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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부조화에 고통받는 보통사람들에게
게시물ID : sewol_4163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Thri11er
추천 : 3
조회수 : 43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4/16 14:43:51
인지부조화 때문에 괴롭다. 아마 많은 사람들도 그럴거라 생각한다. 그렇기에 짧게나마 허심탄회하게 몇 자 적어본다. 

국가의 배임 행위와 정치 이슈화 및 요구하지도 않은 보상 조치에 분노하고, 세월호 희생자들과 뜻을 함께하고자 하는 마음과 이미 끝난 사고이고 나라에서는 제 몫을 다 했다고 결론짓고 잊으려고 하는 편리한 논리가 내 마음 속에서도 충돌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편리함이 그날의 기억을 잠식하고, 저마다의 현실논리가 더욱 중요해져 간다. 유가족에 대한 관심보다는 당장 내 먹고살기위한 행동을 우선하게 되고, 그 결과에 맞춰 유가족을 멀리하고 슬픔을 종결짓기 위한 논리를 갖다붙인다. 편하다. 

하지만 편한 것이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다. 인간 본연의 공감능력과, 대의에 대한 사랑이 그것을 거부한다. 의식은 편리와 대적하면서 스마트폰을 통해서만 그들과 공감하는 나를 나무란다. 인지부조화는 나를 아프게 했다.  그래서 오늘이라도 나가고자 한다. 비겁하게나마 작년 오늘에 내가 올렸던 그 기도를, 그때의 간절함과 가슴아픔을 되새기며 미력하게나마 그들과 뜻을 함께하고자 한다.

하지만 이것은 남에게 슬픔과 공감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다. 일상의 편리 속에서 스스로를 잠시 덮어둔 이들을 원망하고 싶지는 않다. 나 역시 그런 평범한 사람이니까. 다만 잠시 오늘 하루만이라도 일탈하고자 해서 스스로의 인지부조화의 짐을 조금이라도 덜고자 하는 것 뿐이다. 부디 부조화에 괴로워하지 말길 바란다. 편리한 논리와 현실에 파묻히고, 자신을 괴롭히는 양심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 세월호에 대한 관심을 놓고 싶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너무 괴로워하지 않길 바란다. 멀리서 기도하고 보다 나은 사회를 꿈꾸는 것이, 잠시 현실의 무게에 짓눌린다 해도, 그 대의는 숭고한 것이니. 부조화에게 패배해 정의를 무시하는 것보다는, 그것을 오롯이 견디면서 훗날의 대의를 실현하는 것이 더 가치있는 일이 아닐까. 

14.4.16.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합니다.

- 다 쓰고 보니 글쓰기의 편의를 위해 생략했습니다. 혹여 불편하신 분들께는 사과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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