남의 이야기인듯 기억 속에서 흐려지려 할때쯤 제게 뒷통수를 한 대 맞은듯 반성하게끔한 오늘 방송이였습니다. 세월호 1주기에서도 하루 지난 오늘 지금과 같은 마음을 잊지 않게...글을 써보려합니다. 조금 길어질지도 모르겠어요.
 
안타까운 세월호 사건이 발생하던날 저는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단원고등학교 바로 옆 고등학교에서 수능 준비를 하던 고3이였습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아침 일찍 자습을 시작해 공부하던 중 한 아이의 말도 안되는 한 마디에 저를 포함한 아이들은 일제히 핸드폰을 꺼내 그 소식을 기사로 접했습니다.
 
물론 그 소식을 접한 대한민국 국민 누구라도 충격에 빠지지 않을 수 없었던 일이였지만 바로 옆 학교 아이들에게 일어난 일이라 그런지 그때부터 저희 반 뿐만아니라 전교생은 공부에 집중할 수 없었고 새로운 소식이 빨리 뜨기를 기다리며 나오는 뉴스에 집중했습니다.
단원고 2학년 아이들이 제주도로 향하기 바로 몇일 전 제주도에 수학여행을 다녀온 저희 학교 2학년 동생들...가까운 단원고에 유독 친구들이 많았던 동생들은 더욱더 충격에 빠졌던거죠...
 
그떄 지금 생각하면 제가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무섭고 비통하며 가슴 찢어지는 기사가 떴습니다.
"승객 전원구조"
 
이 말같지도 않은 오보를 본 저희는 안심하며 다시 펜을 들어 공부를 시작한겁니다.. 그때 배안에서 누군가 구조해주길 물이 차오르는 배에서 얌전히 기다리던 아이들과 선생님, 일반인분들의 상황은 꿈에도 모른채...
 
몇분후 제대로된 상황을 알게된 저희 학교는 아수라장이 되었습니다. 학교 건물 여기저기에서는 울며 어디론가 전화를 거는 친구, 전화를 받지 않아 발을 동동거리는 친구, 심지어는 단원고 2학년에 친동생이 다니던 한 친구는 소식을 듣고 기절해 병원에 실려가기도 했습니다.
저도 제가 안산에 산다는 사실만 아는 친척들의 전화를 받고 무사하다는 소식을 전하느라 정신이 없던 상황이였죠.. 기절했던 그 아이는 깨어나자마자 바로 진도로 향했구요.
 
그 상황에서 크게 달라질 것 없이 일년이 지났습니다. 아직 안산에는 거리에 나무나무마다 세월호를 상기시키는 노란 현수막이 많이 걸려있습니다.
부끄럽지만 그 현수막 덕분에 잠깐 흐려졌던 기억을 다시 생각하며 추모하는 마음을 간직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끔 현수막을 좀 떼야하는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고 할때면... 그마저도 붙들고 있던 기억의 끈을 놓는것만 같아 불안하기만 합니다.
 
오늘 궁금한 이야기Y에서 아직 돌아오지 못한 아들을 기다리는 아버지께서 사람들의 '그만하라'는 말들에대해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아무것도 한게없다."
봄꽃잎이 바람에 흩날리는 날에 한 어린 꼬마아이의 해맑게 뛰어가는 모습을 본 돌아오지 못한 딸의 어머니는 딸의 어릴적 모습이 생각나 통곡을 하기도 하셨습니다.
 
생각보다 글이 길어진것같아 누가 읽어주실까...싶지만 저에대한 반성의 의미로...그리고 저와 제 친구들의 중학교 체육선생님이셨던.. 아직 돌아오시지 못한 고창석 선생님을 비롯한 실종자 분들의 무사귀환을 바라며 마무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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