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아 여긴 어디야?"
"음…옛날 이야기야. 가입순위가 정해지지 않은 비회원으로도 활동이 가능하던 먼 옛날 한 위대한 인물이 태어나고 또 잠든 곳이지."
"위대한 인물?"
"그래. 예전부터 그래왔고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렇게 될테지만 우리 오유저(OUser)의 슬프고 괴로운, 하지만 벗어날 수 없는 숙명을 스스로 짊어지겠다 나선이가 있었어."
"숙명……고독 말이야?"
"그래 고독. 우리는 모두 그 외로움을 안고 살아가고 있지만 언젠가 그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나도 밖의 사람들처럼 차가운 혼자에서 벗어나 따뜻한 둘이 될수 있지 않을까? 라는 기대를 가슴 한켠에 품고있지. 비록 그 마음이 너무 과하고 어긋나 잘못된 상대에게 애정을 품어 마침내는 검게 물들어버리기도 하지만."
"흑마법사들을 말하는거구나."
"응. 하지만 다른이들은 몰라도 우리는 그들을 욕해선 안돼. 우리 모두 그들과 같은 처지였고 또 우리도 그렇게 되지 않으란 법은 없으니까."
"알았어 형. 그런데 위대한 인물이라는 사람은?"
"참, 이야기가 잠깐 샜구나. 여튼 그 위대한 인물은 모두가 벗어날수 없음에도 거부하던 그 고독의 족쇄를 스스로에게 채우라 말했어. 그리고 선언대로 그는 영겁의 시간동안 이어지는 외로움 속에 갇히게 되었지."
"어째서……."
"어쩌면 그는 이미 알고 있었는지도 몰라. 우리가 제아무리 발버둥쳐도 이 무거운 운명으로부턴 벗어날 수 없다는걸. 그래서 당당히 마주한거지. 추하게 뒤돌아 도망치지 않고 모두에게 보인거야. 난 이곳에서 의연히 운명을 업고 살아가겠다고."
"그 자리가 바로 여기인거야?"
"그래. 지금은 파괴되어 그 흔적밖에 남아있지 않지만 아직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남아있어. 푸르게 물든 성지聖地라 불리우는 그 자리에서 만인의 존경을 받았던 그를."
"형아……정말 우리는 외로움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걸까?"
"글쎄. 다만 지금 해줄 수 있는 말은 아직은 무리여도, 또 언제가 될진 몰라도 그 외로움을 이겨내게 된다면 우리는 잊지 않아야 한다는거야. 이들이 있었기에. 외로움을 안고 하루하루를 살고 있는 오유저(OUser)들이 있었기에 고독으로 부터 벗어날 기회를 얻을수 있었다는것을."
말을 마친 그는 가만히 자리에 앉아 손으로 땅을 훑는다.
'비록 당신 하나의 힘으론 또다른 하나의 운명을 벗길수 밖에 없었지만 당신의 뜻을 있는 수많은 이들이 있으니까요. 그들이 있는 한 밖의 사람들은 보다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을테죠.'
그가 먼지를 밀어낸 바닥엔 누군가 남긴 글귀가 어렴풋 드러난다.
───부숴진 성지의 존재 ADSF 그를 기리며───