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겨진 이들의 슬픔을 잘 알지도 못하면서.
의식있고 착한 척하는 추모는 건방지다.
그런 의미에서 누구도 자유롭지 못하다.
웃고 떠들고. 머릿 속에서 한창 지우며 살아가다 이 날이 오면 대뜸 숙연해지기 마련이다.
그래도 주섬주섬 그에 대한 변명을 해보자면,
'잊은 것이 아니라 가슴에 묻었다.'
그 동안 내 가슴 속에선
다리가 무너졌고
백화점은 붕괴되었으며
지하철이 매캐한 연기로 가득찼고
한 척의 함정이 침몰했었다.
그렇게나마 기억한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이렇게라도 기억한다.
의식있고 착한 척이라도 해야,
그들을 잊지 않는다.
이제 또 하나가 가슴에 남는다.
14.04.16.
금요일엔 돌아오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