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다녀왔습니다. 가는 길에도 마음이 편치 않았어요.
지난 1년의 제 삶이 세월호에서 벗어나 있었고,
그렇기에 마음 한켠에 자리잡고 있는 짐이 있었어요.
그 짐을 내려놓고 싶어서 가는것이 아닌가 하는
죄책감이 들었습니다.
분위기는 예상보다 차분했어요.
비가 온다던 예보를 듣고 걱정했지만
그 곳의 하늘도 오늘만큼은 따스하고 싶어서인지
흐린 구름 사이로 햇빛을 내려줬어요.
오늘 그 곳의 풍경을 사진으로 남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어요. 마음이 강하게 거부했거든요.
그러나 한 그림을 보고 감정이 강하게 요동 쳤어요.
문구가 가슴을 바늘로 찌르듯이 파고 들었습니다.
함께 이 감정을 공유하고 싶어 사진을 찍었고,
이 곳에 남깁니다.
예은아
네 머리에 내려 앉았던 봄이 다시 왔다.
네가 없는 봄이 오고야 말았다.
잊지 않으려 노력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