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경기도의 모 고등학교에 재학중인 고 3 학생입니다.
저희 학교에서는 세월호 1주기를 맞아 다양한 행사를 열고 있습니다.
오늘은 듣기평가로 인해 점심시간이 80분으로 늘어난 덕에 학생들이 직접 노란 리본을 만들어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노란 리본을 같이 만들자고 교내방송을 하자마자 자다 깨서 어슬렁 어슬렁 걸어갔는데 노란 리본을 만들러 온 인파가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저는 손재주가 별로라 주로 리본을 알맞게 잘라주는 일만 했지만(첫번째 사진 맨 앞에 회색 맨투맨이 접니다.)
애들이 워낙 많이 몰려오고 또 많이 만들어서 저도 나름 바빴습니다.
점심시간이 끝나도 쉬는시간, 방과후, 야자시간에 많이 와서 노란 리본을 만들어 준 덕에
처음 목표였던 416개에 약 300여개가 더 만들어져 총 740여개가 만들어졌습니다.
내일 아침에 일찍 나와서 이 리본들을 나누어주고 세월호를 기억하는 캠페인들을 더 진행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캠페인들과 더불어 4월 17일에는 유가족분을 직접 초청해서 학교에서 간담회를 가질 예정입니다.
기술실에서 진행될 예정인데 아마 사람이 엄청나게 몰려 기술실로는 부족할 것 같기도 합니다.
이렇게 많은 행사를 벌일수 있는데에는 시간 날때마다 광화문으로 달려가 유가족분들과 함께해준 친구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저는 바쁘답시고 그런 자리에 참석해본 적이 없지만 이 친구들이야말로 고 김대중대통령께서 말씀하셨던 "행동하는 양심"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이렇게 행사를 허락해주고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저희학교 선생님들이 있습니다. 차에 노란 리본 스티커를 다시고 작년에 유가족분들이 학교 앞에 오셔서 서명운동을 하셨을때 음료수 한잔을 건네주시는, 평소에 저희들을 사랑으로 보살펴 주시는 참선생님들입니다.
그리고 우리 학교의 친구들, 적어도 3학년에는 일베하는 애들이 한명도 없습니다. 간담회 포스터도 해코지 당할까 내심 걱정했었는데 그런 일은 없었고 오히려 주위에서 꼭 참석해야겠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을때 슬퍼하는데 그치지 않고 반끼리 구호물자를 보냈으며 항상 가슴에, 필통에, 가방에 노란 리본을 달고 다니며 항상 웃음을 잃지 않는 친구들입니다. 이런 애들이 서울대를 가야되는데 말입니다.
저희 학교는 이렇게 모두의 힘으로 세월호를 기억하려 하고 있습니다.
잊지 않았으며 잊지 않을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