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욕/19]나는 똥입니다.
게시물ID : poop_991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우최절미
추천 : 0
조회수 : 73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1/14 23:03:14

눈으로 게시글 읽은지 36개월정도 된 30대 똥입니다. 똥게 사랑합니다.

하소연이에요


세상에서 제일 우울하고  아름답지 못한 이야기가 무엇일지 생각해보면 그건 아마도 저 입니다.


오늘 오전반차 안에 식사, 배변, 환복 불가능한 조부의 장기요양 신청에 필요한 소견서를 발급받기 위해 보건소에 다녀왔습니다.

오후에 출근한 나에게 걸려온 전화. 혈변 혈뇨에 눈도 잘 뜨지 못할 정도로 안좋다는 요양병원에 입원해있는 좌측 편마비, 파킨슨 걸린 할머니.

오늘 그런 할머니의 응급실 대신 할아버지의 저녁식사를 선택했습니다. 그래서 술친구 없이 맛나는 소주 두병까고 오늘의 유머 똥에 

처음으로 글을 남깁니다.


어렸을적 떠오르는 것은

거짓말하는 부모와 기다리는 나.

베란다에서 자주 할머니에게 물었던게 기억납니다. 엄마 언제와

누구나 좋아했을 나의 엄마는 지금 가 이제 가 다와 가 연락은 했었지만 마지막은 오늘은 못가겠구나, 핑계를 대며 결국은 오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다정한 소꼽친구 다은이. 믿음직한 부랄친구 상현이.


한살배기부터 조부모 밑에 맡겨졌어요.

기원하는 아버지 , 비디오 가게 하는 엄마

니 부모가 살아있는데 내가 왜 너를 길러야하냐며 빨개 벗겨 현관 앞에 문을 닫곤 니 부모한테 가라고 소리치는 조부, 감정표현에 서투른 조모

그래서 엄마를 기다렸던 날들, 그 중에 역시 기억에 남는 건 친구들과 떠든다며 식칼을 내 방문에 내리찍던 할아버지........

그래도 할머니는 모정으로 나를 아들 처럼 키워주셨습니다.


고등학교때 부모 별거 이후

동생 훈련소 입소 전날 모텔에서 애인 동행해서 옆방에 자고 있던 자식들으라고 오입질에 열중하시어 소리내시던 어머니,

시장 순대 파는 아줌마한테 홀려 아픈 노모에게 와 돈 몇천 해달라던 아버지, 참 철이 없습니다.

나를 키워주었던 조부모가 아프면 자식의 도리를 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내 부모들은 그런 나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많이들 얘기하죠.. 그래도 부모다.. 자식 죽으라하는 부모없다. 그건 정말 케바케... 개좆지랄같은 소리라고 생각해요..

작년 8월 즈음 회사 여름 휴가 시작하는 날, 저는 이번 여름에는 어떻게 쉬어볼까 설레던 찰나에

침대에서 낙상한 할머니 다리 뼈가 뿌러지고, 심혈관이 좁아 다리 수술 할수 없어 마취 거부를 행사하던 병원 의견에 따라

대학 병원으로 옴겨 심조형술을 받았지만, 시술 중에 찌꺼기가 뇌로 올라와  뇌경색 더하기 좌측 편마비에 움직일 수 없게 되었고

다시는 걸을 수 없다는 걸 의사선생님에게 들었을때 내가 제일 소중히 하는 사람에게 그 얘기를 전할 수 없어 도와달라고 얘기했어요.

친엄마에게... 엄마한테 울면서요. 담배피는 흡연구역에 누가있던 상관없이요.


다음날 오겠다던 어머니가 한달만에 답장으로 이렇게 얘기하더라구요

" 할머니 좀 괜찮으시니?"

그래서 내 마음, 가슴으로 답장했습니다.

"병원 사람이 왜 보호자가 손자분밖에 없냐고 할때, 나는 모두 죽었다라고 대답합니다. 나도 엄마가 죽었다고 생각할테니, 자식하나 버렸다고 생각하세요."


그리고 오늘...............나를 아버지 형 동생 조카로 생각하는 치매 90살 조부를 데리고 장기요양 보건소에 다녀왔습니다.

내가 채워준 기저귀, 내가 차려준 아침식사.. 입혀준 옷들을 해서요

다녀와 회사에 출근 해보니, 세시즈음 요양병원 담당의 선생님이 할머니 상태를 알려주더라구요. 혈변 혈뇨. 장출혈 의심. 그렇게 좋지 않은 상태+

조부 장기요양 신청에 바빠 시간이 없다는 말에 그 의사 선생님은 할머니가 안좋지만 응급실에 가봐야 할 것이 없을 것이다.

그래서 변명을 했습니다 자신한테. 어쩔수 없어 하고


왜 그말이 귀찮은 것을 넘겨버렸다는 다고 느껴지면서, 섭섭할까요. 미안할까요. 배신한 것 같을까요 나의 할머니를.

아버지, 형, 동생, 오빠 라고 부르는 할아버지............. 내 조부모는 왜이렇게 한꺼번에 아플까요.

그리고 내 부모는 왜이렇게 못났을 까요.


지금 힘든데, 다 보내고나면 편해질까요? 외롭지 않을까요?

그냥 좋을까요? 슬플 까요?

생각이 많은 밤이라, 웃으며 웁니다.

울며 웃습니다.

나는 정말 똥입니다.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